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비밀애인: Bab 51 - Bab 60

100 Bab

제51화

가희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시간은 이미 오후 여섯 시를 넘기고 있었다. 병실 안은 조용했고, 간간이 남자가 종이 서류를 넘기는 소리만이 들려왔다.가희는 눈을 몇 번 깜박이다 몸을 일으켰다. 정신을 조금 가다듬는 순간, 마침 윤호가 고개를 들었다. 둘의 시선이 마주치자, 가희는 얼른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윤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너 많이 다쳤어. B 국에서 좀 더 회복하는 게 좋을 거야. 난 내일 회사로 돌아가야 해. 다음 주말, 시간 비워 둬.”가희는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미간을 찌푸렸다.“다음 주말에 꼭 제가 나가야 할 중요한 일정이라도 있나요?”윤호의 얼굴에 잠깐 어색한 기색이 스쳤다. 그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손가락을 입가에 대고 말했다.“그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그렇게 말하며 다가와 가희를 바라보았다.“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의사 말로는 점점 회복되고 있다더라. 간병인도 따로 붙여 놨어. 당분간 네 생활 전반을 돌볼 거야.”가희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윤호가 손을 들어 올리는 순간, 그녀는 반사적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자 윤호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찔했다.“머리카락이... 좀 헝클어졌어.”가희는 서둘러 머리를 정리했다. 윤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대로 돌아 병실을 나갔다.윤호가 떠나자마자 주성이 가희의 병실로 들어왔다. 주성은 윤호의 다음 주 업무 일정이 담긴 서류를 가희에게 건넸다.“한 실장님, 이건 다음 주 대표님 업무 일정입니다. 확인해주세요.”가희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서류를 받지 않았다. 대신 잔잔한 웃음과 함께 말했다.“나중에 내가 회사를 떠나면, 이런 업무는 주 비서님이 맡아서 해야 해요. 아직도 자신 없어요?”주성은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한 실장님, 그래도 한 번 봐주세요.”그동안 주성은 가희에게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가희가 명실상부 최고의 비서가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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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병실에 다시 가희 혼자만 남았을 때,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장예나의 신작 컬렉션 발표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사실 많이 검색할 필요도 없었다. 단순히 ‘장예나’ 세 글자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신작 컬렉션 발표회 관련 뉴스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SNS에는 예나의 전시회를 축하하는 키워드가 도배되어 있었고, 댓글 또한 온통 찬사 일색이었다.[세상에, 장예나 씨는 얼굴도 예쁜데 이렇게 재능까지 뛰어나다니.][맞아, 장예나 씨가 디자인한 주얼리 작품도 너무 예뻐. 신작 컬렉션 발표회 열리면 꼭 가볼 거야! 가격이 괜찮다면 하나쯤 사고 싶다!]곧바로 다른 댓글이 달렸다.[윗분, 꿈 깨. 장예나 씨의 첫 작품인데, 가격이 싸겠어? 그냥 포기하는 게 나을걸.]가희는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스크롤을 내렸다. 그러다 가격표를 보게 되었고, 10억부터 시작하는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가희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디자인을 유심히 살폈다. 전체적인 구성은 약간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그녀가 예전에 만든 것과 너무나도 흡사했다. 게다가 공개된 디자인 스케치까지도 그녀가 만든 것과 똑같았다.‘하... 참...’가희는 처음으로 자신의 디자인이 이렇게나 비싼 가치가 있는 줄 알게 되었다.졸업 이후 그녀는 더 이상 디자인을 하지 않았고, 바로 SR그룹에 들어가 윤호의 비서로 일했다. 하지만 학창 시절 디자인을 하던 시간이 준 설렘과 성취감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그 목걸이는 원래 가희가 우준서를 위해 디자인한 것이었다.마침 졸업과 생일을 맞이한 우준서에게 어떤 선물이 좋을지 고민하던 그녀는, 자신의 졸업 작품을 떠올리고는 깨달았다.‘나는 디자인을 전공했으니까, 직접 디자인한 걸 선물하는 게 의미 있겠지.’하지만,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가희는 너무 집중한 나머지 윤호가 언제 다시 병실에 들어왔는지도 몰랐다.윤호가 가희의 등 뒤에서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 목걸이에 관심 있어?”가희는 순간 놀라 식은땀이 흘렀다. 급히 고개를 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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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남자의 말은 날카로웠고, 그 의미는 너무나도 명확했다. 