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1181 - Bab 1190

1214 Bab

제1181화

흠칫 놀란 악담라는 신왕이 당황해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추측을 더욱 확신했다.“네, 그들은 선향 유적지를 찾아온 게 확실해요. 하지만 어쩌다 금지구역에 들왔는지 모르겠네요. 설마 선향 유적지가 금지구역에 있습니까?”악담라는 말하면서 신왕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주시했다.과연 신왕의 눈가가 꿈틀거리며 당황한 기색을 드러낸 동시에 살의가 스쳐갔다.“무슨 소리야. 선향 유적지는 그저 소문일 뿐이야. 내가 금지구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곳곳을 둘러봐서 잘 아는데,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그러니까 사형의 말씀은 저들은 찾을 수 없다는 뜻이죠?”악담라는 여전히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만약 그렇다면 가서 알려줘야겠어요. 아니면 벗들이 괜히 헛걸음을 할 테니 일찍 돌아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그러자 신왕이 웃음을 터트렸다.“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금지구역에 온 이상, 며칠 더 지내다 가도 돼. 내가 부탁한 일은 며칠 더 미뤄야 하니까, 네 벗들은 바도엘과 왕비가 접대하는 게 좋겠어. 우리도 주인의 도리를 해야지.”그가 완곡하면서도 강제적으로 만류하자, 악담라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그래, 사형이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봐야겠어. 그나저나 선향 유적지는 진짜 존재하는 건가?’한편, 바도엘의 저택에서 란사 일행은 흑석성에 들어온 첫날부터 이미 신왕에게 노출되었다는 것을 몰랐다.그러나 이튿날에 바로 알게 되었다.바도엘이 저택으로 돌아온 뒤, 신왕전에서 늙은 승려를 보았고 어쩌면 란사 일행이 찾는 사람일 거라는 추측을 백월유에게 말했다.그리고 그 당시 늙은 승려와 신왕이 각별한 사이처럼 보였다는 것도 말하려고 했으나, 괜히 일이 커질까 봐 조금 망설였다.백월유는 그의 말을 듣고 언성을 높였다.“빨리 말해 봐요. 당신이 말하기 난처하면 내가 직접 신왕전에 다녀올 거예요. 그 승려인지 확인하고 은인들한테 전달할 거예요. 그러면 무슨 일이 발생해도 왕야한테 불똥이 튀지 않아요.”그녀의 말에 바도엘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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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바도엘은 스스로 이런 자신이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란사 일행이 구해준 것이 의도한 도움이라도 자신과 백월유의 목숨을 구한 것은 사실이니, 일단 이 은혜를 갚아야 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했다.스스로 납득한 뒤, 바도엘은 이튿날에 이 사실을 란사 일행에게 알려주었다.“승려가 신왕전에 있었단 말씀이세요?”란사는 이 소식을 들은 순간 정말 놀라웠다.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니었다.어제 밤새 충도인과 함께 흑석성 대부분을 수색했지만 늙은 승려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그때는 인적이 드물고 찾기 어려운 곳에 숨었거나 흑석성에 없다고 추측했었다.그 외에 몇몇 장소가 있었는데 흑석성 가운데 있는 신왕전도 포함되어 있었다.“만약 신왕전이라면 만나기 어렵겠어요.”란사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어젯밤에 독충을 풀어 신왕전에서 멀리 떨어져 관찰했었는데, 워낙 경비가 삼엄하고 동서남북에 고충사와 호위병이 협조하여 지키고 있기에 들어갈 틈이 없었다.백월유가 잠깐 생각하더니 손바닥을 탁 쳤다.“무조건 그 승려를 만나야 한다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란사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런데 백월유는 옆에 있는 바도엘을 쳐다보고 있었다.“며칠 뒤면 마침 당신 생일이잖아요. 신왕과 그 승려를 저택에 오시라고 초대해 보세요.”