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칫 놀란 악담라는 신왕이 당황해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추측을 더욱 확신했다.“네, 그들은 선향 유적지를 찾아온 게 확실해요. 하지만 어쩌다 금지구역에 들왔는지 모르겠네요. 설마 선향 유적지가 금지구역에 있습니까?”악담라는 말하면서 신왕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주시했다.과연 신왕의 눈가가 꿈틀거리며 당황한 기색을 드러낸 동시에 살의가 스쳐갔다.“무슨 소리야. 선향 유적지는 그저 소문일 뿐이야. 내가 금지구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곳곳을 둘러봐서 잘 아는데,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그러니까 사형의 말씀은 저들은 찾을 수 없다는 뜻이죠?”악담라는 여전히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만약 그렇다면 가서 알려줘야겠어요. 아니면 벗들이 괜히 헛걸음을 할 테니 일찍 돌아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그러자 신왕이 웃음을 터트렸다.“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금지구역에 온 이상, 며칠 더 지내다 가도 돼. 내가 부탁한 일은 며칠 더 미뤄야 하니까, 네 벗들은 바도엘과 왕비가 접대하는 게 좋겠어. 우리도 주인의 도리를 해야지.”그가 완곡하면서도 강제적으로 만류하자, 악담라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그래, 사형이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봐야겠어. 그나저나 선향 유적지는 진짜 존재하는 건가?’한편, 바도엘의 저택에서 란사 일행은 흑석성에 들어온 첫날부터 이미 신왕에게 노출되었다는 것을 몰랐다.그러나 이튿날에 바로 알게 되었다.바도엘이 저택으로 돌아온 뒤, 신왕전에서 늙은 승려를 보았고 어쩌면 란사 일행이 찾는 사람일 거라는 추측을 백월유에게 말했다.그리고 그 당시 늙은 승려와 신왕이 각별한 사이처럼 보였다는 것도 말하려고 했으나, 괜히 일이 커질까 봐 조금 망설였다.백월유는 그의 말을 듣고 언성을 높였다.“빨리 말해 봐요. 당신이 말하기 난처하면 내가 직접 신왕전에 다녀올 거예요. 그 승려인지 확인하고 은인들한테 전달할 거예요. 그러면 무슨 일이 발생해도 왕야한테 불똥이 튀지 않아요.”그녀의 말에 바도엘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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