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1281 - Chapter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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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1화

’은북은 오른쪽에 있는데 누가 란사한테 손수건을 건넸지?’백월유가 화들짝 놀라며 묻자 란사가 태연하게 대답했다.“내 호위예요.”손수건은 추월이 건넨 것이었다.평소 기척 없이 왔다가 사라지기에 백월유의 고충 무리도 그녀의 행적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었다.란사의 곁에 숨긴 호위무사가 있다는 말에 백월유는 조금 의아했지만 생각해 보니 또 이상할 것도 없었다.대명의 성녀로서 곁에 호위무사 한 명만 데리고 다닐 수 없으니 말이다.그래서 더는 묻지 않고 기절한 남매를 내려보았다.“계속할까요?”“이만하면 된 거 같아요.”란사가 몽둥이로 기절한 바낙로를 쿡쿡 찔러보았다.반쯤은 죽은 것 같으니 더 이상 때리면 진짜 죽을 것이다.“오늘은 이 정도 하고 다음에 계속하죠.”백월유도 반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한 번에 때려죽이면 재미없으니 남겼다가 천천히 괴롭혀야죠.”그래야 그녀가 오랫동안 당했던 억울함과 고생했던 것을 비로소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내일은 어떻게 해명할 거예요? 왠지 우리를 의심할 거 같은데.”“괜찮아요. 우리가 잘 마무리할게요. 그때 가서 부인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지 아시겠죠?”란사가 쳐다보다 백월유가 갑자기 억울하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뭘 어떻게 말해요. 난 모르는 일인데요?”두 여인은 눈만 마주쳐도 상대방의 뜻을 바로 알아차렸다.이튿날.“아아아아아아악!”“아아아악!”갑자기 비명 소리가 장막 근처에서 울려 퍼지자,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경계하라!”“무슨 일이야?!”“방금 그건 무슨 소리지?”“누가 아침부터 돼지 멱따는 소리를 질러?”그러다 잠시 후에 비명을 지른 두 사람이 신왕의 장막으로 끌려갔다.“바낙로와 바야가 아니냐? 너희 둘 아침부터 왜 그리 소란이야?”아침부터 시끄럽게 잠을 방해한 두 사람이 바로 내놓기 부끄러운 아들과 딸이란 걸 확인한 신왕은 신경질적으로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부왕의 말이 끝나자 남매가 갑자기 통곡하면서 달려들었다.“부왕!”“어어엉, 부왕.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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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화

“흑흑흑. 부왕, 백월유와 성녀가 너무 기고만장해요. 감히 부왕의 코앞에서 우리를 납치하다니요!”“이것은 부왕의 권위에 도발하는 겁니다.”“오늘 그것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부왕을 안중에도 두지 않을 거예요.”바야는 분을 삭이지 못해 이를 갈았다.지금 그녀는 이 일을 더 부풀려 크게 만들려고 억울한 척하면서 신왕을 선동했다.바낙로도 가만있지 않았다.“부왕, 맞습니다. 바야 말처럼 그 세 사람이 우리를 납치해서 때린 겁니다. 그들은 이미 부왕의 권위에 도발한 거나 다름없습니다.”남매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고 신왕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래서 성녀와 충녀가 너희한테 해코지했단 말이냐?”“맞습니다. 두 사람 짓이에요!”바야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대열에서 백월유와 성녀 외에 누가 감히 부왕의 코앞에서 우리를 건드리겠어요? 특히 둘째 오라버니는 요새 무슨 일인지 부왕의 명을 어기고 우리한테 적대적으로 대해요.”바야는 갑자기 또 서러웠는지 닭 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쓰러지기까지 했다.“부왕, 혹시 둘째 오라버니가 더는 참지 못해서 우리를 죽이라고 지시한 게 아닐까요?”“헛소리 말거라!”신왕이 바로 남매에게 호통쳤다.“바도엘은 너의 아우이자 너의 오라버니다. 어떻게 너희를 해칠 수 있겠느냐?”바야가 바로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그런데 어젯밤에 정말 숲에서 맞아 죽을 뻔했어요. 믿지 못하신다면 큰오라버니한테 물어보세요. 