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낙로의 뜻을 모르는 바도엘은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반응했다.자기 생일 연회에서 신왕이 갑자기 후계자에 대해 언급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것도 늙은 승려와 관련이 있다니, 진작에 알았다면 절대 신왕과 악담라를 저택에 모시지 않았을 것이다.‘이거 큰일이네.’비록 바낙로와 바야가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바도엘이 오늘 두 어르신을 모신 것은 자기들 앞에서 일부러 과시한다고 오해했을 것이다.그러니 형과 누이동생은 이미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다는 것을 의미했다.삼남매는 예전부터 원수 같은 사이였는데, 부왕의 이런 말 때문에 바도엘과 백월유의 처지는 더욱 악화되어 불길에 기름을 붓는 식이 되었다.바도엘은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했다.이번 일이 끝나면 백월유와 함께 흑석성을 떠나 그녀의 아들을 찾은 뒤에, 셋이서 조용하고 아무도 모르는 곳을 찾아 안착하고 평생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이다.‘망할 영감탱이, 죽고 싶어?’바도엘이 자기 부인을 데리고 떠나 세상을 누비며 살 생각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백월유는 이를 갈며 욕을 퍼부었다.‘괘씸한 늙은이라고! 어쩐지 바도엘의 생일에 오겠다고 흔쾌히 대답한다 했더니, 이런 개수작을 부리려고 했구나.’바도엘이 후계자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을 알면서 일부러 후계자 쟁탈전에 끌어들인 것이다.매일 자상한 아버지인 척하면서 화목한 가족을 유지해도, 결국은 아들과 딸이 서로 물어뜯게 핍박한 것이 아닌가?이러다 나중에 셋이 전부 죽는다면 누구도 그 자리를 계승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시체 통제술이고 나발이고 바도엘은 전혀 그 방면에 재능이 없거니와, 그쪽에 재능이 있는 걸 원하지도 않았다.그녀와 바도엘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랐으니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저 평범하고 안락한 삶을 원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았다.바도엘은 신분뿐만 아니라 매우 잔인하고 매정한 인간들과 가족이고, 게다가 백월유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이렇게 많은 장애물이 있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