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1191 - Bab 1200

1214 Bab

제1191화

흠칫 놀란 백월유는 조용히 손을 거두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알았어. 만지지 않을게. 이렇게 착하고 귀여운 낭자가 어쩌다 이런 사나운 늑대한테 찍혔을까?’그녀는 속으로 안타까워했는데, 이틀 뒤면 착한 낭자를 노리는 ‘늑대’가 한 명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이틀이라는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그동안 온권승과 창청람 일행이 드디어 흑석성에 도착했다.도성 입구에 들어선 순간, 입구에서 감시하던 란사의 독충이 제일 먼저 반응했다.독충은 온권승의 뒤를 조용히 미행하여 성 내의 한 객잔에 들어가서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나오지 않은 것을 지켜보았다.“예상한 것보다 늦게 왔네.”그들이 오기 전에 란사와 북진연은 이미 만단의 준비를 했기에 이 시점에 온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북진연이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금지구역의 지형 때문일 거야.”만약 백월유와 바도엘이 앞장서서 안내하지 않았다면 그들도 이렇게 빨리 금지구역 가장자리에서 흑석성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그 넓은 숲에서 현지인이 안내하지 않으면 방향을 잃고 헤맬 것이 뻔했다.게다가 숲에서부터 흑석성으로 빙빙 돌아서 와야 하기에, 창청람과 해란이 아무리 이족이라도 내왕실에 대해 알 리가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성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신왕전에 갔거나 내왕실 사람을 찾아갔지, 객잔에 머물지 않을 테지.“외왕실와 내왕실 관계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밀접하지 않아.”북진연이 분석하더니 이런 결론을 내렸다.“그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움직이는 데 유리하겠네요.”란사는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 올렸다.“하지만 어찌 됐든 내일 생일 연회에서 조심하자.”“네.”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지었다.이튿날, 바도엘 저택의 대문 앞.신왕은 자색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가마에서 내리고는 안으로 들어갔다.그의 뒤에 악담라가 기다리고 있었다.“부왕, 사숙! 어서 오십시오!”바도엘은 왕비 백월유와 하인들을 이끌고 마중나와 큰절을 올렸다.절을 받은 악담라는 신왕과 똑같이 자상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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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한 발짝 떨어진 바야는 옆에 서 있는 백월유를 힐끔 보더니, 신왕 일행이 들어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비아냥거렸다.“너 같은 폐물은 그저 옷이나 씻고 음식이나 만들 가치만 있구나?”백월유는 이런 말에 익숙해져서 듣는 척도 하지 않고 뒤에 따라오는 안색이 창백한 바낙로를 쳐다보았다.“누굴 보고 있어? 내 뒤에 있는 큰오라버니를 보는 거야?”폐물에게 무시당한 바야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뒤를 돌아보다가 못 볼 거라도 본 것처럼 깜짝 놀라며 입을 가렸다.“세상에, 천한 것이 둘째 오라버니도 모자라서 이젠 큰오라버니까지 유혹하려고? 하긴, 그때 하마터면 큰오라버니한테 시집갈 뻔했지. 설마 둘째 오라버니도 모자라서 옛정을 되찾고 싶어?”“바야.”바야의 말이 끝나자 백월유가 갑자기 부드럽게 이름을 불렀다.그리고 바낙로를 보던 시선을 돌려 그녀와 두 눈이 마주쳤다.“오늘 바도엘의 생일인 걸 봐서 경고만 할게. 오늘 그 입 잘 간수하는 게 좋을 거야. 다시 내 명예를 더럽히면 신왕께서 계셔도 개망신을 줄 테니까.”