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식은 마치 가슴 깊은 곳에서 터진 폭탄과 같은 것이었다. 민여진은 덜덜 떨리는 몸을 멈출 수 없자 침착하자며 자신을 다독였다. 예전에 진시우가 박진성은 중병을 앓고 있어 당분간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니 그 사람은 아닐 수도 있다.민여진은 얼굴을 문지르자 손에 눈물이 잔뜩 묻어 있는 걸 알게 됐다.“민여진 씨...”직원이 문가에서 조심스럽게 속삭였다.“프런트 직원을 데려왔어요.”민여진은 심호흡하고 프런트에 물었다.“방금 제 방 번호를 물었던 남자를 기억하세요?”프런트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녀가 시각 장애인이라는 걸 인식하고, 곧바로 입을 열었다.“네, 기억나요.”민여진은 떨리는 혀를 누르며 물었다.“그 사람 어떻게 생겼나요?”“음... 키 크고 마른 편이었어요. 후드 티에 모자를 쓰고 있어서 얼굴은 잘 안 보였는데, 인상은 꽤 좋았던 것 같아요.”프런트 직원은 최대한 당시 모습을 떠올리며 말했다.민여진은 잠시 얼어붙었다. 키 크고 마른 체형은 박진성과 비슷하다. 하지만 박진성은 후드 티를 입은 적 없었다. 그는 늘 정장을 입었다. 박씨 가문은 사적인 자리에서도 이미지를 중요시해 캐주얼한 옷을 입는 일이 거의 없었다.민여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아, 맞다!”프런트 직원이 갑자기 손뼉을 쳤다.“그 사람 턱 오른쪽에 칼자국이 있었어요. 꽤 오래된 상처 같았고, 고개를 들 때 그 흉터가 유독 인상 깊었어요.”그 말을 들은 순간, 민여진은 힘이 빠져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박진성이 아니었다. 박진성의 얼굴에 흉터 따위 있을 리 없었다. 그는 그런 흠을 스스로에게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 남자는 애초부터 박진성이 아니었다.“민여진 씨!”직원이 급히 다가와 그녀를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가슴 한구석의 돌덩이는 떨어져 나간 듯했지만 민여진의 얼굴은 여전히 새하얗다.그 남자가 박진성이 아니라면, 왜 박씨라고 일부러 말했을까? 분명 박진성이 그녀를 찾고 있다고 오해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 사람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