가희는 윤호를 바라보며 윤호의 말뜻을 이미 깨달았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대표님, 제가 좀 피곤해요.”윤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가희가 문쪽을 가리켰다.“대표님, 시간이 늦었어요.”그 말에 담긴 의미는 명확했다. 나가달라는 뜻이었다. 윤호는 가희를 한 번 바라보더니 입을 뗄 듯하다가 결국 아무 말 없이 입을 다물었다.가희는 남자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그래, 이윤호... 당신 나를 손톱만큼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 설령 내가 정말 예나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 해도, 내가 뭘 가지고 있지? 예나에게 위협이 될 만한 게 있긴 해?’하지만, 가희는 물러서지 않을 생각이었다.그 후 일주일 동안 윤호는 한 번도 병실을 찾지 않았다. 가희는 오히려 그쪽이 속 편했다.퇴원하는 날, 그녀는 곧바로 비행기 표를 예매해 귀국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장예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장예나 씨, 시간 좀 괜찮나요? 우리 한 번 만나죠.]예나는 손톱 손질을 받으며 메시지를 보고는 가볍게 미소 지었다. 눈빛 속엔 조소가 가득했다.‘내가 먼저 가희를 찾아가야 할 줄 알았는데, 제 발로 걸어 들어오네.’예나는 네일 아티스트에게 잠시 멈춰달라고 손짓한 뒤, 휴대폰에 손을 댔다.[좋아요, 한 실장님. 어디서 만날까요? 지난번 일도 아직 제대로 사과 못 드렸는데요.]가희는 무표정하게 카페의 주소를 보냈다.[여기서 볼까요? 괜찮으시겠어요, 장예나 씨?]예나는 천진난만한 척하며 메시지를 보냈다.[그럼요, 괜찮아요.]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예나는 윤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오늘 저녁 시간 있어?”윤호는 서류에 서명하면서도 차갑게 대답했다.[무슨 일인데? 오늘 좀 바빠.]예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손톱을 바라보며 눈 속에 냉소가 흘렀다.‘또 바쁘다고? 바에 갔던 일 이후로 날 피하는 거겠지. B 국에서 한가희와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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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그렇게 한가희를 사랑한다면? 그러면 오늘 밤, 내가 당신이 사랑하는 한가희가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보여줄게.’예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가방에서 작은 봉지를 꺼냈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지만, 그 미소에는 소름 끼치는 기운이 서려 있었다.예나는 옆에서 지켜보던 네일 아티스트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뭘 쳐다봐? 빨리 안 하고 뭐 해?”네일 아티스트는 겁에 질려 손을 떨며 작업하던 네일 폴리쉬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당황하며 목소리를 떨었다.“죄, 죄송합니다. 예나 씨. 죄송합니다.”예나는 짜증이 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갔다. 높은 하이힐의 굽이 네일 아티스트의 손을 정확히 밟았다. 날카로운 통증이 밀려오자 네일 아티스트는 비명을 질렀다.이때, 네일샵의 매니저가 다급히 달려와 상황을 보고 경악했다. 그는 즉시 예나에게 공손히 말했다.“예나 씨, 죄송합니다.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면, 저희가 연간회원권을 드리겠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예나는 손톱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더니 하이힐의 힘을 더욱 강하게 주었다. 네일 아티스트의 비명은 점점 더 커졌다.매니저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지만, 예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충분히 만족한 듯 하이힐을 떼고, 매니저를 향해 말했다.“됐어. 오늘 받은 손질이 마음에 안 드네. 지워 줘.”매니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바닥에 주저앉은 네일 아티스트는 예나에게 밟힌 손의 고통에 기절할 지경이었다. 매니저는 그녀를 몸으로 가려주며 손짓으로 나가라고 신호를 보냈다.네일 아티스트는 눈물을 머금고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려 나가려 했다. 그러다 예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잠깐.”네일 아티스트는 온몸을 떨며 멈춰 섰다. 예나는 다가가 그녀의 턱을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지금 나한테 화났어?”네일 아티스트는 입을 열지 못하고 그저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예나의 미소는 더욱 깊어졌다.“화나도 참아야지. 왜 그런지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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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예나는 가희의 표정이 이렇게 태연할 줄은 몰랐다.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었다.