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여진은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애교가 섞인 말투로 말했다.진시우는 걱정스러운 듯 냉정한 표정을 한 임재윤을 힐끗 쳐다보았다.그의 얼굴에 보이는 짙은 후회와 어두운 눈빛은 마치 살아있는 시체와도 같았다.“여진 씨, 제가 도와드릴게요. 재윤이가 운전했더니 많이 피곤한가 봐요.”민여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시우 씨.”진시우는 소매를 걷어 올리며 말했다.“괜찮아요. 마침 저도 술 좀 깨야겠어요.”그가 한발 앞서 주방에 들어가 굴 소스를 찾아 민여진에게 넘겨주자 그녀는 고마움을 전하며 물었다.“시우 씨, 진짜 술 마신 거예요?”이 말에 진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왜 그렇게 물으시는 거예요?”“아니, 몸에서 술 냄새가 아니라 그냥 옅은 담배 냄새만 나는 거 같아서요.”진시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술을 마시긴 했는데 오면서 냄새가 다 날아갔나 봐요. 그리고 아까 밖에서 피운 담배 냄새 때문에 술 냄새가 묻혔나 보네요.”“아, 그래요.”민여진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며 말했다.“시우 씨, 접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술과 담배는 건강에 좋지 않으니 줄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네, 저도 술·담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냥 가끔 생각나면 조금씩 해요.”두 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주방에서 바삐 움직였다.음식이 다 되자 진시우는 다된 음식을 접시에 담아 식탁에 올려놓았고 민여진도 밥을 들고 뒤를 따랐다.“임재윤, 밥 먹어.”그녀가 임재윤을 불렀지만 거실에는 아무런 기척 소리도 나지 않았다.이때 진시우가 주방에서 나와 거실을 한 번 둘러보았지만 그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재윤이가 아까 운전하면서 어제 제대로 못 잤다고 하던데, 우리가 주방에 있는 동안 아마 쉬러 올라갔나 봐요. 제가 불러올게요.”“아니에요. 됐어요.”민여진은 이 층 방향에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휴식 못한 거라면 그냥 쉬게 내버려 두세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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