백월유가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어도, 바야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피식 웃었다.한마디 쏘아붙이려고 할 때 백월유는 이미 돌아서서 저택으로 들어간 뒤였다.바야는 순간 안색이 시커멓게 굳어졌다.그때 바낙로가 그녀를 스쳐지나 가자 갑자기 불러 세웠다.“바낙로 오라버니!”바낙로가 그녀를 힐끗 돌아보았다.바야는 초라한 그의 모습을 아래위로 훑더니 비웃듯 말했다.“뱀동굴에 있으니까 고통스럽죠? 내가 대신 복수해 줄까요? 큰오라버니도 저 연놈들을 원망하잖아요?”바야가 말한 ‘연놈’은 바도엘과 백월유를 가리켰다.그녀의 말 뜻을 알아들은 바낙로는 대답 대신 오히려 흉악한 표정으로 협박했다.“저 연놈들은 본왕이 직접 처리할 거야. 너는 내 일에 끼어들지 마!”‘내 여인을 빼앗은 놈과 나를 싫어하고 무시했던 더러운 년 때문에, 부왕께 경고를 받고 뱀동굴에서 꼬박 사흘이나 벌을 받았어. 예전과 지금 원한 모두 내 손으로 갚아야 속이 시원할 거야!’바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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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바야의 말에 온갖 원망에 빠져 있던 바낙로는 순간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그는 홱 돌아서서 바야의 팔을 거칠게 잡고는 큰소리로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어?”바야도 예상했지만 바낙로의 반응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심지어 그녀에게 손찌검까지 하면서 확인하려 들었다.“아프잖아요! 이거 놔요!”바야는 아무리 뿌리쳐도 돌처럼 단단한 그의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알고 싶으면 손부터 놔요! 아니면 아무 말도 안 할 거예요!”이미 들었는데 이제 와서 못 들은 척할 수 없지 않은가?바낙로는 억지로 화를 참으며 바야의 손목을 풀어주고는 이를 갈며 윽박질렀다.“당장 말해!”바야의 남총이 앞으로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주무르려고 하자, 이미 뚜껑이 열린 바야는 남총을 한쪽으로 내팽개쳤다.“저리 꺼져!”그녀는 스스로 손목을 문지르며 시큰둥하게 말했다.“바낙로 오라버니, 머리를 좀 굴려봐요. 예전에 우리 생일에 부왕은 수련을 핑계로 참석한 적이 없는데, 오늘 바도엘 오라버니 생일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사숙이라는 승려까지 데리고 왔어요.”바야는 말하다가 저도 모르게 코웃음이 터져 나왔다.“그 승려의 정체가 뭔지 알아요?”실은 뱀동굴에서 사흘이나 고통을 받은 바낙로는 승려에 대해 알 리가 없었다.이 순간 바야는 기꺼이 정보를 알려주고 싶었다.“그분은 부왕의 사제이자 우리 충령족의 고충술과 동등한 기술인 시체 통제술을 연마한 유일한 후손이라고요.”바낙로는 바야가 이간질하는 줄 알았는데, 마지막 말을 듣는 순간 그 의심이 사라졌다.왜냐면 그것은 시체 통제술이기 때문이었다.부왕은 나이를 많이 먹었음에도 왜 아직도 후계자를 정하지 않았는지 잘 알고 있었다.왜냐면 셋 중에서 부왕의 고충술을 계승할 타고난 재능이 없기 때문이었다.바야도 그저 두 오라버니보다 조금 더 나을 뿐, 조금 우위를 차지해도 여인이라는 이유로 신왕은 후계자로 삼지 않았다.이것만 생각하면 바야는 속에서 천불이 일어났다.바낙로는 장남인데 처지가 난감한 건 마찬가지였다.바도엘과 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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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바낙로는 인상을 확 굳히고 싸늘하게 물었다.바야가 입꼬리를 올리며 쌩긋 웃었다.“바낙로 오라버니, 아직도 모르겠어요? 우리 둘이 손을 잡아야 바도엘과 백월유를 상대할 수 있어요. 두 사람을 끌어내야 우리가 경쟁할 기회가 생기죠. 그때면 큰오라버니가 이기든 내가 이기든, 바도엘은 끼어들지도 못할 테니까요.”그녀의 말에 바낙로는 침묵했다.그래도 바야는 재촉하지 않았다.“조급할 거 없어요. 부왕이 바도엘을 결정했어도 우리한테 시간이 있어요. 그러니까 내 제안을 잘 생각해 봐요. 결정을 내리면 속히 답해줘요.”말을 마친 바야는 가벼운 걸음으로 남총을 데리고 먼저 들어갔다.혼자 남은 바낙로는 그 자리에 서서 여전히 침묵했다.하지만 오래 서 있지 않고 이내 들어가서 참 다행이었다.