그러나 바도엘은 승려와 아는 사이도 아니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당신도 알다시피 신왕은 한동안 신전을 떠나지 않았어요. 신왕이 오지 않는다면 승려도 오지 않을 겁니다.”반대로 란사는 이 방법이 통할 것 같았다.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내일 물건을 보여 줄게요. 승려를 만나면 왕야께서 직접 꺼내 보여주시면 바로 알아차릴 거예요.”예전에 늙은 승려가 온모에게 꽤나 흥미를 가졌는데 지금 잡혀서 코앞에 온 이상, 그냥 스칠 리가 없을 것이다.“그 물건을 보고도 오지 않는다면요?”바도엘은 괜한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특히 신왕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러고 싶지 않아 확실한 보증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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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역시나 바야가 신왕에게 가서 억지 부릴 줄 알았다.그보다 이 정도로 ‘은북’에게 집착할 줄은 생각 못했다.은북은 북진연의 가명이고 란사는 바로 무우를 사용했다.무우라는 이름이 얼마나 많은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성녀 무우는 이족들에게 특히 금지구역에서 그녀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한 손으로 셀 정도도 드물 것이다.그러니 란사도 정체가 드러날 걱정이 없었다.정체가 드러나지 않아도 뒤에서 온권승 일행이 금지구역의 흑석성에 도착한다면 그녀를 가만두지 않고 온갖 방법으로 귀찮게 하기 때문이었다.언젠가 들통날 텐데, 괜히 가명을 생각한다고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백월유와 바도엘에게 가명을 말했을 때, 두 사람은 전혀 의심조차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물론 상대방도 의심했겠지만 란사와 똑같이 사소한 일까지 따져서 귀찮게 만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드디어 마음을 다잡은 바도엘은 잠시 란사과 북진연 일행을 자기 벗이라 생각했다.그러니 바야가 각종 이유를 내세워 신왕에게 은북을 남총으로 달라고 조를 때, 바도엘의 안색이 싸늘하게 굳어지며 신전으로 들어갔다.“제발 그만해! 그자는 네 둘째 오라비 귀한 손님이다! 어디서 감히 남총으로 달라는 소리를 지껄이느냐? 게다가 네 저택에 남총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로 부족하냐?”신왕은 일부러 엄숙한 표정을 짓고 조용히 꾸짖었다.바보가 아니라면 호통치면서도 상처를 줄까 봐 아끼는 감정이 가득하다는 걸 느낄 것이다.“부왕! 그 사내는 정말 남달라요. 정말 갖고 싶은데 부왕께서 그 사내를 데려오면 무슨 조건이든 다 들어 줄게요. 그래줄 수 있죠?”바야는 신왕의 팔을 껴안고 흔들면서 애교까지 부렸다.신왕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이 곧 바야의 애교에 넘어가 대답할 것 같았다.바도엘은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목소리를 높여 인사를 올렸다.“소자, 부왕께 안부 인사하러 왔습니다.”“바도엘? 일어나. 오늘도 왔느냐? 설마 무슨 일이 발생했어?”신왕은 평소 조용히 지내는 것을 좋아하기에, 진작부터 세 자녀에게 별일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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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신왕은 그녀의 이마를 콕 찌르고는 빙그레 웃었다.“알았다. 네 둘째 오라비도 있으니까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어서 말해 보거라. 괜히 부왕한테 이러지 말고!”바야는 아직 싱글벙글해 있는 바도엘을 힐끗 쳐다보고는 배시시 웃었다.“제가 뭘 원하는지 부왕도 잘 아시잖아요. 방금 둘째 오라버니도 밖에서 들었을 텐데, 둘째 오라버니가 이 누이동생을 아낀다면 은발 사내를 보상으로 주세요.”참으로 우스꽝스럽고 어처구니없는 요구였다.아무리 바도엘이 성격이 좋아도, 그 말을 듣는 순간 웃음이 싹 가셨다.