우리 어제 하마터면 죽을 뻔한 거 맞죠?”바낙로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맞습니다. 목숨이 붙어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오늘 부왕을 보러 오지도 못했을 겁니다.”바낙로는 어젯밤 일만 생각하면 살인충동을 일으켰다.지금 이 순간 분노를 억제하지 못해 붕대로 감은 눈에서 피눈물이 줄줄 흘렀다.어젯밤의 그는 정말 아프고 원망스러웠다.명색이 백족 부락 내왕실의 친왕으로서 어려서부터 가는 곳마다 모두의 추대를 받았다.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귀한 신분으로 큰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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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그렇게 되면 자기 친형과 친동생을 해치는 무정한 사람에게 부왕은 안심하고 후계자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다.설령 이번 일로 바도엘을 후계자 자리에서 내치지 않더라도 다시 의심하게 만드는 것으로 충분했다.예전에도 부왕이 바도엘을 의심하게 만들었으니 두 번째도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횟수가 많아지면 부왕도 더 이상 바도엘을 믿지 않고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그때면 쉽게 바도엘을 내치고 나중에 바낙로까지 제거하면 부왕은 하나밖에 안 남은 그녀를 후계자로 선택할 것이다.‘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누굴 선택하겠어?’바야는 혼자만의 상상의 날개를 펼쳤다.이것은 오늘 눈을 뜨자마자 생각해낸 계획이었다.엊저녁에 그녀를 납치한 장본인이 백월유가 아니면 관두겠지만, 사실이라면 반드시 피를 토할 때까지 후회하게 만들 것이다.그 장면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흥분되어 온몸이 떨렸다.그녀의 속내를 알 리가 없는 신왕은 어젯밤에 단단히 놀라서 두려움에 떠는 줄 알았다.필경 그동안 가장 총애했던 여식이기에 가슴이 짠했다.그녀가 얼마나 사실을 과장했는지 잘 모르지만 감히 신왕의 여식을 납치해서 괴롭혔다는 것만으로도 절대 가만있을 수가 없었다.신왕이 고개를 돌려 측근을 불렀다.“석소.”“네, 신왕.”“당장 가서 바도엘, 충녀, 성녀, 그리고 은발 호위무사까지 데려오거라.”드디어 신왕이 명을 내렸다.“네.”석소는 명령을 받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물러갔다.한참 뒤에 란사 일행이 석소를 따라 들어왔다.“부왕을 뵙습니다.”“신왕을 뵙습니다.”“신왕을 뵙습니다.”그들은 들어오자마자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바도엘이 장막에 있는 바야와 바낙로의 꼴을 보고 깜짝 놀랐다.어젯밤 일을 전혀 모르는 그는 왜 아침부터 부왕이 그들 부부와 성녀까지 불렀는지 몰라 어리둥절했다.“부왕, 무슨 일입니까?바도엘이 먼저 물었다.신왕은 그의 안색을 살펴보다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바도엘, 사숙한테서 시체 통제술을 잘 배우고 있느냐?”첫 질문에 이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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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바도엘은 신왕이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의도를 몰라 어리둥절했다.심지어 신왕의 말이 끝나는 순간 장막 안의 분위기가 싸늘한 것을 넘어 위험한 느낌마저 들었다.잠시 머뭇거리던 바도엘은 거짓말하지 않고 솔직하게 얘기했다.“맞습니다. 어젯밤에 사숙의 장막에서 밤새 가르침을 받았고 잠시 뒷간에 다녀온 게 다입니다. 그 외에 조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수련했습니다.”“정말이냐?”신왕은 여전히 의심스러운지 싸늘하게 쳐다보았다.“정말입니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사숙을 모셔다 확인하면 소자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할 겁니다.”바도엘이 여전히 당당하게 대답했다.신왕은 그의 표정은 물론 눈 밑에 스치는 사소한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고 살펴보았다.