소지연은 더 이상 이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유호천은 입술을 꼭 다물고 잠시 시선을 내렸다가 한층 어두워진 눈으로 소지연을 바라봤다.“오늘 일은 우리 엄마가 잘못한 거야. 내가 대신 사과할게.”잠시 침묵이 흐른 뒤, 유호천이 다시 입을 열었다.“지연아, 네가 원하는 보상, 뭐든 말해.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다 들어줄게.”소지연은 한참 만에야 겨우 입꼬리에 힘을 주며 힘없이 물었다.“보상...?”유호천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정말 뭐든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다 해줄게.”“하지만...”유호천은 다시 조심스럽게 입술을 다물었다.“결혼은... 안 돼.”그 말에 소지연의 시선이 더 깊게 가라앉았다.“내가 뭘 기대했다고...”그녀는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조심스럽게 발끝을 들어 유호천의 입가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보상이라면...”“난 네가 필요해.”유호천은 더는 참지 못하고 소지연을 벽 쪽으로 몰아세운 뒤, 전보다 더 깊은 키스로 감정을 쏟아냈다.방 안에는 알 수 없는 분위기가 점점 짙어졌다. 하지만 유호천은 그 짧은 순간 소지연의 눈동자에 스쳤던 외로움과 슬픔을 끝내 보지 못했다.집에 돌아왔을 때, 윤하경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강현우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고 윤하경은 무료한 마음에 소파에 몸을 기댄 채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잠시 후, 집사 아주머니가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모님,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드시겠어요?”윤하경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별로 먹고 싶은 게 없네요.”“먼저 올라가서 좀 쉬고 있을게요.”윤하경은 이대로 매일 강현우 퇴근만 기다리며 집에만 있으면 정말 자신이 새장 속에 갇힌 새가 된 것만 같았다. 이렇게 살다간 점점 더 무료해질 것 같아, 뭔가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서 2층으로 올라가 노트북을 열고 잠깐 머뭇거리다 새로운 기획안을 써보기로 했다.‘지금 내게 정말 필요한 게 뭘까, 커피숍을 차려볼까, 아니면 진해리처럼 레스토랑을 시작해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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