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네가 상관할 필요도 없어.”구옥천은 여동생의 확답을 들은 후,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그렇게 두 남매는 기분 좋게 객잔을 나섰다.그러나 그들이 나가자마자 객잔의 복도에 기다란 그림자가 드리웠다.북진연은 싸늘한 눈길로 구옥천 남매가 사라진 방향을 노려보다가 허공에 손짓했다. 곧이어 검은 인영이 그의 등 뒤에 나타났다.“녕원 후작을 찾아가서 방금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거라. 내가 돌아올 때까지 성문에 새 머리가 걸리지 않는다면 내가 친히 놈들의 목을 치겠다고 전해.”“예.”지시를 받은 흑기군은 곧바로 자취를 감추었다.이날 밤, 북진연과 추월, 한아가 있었기에 란사는 편히 잠들 수 있었다.그녀가 잠든 사이, 조그마한 녀석이 북진연과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몰래 그녀의 방에 숨어들었다.다음 날 아침.“유성, 거기서 뭐 하는 거지?”금방 잠에서 깨고 침상을 내리던 란사는 침상 근처의 구석을 지키고 있는 유성을 발견했다.‘주인님, 여기 뭐가 있어요.’“뭐가 있다는 거지?”호기심 어린 얼굴로 다가갔던 란사는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거기에는 새끼손가락 굵기의 뱀이 있었다.크기는 작지만 진한 초록빛에 화려한 줄무늬를 가진 그 뱀은 독사 중에서도 가장 독성이 강력하다는 죽엽청이었다.란사는 멈칫 걸음을 멈추었다.지붕 위에 있던 추월이 곧장 그녀의 등 뒤로 나타나고 창밖에서는 북진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 방에서 뭐가 나왔어?”란사는 안으로 들어오려는 북진연을 말렸다.“괜찮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그녀는 유성의 기운에 기가 죽은 죽엽청을 힐끗 보고는 북진연에게 말했다.“밤새 고생하셨을 텐데 어서 돌아가서 씻고 아침이나 드세요. 이따가 제가 아래층으로 내려갈게요.”북진연은 방 안에 뭔가 일이 생겼음을 짐작하고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그래, 그럼 난 먼저 내려가 볼 테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면 바로 날 부르거라.”북진연이 돌아간 후, 란사는 추월에게 말했다.“저놈은 내가 처리할 테니 넌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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