왜냐면 대문으로 들어갔을 때 신왕 일행이 멀지 않은 대나무 아래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너희 둘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오늘 네 아우의 생일이야. 형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냐?”바낙로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재빨리 바야를 쳐다보고 별다른 반응이 없는 걸 보고서야 안심했다.보아하니 방금 두 사람이 나눈 대화를 못 들은 것 같았다.“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사흘 동안 뱀동굴에서 벌받고 있어서 사숙이 오신 줄은 몰랐습니다. 사숙과 초면이기도 하고 부왕과 사이가 각별해 보여서 궁금한 나머지 바야한테 물었습니다. 부왕, 사숙, 부디 용서해 주세요.”바낙로의 의심은 바야의 입놀림에 더는 억누를 수 없지만, 바야의 말을 완전히 믿은 것도 아니었다.차라리 직접 사숙의 내막을 알아볼 생각이었다.필경 다른 사람의 입에서 듣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조사하는 것이 더 확실하니까.바낙로의 말에 신왕은 곧바로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차렸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왜냐면 악담라는 실력이 형편없는 세 자식들을 위해 부른 마지막 수단이었다.셋이 모두 고충술을 계승할 재능이 없으니 시체 통제술을 이어받을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셋이 모두 평범한 자질일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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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바낙로의 뜻을 모르는 바도엘은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반응했다.자기 생일 연회에서 신왕이 갑자기 후계자에 대해 언급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것도 늙은 승려와 관련이 있다니, 진작에 알았다면 절대 신왕과 악담라를 저택에 모시지 않았을 것이다.‘이거 큰일이네.’비록 바낙로와 바야가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바도엘이 오늘 두 어르신을 모신 것은 자기들 앞에서 일부러 과시한다고 오해했을 것이다.그러니 형과 누이동생은 이미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다는 것을 의미했다.삼남매는 예전부터 원수 같은 사이였는데, 부왕의 이런 말 때문에 바도엘과 백월유의 처지는 더욱 악화되어 불길에 기름을 붓는 식이 되었다.바도엘은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했다.이번 일이 끝나면 백월유와 함께 흑석성을 떠나 그녀의 아들을 찾은 뒤에, 셋이서 조용하고 아무도 모르는 곳을 찾아 안착하고 평생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이다.‘망할 영감탱이, 죽고 싶어?’바도엘이 자기 부인을 데리고 떠나 세상을 누비며 살 생각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백월유는 이를 갈며 욕을 퍼부었다.‘괘씸한 늙은이라고! 어쩐지 바도엘의 생일에 오겠다고 흔쾌히 대답한다 했더니, 이런 개수작을 부리려고 했구나.’바도엘이 후계자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을 알면서 일부러 후계자 쟁탈전에 끌어들인 것이다.매일 자상한 아버지인 척하면서 화목한 가족을 유지해도, 결국은 아들과 딸이 서로 물어뜯게 핍박한 것이 아닌가?이러다 나중에 셋이 전부 죽는다면 누구도 그 자리를 계승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시체 통제술이고 나발이고 바도엘은 전혀 그 방면에 재능이 없거니와, 그쪽에 재능이 있는 걸 원하지도 않았다.그녀와 바도엘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랐으니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저 평범하고 안락한 삶을 원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았다.