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Chapter 531 - Chapter 540

620 Chapters

제531화 죗값은 치러야지

문채연은 민여진과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빼앗긴 거나 다름없었다.문채연의 날카로운 시선을 바라보던 민여진은 한때 자신을 죽이려 했던 원수의 앞에 담담하게 마주 앉아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채연 씨, 변한 건 하나도 없네요. 생각해 보니 우리 거의 2주 동안 얼굴을 못 봤네요.”문채연은 지난날의 표정을 되찾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저는 여진 씨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양성에서 나온 후로 우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경찰이 어떻게 집까지 찾아왔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여진 씨가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신고했던 거였네요. 자신의 전남편이 저를 좋아하게 되어 결혼까지 하겠다고 하니 사람을 이런 식으로 함정에 빠뜨려요?”“그래서 어떻게 하든 문채연 씨는 죄를 인정하지 않으시려는 거 맞죠?문채연은 눈을 깜빡거리며 물었다.“제가 뭘 인정해야 해요? 여진 씨, 저는 아무 잘못 없어요. 우리 사이에 감정적인 일들이 얽혀 있는 거로 저를 미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유 없이 모든 죄를 저한테 덮어씌우면 안 되죠.”“정수향 씨 기억하시죠?”민여진의 물음에 문채연의 얼굴에 있던 웃음기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고 1초간 굳은 표정을 하고 있더니 주먹을 쥐며 말했다.“무슨 뜻인데?”민여진은 오히려 나긋하게 말했다.“문채연 씨가 이렇게 당당하게 부인하는 것은 아마 저 혼자만으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 거겠죠. 우리 쌍방이 감정적으로 얽힌 일뿐이라면 경찰이 당신을 오래 가둘 수는 없지만 당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저 말고 또 한 명의 증인이 있다면요?’문채연은 웃음을 거두더니 완벽한 얼굴이 찌그러지기 시작했다.민여진은 이어 말했다.“당신은 내가 이미 죽은 거로 알고 이 일은 다른 사람이 대신 죄를 뒤집어쓰면 당신한테까지 영향 갈 일은 없다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당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건 모든 사람이 당신을 위해 비밀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예요.”문채연은 주먹을 꽉 움켜쥐며 말했다.“그래서 어찌할 건데?”민여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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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박진성과는 아직도 부부인 거야

변호사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뭐가 어떤 지경이요? 민여진 때문이 아닌가요? 채연 씨는 그냥 그녀의 전남편이 채연 씨와 결혼하려고 하여 두 사람 사이에 원한이 생겼기에 이렇게 모욕하는 것이라고 하면 돼요. 설령 검찰에서 기소 하더라도 우리는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커요.”“문제는 그것뿐이 아니라는 거지.”문채연은 화가 치밀어 올라 온몸을 떨며 말했다.“지금 증인은 민여진뿐만 아니에요.”“그건 무슨 말이에요?”“제가 그때 민여진을 납치하기 위해 그녀가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민여진을 불러내 달라고 했지만 그 사람은 이미 저를 배반했고 법정에서 저를 지목할지도 몰라요.”“어떻게 일이 이 지경까지 된 거예요?”변호사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두 사람이면 곤란해질 수 있어요. 사람을 쓰기로 했으면서 어떻게 자신의 약점을 보일 수 있어요?”“저도 민여진 그 천한 년이 살아남을 줄은 몰랐어요. 경찰에 체포되었을 때야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예요.”문채연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만약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진작에...”이어 문채연은 무언가 생각난 듯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제가 주소를 줄 테니 정수향을 찾아가서 꼭 설득하세요.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얌전히 입을 다물고 있으라고 해요.”“...”“여진 씨, 잠시만요.”민여진과 진시우가 경찰서에서 나가려 하자 경찰이 그들을 불러 세웠다.“여진 씨랑 단독으로 할 얘기가 있는데 괜찮을까요?”“그럼요.”민여진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웃으며 말했다.“저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민여진은 고개를 끄덕였고 진시우가 밖으로 나가자 경찰과 함께 조용한 곳을 찾아갔다.“무슨 일 있어요?”경찰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여진 씨가 오기 전에 이미 문채연씨랑 대화를 나누었어요. 들어보니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다고 하던데...”민여진은 그제야 눈치채고 말했다.“갈등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문채연이 자기가 뭐라도 된 듯 저를 적으로 만들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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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그녀는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다