그는 고개를 들어 신왕 옆에 찰싹 들러붙어 있는 바야를 보며 물었다.“방금 내가 할 말 기억해? 이틀 뒤면 내 생일이야.”바야는 당연히 기억했다.‘누가 모른대?’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 방금 전에 들었던 얘기를 잊을 리가 없었다.지금은 신왕이 앞에 계셔서 참았을 뿐이었다.“둘째 오라버니, 걱정 마세요. 방금 부왕이 둘째 오라버니를 편애했는데 그걸 잊을 리가 있겠어요?”바도엘은 비꼬는 말투에 신경 쓰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기억하면 됐어. 그전에 내 생일인데 누이동생으로서 먼저 생일 선물을 주는 게 어떻냐? 비싼 건 바라지 않아. 그저 내 손님을 남총으로 달라고 난처하게 굴지 말았으면 좋겠어.”예상하지 못했는지 바야의 얼굴이 순간 경직되면서, 도발적으로 비꼬던 미소가 재빠르게 사라졌다.그녀는 무표정으로 아래에 서 있는 바도엘을 노려보는데, 속으로 천불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그동안 아무 쓸모 없다고 여겼던 둘째 오라버니가 오늘따라 머리가 똑똑해 보였다.생일 선물을 내세워서 자신의 요구를 역이용할 줄이야, 그것도 부왕 앞에서 요구하니 체면상 받아주지 않으면 안 되었다.게다가 부왕이 갑자기 바도엘의 생일에 참석하겠다고 허락한 것이 어떤 의도인지 몰랐다.‘설마 부왕께서 바도엘을 후계자로 세울 계획인가?’그녀는 바도엘을 한참이나 쳐다보고는 코웃음을 쳤다.“둘째 오라버니가 그런 생일 선물을 원한다면 뜻대로 해줄게요.”대답을 듣고 나니 바도엘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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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참, 부왕. 며칠 전에 그 지인은 아직 신왕전에 계십니까? 부왕께서 외부인이 아니라고 하셨으니, 가까운 지인들이 오시면 생일 연회도 북적북적할 테니, 그분도 모시고 싶습니다.”바도엘은 일단 바야의 남총 문제를 해결하고 바로 신왕전에 온 진짜 목적을 털어놓았다.그러자 신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분은 내 사제다. 너희들은 사숙이라 불러라.”바도엘은 의심이 들었다.‘그분은 분명 불교의 승려였어. 부왕은 불교 출신이 아닌데, 어떻게 사형제란 말인가?’그것이 알고 싶었지만 바도엘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옆에서 두 사람의 얘기를 듣던 바야가 속으로 깜짝 놀랐다.‘사숙은 뭐야? 왜 나는 본 적이 없어? 또 나 몰래 둘이 무슨 일이 있었구나.’바야는 미간을 찌푸리고 아래에 서 있는 바도엘을 노려보았다.일단 조용히 듣다가 사숙이라는 자의 정체를 알아낸 후에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사숙을 생일 연회에 모시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항상 독단적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안 갈 수도 있어.”신왕도 사제 대신 결정하지 못하자, 바도엘이 이내 말을 이었다.“불편하다면 관두셔도 됩니다. 오늘 아침에 물건 하나 얻었는데 사숙께서 확인해 주셨으면 해서 갖고 왔습니다. 물론 생일 연회에 오신다면 더 좋겠지만요.”물건이라는 말에 신왕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이제 보니 악담라를 초대하는 건 핑계이고, 저택에 있는 손님이 악담라를 만나길 원하는구나.’잠시 생각하던 신왕이 덤덤하게 대답했다.“그 물건을 갖고 오거라. 이따 네 사숙한테 전달하마. 만약 네 생일 연회에 참석하겠다면 사람을 보내 알리겠다.”바도엘은 직접 그 승려에게 전달해주고 싶었다.왜냐면 무우 낭자에게 승려에게 직접 보여주겠다고 약조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신왕의 말을 거스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손바닥만 한 상자를 두 손으로 받쳐서 드렸다.신왕은 상자를 받자마자 조금도 개의치 않고 아들 앞에서 상자를 열어버렸다.“어머! 이 끔찍한 건 뭐예요? 둘째 오라버니! 사숙을 생일 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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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신왕은 천천히 발을 옮겨 관 옆으로 다가가더니 안에 누운 시체들을 쳐다보았다.