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선이든 악이든, 계산이든 호의든, 한 번만 보고도 상대방의 속내를 꿰뚫었다.그녀는 신왕 앞에서 태도는 겸손했지만, 말투와 표정은 주저함 없이 거절했다.바야는 두 팔을 껴안고 콧방귀를 꼈다.‘보는 눈이 없는 놈. 감히 나를 거절해? 거절해도 내가 너를 거절해야지.’지금 신왕과 눈도장을 찍은 저 은발 사내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면, 진작에 저 약골의 목을 쳤을 것이다.‘네 꼴로 내 부군이 된다고? 어림도 없지.’바야는 혐오스러운 표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신왕이 다시 밀어붙이고 싶어도 더는 강요할 수 없기에 그저 탄식했다.“알았네. 헌신짝도 자기 짝이 있는 법이지. 네가 원하지 않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겠다.”그런데 바낙로는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난 원해요!’바야는 싫겠지만 그는 정말 소년과 혼인하고 싶었다.그런데 입 밖에 내기 전에 신왕이 일어서서 손사래를 쳤다.“됐다. 너희들끼리 먹거라. 난 이만하고 돌아가겠다. 바도엘, 네 사숙을 잘 모셔야 한다. 접대가 소홀해서 네 사숙을 섭섭하게 하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다.”“부왕, 염려 마세요. 소자가 사숙을 잘 모시겠습니다.”그는 신왕을 배웅하려고 곁으로 다가갔는데 정작 신왕은 사양하면서 삼남매에게 한마디만 귀띔했다.“너희 셋은 사숙한테 잘 보여야 한다.”그러고는 빙그레 웃으면서 악담라에게 당부했다.“사제한테 부탁하겠다.”악담라가 일어서며 대답했다.“사형, 걱정 마세요.”바도엘이 남게 되자 백월유가 일어서서 신왕을 배웅했다.신왕이 떠난 뒤, 대청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란사와 북진연은 그나마 침착했다.방금 제대로 먹지 못했기에 신왕이 떠나자 더는 눈치보지 않았다.두 사람은 다시 젓가락을 들고 배를 채울 준비를 했다.백월유가 바도엘의 생일을 축하하고, 란사 일행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맛나는 음식과 좋은 술을 준비했으니 먹지 않으면 성의를 저버리는 게 아닌가?란사는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북진연은 그녀의 앞에 놓인 음식을 바라보았다.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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