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는 속으로 바낙로를 여지없이 무시했다.그렇다고 이럴 때 속내를 드러내면 안 되니, 시큰둥한 표정을 거두고 계속 생각해 주는 척 연기했다.“바낙로 오라버니, 지금 중요한 것은 누가 강한 게 아니에요. 우리 둘이 내쳐진 이상, 다시 손을 잡고 바도엘을 쓰러트리지 않으면 흑석성은 물론 심지어 백족 부락에도 우리를 용납할 자리가 없어요!”물론 이런 말로 바낙로를 겁주려는 것이 아니었다.바도엘은 그들에게 아무런 원한이 없지만 그의 부인 백월유는 바야를 뼈에 사무치도록 미워했다.예전에 바낙로도 두 사람을 추살한 적이 있었으니 정말 바도엘이 차기 신왕이 된다면 바야와 바낙로는 절대 편히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바야의 말에 바낙로의 얼굴에 증오와 두려움이 스쳤다.자신이 바도엘 부부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정말이지 바야가 말한 것처럼 예전에 부하들을 이끌고 두 사람을 추살한 적이 있었다.바도엘은 크게 따지지 않겠지만 앞으로 동생을 추살했다는 죄책감에 구차하게 살아가야 할까?절대 그렇게 살아갈 수가 없으니, 바도엘이 차기 신왕이 되는 꼴을 더더욱 용납하지 못했다.“바야, 네 말이 맞다. 우리가 이미 실패했는데,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우리 모두 멀쩡히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그렇다고 바로 바야의 뜻을 따라주지 않았다.그녀의 말을 믿었지만 눈이 잘 보이지 않는 한, 불안감에 모든 사람을 경계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바로 움직이자는 게 아니에요. 일단 확실하게 말하고 싶었어요.”바야가 빙긋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오라버니가 나와 손을 잡든 말든 난 반드시 기회를 찾아 움직일 거예요. 그때 성공한다면 오라버니한테 조금이라도 양보하지 않아요.”그녀와 손을 잡으면 함께 이득을 보고, 아니면 혼자서 이득을 독차지해도 매정하다고 탓하지 말라는 뜻이었다.바낙로가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바야는 강요하지 않고 일어서서 마지막 한마디를 남겼다.“최대한 빨리 결정해요. 기회는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니까.”말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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