두 사람이 커피를 주문한 후, 예나는 가희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한 실장님, B 국에 다녀오더니 얼굴 좋아 보이네요.”가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예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예나는 순간적으로 위축되었다. 자신이 밀리는 느낌이 들자, 예나는 불쾌해졌다. 가희는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네가 주성을 통해 우리가 B 국에서 뭘 했는지 캐물었던 거, 다 알고 있어. 그러면서도 이런 질문을 한다고? 의미는 뻔하네.’가희는 가방에서 한 묶음의 서류를 꺼내더니, 불필요한 말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장예나 씨, 이번 주말에 신작 컬렉션 발표회를 여는 것 축하합니다. 그런데, 장예나 씨의 ‘침묵의 눈물’이라는 작품, 제 원작입니다. 아마 실수로 제 창작물을 사용하셨을 수도 있는데, 철회해주시길 바랍니다.”예나의 얼굴이 순간 굳었지만, 곧 침착한 표정을 되찾았다. 왜냐하면 자기 매니저가 말했듯, 이 작품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따라서 자신이 먼저 발표하면 원작자를 가리는 건 어려울 터였다.예나는 등을 기대며 가희를 비웃듯 바라봤다.“한 실장님, SR그룹에서 일하면서 유언비어의 법적 책임이 얼마나 큰지 더 잘 아시겠죠?”가희는 예나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가볍게 웃으며 휴대폰을 꺼냈다. 화면에는 가희의 SNS 계정이 떠 있었고, 수년간 업로드된 디자인 초안들이 차례로 보였다. 이어서 가희는 예나에게 이를 보여주며 말했다.“이 계정에는 제가 그동안 작업했던 모든 디자인이 기록되어 있어요. 비밀번호와 업로드 시간 기록도 남아 있죠.”“장예나 씨,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겠죠? 지금 바로 작품을 철회하신다면 저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습니다.”“하지만 계속 우기신다면, 제 작품이 남에게 도둑맞는 걸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겁니다.”예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녀는 가희를 노려보다가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한 실장님, 이 모든 걸 계획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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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가희는 문을 열고 들어와서 눈앞의 광경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막 달려가려던 찰나, 윤호의 차가 도로 한쪽에 급정거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는 빠르게 차에서 내려 한 남자를 발로 걷어차며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곧장 예나를 끌어안고 남은 무리를 향해 차갑게 내뱉었다.“꺼져!”남은 불량배들은 윤호를 마주 보며 서로 눈치를 살폈다. 한마디라도 하려던 그 순간, 윤호가 가볍게 셔츠 소매를 걷었다. 윤호의 태도에서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달은 저 불량배들은 서둘러 자리를 떴다.하지만 윤호가 보지 못한 것은, 불량배 중 몇 명이 골목으로 몸을 숨긴 채, 낯선 번호로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었다.[끝났어. 약속한 돈 잊지 마.]한편, 예나는 온몸을 덜덜 떨며 윤호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 눈물은 그칠 줄 몰랐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듯했다.“오빠... 나 너무 무서웠어요.”윤호는 곧장 가희를 바라보았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지만, 가희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러자 윤호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한가희, 너 너무 지나쳤어.”‘웃기네.’가희는 감정 없는 얼굴로 윤호를 쳐다보았다.“대표님, 제가 한 짓이 아니라면, 믿어줄 건가요?”예나는 윤호의 품에서 그의 몸이 잠시 굳어지는 것을 감지했다.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를 놓칠 수 없었던 예나는 더욱 윤호의 목을 감싸 안으며 흐느꼈다.“오빠... 너무 무서웠어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도저히 걷지도 못하겠어요.”윤호는 가희를 다시 한번 바라본 후, 말없이 예나를 번쩍 안아 올렸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걸어갔다.가희는 두 사람이 한 몸처럼 어울리는 뒷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우습네.’차에 올라탄 윤호는 묵묵히 운전대를 잡고 병원으로 향했다. 차 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하지만 예나의 체온은 점점 올라갔고, 얼굴은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랐다. 입술을 살짝 벌린 채 신음이 새어 나왔다.