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이 죽으려고!”북진연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한아와 추월에게 지시했다.“너희들의 주인을 잘 지키거라.”곧이어 그는 흑기군에 지시를 내렸다.“심문할 놈 한 놈만 남기고 모두 죽여라!”“예!”란사의 주변을 둘러쌌던 모든 흑기군은 곧바로 이족과 늑대무리를 향해 달려들었다.한아와 추월은 마차 양측을 맡고 주변을 경계했다.북진연이 장검을 손에 쥐고 싸늘한 눈길로 이족들을 노려보는데 안에서 란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전하, 서남쪽에 미간에 흉터가 있는 자를 잡으십시오.”북진연은 주변을 쓱 둘러보고는 다른 이족들 뒤에 몸을 숨기고 있는 키 작은 사내를 발견했다.목표를 특정하자 그는 곧바로 그쪽을 향해 화살을 조준했다.사내는 위험을 감지한 듯, 다른 이족과 늑대 무리가 접전을 벌이는 틈을 타서 몰래 뒤로 한걸음 더 물러섰다.허공을 가르는 아찔한 소리와 함께 사내가 고개를 들자 화살은 순식간에 그의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다.“악!”사내는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날아서 등 뒤의 나무에 처박혔다.“망할 대명놈들!”분노한 사내가 욕설을 퍼부었다.고개를 드니 그에게 화살을 쏜 사내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그는 자신을 향해 덮치는 늑대와 사람들을 칼로 한방에 베며 무서운 속도로 다가왔다.무시무시한 살기가 코앞까지 다가오자 키 작은 사내는 안색이 급변하더니 어깨를 관통한 화살촉에 손을 가져갔다.그러나 화살은 너무 깊숙이 박혀 빠지지 않았다.사내가 힘겹게 화살을 뽑고 도망치려던 순간, 눈앞에 섬광이 번뜩이더니 날카로운 검날이 그의 목에 닿았다.“죽는 게 소원이라면 앞으로 한발 더 움직여 보거라.”사내는 눈을 깜빡이더니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북진연은 그의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고 관찰하다가 매섭게 눈을 부릅떴다.“너, 대명말을 할 줄 아는구나?”사내는 모른 척하려 했지만, 북진연의 화살이 또다시 그의 어깨를 관통했다.“악! 말할게요! 말할게요! 저 대명인의 언어를 할 줄 압니다! 나으리, 살려만 주십시오! 소인도 여기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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