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희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정말 믿을 수 없었다. ‘이런 말이 정말 어머니의 입에서 나오다니...’ 그녀는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거절하려 했다. ‘이윤호, SR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 최근 A 국에서 가장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 ‘이윤호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하지만, 가희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서해수의 싸늘한 목소리가 그녀를 막아섰다. “가희야, 요즘 우리 집안 사업이 자금난에 빠졌어. 너도 우리 집안의 일원이니, 한씨 가문이 널 키워준 대가를 갚을 때가 된 거지.” 그 한마디에, 가희의 등이 굳어졌다. ‘대가...?’ 서해수는 가희를 바라보며, 눈빛 속의 경멸을 숨기지도 않았다. ‘역시, 우씨 집안에서 자란 애는 다 쓸모가 없어.’ 서해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마지막 결정타를 날렸다. “참, 들었어? 우준서, 병원에 입원했다던데?” ‘뭐라고?’ 순간, 가희의 몸이 굳어졌다. 그녀가 이 집으로 다시 돌아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준서가 아프다는 소식이었다. 우씨 집안은 어린 시절부터 가희를 돌봐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준서를 진짜 오빠처럼 여겨왔다. 준서가 병에 걸렸는데, 가희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웠다. “네가 이윤호에게 간다면, 준서 병원비는 우리 집안이 대줄 수도 있지.” 가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내가... 망설이고 있어?’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이미 호텔 방 안에 서 있었다. 방금까지의 상황이 꿈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가희의 온몸이 화끈거렸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방을 뛰쳐나가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방 안에서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는 가희를 바라보며,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가... 한가희?” 그 순간, 가희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이윤호...!’ 허리가 좁고, 다리는 길었다. 남자의 몸을 감싼 수트는 완벽하게 몸에 맞게 재단되어 있었고, 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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