그러니 굳이 악담라를 부르지 않아도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다.“부왕, 둘째 오라버니가 사숙과 함께 있었다고 해도 의심을 거두면 안 됩니다. 백월유가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분명 둘째 오라버니가 백월유에게 지시해서 우리를 납치한 거예요!”역시나 여기서 포기할 바야가 아니었다.그녀가 진짜 겨냥하는 상대는 바도엘이 아니라 백월유이니까.흑석성에서 바도엘이 자기 부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는 이가 없고, 심지어 부부가 얼마나 음흉한지도 알고 있었다.그러니 백월유만 물고 늘어지면 바도엘은 자연스럽게 말려들 것이다.바야는 신왕이 입을 열기 전에 먼저 나서서 엄하게 따져 물었다.“둘째 오라버니! 그만 연기해요! 어젯밤에 백월유가 성녀와 호위무사를 데리고 나와 바낙로 오라버니를 납치했어요! 이미 정체가 들통났는데 이제 와서 모른 척해도 소용없어요!”“뭐라고?”들어오는 순간부터 무슨 일인지 몰라 얼떨떨하던 바도엘은 누이동생의 말을 듣고 경악하고 말았다.“방금 뭐라고 했어? 누가 너와 형님을 납치하고 죽이려 했어?”바낙로가 피식 코웃음을 쳤다.“이래도 모른 척할 거냐? 네가 명령한 것을 설마 모른단 말이야? 왜, 후계자가 되니까 제일 먼저 눈엣가시인 나와 바야를 죽이고 싶었느냐? 바도엘, 정말 다시 봤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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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화

성녀가 방금 화낼 때도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그리고 은북은 아직 간파하지 못했다.워낙 평소에도 태도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서 성녀 외의 다른 사람에게 살갑게 구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그토록 세부 사항을 잘 포착하는 바도엘도 은북만큼은 꿰뚫지 못했다.하지만 은북이 참여했든 아니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백월유와 성녀의 얼굴에 드러난 허점부터 보다시피 세 사람이 꾸민 짓이라는 것이다.바도엘은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다.‘세상에, 어젯밤에 자리를 비운 틈에 셋이서 친왕과 왕녀를 죽이려 했어? 정말 간덩이가 부었어!’예전부터 백월유가 바야를 못마땅하게 여긴 건 알고 있었지만 몸이 회복하자마자 바로 손을 댈 줄은 몰랐다.‘그럼 성녀와 은북은 월유를 말리지도 않았단 말이야? 아니지, 두 사람은 바낙로와 바야한테 원한이 있어.’어제도 그의 형과 누이동생과 작은 마찰이 있던 것이 생각났다.그러니 누가 누구를 말릴 것도 없이 세 사람이 작정하고 꾸민 짓이 틀림없었다.이렇게 확신한 바도엘은 심호흡을 들이마셨다.그저 자신을 기다리지 않고 셋이서 작당 모임을 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만약 그가 있었다면 지금처럼 실수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바도엘은 자신의 추측과 바야의 질문으로 완전히 지나치게 추측했다.란사와 백월유가 바낙로와 바야를 죽이려고 납치했는데, 아쉽게도 준비가 소홀해서 인질이 도망치는 바람에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했다.‘됐다. 역시 내가 나서야 해결할 수 있지.’바도엘은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는 큰 소리로 따져 물었다.“형님, 바야, 말을 삼가세요! 농담이라도 너무 지나칩니다. 친왕과 왕녀를 암살한 것이 얼마나 큰 죄인데, 확실한 증좌도 없이 무고한 사람에게 덮어씌우면 안 됩니다. 게다가 의심하는 상대 모두 보통 신분이 아니죠. 본왕은 물론 본왕의 왕비는 백족 부락의 충녀로서 신왕 다음으로 신분이 높은 분이에요!”“그리고 복명성녀 또한 대명인으로서 대명의 황제가 직접 책봉한 제일 성녀입니다. 아무런 증좌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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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충녀와 성녀는 당연히 친왕과 왕녀를 암살하면 안 되죠. 하지만 형님, 흥분하기 전에 먼저 내 말을 끝까지 들어줄 수 없어요?”바도엘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따박따박 따져 물었다.“그럼 형님한테 증좌가 있습니까?”