바도엘은 신분뿐만 아니라 매우 잔인하고 매정한 인간들과 가족이고, 게다가 백월유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이렇게 많은 장애물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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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원래 보기 안 좋던 바낙로의 안색이 갑자기 험상궂게 변했다.신왕이 여기 없었다면 두 사람을 보자마자 달려들어서 죽였을 것이다.만약 저들이 방해하지 않았다면 바도엘 그 퇴물은 진작에 죽었지, 지금까지 살아서 생일 연회를 열거나 그의 후계자 자리를 겨루지 않았을 것이다.이 생각만 하면 살기가 점점 깊어졌다.심지어 지금은 바도엘보다 두 놈을 더 죽이고 싶었다.“저희는 무우와 은북이라 합니다. 신왕께 인사 올립니다.”신왕 일행이 들어서자 란사와 북진연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인사를 올렸다.비록 두 사람이 가면을 썼지만 악담라는 첫눈에 누구인지 알아차렸다.신왕이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긴 수염을 쓰다듬었다.“두 사람 중에서 누가 악담라가 칭찬하던 후배인가?”란사와 북진연은 무슨 뜻인지 몰라 서로 쳐다보았다.그들과 사악한 악담라는 누가 누굴 칭찬하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 해치는 사이라고 말하는 것이 적합했기 때문이었다.두 사람은 대답하지 않고 악담라가 스스로 설명하길 기다렸다.“사형, 두 사람 모두 제가 칭찬하는 후배입니다. 이들이 사는 곳에서 모두 훌륭한 인물이지요.”악담라가 ‘두 사람 모두’라는 말에 신왕은 란사와 북진연을 자세히 살피다가 가면을 주시했다.“사제의 후배이자 왕비의 벗이라면 굳이 예의를 차릴 필요 없네. 다들 앉게나.”신왕은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얘기하니 다른 사람들도 별다른 소리를 내지 않았다.란사와 북진연이 앉으려 할 때, 백월유가 두 사람을 끌어당겨 란사는 자기 옆에, 북진연은 바도엘의 옆에 앉혔다.그리고 맞은편에 바낙로와 바야가 앉았다.바낙로는 칼날 같은 시선으로 란사와 북진연을 노려보고, 바야는 대청에 들어온 순간부터 북진연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짜증난 북진연은 손을 허리에 가져갔다.깜짝 놀란 바도엘은 그가 또 칼을 뽑고 공격하는 줄 알고 이내 진정시켰다.“은북 형씨, 제발 참아야 합니다. 여기에 온 목적부터 생각하세요.”북진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바도엘이 북진연을 걱정하는 모습을 신왕이 덤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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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다들 묵묵히 지켜보고 있을 때, 누군가 갑작스러운 한마디에 분위기가 깨졌다.바야는 북진연을 대놓고 쳐다보며 감탄했다.안타깝게도 키가 작은 소년은 여인인 자기보다 더 예쁘게 생기고 몸매도 가냘퍼서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다.이런 유형은 좋아하지 않고, 아름다운 은발에 준수한 외모를 가진 사내를 좋아했다.북진연의 얼굴은 바야의 마음속에 그야말로 완벽한 사내였다.만약 몸집이 더 컸다면 훌륭하겠지만 말이다.“자중하세요. 침이 흘러요. 바낙로 친왕.”첫마디에 바야는 자신을 말하는 줄 알고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입가를 닦았는데, 바낙로 친왕이라는 말에 큰오라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잠깐, 큰오라버니가?’바야는 믿을 수 없어 고개를 확 돌렸다.아니나 다를까, 바낙로는 방금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눈도 깜빡이지 않고 맞은편을 응시하고 있었다.하지만 그의 눈길은 바야의 눈길과 방향이 달랐다.바야의 눈은 북진연을 주시하고 바낙로의 눈은 란사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두 남매의 열광적인 눈빛에 맞은편의 두 사람은 미간을 찌푸렸다.‘얼굴을 찡그리는 것마저도 예뻐. 