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1171 - Bab 1180

1214 Bab

제1171화

”그럼요.”바도엘은 아주 자랑스럽게 소개했다.“여기에 백족 부락의 모든 고충들이 모였어요. 어떤 고충을 원하든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란사가 대뜸 물었다.“그럼 까마귀 고충왕도 있어요?”주저 없이 말하던 바도엘은 순간 웃음이 사라지고 정색했다.그는 심호흡을 하고 나서야 조금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말했다.“까마귀 고충왕은 이미 멸종됐어요. 고충왕은 물론 까마귀 고충도 오래 전에 사라져서, 설령 살아남은 것이 있더라도 절대 내놓고 팔지 않습니다.”그의 대답에 란사는 까마귀 고충왕의 희귀성에 대해 더욱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그래서 충도인이 그것을 꺼냈을 때 아까워서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구나.’하지만 아무리 아까워도 이미 그녀의 소유물이 되었으니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았다. 앞으로 까마귀 고충왕 알이 어떻게 부화될지 더욱 기대가 되었다.바도엘과 백월유가 흑석성을 떠나기 전에 깜짝 변신했지만 도성에 들어설 때는 신분을 숨기지 않았다.성문 입구를 지키던 호위병들이 다가오자 바도엘은 얼굴을 잠깐 내비쳤다.곧바로 친왕을 알아본 호위병은 재빨리 뛰어와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그리고 바도엘이 그들에게 몇 마디 하더니 란사 일행을 가리키며 또 뭐라고 지시했다.친왕이 직접 나서서 설명했으니 호위병은 란사 일행을 조사하지도 않고 바로 들여보냈다.“흑석성을 드나들려면 죽첩이 필요합니다. 저택에 도착하면 은인의 죽첩을 준비할게요. 본명과 가명에서 어떤 걸로 새겨드릴까요?”란사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가명이요.”죽첩에 본명을 새기고 사용한다면 쓸모를 떠나서 이족들이 무조건 잡아갈 것이다.백월유도 그 점을 고려했는지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죽첩은 나한테 맡기고 왕야는 은인들을 잘 대접하세요.”그때 란사가 힐끗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백월유가 눈을 마주치며 선의를 베푸는 것처럼 다정하게 웃었다.만약 이 여인이 아들이 아니라 딸을 찾으러 간다고 해도 믿었을 것이다.그 정도로 온모와 너무 닮았다.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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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가마 가림막이 젖히면서 낯간지러운 내부 광경이 드러났다.가마에 2남 1녀가 탔는데, 양쪽에 앉은 한 사내는 부채질하고 다른 사내는 먹기 좋게 잘라놓은 과일을 정성스럽게 대접하고 있었다.가운데 가로 누워있는 여인은 깔끔한 차림새에 자태가 아름다웠다.남총이 먹여주는 과일을 받아먹던 바야는 다른 남총이 ‘전하’라고 부르며 귀띔하자 눈꺼풀을 슬며시 뜨고 가마 밖으로 내다보았다.“바도엘 오라버니 아니에요? 듣자니 충녀 대인과 도망쳤다던데 아직도 도성에 있었군요. 설마 바낙로 오라버니한테 붙잡혀 왔어요?”바야는 바도엘과 백월유를 힐끗 쳐다보며 비아냥거렸다.특히 부부가 함께 말을 탄 것을 보고 예쁘장한 눈동자에 경멸의 빛이 스쳤다.“충녀 대인은 정말 여유가 넘치네요. 신왕께서 정말 공을 들여서 충녀 자리에 앉혔는데, 벌써부터 사내 때문에 신왕을 배신하다니. 참으로 배은방덕한 여인이네요.”가시 돋친 바야의 말에 부드러운 표정을 짓던 백월유가 무뚝뚝하게 받아쳤다.“바야 왕녀, 말을 가려서 하세요. 신첩과 왕야는 본래 혼약이 있고, 수년 전에 사적으로 혼례를 치러서 부부 결실을 맺었는데 도망치다니요.”“그리고 왕녀께서 말씀하신 ‘배은망덕한 여인’이라는 말은 더더욱 황당하기 그지없네요. 다른 이들은 몰라도 내왕실 출신인 바야 왕녀께서 어찌된 일인지 모르는 겁니까?”란사는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유성에게 눈앞의 상황을 지켜보라 지시했기에, 유성의 시야를 통해 백월유가 마지막 말을 할 때 얼굴에 스친 원한까지 놓치지 않고 보았다.보아하니 백월유와 신왕의 관계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았다.