만약 란사가 여기 있다면 그 중에서 두 시체는 누구인지 알아봤을 것이다.두 번째 관에 온옥지, 세 번째 관에 최소택이 누워 있었다.두 시체에 꿰맨 흔적들이 가득했는데, 특히 온옥지 시체는 당시 얼마나 비참하게 죽었는지 알 수 있었다.어떤 부위는 본래 피부와 색갈이 다른 것이 마치 다른 시체의 피부를 도려내서 붙인 것 같았다.지금 이 시체들은 전부 악담라의 손을 거쳐 다시 고쳐졌다.시체들은 이족의 옷을 입고 머리에 가면을 썼으며 두 눈을 뜨고 있었다.만약 눈 밑이 시커멓고 밖에 드러난 피부를 보지 못했다면 어떤 사람들은 산 사람인 줄 알 것이다.악담라는 신왕의 말에 즉시 대답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고충을 튕겨 시체의 체내에 들여보냈다.그리고 시체와 고충이 다시 융합하고 문제없을 때에서야 천천히 눈을 뜨고 탁한 숨을 내쉬었다.“사형, 가당치도 않습니다. 저는 이런 장소가 익숙하고 편해요. 게다가 요 며칠은 시체들을 고쳐야 해서 침실을 더럽힐 수 없잖아요.”이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지난번에 성녀의 부하와 맞설 때, 시체들이 대부분 손상되었다.고충으로 다시 고쳐야 할 뿐만 아니라, 시체들의 실력을 끌어올릴 생각이었다.평범한 사람을 상대하기에 여유가 넘치지만, 실력이 뛰어난 상대와 맞서려면 한참이나 부족했다.예를 들면 성녀 최측근 암살자와 몇몇 호위무사들은 보통 실력이 아니었다.그들은 악담라가 만든 시체들의 약점까지 꿰뚫어서 다시 맞붙는다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꼭두각시가 전부 죽어 나갈 것이다.그래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었다.란사가 사람을 잡으러 간 사이에 금지구역으로 달려와 빠른 시일내에 전부 실력을 제고시킬 생각이었다.그런데 지금 살갗이 붙은 시체들이 부족했다.악담라가 마침 눈을 감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귓가에 신왕의 말소리가 들렸다.“지하 밀실이 더 편하다면 내일 아랫것들을 시켜 이곳을 정리해 주마. 혹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밖에 문지기한테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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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사람이 아니라면 무엇이냐?”신왕이 궁금하여 다시 질문했더니 악담라가 웃으면서 태연하게 대답했다.“당연히 귀신이죠. 이미 죽은 귀신이요.”이때만 해도 신왕은 사제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귀신이 어디 있다고 정직한 승려도 그런 걸 믿어?”신왕이 믿지 않자, 악담라는 설명하지 않고 상자 안의 손가락을 꺼내 만지작거렸다.“그럼 바도엘의 생일 연회에 가는 거지?”악담라는 본래 참석하기 싫었는데 이 손가락을 본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지금 바도엘 저택에 있는 손님이 누군지 알아챘기 때문이었다.상대방이 바도엘을 통해 손가락을 넘기며 유인했으니 그들의 목적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악담라는 속으로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시체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하고 어떻게 실력을 제고시킬지 고민하던 중이었다.그런데 성녀가 산송장을 창왕의 손에서 빼앗아 올 줄이야.그렇다면 산송장을 위해서라도 생일 연회에 참석해야 했다.“사형의 아들이 선물까지 주면서 초대하는데, 사숙으로서 당연히 선물을 챙기고 축하하러 가야지요.”“하하하. 선물은 됐고, 사제가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바도엘에게 축복일 거야.”악담라가 흔쾌히 대답하자, 신왕은 호탕하게 웃었다.“이 기회에 바낙로와 바야도 불러야겠어.”그때면 사제에게 어떤 아이가 시체 통제술을 배울 자질이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이 일은 이미 신왕에게 약조한 것이라 악담라도 거절하지 않았다.“사형,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살펴보겠습니다.”겉으로 이렇게 말했지만 악담라의 마음은 이미 바도엘 저택에 가 있었다.이틀 뒤에 생일 연회인데 벌써 선물을 보내다니, 조금은 조바심이 났다.