역시 내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니까.’바야는 처음 북진연을 봤을 때를 말한 것이었다.그때 북진연과 란사 모두 가면을 썼는데, 첫눈에 가면 아래의 얼굴이 잘 생겼다고 단정했다.그래서 신왕 앞에 달려가 억지로 남총으로 달라고 청한 것이었다.아쉽게도 바도엘이 나서서 막는 바람에 계획이 실패했지만, 이 순간 가면 아래 절세미남의 얼굴을 보았더니 후회가 밀려왔다.‘이렇게 잘생긴 걸 알면서도 그때 왜 부왕 앞에서 단호하게 밀어붙이지 못했을까?’이 사내는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혹적이었다.그때 고집을 부려서 부왕의 허락을 받았다면, 이 사내와 마주 앉아 있는 게 아니라 벌써 그녀의 저택에 들여서 마음껏 탐하면서 즐겼을 것이다.그런 생각에 바야는 흥분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옆에 바낙로는 더더욱 가만있지 못했다.“너… 사내냐 계집이냐?”란사를 뚫어지게 보고 있으니 그녀에게 묻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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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악담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말했다.솔직히 그 역시도 꽤 놀랐다.어쩌면 나이를 먹어서, 또 어쩌면 대명의 성녀와 섭정왕을 보았기에 가면을 벗어도 놀라울 거 없이, 그저 일반 사람보다 외모가 뛰어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사형의 큰아들과 막내 딸이 동시에 추태를 부릴 줄이야.그는 저도 모르게 란사와 북진연을 다시 쳐다보았다.자세히 살펴봤더니, 이족 중에서 드물게 볼수록 예쁘고 준수하게 생긴 외모였다.게다가 이족의 피부는 검은 편인데 두 사람은 피부가 뽀얀 것이 마치 옥을 연상하게 했다.그러니 두 남매가 반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것이다.물론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악담라는 앞으로 이용할 가치를 발견했다.‘정말 사내인가?’바낙로는 걸상에 앉아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당당한 모습은 사내임이 틀림없는데 웬일인지 믿기지 않았다.‘한 사내가 그것도 소년이 어떻게 이 정도로 매혹적이게 생겼단 말인가?’이것은 완전히 아름다움의 기준을 초월하는 외모였다.만약 신왕 일행이 없었다면 진수성찬으로 차린 밥상이라도 뒷전으로 하고 바로 소년의 앞으로 달려가 대놓고 살펴보았을 것이다.란사와 북진연의 안색이 점점 일그러지고 어두워지자, 바도엘은 커다란 족발을 들어 바낙로의 입에 쑤셔 넣었다.“형님, 그만 보고 식사하세요. 다 식으면 맛이 없어요.”바도엘은 말하면서도 이를 갈았다.오늘처럼 형님과 누이동생이 창피한 적이 없었다.마치 미남과 미녀를 못 본 변태처럼 대놓고 주시하는 것이 정말 창피하고 무례했다.심지어 두 사람과 혈육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백월유도 똑같이 족발을 들어 바야의 입에 넣었다.“둘째 오라버니 말씀이 맞아요. 바야, 어서 먹어요. 평소 족발이라면 사족을 쓰지 못하면서, 왜 먹지 않아요?”“누가 족발을 좋아… 나 좋아하지 않아요.”바야는 발끈하다가 이내 순종했다.평소 같았으면 한 손으로 족발을 뜯고 다른 손으로 술을 마시더니, 지금은 조신하게 행동했다.북진연을 보면서 족발을 깨작거리며 먹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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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악담라는 순간 식겁했다.‘시체를 훼손하면 안 돼.’산송장으로 꼭두각시들의 실력을 올려야 하니, 반드시 손에 넣어야 했다.‘관두자. 어쨌든 그 계집은 소용없으니 바꾸면 그만이야.’악담라는 손을 들어 작은 거미의 몸을 톡톡 치면서 승낙했다.그가 허락하니 란사는 드디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이제는 연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되었다.그런데 생일 연회는 도저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란사는 조용히 앉아서 듣기만 하고 누구의 관심도 끌지 않았는데, 신왕이 갑자기 그녀를 쳐다보았다.