신호등 앞, 윤호는 무심코 손가락으로 운전대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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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윤호는 얼굴이 붉어지고 점점 자신에게 기대는 예나를 보면서도, 단 한 순간도 감정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예나의 손목을 붙잡고 뒷좌석에 있던 등산용 밧줄로 여자의 손발을 단단히 묶었다. “병원으로 갈 거야.”예나는 당황했다. 사실 그녀는 일부러 약에 당한 척 가희를 모함하려 했고, 윤호와 함께하는 이 상황을 오히려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묶인 채로 차에 갇혀 있자 불안감이 엄습했다.눈물이 예나의 눈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눈을 가늘게 뜨며 윤호를 바라보았다.“오빠... 이렇게까지 됐는데도, 날 안아주지도 않을 거예요?”신호등이 바뀌는 순간, 윤호의 미간이 미세하게 떨렸다. 예나가 다시 움직이려 하자 그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최고급 롤스로이스는 도로 위를 질주하듯 달렸고, 평소대로라면 20분 걸릴 거리에 있는 병원에 단 10분 만에 도착했다.윤호는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려 예나를 안아 올렸다. 그녀는 흐느끼며 그를 바라보았다.“오빠... 정말 나한테 아무 감정도 없어요?”윤호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일단 위세척부터 해야겠어.”그가 하는 말은 단호했다. 윤호는 도덕적인 문제를 떠나, 예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다.병원에서 예나를 맡긴 후, 그는 곧장 차를 몰아 가희의 집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문을 두드렸다.“한가희! 한가희!”가희는 막 집에 돌아온 참이었다. 고개를 들어 현관문 너머를 확인하니, 윤호가 서 있었다. 그녀는 짜증이 밀려왔다. ‘대체 무슨 일이야?’ 가희는 이어폰을 끼고 소파에 몸을 묻었다. 실은 윤호의 전화가 계속 울렸지만, 가희는 무시한 채 TV 볼륨을 높였다. 이와 동시에 윤호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으니, 결국 옆집 주민들이 나와 불만을 터뜨렸다.“총각, 밤늦게 이렇게 시끄럽게 하면 어떡해? 우리도 좀 자야지!”“연인끼리 싸울 수도 있지만, 이건 좀 심하잖아. 젊은 사람이 부끄러운 것도 알아야지. 보아하니 괜찮은 사람 같은데, 여자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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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가희는 윤호의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단단히 서 있었다.“병원으로 가요.”윤호의 젖은 머리카락이 목덜미에 흩어져 있었다. 그는 가희를 위압적인 시선으로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한가희, 너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아?”남자의 목소리는 위협적이었다. 짙게 깔린 욕망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가희는 고개를 들고 단호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알아요.”윤호는 헛웃음을 흘리더니, 곧장 여자의 입술을 덮쳤다. 가희가 저항하려는 순간, 윤호는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네가 스스로 선택한 거야.”욕실의 물이 언제 멈췄는지도 모른 채, 실내의 분위기는 점점 뜨거워졌다....다음 날 아침.가희는 눈을 떴다. 온몸이 뭉개진 듯한 통증이 퍼졌다.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려 하자, 윤호의 손이 그녀를 다시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남자의 낮고 거친 목소리가 가희의 귀 옆에서 속삭였다.“조금 더 자. 아직 이른 시간이야.”가희의 몸이 본능적으로 굳어졌다.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윤호는 곧장 몸을 뒤집으며 그녀를 아래로 눌렀고, 시선이 가희를 바라보았다.“왜 이렇게 가만히 못 있어?”“아니...”여자의 나머지 말은 윤호의 입술 속으로 사라졌다....가희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시간이 이미 오전 10시가 넘어 있었다. 윤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테이블 위에는 남자의 손글씨로 쓰여진 쪽지가 놓여 있었다.[기다려. 저녁에 돌아올게.]흘려 쓴 글씨는 윤호의 성격을 닮아 거침없었다.가희는 쪽지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아직 윤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씻으러 욕실로 향한 그녀는 거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목과 어깨에 선명한 키스 마크가 남아 있었고, 몸 곳곳에도 흔적이 뚜렷했다. 얼굴이 달아올랐다.‘이 사람... 예전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그 순간,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가희는 윤호가 돌아온 줄 알고, 얇은 실내복 차림으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밖에는 낯선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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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밖의 소음이 점점 커졌고, 누군가 전화를 거는 소리가 들려왔다.