“분명 어제...”경찰은 말을 하려 했으나 무언가 생각난 듯 입을 다물고 그럴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민여진의 눈 밑에는 어둠이 드리웠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분명 뭐요?”“분명 부부잖아요. 부부면 무슨 일 있으면 만나서 얘기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왜 만날 수 없는 거죠?”민여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세상에는 복잡한 일들이 많아요. 부부 사이라고 해서 다들 직접 만나 자세히 이야기 나눌 수 있고 그러는 건 아니에요. 어쨌든 저와 박진성은 서로 마주칠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어요.”“그렇군요.”경찰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시 본론을 말했다.“하지만 여진 씨와 박진성 씨의 관계가 문채연의 사건에 영향 줄 수 있으니 좀 더 주의하셔야 해요.”“알겠어요. 고마워요.”민여진은 몸을 돌려 나가려 하다가 다시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진짜 박진성이 모르는 정황 하에서 혼인 관계를 끊어낼 수는 없는 거예요?”박진성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겠지만, 민여진은 기혼인 신분으로 임재윤과 계속 함께 있을 수는 없었고 마음이 내려가지도 않았다.그녀는 자신이 이미 냉정해졌다고 생각하고 박진성과의 관계에서도 시종일관 태연하게 행동했지만 이 일은 여전히 거대한 바윗돌이 잔잔한 호수를 내리치는 듯 평정심을 찾을 수 없게 했다.“박진성 씨를 모르게 할 방법은 없어요.”경찰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어 말했다.“이혼을 원하신다면 남녀 쌍방의 동의하에 이혼 신청을 하셔야 해요.”‘꼭 남녀 쌍방의 동의하에만 할 수 있다니.’“네. 알겠어요. 고마워요.”말을 마친 민여진은 밖으로 발걸음을 향했고 진시우는 차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그녀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마중 나서며 말했다.“여진 씨, 재윤이가 연락이 왔는데 해결해야 할 일이 좀 남았다고 데리러 못 온대요. 우리 그냥 돌아가요.”“네.”진시우는 섬세한 성격이라 1초 만에 민여진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여진 씨, 왜 그래요? 안에서 무슨 일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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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손을 다쳤어요

민여진은 별장으로 돌아온 후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먼저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그녀가 거실로 내려갔을 때 진시우는 이미 가고 없었다.진시우는 아까 프로젝트에 관해 얘기하면서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했고 민여진은 소파에 앉아 티비를 켰다.비록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소리라도 들으니 그녀의 마음은 좀 가라앉는 듯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그녀는 시끌벅적한 예능 소리를 들으며 졸고 있었고 코끝을 비집고 들어오는 꽃향기에 눈을 번쩍 뜨니 눈앞은 온통 선명한 붉은 색이었다.“꽃이야?”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손을 뻗으며 물었다.임재윤은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오는 길에 온실을 지나다가 주인의 허락하에 뜯어 온 거야. 맘에 들어?”“응, 맘에 들어.”꽃집에서 이미 생기가 없어진 꽃과는 향기부터 달랐고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이 꽃은 그녀의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방금 따온 싱싱함과 화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감동하며 바로 꽃을 받아쥐다가 우연히 임재윤의 손을 접촉하자 그는 아픈지 큰 숨을 들이쉬었다.민여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너 손이 왜 이래?”“별거 아니야.”임재윤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옆으로 피하며 말했다.“괜찮아.”민여진은 믿지 못하고 받아 안은 꽃다발을 내려놓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손 이리 내놔봐.”임재윤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너 눈도 불편하잖아. 진짜 괜찮아. 꽃을 꺾다가 불 주의로 가시에 찔린 거야. 상처가 깊은 거 아니니 오기 전에 이미 간단하게 치료했어.”“진짜야?”민여진은 순간 굳어진 표정으로 말했다.“조심 좀 하지. 약상자 어디 있어?”임재윤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내가 찾아올게.”그는 결국 소파 밑에서 약상자를 찾아 소독제를 꺼내자 민여진이 바로 빼앗아 갔다.그녀는 비록 볼 수 없었지만 면봉으로 작은 상처 정도는 치료해 줄 수 있었고 매우 조심스럽게 소독약을 발라주었는데도 임재윤은 아픈지 숨을 깊게 들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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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그는 휴대전화가 두 대를 갖고 있었다