‘어쩌면 이러는 게 더 안전할 수도 있어.’사형은 눈치가 빠르고 영리하여 절대 자신의 비술을 보여주면 안 되었다.아니면 이 영감의 계획으로 그 산송장을 빼앗을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며 악담라는 가까스로 진정했다.지하 밀실에서 나온 신왕은 부하에게 지시하여 바낙로와 바야에게 전갈을 보냈다.이와 동시에 지하 밀실 반대편에 어둡고 습한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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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신왕의 부하가 몸을 숙이며 전했다.“신왕께서 말씀하시길, 바도엘 친왕의 생일 연회는 가족 모임이기도 하니 전부 모이라고 하셨습니다.”“전부 모이라고? 바낙로 오라버니도 간대?”바야는 바로 낌새를 알아차리고 물었다.부하가 사실대로 대답했다.“바낙로 친왕도 가십니다.”그 말에 바야가 눈동자를 굴리더니 코웃음을 쳤다.“됐어. 바낙로 오라버니도 간다니 이 왕녀도 함께 가야겠네.”장담하는데 이번 바도엘의 생일 연회가 아주 시끌벅적할 것이다.‘바낙로는 틀림없이 잔칫상을 뒤엎어서 바도엘을 난처하게 만들 거야.’바야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이와 동시에 바도엘 저택.바도엘이 저택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왕에게서 사숙도 생일 연회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그런데 기쁨도 잠시 신왕은 사숙뿐만 아니라 바낙로와 바야까지 동원한 것을 알게 되었다.바도엘의 표정이 순간 딱딱하게 굳어졌다.그들 삼남매의 관계가 얼마나 나쁜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평소에 신왕의 앞에서만 화목한 남매인 척 연기하지, 뒤에서 바낙로는 아우를 죽이려고 용을 쓰고, 바야는 둘째 오라버니를 죽이지 않아도 그의 부인 백월유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었다.그래서 두 사람이 온다는 소식에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특이 바야가 은북을 노리고 있으니 말이다.바도엘은 맞은편에 앉은 북진연을 쳐다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그날에 은북 일행도 참석하는데 바야가 체면도 고려하지 않고 강제로 추행할까 봐 걱정되었다.그녀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그때면 아무리 바야를 말려도 이미 죽을 쓴 마당에 은북은 원하지 않아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아니면 부왕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바도엘은 은북 일행의 실력을 믿지만 어떤 일은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었다.백월유는 혼자 끙끙 고민하는 그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왜 그래요? 설마 승려가 안 온대요?”바도엘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그분은 온다고 했어요.”“그런데 왜 안절부절하는데요?”백월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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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어떻게 생각하든, 당신은 반드시 바낙로를 지켜봐야 해요.”백월유가 퉁명스럽게 경고했다.“화를 푸세요. 내가 반드시 두 사람을 잘 감시할 거예요. 만약 이상한 조짐이 보이면 은북 공자와 무우 낭자는 절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바도엘이 연신 당부했다.“신왕의 고충술은 내왕실에서 능가할 사람이 없어요. 그러니까 두 분의 안전을 위해 무슨 일이 생긴다면 본왕이 해결하도록 맡겨주세요.”맞은편에 앉은 란사와 북진연이 서로 눈을 마주쳤다.란사는 침묵하고 북진연이 싸늘하게 말했다.“바도엘 친왕께서 알아서 해결하면 가장 좋지요. 하지만 해결할 수 없거나 막지 못한다면 우리도 가만히 당하지 않을 테니, 미리 양해 부탁합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란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태도를 표명했다.