‘설마 충녀가 되기 싫었나?’란사는 계속 관찰하며 생각에 잠겼다.“신왕께서 왜 그러셨는지 모르겠지만 충녀 자리를 얻었잖아요. 그 당시 당신 친언니 손에 패배했으니 충녀가 될 자격이 없었어요.”바야 여왕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는 비꼬면서 웃음을 터트렸다.그녀의 입에서 ‘친언니’가 나오자 백월유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백월유가 다시 말하기 전에 바도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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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백월유가 의기양양하게 나오자 바야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신왕의 총애를 믿고 나대지 마! 만약 초유 언니가 죽지 않았다면 당신은 충녀 자리를 차지할 수 없었어. 게다가 충녀가 아니었다면 누가 당신처럼 뻔뻔한 여우한테 홀리겠어?”“바야, 그만해!”바도엘은 결국 참지 못하고 가마에 앉아 있는 바야를 노려보았다.“월유의 말은 틀리지 않았어. 그 당시 어떻게 된 건지 너도 알고 있잖아. 네가 내 누이동생인 걸 봐서 어떤 말은 삼가겠지만 선을 넘지 마! 또다시 월유한테 무례하게 굴면 내가 매정하다고 탓하지 마!”“오라버니!”바야는 너무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그녀는 뼛속까지 백월유를 싫어했다.그 당시 확실히 찔리는 부분이 있어서 이를 악물고 백월유를 노려보다가 비로소 시선을 거두었다.“오라버니가 끝까지 저 여우를 도와준다면 기다려 보세요. 대장로가 진정한 충녀가 곧 나타난다고 이미 예언하셨어요. 곧 있으면 저 가짜 충녀는 철저하게 무너질 거라고요.”바야가 냉소를 터트리자, 백월유의 뒤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란사가 눈썹을 치켜 올렸다.‘예언? 진정한 충녀가 곧 나타난다고? 설마 온모를 말하는 건가?’아직 그녀의 공간에 갇혀 인사불성이 된 온모가 머릿속에 떠올랐다.란사는 백월유를 힐끗 쳐다보며 이것으로 다시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사색에 잠겼을 때, 가마 안의 여인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발산할 곳이 없어서 남총이 든 과일 쟁반을 빼앗아 바도엘과 백월유를 향해 세게 던져버렸다.“가만두지 않겠어! 당신들 좋은 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그때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는 꼴을 직접 볼 거야!”탁!과일 쟁반은 분명 바도엘의 몸에 날아갔는데 과일들이 튕겨서 백월유에게 날아갔다.바도엘이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대신 막아 보았지만, 뜻밖에 과일 조각 하나가 백월유의 뒤에 있는 사람에게 날아갔다.란사가 반응하기 전에 북진연이 칼집에서 칼을 뽑아 그녀의 앞을 막고는 과일 조각을 쳐냈다.북진연이 갑자기 칼을 들고 나서자, 가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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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뒤에서 살기를 느낀 두 사람은 여기서 막지 않으면 왠지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길에서 피를 보기 싫거니와 자신의 누이동생이 죽임을 당하는 것은 더더욱 보기 싫어 바도엘이 다급히 나서서 막았다.“잠깐만.”그는 인상을 굳히며 바야가 북진연을 대놓고 바라보는 시선을 막아버렸다.“이분은 호위무사가 아니라 내 귀한 손님이다. 네가 함부로 남총으로 대할 분이 아니란 말이다. 얼른 가거라. 오늘 우리 부부가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해서 먼저 저택으로 돌아가야겠다.”