임재윤은 민여진의 부드러운 관심과 걱정을 느낄 수 있었고 그의 가슴은 더 뜨겁게 달아올랐으며 그 열기는 마치 목구멍을 뚫는 듯했다.“민여진.”임재윤은 굵고 쉰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고 민여진은 뭔가 눈치챈 듯 몸은 굳은 채 서 있었으며 그가 그녀의 몸을 끌어당기는 힘이 점점 거세지자 그녀는 으스러지듯 품에 안겼다.사슴처럼 맑은 민여진의 두 눈에는 긴장이 가득 차 있었지만 어둠이 드리웠고 새하얀 얼굴에는 붉은빛이 돌고 있어 금방 따온 장미보다 더 화사해 보였다.무슨 일이 일어날지 눈치챈 듯한 표정을 하고있는 민여진은 몸을 바짝 조였고 이 모든 것은 마치 임채윤을 유혹하는 것 같았다.그는 걷잡을 수 없이 자신의 품에 안겨 미간을 찌푸리는 민여진의 모습을 떠올리더니 검은 눈동자는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으며 연속 그녀의 이름을 되뇌었다.“민여진.”“민여진.”“민여진.”“나...”민여진이 대답하려고 하자 그는 입술로 그녀의 입술을 막아버렸다.임재윤은 잃었던 것을 되찾은 기쁨도 있었지만 또 어느 순간, 이 행복이 사라질까 봐 두려워 몸을 떨고 있었다.이 키스는 많은 감정을 담고 있었고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민여진은 처음에는 손을 꽉 움켜쥐었다가 점점 긴장을 풀면서 자신을 임재윤에게 맡겼다.그러나 잠시 후 민여진은 무언가가 생각난 듯 황급히 눈을 뜨며 힘껏 임재윤을 밀어냈다.눈앞의 난감한 표정을 하고 있는 민여진을 본 임재윤은 꿈에서 깨어난 듯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미안해.”그는 깊게 한숨을 들이쉬더니 충동적인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며 이어 말했다.“내가 너무 급했어.”“널 강요할 생각은 없었어. 내가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한 거 같아.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민여진은 붉어진 눈으로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하필 이때 자신과 박진성의 끝나지 않은 혼인 관계가 생각났다.사실 민여진과 임재윤 사이는 이미 확정되었고 그 어떤 관계를 해도 상관은 없었다.박진성과 아직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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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그 목소리는 여진 씨야?

바로 이때 임재윤이 수건을 들고 위층에서 내려오더니 민여진이 박진성의 휴대전화를 받는 것을 보고 순간 표정이 어두워졌다.“민여진!”그는 긴장한 나머지 급히 달려 내려와 민여진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누구한테서 걸려 온 전화야?”민여진은 휴대전화를 넘겨주며 말했다.“몰라. 잘못 걸린 전화인 것 같았어. 아무 소리도 없었어.”임재윤은 휴대전화를 넘겨받고 화면에 뜬 이름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잘못 걸려 온거 맞아. 내가 모르는 번호야.”민여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해가 안 되는 듯 물었다.“너 언제부터 휴대전화 두 개를 가지고 다닌 거야? 내가 왜 몰랐지?”임재윤은 박진성의 휴대전화를 보통 전원을 끄고 서랍에 넣고 필요할 때만 꺼내 쓰곤 했다.오늘은 외출할 때 필요한 거라 휴대전화를 꺼냈지만 마침 씻을 때 전화 소리가 울릴 거라는 생각은 못 했었다.임재윤은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전에 쓰던 휴대전화는 실수로 물이 들어가는 바람에 수화기가 잘되지 않아서 오늘 나가는 김에 새로 하나 산 거야.”“오늘 산 거라고?”생각이 많아졌던 민여진의 표정은 그제야 온화해졌다.“탁자 위에 놓인 꽃을 봐봐, 예뻐?”그녀는 다시 꽃에 집중을 더했다.임재윤은 자신이 직접 꺾어 온 꽃들이 병에 꽂혀있는 것을 보고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너무 예뻐.”“그냥 이렇게 넣어두고 매일 정성껏 키우면 오래 피울 수 있을 것 같아.”민여진은 윗부분의 꽃잎을 만지작거렸고 남은 꽃잎 일부는 아침 이슬이 맺혀 향긋한 냄새를 풍겼다.“시간도 늦었는데 배 안 고파?”“배고파.”“내가 국수 삶아줄게.”민여진은 조심스럽게 꽃병을 내려놓고 바로 주방으로 향했다.그녀가 돌아서자 임재윤은 마지막 한 가닥의 웃음기가 싹 사라지더니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휴대전화를 쳐다보며 조금 전의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은 상대는 격동된 목소리의 서원이었다.“박 대표님! 방금 그 목소리는 여진 씨 맞으시죠? 양성에 돌아오지 않은 이유가 이거에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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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나 오늘 저녁 가야 해

