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희연이 다가오며 따지기 시작하자 윤하경의 눈빛이 차분해지면서도 살짝 날카로워졌다.“야,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하희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시치미 떼지 마. 너 아니면 누가 이렇게 만들었겠냐?”여자라면 누구나 예뻐지고 싶으니까, 하희연이 저렇게 화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그런데 지금 하희연 모습은 너무 우스워서 말할 때마다 퉁퉁 부은 입술이 덜렁거려서 웃음이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윤하경은 도저히 못 참고 입을 가리고 살짝 웃고 말았다.“너, 지금 웃었지? 웃지 마!”하희연이 손가락으로 윤하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그러자 윤하경은 하희연을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야, 너 그냥 병원이나 가. 솔직히 나 지금 이런 얼굴이랑 얘기할 기분 아니야.”사실 ‘돼지머리’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친구 자존심 생각해서 조금 순화해서 말했다.윤하경은 하희연 반응도 안 기다리고 그냥 지나가려 했다. 그런데 또 하희연이 팔을 붙잡았다.윤하경은 한숨을 쉬며 돌아봤다.“언제까지 이럴 거야?”하희연은 여전히 이를 갈았다.“나 이렇게 된 거 보고 속으로는 엄청 기쁘지? 전에 내가 강현우 따라다닐 때, 뒤에서 날 비웃었지? 네가 먼저 사귀고 있었으면서 왜 아무 말도 안 했어? 나 이렇게 망신당하니까 속이 다 시원해? 네가 나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냐? 어?”하희연은 붓고 부은 눈으로 윤하경을 똑바로 노려봤고 아직도 그 일에 마음이 남아 있는 게 분명했다.윤하경은 걸음을 멈추고 가볍게 웃더니 손을 확 빼내며 침착하게 말했다.“첫째, 너 강현우 쫓아다닐 때 나랑 그 사람 아무 사이도 아니었어. 둘째, 내 일은 내가 누구한테 말하든 말든 내 마음이야. 셋째, 내가 너한테 경고했잖아? 그런데 네가 안 들었잖아.”윤하경은 한 걸음 다가서며 비꼬듯 미소를 지었다.“지금 이렇게 화내고 소리 지른다고 해서 강현우가 너 좋아해 줄 것 같아? 네가 아무리 여기서 난리 쳐도 강현우 마음은 절대 안 바뀔걸.”말끝에 윤하경은 오히려 여유가 느껴졌다. 명문가에서 곱게 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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