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연은 민여진과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빼앗긴 거나 다름없었다.문채연의 날카로운 시선을 바라보던 민여진은 한때 자신을 죽이려 했던 원수의 앞에 담담하게 마주 앉아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채연 씨, 변한 건 하나도 없네요. 생각해 보니 우리 거의 2주 동안 얼굴을 못 봤네요.”문채연은 지난날의 표정을 되찾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저는 여진 씨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양성에서 나온 후로 우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경찰이 어떻게 집까지 찾아왔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여진 씨가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신고했던 거였네요. 자신의 전남편이 저를 좋아하게 되어 결혼까지 하겠다고 하니 사람을 이런 식으로 함정에 빠뜨려요?”“그래서 어떻게 하든 문채연 씨는 죄를 인정하지 않으시려는 거 맞죠?문채연은 눈을 깜빡거리며 물었다.“제가 뭘 인정해야 해요? 여진 씨, 저는 아무 잘못 없어요. 우리 사이에 감정적인 일들이 얽혀 있는 거로 저를 미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유 없이 모든 죄를 저한테 덮어씌우면 안 되죠.”“정수향 씨 기억하시죠?”민여진의 물음에 문채연의 얼굴에 있던 웃음기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고 1초간 굳은 표정을 하고 있더니 주먹을 쥐며 말했다.“무슨 뜻인데?”민여진은 오히려 나긋하게 말했다.“문채연 씨가 이렇게 당당하게 부인하는 것은 아마 저 혼자만으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 거겠죠. 우리 쌍방이 감정적으로 얽힌 일뿐이라면 경찰이 당신을 오래 가둘 수는 없지만 당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저 말고 또 한 명의 증인이 있다면요?’문채연은 웃음을 거두더니 완벽한 얼굴이 찌그러지기 시작했다.민여진은 이어 말했다.“당신은 내가 이미 죽은 거로 알고 이 일은 다른 사람이 대신 죄를 뒤집어쓰면 당신한테까지 영향 갈 일은 없다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당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건 모든 사람이 당신을 위해 비밀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예요.”문채연은 주먹을 꽉 움켜쥐며 말했다.“그래서 어찌할 건데?”민여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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