“신왕의 고충술이 대단하겠지만 우리도 마음 준비는 하고 있었어요. 그때에 바도엘 친왕께서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도 무리하게 나서지 않겠어요.”다만 란사 일행은 그들의 방식으로 방해되는 사람을 처리할 것이다.바도엘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속으로 못마땅하게 여겼다.란사 일행은 신왕의 실력을 보지 않아서 태도가 건방지고 큰소리를 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하지만 그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란사는 신왕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만,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있다는 걸 설명했다.필경 이틀 전에 충도인과 흑석성 전체를 수색할 때, 만일을 대비해 만단의 준비까지 했었다.그러니 무슨 일이 생기거나, 신왕이 그들을 죽이려 한다면 흑석성 전체를 그들의 무덤으로 만들 것이다.그 외에 북진연도 놀고만 있지 않았다.비록 바도엘 저택을 나가지 않았지만, 유성의 도움으로 흑석성의 지도를 그려놓고 각 골목마다 배치한 방어망을 파악했다.이를 통해 가장 빠르게 철수할 수 있는 세 가지 경로를 그려냈는데 그날에 뜻밖의 상황이 발생해도 융통성 있게 변경할 수 있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진작에 공격과 방어 준비를 완벽하게 배치했다.지금은 적군의 도성에서 고립된 상황에 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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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동시에 백월유도 바도엘을 위해 충녀 자리에 올라 신왕의 꼭두각시가 되었다.“그 당시 내가 백초유한테 당해서 하루아침에 폐인으로 좌천했을 때, 다른 고충들을 조종할 능력마저 잃었어요. 충령족은 폐인이 필요하지 않기에 이런 나를 쫓아내고 백족 부락에 버렸어요. 그때 바도엘이 천 리 길을 달려 대명까지 쫓아가서, 그놈들한테서 곧 죽어가는 나를 구해줬어요. 그리고 돌아와서 나를 신분이 귀한 친왕비 자리에 들이자, 예전에 나를 쫓아냈던 족인들이 입을 다물었어요. 그리고…”어찌된 일인지 요즘 따라 두 사람 앞에서 점점 솔직해졌다.그녀가 측은한 표정으로 그 당시 발생한 일들을 얘기할 때, 란사는 조용히 들으면서 적지 않은 정보를 얻었다.그때 백월유가 어떻게 대명에 나타나게 되었는지, 어떻게 온권승과 알게 되었는지, 이미 죽었던 그녀가 어떻게 되살아났는지, 그리고 아들이 대명에 있는 걸 알면서도 왜 찾아갈 수 없었는지 등등.한바탕 속사정을 털어놓는 바람에 란사도 내막을 알게 되었다.그렇게 란사와 북진연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백월유의 말이 끝날 때까지 들어주었다.백월유는 고개를 들고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정확히 말하자면 란사를 보고 있었다.지금 란사와 북진연은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백월유의 눈은 란사의 눈을 주시했다.“실은 낭자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내가 알던 사람과 아주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그 말에 란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긴장할 거 없어요. 그년이 아니라 란씨 가문의 아가씨를 말한 거예요.”란사는 반박하지 않고 침묵했다.그녀의 반응에 백월유는 자신의 추측이 맞은 것에 빙그레 웃었다.“란씨 아가씨는 이름도 예쁘고 아주 친한 벗도 있었어요. 나와 란씨 아가씨는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그 벗과 꽤 친했어요. 왜냐면 그 벗이 내 목숨을 구해줬거든요.”백월유가 란씨 아가씨의 벗을 언급할 때 얼굴에 미소가 점점 번졌다.“무우 낭자도 알 거예요. 바로 수월관의 막수 사태예요.”아주 익숙한 이름이 귀에 들리자 란사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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