바도엘은 란사 일행이 또다른 이들이 주시하기 전에 당장 데리고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하지만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인 여인은 따돌리기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특히 바야는 남총을 들이는 걸 좋아하는데, 특히 첫 인상이 특별하고 실력이 강할수록 정복하려는 욕망이 강해졌다.지금 눈앞에 있는 은발 사내가 딱 그런 느낌을 주었다.비록 가면을 써서 얼굴을 확인하지 못하지만 몸에서 느껴지는 기개와 기세만 보아도 무의식적으로 잘 생겼을 거라 확신했다.그렇기 때문에 바야는 절대 쉽게 지나치지 싫었다.“귀한 손님? 어디서 온 분이래요? 난 왜 흑석성에 은발의 사내가 있는 걸 몰랐지? 설마 밖에서 온 사람인가요?”그녀는 실눈을 뜨고 북진연을 주시했다.“이봐요. 이름이 뭐예요? 어디서 왔어요? 흑석성에 왔으니 이 왕녀가 직접 대접해 드릴까요?”바야는 북진연만 쳐다 볼뿐,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으니 초대하지 않을 것이다.이번에 바도엘과 백월유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란사마저도 북진연의 주변에 서늘한 살기가 감도는 것을 느꼈다.꿈틀거리는 그의 손을 보고 있으니 이대로 놔뒀다가 당장이라도 살인할 것 같았다.바도엘은 누이동생을 막지 못했지만 다행히 백월유는 만만치 않았다.아들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라도 오늘 이 사람들을 절대 바야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다.“신첩이 데려온 손님은 신첩이 직접 대접할 테니 왕녀께서 간섭하지 마세요. 저택에 둔 남총으로 만족되지 않는다면 밖에서 기꺼이 남총이 되려는 사내들을 데려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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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란사는 자신이 ‘약골 소년’으로 평가받은 것을 모르지만, 설령 안다고 해도 반박하지 않을 것이다.체격이나 실력으로 따지자면 확실히 이족들을 이길 수 없었다.그뿐만 아니라 추월과 고양처럼 무공이 뛰어나지 않거니와 뒤에 있는 흑기군 한 명은 물론 곁에 있는 섭정왕 전하도 이길 수 없었다.그러니 이 부분에서 만큼은 반박할 자격이 없었다.하지만 그녀의 지나치게 무덤덤한 태도는 백월유 부부의 시선에 보통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많이 놀라셨죠? 본왕의 누이동생은 내왕실에서 유일한 왕녀라 예전부터 신왕과 우리 오라버니들이 모두 버릇없게 키웠습니다. 성격이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데다가 남녀 일에도 거리낌이 없어요.”바도엘은 바야 저택에 있는 몇몇 남총을 떠올리다가, 북진연이 눈에 띄는 은발이라고 굳이 남총으로 삼으려고 했던 것을 생각하니 두통이 밀려왔다.다른 사내라면 몰라도 두 사람만큼은 보통 신분이 아닌 것 같았다.만약 이 시점에서 바야가 정말로 두 사람을 화나게 만든다면 내왕실에 분명 화가 닥칠 것이다.바도엘이 골머리를 앓을 때 백월유가 시큰둥하게 말했다.“쓸데없는 말은 삼가세요. 어차피 신첩이 경고했으니 바야 왕녀가 다시 무례하게 군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바도엘이 다시 입을 열려고 하자 그녀는 바로 끊어버렸다.“당신 누이동생이라는 말 하지 마세요. 그 당시 백초유 그년을 도와 원래 신첩의 몫이었던 충녀 자리를 빼앗을 때, 우리 감정을 무시했잖아요.”그 해에 백씨네 쌍둥이 자매 백초유와 백월유는 모두 충녀 후보에 올랐다.태생부터 타고난 능력을 가진 쌍둥이 자매는 충령족의 세심한 가르침을 받고 성인으로 성장한 뒤, 가장 능력이 뛰어난 한 사람에게 충녀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었다.그런데 쌍둥이 자매가 성장하면서 본래 비슷했던 재능에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동생 백월유는 고충술에서 특히 뱀 고충을 조종하는데 특별히 재능이 뛰어났고, 언니 백초유는 동생과 비교할 때, 고충술에서 실력이 평범했지만 뜻밖에 독술에 일가견이 있었다.충령족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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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그 바람에 동생 백월유는 시험에 실패하여 충녀 자리를 잃고, 언니 백초유는 제때에 뱀왕을 제지한 공을 내세워 성공적으로 충령족의 충녀가 되었다.