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발언에 란사는 눈살을 찌푸렸다.“터무니없군요. 하늘의 해와 달을 가린다니, 작은 까마귀 하나에 가려질 것이 아니잖습니까?”그녀는 차가운 시선으로 산덕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다시 엉뚱한 소리하면, 그 입을 영영 다물게 될 것입니다.”란사는 인내심이 바닥난 상태였다.산덕이 다급히 설명했다.“아닙니다! 그 말은 조금 과장됐을 수 있지만 절대 거짓말이 아니에요. 제가 그 소환사가 남긴 고문서에서 직접 본 것입니다!”“그 문서에는 대소환사의 위대함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고 까마귀 충왕의 위력도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며 벌레들에게 좀 먹혀 손상되었기에 제가 발견했을 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단 그 몇가지뿐이었습니다.”말을 마친 산덕은 한숨을 쉬었다.그 문서가 손상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그 안에서 까마귀 충왕의 육성법을 발견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랬다면 지금쯤 그도 진짜 까마귀 충왕을 가지고 있었을 테니 이 잔혹한 소녀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란사는 산덕의 속마음을 들을 수는 없지만, 그의 얼굴에 스쳐 지나간 아쉬움을 보고 대략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그는 속으로는 냉소를 지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담담한 어조로 그에게 말했다.“계속해 보세요.”산덕은 방금 전 자신의 행동이 무척 위험했다는 것을 깨달은 듯했다. 그는 슬쩍 란사의 눈치를 살피고는 표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자, 안도의 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제가 방금 한 말이 약간 과장됐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모두 제가 본 고문서에 근거한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 그걸 보고 소주와 같은 생각을 했지요. 누가 믿을 수 있겠습니까.”“그런데 왜 지금은 믿게 된 거죠?”란사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산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답했다.“꼭 믿는다는 것이 아니라 반신반의하는 것뿐입니다. 적어도 땅속에 백 년 이상 묵혀 있던 까마귀 충왕 알이 어떻게 지금까지도 생명을 유지하고 심지어 이미 부화할 조짐까지 보일 수 있겠어요?”란사는 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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