그가 이렇게 질문하는 것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동안 은북과 성녀와 접촉하면서 두 사람은 절대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았다.물론 백월유도 마찬가지였다.그러니 세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은 진작에 만단의 준비를 했다는 것을 설명했다.방금 바낙로와 바야가 아무리 물고 늘어져도 증좌를 제시하지 못할 때 알아챈 것이었다.“네가 감히…”바낙로가 반박하기 전에 바도엘은 바로 고개를 돌리고 신왕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부왕! 소자가 저 세 사람을 감싸려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확실히 밝히기 전에 함부로 단죄하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형님과 바야는 우리 왕족의 위엄을 훼손했으니 부디 부왕께서 확실히 조사해 주길 간곡히 청합니다.”신왕은 장막 가운데에 무릎을 꿇은 바도엘을 바라보다가, 씩씩거리는 바낙로와 바야를 흘겨보았다.평소에 삼남매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들의 본색을 진정으로 알게 되었다.첫째 아들은 어리석고 호색한 주제에 잘난 척이 하늘을 찌르고, 막내딸도 마찬가지로 호색하지만 적어도 장남에 비해 야심이 있으나 천부적인 재능이 부족했다.그리고 둘째 아들은 아비와 가장 친하지 않아도 평소 존경하면서 깍듯하게 대했다.평소에 줏대가 없어서 무능하게 여겼는데 오늘 그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런 배짱이 없었다면 애초에 한낱 여인을 위해서 아비의 명을 거역하지 않았을 것이다.신왕은 둘째 아들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바도엘의 말이 맞다. 확실한 증좌가 없이 함부로 성녀와 충녀에게 단죄할 수 없다.”“부왕!”바낙로는 조바심이 났다.“됐다. 너는 앉아 있거라!”시종이 곧바로 그를 자리에 바로 앉혔다.신왕이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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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그런데 바도엘이 나서서 그들의 허점을 따지고 들 줄이야.‘저놈이 언제 이렇게 똑똑해졌어? 젠장! 이제 어떡해?’다급한 바낙로는 바야의 목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소리쳤다.“바야! 빨리 말해!”지금 바야도 너무 화가 나서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바낙로를 흘겨보았다.이러다 안 될 거 같아 갑자기 신왕의 다리를 부둥켜안고 억울한 듯 말했다.“부왕, 어젯밤에 너무 어두워서 제때에 증좌를 남기지 못했어요. 하지만 동행한 사람들 중에서 저 사람들 외에 누가 감히 큰오라버니와 저를 건드리겠어요. 안 그래요?”물론 이런 말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다른 말까지 덧붙였다.“세 사람의 짓이란 걸 증명할 수 없지만 저들도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증거가 없잖아요!”바야가 란사 일행을 돌아보며 되물었다.“그렇다면 성녀께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증좌가 있어요?”그 말에 바도엘이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자신의 좋은 수가 도리어 역습을 당할 줄은 몰랐다.백월유가 씩씩거리며 반박했다.“우리가 납치했다고 물고 늘어지면서 오히려 우리한테 증좌를 내놓으라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요. 우리가 한 짓도 아닌데 왜 증좌를 내놓아야 하죠?”그녀가 흥분하자 바야는 어깨를 으쓱하며 생떼를 부렸다.“우리가 증좌를 내놓을 수 없으니까 그러죠. 그렇다고 당신들이 혐의가 없다고 증명할 수 없으니, 정말 혐의를 벗어나고 싶다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죠. 만약 당신들도 증명할 수 없다면 어젯밤의 일은 의심할 여지없이 당신들이 범인이라는 뜻이에요.”“바야 말이 맞다!”바낙로가 찬성하며 바로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증좌가 없으면 란사 일행에게 죄를 덮어씌우지 못할 줄 알았는데, 누이동생의 머리가 빨리 돌아가는 바람에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정말 바야의 순발력은 탄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방금 증좌를 내놓으라고 했잖아! 