몇 년이 지난 뒤, 갑자기 백초유가 실종되자 충녀 자리를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었던 충령족 신왕은 안정을 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백월유를 충녀 자리에 앉혔다.하지만 백월유의 입장에서 충녀 자리 하나로 그 당시 잃었던 것을 전부 보상받을 수 없었다.그날 독이 발작한 이후로 다시는 고충술을 완전히 발휘할 수 없고,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어서 외부 물건에 의지해야 했다.심지어 뱀왕 외에 지금까지 다른 고충을 키울 수조차 없었다.이것은 고충사에게 있어서 두 팔을 자르고 심장을 파낸 것과 같았다.지금 백월유는 바로 이런 상태였다.그녀는 대나무 피리를 꽉 잡고 원망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았다.“그 일은 평생 기억할 거예요. 예전에 당신 체면을 봐서 많이 참았지만, 이제 신첩의 아들 행방도 알아냈으니 무사한 것만 확인하면 더는 아쉬울 것이 없어요. 그때면 더는 참지 않을 거예요.”바도엘은 진심으로 하는 말임을 알아차렸다.지금까지 누구도 그보다 백월유의 고통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는 한숨을 쉬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부부의 대화와 전에 바야 왕녀가 한 말에서, 란사 일행은 적지 않은 단서를 알아냈다.보다시피 백월유는 언니 백초유와 충녀 자리를 놓고 경쟁하면서 진작에 앙숙이 되었고, 백초유는 죽은 게 확실했다.예상치 못했던 것은 바야가 그 당시 백초유와 함께 백월유를 상대했던 사람이었다.지금 상황을 보면 백초유가 죽었는데도 바야 왕녀는 여전히 배신자의 편에 서서 지금까지도 백월유를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것이었다.이런 관계는 란사에게 이용 가치가 있었다.만약 백월유가 언니 백초유와 사이가 좋았다면 계속 접촉할 건지 다시 고려해야 하고, 범숙취와 관련이 있으니 더욱 신중하게 대했을 것이다.바야 왕녀가 떠난 뒤로 누구와도 부딪치지 않았다.란사와 북진연 일행은 순조롭게 바도엘의 저택에 도착했다.“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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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자신을 저택에 감금시킨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백월유는 방금 전에 란사가 일행에게 지시하여 고충을 푸는 것을 막지 않았다.정말 감금한다면 란사 일행이 들어오기 전에 고충을 풀지 못하게 경고했을 것이다.물론 여기가 본인의 구역이라 다른 방법이 있겠지만, 란사가 방어 수단으로 백월유와 바도엘 체내의 독을 제거하지 않은 이상, 백월유가 멍청하게 자신을 감금해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알겠어요. 하지만 저희 인내심도 한계가 있으니 부디 충녀께서 최대한 서둘러 주세요.”란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하자, 백월유도 다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만약 괜찮으시다면 신첩의 이름을 불러주세요. 충녀라는 호칭은 예전에 좋아했어도 나중에 더럽혀져서 이젠 좋아하지 않아요.”란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럼 월유 부인이라 부를게요.”그녀는 말하면서 속으로 의심했다.‘왕비라는 호칭보다 이름을 불러 주길 더 바라나?’바도엘은 친왕이니 아내인 백월유를 왕비라고 부르는 것이 정상인데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설마 바도엘과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건가?’어쨌든 부부 사이 일이라 어떤 사정이 있어도 란사와 무관했다.솔직히 말하자면 그들 부부 사이의 일보다 백씨 쌍둥이 자매 일에 더욱 관심이 갔다.그렇다고 대놓고 묻지 않았다.백월유는 겉보기에 연약해도 실은 눈치가 빠르고 예리했다.