민여진이 국수에 손을 대려 하자 임재윤이 젓가락을 빼앗아 가며 말했다.“내가 할게. 뜨거우니까 앉아 기다리고 있어.”임재윤은 어떤 일이든 매사에 매우 세심했고 민여진은 그런 임재윤과 함께 있는 모든 시간을 향수하고 있었지만 다만 유독...민여진은 왠지 임재윤이 자신에게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두 사람은 분명 손만 뻗으면 닿을 가까운 거리에 있었지만 마음의 거리가 너무 멀어 보였고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함께 밥 먹으면서 이야기도 몇 번 나누지 않았다.식사가 끝나고 민여진이 치우려고 일어나려 하자 임재윤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여진아, 나 오늘 저녁 가봐야 해.”“간다고?”민여진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어딜 간다는 거야? 시우 씨 데리러 가는 거야? 또 술 마셨대?”“아니.”임재윤은 깊은 눈빛으로 말했다.“우리 아버지가 몸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했대. 독엔에 가봐야 할 것 같아.”임재윤의 말에 민여진은 순간 긴장이 가득 찬 눈빛을 하며 물었다.“많이 편찮으신 거야?”“그건 나도 잘 몰라.”“그럼 금방 받은 전화는 시우 씨가 아니라 집에서 걸려 온 전화였어?”“응, 맞아.”민여진은 임재윤과 떨어져 있어야 할 생각에 아쉬웠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그럼 얼른 가봐. 아저씨가 병원에 계시다는데 당연히 가서 살펴드려야지. 난 괜찮아. 별로밖에 나가지도 않고 문채연의 일 외엔 어디도 가지 않을게. 그리고 이제 가까스로 조금이라도 볼 수 있으니 스스로 잘할 수 있어.”임재윤이 민여진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자 그녀는 그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언제 돌아올 거야?”“아직 모르겠어.”임재윤은 눈빛이 복잡해졌다.“이틀이 될 수도 있고 일주일이 될 수도 있어.”“일주일?”민여진은 문득 이 시간이 너무 길다고 느껴졌다.두 사람은 함께 있은 후로 거의 매일 붙어 다녔고 시간이 길어지니 그것이 일상이 되었지만 일주일 이상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다.그녀는 그가 없는 시간이 습관이 안 될 것 같았다.“만약 혼자 적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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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변호사를 찾아

임재윤은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말했다.“일단 양성으로 가.”이정화에게 이런 일이 생겼으니 임재윤은 당연히 찾아가 봐야 했다.서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민여진에 대한 질문도 없이 운전했다.그날 밤, 민여진은 잠을 설쳤고 임재윤이 없어서인지 오랜만에 박진성의 꿈을 꾸게 되었다.꿈속에서 박진성의 냉정함은 여전했고 심지어 그녀의 목을 세게 조르며 왜 모든 화살을 문채연에게로 향했냐고 물었다.민여진은 계속 몸부림치며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문채연이 먼저 날 죽이려고 한 거야. 박진성, 넌 정말 눈이 멀었어. 모든 진실이 다 까밝혀졌는데도 구분이 안 돼?”박진성은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난 문채연이 내 여자라는 것만 인정해. 내 여자를 납치한 너는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고 너의 생사는 나랑 아무 상관도 없으니 패소할 때까지 기다려봐.”민여진이 잠에서 깨어나 보니 꿈에서 조여왔던 직실감이 남아 있는 듯했고 그녀는 알 수 없는 예감을 느끼며 이 꿈이 박진성의 다음 선택을 알려주는 듯했다.정수향을 찾지 못한 문채연은 궁지에 빠졌고 어쩌면 정말 박진성에게 도움을 청할지도 몰랐다.문채연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감옥에는 가지 않을 사람이라 만약 박진성이 진실을 외면하게 되면 그녀를 감싸주게 돼 있었다.그리고 민여진과 박진성의 끝나지 않은 혼인 관계까지 생각하니 그녀는 두통을 느꼈다.아래층에 내려가니 진시우가 방금 밖에서 들어오면서 민여진을 보고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비록 웃고 있는 표정의 목소리였지만 피곤함을 감출 수는 없었고 밤새 쉬지 못한 것이 틀림없었다.민여진은 진시우의 휴식 시간을 방해할 수 없어 들어가서 쉬라고 했지만 그가 방에 들어가기 전에 참지 못하고 물었다.“시우 씨, 혹시 변호사 쪽에 아는 분 있어요?”“네. 왜요?”진시우가 물었다.민여진은 자신이 아직 이혼하지 않은 일에 대해 진시우와 임재윤은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기혼 여성이 감히 임재윤과 함께 있겠다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기회를 빼앗은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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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내가 곁에 없으니 다른 사람이 생긴 거야