“기사님, 경호원 두 명 불러줘요. 왜냐고요? 당연히 저 싸구려 년을 혼내줘야죠!”가희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누가 보낸 사람인지 이제 확실해졌다.‘장예나...’어젯밤 있었던 일들이 가희의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가희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귓가에 울리는 소음도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때, 가희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이윤호’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무의식적으로 전화를 받자, 윤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집 안에 혼자 있어? 문 열어, 도착했어.]가희는 마치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문밖에 누가 있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윤호가 안으로 들어오며 그녀의 상태를 살폈고, 다친 곳이 없는 걸 확인한 후 안도했다.“어디 다친 데 없어?”가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윤호는 그녀가 충격을 받았다고 생각해 다가가려 했지만, 손이 닿는 순간 가희가 남자의 손을 확 밀쳐냈다.“대표님, 어젯밤 일은 그냥 사고였어요. 그건 대표님도 잘 아시잖아요. 더 이상 다른 일 없으면, 돌아가 주세요.”윤호의 표정이 굳어졌다. “한가희, 그 말 진심이야?”“네.”가희는 눈조차 마주치지 않은 채, 자신을 작게 웅크렸다. 윤호는 주먹을 꽉 쥐고,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네가 원한다면, 우리 전에 한 그 약속... 없던 일로 할 수도 있어.”‘웃기네. 그러고 나서 뭐? 나더러 그냥 이윤호의 숨겨진 애인이 되라는 말이야?’‘장예나가 없었던 시간은 나 자신을 속일 수 있었지만...’‘이제 장예나가 돌아왔고, 나도 더 이상 이 남자에게 기대고 싶지 않아!’가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윤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여자의 그 시선이 너무 뜨거워 윤호의 가슴이 아려왔다.“대표님, 만약 언젠가 장예나 씨와 결혼한다면요? 저는 어디로 가야 하죠? 아니면, 제 자존심 따위는 대표님에게 중요하지 않은 건가요?”가희는 쓴웃음을 지었다.“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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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예나는 가희의 집을 둘러보며 눈에 띄게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예나의 시선이 가희의 눈에 들어왔고, 더 이상 가식적으로 착한 척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 듯했다.가희는 조용히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그녀 앞에 놓았다.“집에 있는 건 이것뿐이네요.”예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물을 마실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가희를 바라보았는데,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움이 가희를 불편하게 만들었다.“어젯밤 오빠 여기 와있었죠? 기분 좋아요, 한 실장님?”가희는 미간을 좁혔다. 자신도 이 일이 언젠가는 들킬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문제로 불거질 줄은 몰랐다. 아침부터 자신을 찾아와 괴롭힌 사람들까지 떠오르자, 이내 퍼즐이 맞춰졌다. 예나는 가희의 목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자국을 보고 순간적으로 시선을 돌리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오빠가 날 병원에 데려다주고는 당신을 찾아간 거예요. 원래는 내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했는데, 당신이 어떻게 꼬드겼는지... 한 실장님, 지성인끼리 피차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하지 않아요?”가희는 비웃음을 터뜨렸다. 어젯밤 벌어진 일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네가 스스로 약을 먹고 날 모함하려 했겠지. 거기에 이윤호까지 끌어들이려고. 하지만 네 계획이 어그러졌다고 이제 와서 나를 비난해?’그녀는 더 이상 논쟁할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 담담하게 말했다.“장예나 씨, 디자인 문제로 온 게 아니라면 돌아가 주세요.”예나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 그러나 곧 힘없이 웃으며 목소리를 낮췄다.“한 실장님, 난 디자인계에서 인정받고 싶어요. 그런데 당신이 나를 표절범으로 몰아가면, 내 커리어는 끝이에요. 이제는 오빠까지 이용해서 날 협박하는 건가요? 제발 날 좀 봐줘요.”가희는 주먹을 꽉 쥐었다. 차가운 감정이 가슴을 휘감았고, 그녀는 결정을 내렸다.“그럼 하나 묻죠. 이윤호 대표님과 내 디자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뭘 고를래요?”예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가희는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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