갑작스럽게 백초유에 대해 물어보면 바로 수상한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필경 백초유가 대명에 간 후로 가장 많이 접촉한 이들은 몇 사람밖에 없으니까.그리고 백월유가 범숙취를 낳았으니 묻지 않아도 란사가 대명에 갔다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자칫하다 진국공과 란씨 가문의 일을 알게 된다면, 란사의 신분은 물론 북진연의 신분까지 추측해낼 것이다.너무 많은 정보를 노출하면 그다지 유리하지 않기에, 온권승 일행이 흑석성에 도착하기 전에 최대한 시간을 잘 활용해야 했다. 신분을 너무 일찍 드러내지 않는 동시에 흑석성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늙은 승려를 찾아 상한아를 구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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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북진연이 예를 들어 설명했다.“만약 거양관 밖이라면 녕원후가 위협이 점점 커지는 걸 지켜볼 거 같아?”란사는 무의식적으로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왜냐면 고충사의 위협을 아는 사람이라면 화가 닥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여러 곳에 분포되는 것을 방지했을 것이다.한 명도 골칫덩어리인데 한 무리가 국경에 나타난다면 천하가 혼란에 빠지는 것은 한순이지 않겠는가?그제야 깨달은 란사는 더는 생각하지 않고 흑석성을 수색하는 동시에 느낌이 이상한 곳을 기록했다.란사 일행이 열심히 수색하는 사이에 바도엘은 왕실에 입궁하여 신왕에게 알현을 청했다.그러다 신왕전에 들어간 순간 신왕의 곁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조금은 놀랐다.손에 선장을 들고 눈을 가늘게 뜨고서 자상한 미소를 짓는 늙은 승려가 선왕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바도엘은 다시 힐끔 쳐다보다가 란사가 묘사했던 늙은 승려를 떠올렸다.확실히 사악한 분위기가 감도는 것이 그 승려가 맞는 것 같았다.다만 생각지도 못하게 그들이 찾는 늙은 승려가 신왕전에 나타날 줄이야.‘설마 신왕의 손님인가?’만약 그렇다면 일이 곤란하게 되었다.비록 란사 일행이 바도엘 부부를 구했지만 위기를 틈타 이득을 보려는 속셈이 느껴져서 만만한 상대로 보이지 않았다.만약 그들이 이 늙은 승려과 충돌이 생기면 그와 백월유는 신왕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바도엘이 이 일을 알릴지 말지 고민하고 있을 때, 신왕이 기척을 느끼고 돌아서서 백발이 서린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바도엘, 들어오지 않고 거기서 뭐 하는 것이냐?”신왕의 부름에 바도엘은 흠칫 놀라더니, 재빨리 들어와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바도엘, 신왕을 뵙습니다. 신왕 만수무강 하십시오.”“일어나거라.”연세가 든 신왕은 손을 흔들어 일어나라 일렀다.“충녀와 성 밖으로 나갔다고 들었는데, 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어?”신왕의 말에 바도엘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신왕께…”“부왕이라 불러라. 여기 악담라 스님은 남이 아니니 예를 갖추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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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뱀감옥은 특별히 죄를 지은 왕실 식구들을 벌하기 위해 마련한 곳이었다.바도엘도 예전에 한 번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엄청난 후유증이 남아 지금도 떠올릴 때마다 온몸이 벌벌 떨렸다.방금 먼저 언급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신왕이 바낙로에게 내린 처벌 덕분에 가슴속에 억눌렀던 분노도 조금은 줄어들었다.하지만 결국 이 일은 형제지간에 해결할 일이었다.오늘 바도엘이 신왕전에 온 것은 바낙로 때문만은 아니었다.