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엄마는 오늘 술 안 마실 거야. 엄마가 널 지켜줄게.”하지만, 가희는 바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셀레나가 있는 룸의 문을 열자, 중심에 앉아 있던 장예나가 가희를 향해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가희는 본능적으로 셀레나를 경계하고, 본능적으로 돌아서려 했다. 하지만 셀레나가 가희의 손목을 붙잡으며 억지웃음을 지었다.“여기 앉아. 다들 몰랐겠지만, 이 사람이 내 새 매니저야. 꽤 유능하다고.”예나는 가희의 옆자리를 내주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한 실장님, 이렇게 또 만나네요. 정말 우연이죠?”가희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자리로 가려 했지만, 예나가 손목을 더욱 세게 붙잡아 그녀를 옆에 앉혔기 때문에 빠져나갈 틈조차 없었다.예나는 와인잔을 들어 올리며 부드럽게 말했다.“한 실장님, 윤호 오빠에게 그렇게 꽉 잡혀있다가, 오늘은 간만에 나온 거잖아요. 한 잔쯤 마셔도 괜찮겠죠? 내가 찾아봤는데, 임신 중에도 조금은 마셔도 된대요.”‘허. 대체 어디서 그런 헛소리를 보고 온 거야?’ ‘임신부가 술을 마셔도 괜찮다고?’가희가 눈살을 찌푸리자, 예나는 와인잔을 가희의 입술 가까이 가져가면서 손의 힘도 점점 강해졌다.“이 술맛 꽤 좋아요...”가희가 거부하려 하자, 예나는 더욱 힘을 주어 손목을 붙잡았다. 예나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며, 마치 당장이라도 가희의 입에 억지로 술을 들이붓고 싶다는 듯한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가희는 차갑게 예나의 손목을 움켜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 뱃속 아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윤호가 가만두지 않을 건데, 정말 모르고 있어요?”예나는 가희의 눈빛에 순간 얼어붙었다.그 틈을 놓치지 않고, 가희는 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쳤다.그러나 문을 여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가희의 머리카락이 거칠게 잡아당겨졌다.“어디 가려고? 한가희 맞지? 술 권하면 마셔야지. 안 마시겠다고? 건방지네?”가희는 문이 닫히려는 순간, 눈을 꼭 감으며 눈물이 조용히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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