“무우 청년,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는가? 혼인은 했는가?”갑작스러운 질문에서 특히 마지막 질문을 한 의도를 알 수 없었다.신왕의 말에 모든 사람이 미간을 찌푸리거나, 의아한 눈빛으로 신왕을 보고는 란사를 바라보았다.란사는 속으로 불호를 외웠다.‘나무아미타불.’그러고는 태연하게 젓가락을 내려놓고 신왕 쪽을 보면서 능숙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았다.“신왕께 아룁니다. 저는 올해 약관입니다.”사내의 약관이란 여인의 쌍십, 즉 스무 살을 뜻한다.북진연은 그 말을 듣자마자 거짓인 걸 알아차렸다.란사가 작년에 성인식을 올렸는데 또 스무 살이 될 리가 없었다.그보다 이런 자리에서 신왕이 갑자기 나이와 혼인에 대해 묻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기에 차라리 사실보다 거짓을 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란사도 그와 똑같은 생각이었다.그런데 신왕이 그녀의 거짓말을 알아챘는지, 의미심장하게 웃는 것이었다.“그런가? 어려 보이는데 벌써 약관이라니.”란사는 여전히 침착하게 대답했다.“동안이란 말을 많이 듣긴 합니다.”바낙로는 여전히 란사를 쳐다보고 신왕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속으로 생각했다.‘겨우 스무 살인가?’하지만 얼굴이 확실히 앳되게 생겼다.몸집도 작아서 품에 안으면 쏙 들어올 같고 족내 여인들보다 여리여리하고 방금 서 있을 때도 바야보다 머리통 하나 정도는 작아 보였다.하지만 바야는 여인처럼 보이지 않으니, 두 사람을 같이 놓고 보면 비교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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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두 사람이 갑작스레 일어나는 바람에 식탁 위에 놓였던 그릇들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그러고는 동시에 이렇게 외쳤다.“부왕! 무슨 헛소리예요? 두 사람이 어디가 적합해요?”“부왕! 함부로 내 정혼자를 결정하지 마세요! 누가 저런 약골이랑 혼인해요?”하나는 역겨워하고 하나는 분노하면서 신왕의 제안에 반대했다.그리고 아직 일어서지 않았지만 북진연 역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얼굴이 시커멓게 굳어버렸다.그는 사늘한 눈빛으로 반응이 심한 두 남매를 힐끗 보고는 란사 대신 거절했다.“관두시지요. 신왕의 호의는 마음으로만 받겠습니다. 저희는 이미 정혼자가 있으니 굳이 혼사를 정해 주실 필요 없습니다.”만일을 대비해 각자 혼약을 맺은 상대가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아니면 또 누가 쓸데없이 들이댈 것 같아서 미리 차단한 것이었다.두 남매의 눈빛만 보아도 시커먼 속내를 알 것 같았다.오늘 생일 연회가 이런 분위기라는 걸 알았다면 다른 방법으로 늙은 승려를 만났지, 괜히 참석하여 다른 놈이 그의 무우에게 침을 흘리는 꼴을 보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제 와서 말해도 늦었다.북진연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다.사실 그가 제일 경계하는 것은 바낙로와 바야가 아니였다.비록 두 남매의 눈빛이 부담스럽고 역겹지만 기껏해야 더러운 파리에 불과하니, 두 사람을 제거하는 건 쉬워도 신왕이라면 말이 달랐다.그렇다고 실력이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대가가 필요했다.본인이 다치거나 심지어 죽더라도 두렵지 않았다.그저 여기에 그의 무우가 있고 상대방이 감히 그의 무우를 노리기 때문에, 북진연의 눈빛이 더더욱 날카로워졌다.신왕은 그의 눈빛과 살의를 감지하고 속으로 감탄했다.‘젊은이가 배짱이 있네. 바낙로와 바도엘보다 엄청 강해.’아쉽게도 그의 친아들이 아니니 말해도 소용없었다.“정혼자가 있다고? 그렇다면 안타깝게 됐군. 어느 부족의 여식인데 이렇게 훌륭한 무우 청년과 혼약을 맺었단 말인가?”북진연이 이미 거절했는데도, 신왕은 여전히 꼬치꼬치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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