신왕이 이미 벌을 내렸으니 바도엘은 당연히 부왕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그러고 나서 성지로 돌아오는 길에 바야와 부딪치고 충돌한 사실을 자세히 털어놓았다.여기서 바야가 북진연에게 반해서 남총으로 찍어두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바로 말해버리면 부왕이 바야를 아끼는 태도만 보아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북진연에게 번거로운 일이 생길 것이다.고심한 끝에 바도엘은 신왕에게 백월유의 지인은 부인이 있다고 완곡하게 암시했다.정말 부인이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유부남이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거리낌 없이 들이대는 누이동생을 대신 막아주고 싶었다.“알았다. 바야도 너를 걱정해서 그랬을 거다. 평소 너도 왕비와 붙어 있지 말고, 자주 바야를 찾아서 이야기를 나누거라. 너와 바야는 친남매잖니. 충녀는 왕비이자 바야의 형수이니 서로 좋게 대화로 풀어. 가족끼리 못할 말이 뭐가 있겠어.”신왕이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가장의 입장에서 신신당부하자, 바도엘은 속으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부왕은 그럴듯하게 말하겠지만 백월유와 바야는 서로 좋게 대화하는 사이가 아니니, 속마음을 털어놓을 리가 없었다.그는 속으로만 불가능하다 여기고 겉으로 들어내지 않았다.“알겠습니다. 소자 돌아가서 월유와 바야에게 말해 보겠습니다.”물론 정말 돌아가서 말할지 아닐지는 모르는 일이었다.신왕이 마지막으로 ‘물러가라’는 말에 바도엘은 절을 올리고 신왕전을 떠났다.그가 떠나자, 신왕전이 다시 조용해지고 두 노인만 남았다.악담라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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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신왕의 말에 악담라의 눈가에 어두운 빛이 스치다가 이내 빙그레 웃었다.“사형의 부탁이라면 제가 최선을 다해 한 사람을 뽑아 아낌없이 전수할게요. 그러면 사부님께서 전수한 시체 통제술을 이어가는 셈이 되지요.”신왕의 생각도 그러했다.그의 고충술은 적어도 아랫사람들이 물려받았지만 사제의 시체 통제술은 누구도 물려받지 못했다.그래서 후계자를 걱정하는 것은 물론 악담라 슬하에 후계자를 찾아주고 싶었다.좋은 일은 남과 공유할 수 없으니 어차피 후계자를 찾는다면 하나로 합치는 것이 타당하다 여겼다.다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악담라는 바보는 아니었다.사형의 말을 들으면 진심으로 그를 생각해주는 것 같지만 속으로 우습기만 했다.‘사형이 죽는다고?’장담하 건데 이 늙은이의 탐욕스러운 야망으로 절대 늙어서 죽지 않을 것이다.‘무슨 꿍꿍이가 있길래 갑자기 시체 통제술을 노리는 걸까?’악담라는 마음속으로 수많은 추측을 해보다가 결국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떠올렸다.그리고 이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참, 사형. 방금 조카가 들어올 때 저를 보고 조금은 놀라는 눈치더니, 사형과 얘기하면서도 몇 번이나 힐끔힐끔 쳐다보았어요. 혹시 저와 관련된 무슨 일이 일어난 게 아닙니까?”신왕이 손을 들어 하인을 부르더니, 두 사람에게 각자 따듯한 차를 따르라 지시했다.“아마도 왕비와 함께 성지에 들어온 지인과 관련 있겠지. 금지구역 밖에서 들어왔는데 외왕실도 아니고 다른 부락 출신도 아닌 거 같아. 일행이 수상쩍은 것이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 모르겠어.”“참, 사제가 금지구역에 온 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지 않겠나?”신왕의 말투는 차분한데 그 속에 방금 전에 바도엘이 숨기려고 했던 란사 일행의 내력을 암시했다.그제야 악람다가 깨달았다.“그렇군요. 이제 보니 저의 벗들이 왔군요.”“사제의 벗이라고?”신왕은 하얀 눈썹을 치켜 올렸다.“어떤 인물이길래 사제가 벗으로 삼았어?”지금 악담라는 상대방이 온권승인지 아니면 란사인지 알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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