민여진은 용기를 내어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상대방은 몇 초도 안 돼 바로 받았다.“안녕하세요. 저는 민여진이라고 해요.”“여진 씨 맞으시죠? 제 성은 문 씨니 문 변호사라고 부르시면 돼요. 진시우 씨가 말씀해 주셨는데 저한테 물어볼 사건이 있으시다면서요? 어떤 사건이죠?”민여진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기 불편하여 문채연의 일을 빌미로 삼아 몇 마디 말하고 나서야 비로소 본론을 말했다.“문 변호사님,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혼할 수 있는 빠른 방법이 있을까요?”“이혼요?”문 변호사는 화제가 갑자기 완전히 다른 화제로 바뀐 것에 대해 어리둥절해졌고 거의 몇 초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말했다.“일단 어떤 상황인지 봐야 해요. 만약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으면 법원에 소송을 걸어야 하고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데는 당연히 이유도 있어야 해요.”“이유요?”“예를 들면 가정폭력이라거나 학대, 혹은 도박이나 바람을 피우는 등 행위는 모두 소송의 이유가 될 수 있어요.”“증거도 있어야 하나요?”문 변호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연한 거죠.”박진성은 바람을 피운 건 맞지만 민여진은 증거가 없었고 그는 그녀가 이런 방법으로 소송에 성공하도록 놔두지도 않았을 것이다.문 변호사는 눈치챈 듯 이어 말했다.“만약 상대방이 그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있긴 해요.”그의 말에 민여진은 눈을 번쩍 뜨더니 물었다.“어떤 방법이요?”“2년 동안 분가하는 거예요.”현재 이 방법은 가장 효과적이지만 민여진이 가짜로 죽은 지 반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아직도 일 년 후에야 박진성과 이혼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녀는 그 긴 시간을 기다릴 수 없었고 임재윤을 기다리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만약 여자 쪽에서 죽으면요?”문 변호사는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여진 씨, 이 말은 무슨 뜻일까요?”민여진은 다급하게 말했다.“만약 여자 쪽에서 사고로 죽으면 이 혼인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그럼 아마 여자 쪽의 가족이나 애인이 사망 신고를 하지 않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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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박진성?

임재윤은 질투했던 자신을 비웃으며 말했다.“그래?”“그럼, 바보.”민여진은 소파에 코를 틀어박고 한참을 웃더니 다시 쿠션을 안고 일어서며 말했다.“독엔에 도착해서 한잠도 자지 못한 거 아니야?”“응.”임재윤은 손으로 이마를 받치고 무기력함이 가득 한 채로 눈을 감았다.그는 쓸쓸하게 병원의 차가운 의자에 혼자 앉아 있었고 주변이 너무 조용하니 민여진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 중이었다.임재윤은 한편으로는 그가 누군가를 질투하면 민여진이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초조함을 억누르고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가 통화한 사람이 누구인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아저씨는 어때? 좀 괜찮아졌어?”임재윤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말했다.“방금 막 응급실에서 나왔어.”“응급실? 그렇게 심한 거야?”민여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심장이 안 좋아서 그래. 하지만 이제 고비는 넘겼어.”심장이라는 말에 민여진은 갑자기 이정화를 떠올렸다.이정화도 심장이 좋지 않아 항상 약을 갖고 다녔고 자주 병원에 입원했었지만 박진성이랑 결혼한 후에야 그녀의 병세가 점차 안정되었다.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던 민여진은 곧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고비를 넘겼으니 다행이야. 너도 일찍 들어가서 쉬어. 그러다 너까지 쓰러지면 어떡해.”“알았어.”그의 말이 떨어지자 휴대전화에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민여진은 간호사가 급히 말하는 것을 들었다.“박진성 씨, 여기 계셨네요. 사모님께서...”임재윤은 너무 놀라 가슴이 떨려왔고 급히 몸을 돌려 간호사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눈치를 주자 간호사는 얼른 하던 말을 멈추었다.그 이름에 민여진은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끼며 숨조차 쉴 수 없었다.“박진성?”옆에 있던 서원이 재빠르게 음성을 변조하며 말을 이었다.“저의 어머니 괜찮으시죠? 검사 결과가 나왔나요?”간호사는 안절부절못하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말했다.“결과는 나왔는데 폐 쪽에 음영이 보여 주치의가 오시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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