어서 내놔! 어젯밤에 너희가 본왕과 바야를 납치한 것이 아니라면 당장 증좌를 내놔서 증명해 봐!”신왕이 속으로 웃음을 터트리며 바야의 응변능력을 감상하듯 힐끔 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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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오라버니, 저쪽 장막이 떠들썩하던데 우리도 가서 구경할까요?”해란은 창청람의 장막 입구에 서서 따뜻하게 데운 술을 마시며 신왕의 장막 쪽을 쳐다보았다.지금 창청람은 가운데 탁상에 앉아 마침 서신을 다 썼는지 붓을 내려놓았다.“난 됐어. 네가 가고 싶으면 가 봐.”예상하지 못한 대답에 해란이 눈썹을 치키며 놀렸다.“대명의 성녀가 신왕한테 괴롭힘을 당하면 어떡해요, 걱정되지 않아요?”창청람은 그녀의 말에 수상함을 느꼈다.“내가 왜 그걸 걱정해야지?’해란이 배시시 웃으면서 되물었다.“오라버니가 대명의 성녀를 연모하지 않았어요? 예전에 대명에서 돌아올 때도 성녀에 관한 소식을 수집하고 심지어 초상화까지 숨겨 놓았잖아요.”“성녀가 조금 수상해서 조사한 것이고 초상화는…”창청람이 덤덤하게 말하다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이렇게 설명했다.“눈속임을 위해서 그런 것이야.”‘눈속임이라고? 정말 억지스러운 핑계네.’그의 말을 믿지 않은 해란이 피식하고 웃었다.어쨌든 외왕실의 친왕이니 어느 정도 체면을 줘야 했다.‘오라버니가 걱정하지 않는다니 일단 믿어줘야지. 지금 들통나면 재미없잖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어.’해란은 술잔을 비우고 탁상에 내려놓았다.“내가 가서 오라버니의 여인을 살펴보고 올게요. 최근에 수상쩍은 움직임이 있던데 무슨 재미있는 일을 벌이는지 궁금하네요.”해란은 혼잣말로 궁시렁거리다 입꼬리를 올리며 장막에서 나갔다.창청람은 그러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나머지 서신을 묶고는 고충을 불러 조용히 전하라고 일렀다.“내왕실이 곧 떠들썩해질 거다.”“성녀! 정말 매정하네요!”바낙로가 이를 갈았다.“본왕이 진심으로 대해주고, 심지어 본왕의 눈을 멀게 한 것도 따지지 않고 아내로 맞이하려 했는데, 성녀는 일행과 본왕을 납치하고 때려죽이려고 했어요.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네요.”그는 속으로 란사 일행에게 온갖 욕을 퍼부으며 저주했다.만약 지금 눈이 잘 보였다면 눈빛이 칼날이 되어 란사 일행의 몸을 찌르고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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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바낙로는 란사가 발뺌하고 도망칠까 봐 불안한지 다급한 말투로 신왕에게 간청했다.하지만 신왕과 바야는 동시에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뭔가 수상해.’‘수상하구나. 성녀가 이리 쉽게 인정하다니. 본인들도 결백을 증명할 증좌가 없다는 게 너무 이상하잖아. 아무 생각도 없이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았을 거다.’역시나 란사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저희는 증좌가 없지만 바낙로 친왕과 바야 왕녀도 우리를 단죄할 증좌가 없잖아요. 신왕께서 얼마든지 우리를 체포해도 좋지만, 그전에 한 가지 여쭤볼게요. 당신들 혹시 착각한 것이 있지 않나요?”“뭐가요?”바야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왠지 본인들에게 불리한 무언가를 말할 것 같았다.란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바낙로 친왕과 바야 왕녀가 어젯밤에 납치당하고 죽을 뻔했다던데, 지금 두 분의 모습은 너무 활기가 넘쳐서 전혀 다친 것 같지 않네요.”그녀의 질문에 바낙로가 버럭 화를 냈다.“무슨 뜻입니까? 우리가 거짓말을 했다는 겁니까? 어제 우리는 당신들한테 산 채로 맞아 죽을 뻔했다고요!”그때 곁에 있던 바도엘이 참다못해 나섰다.“형님! 말을 삼가세요! 아직 진범을 찾지 못했는데 아직도 함부로 모함하는 겁니까?”“너는 닥치고 있어!”바낙로가 매섭게 쏘아보았지만 안타깝게도 눈가에 피눈물만 고였다.“자기 이득만 챙기는 얍삽한 놈! 다시 끼어들면 본왕이 반드시 죽여…”“예의를 갖춰라!”바낙로가 협박하려 들자 마침 신왕의 호통 소리가 들렸다.신왕은 아직도 충동적으로 구는 큰아들을 짜증스럽게 꾸짖었다.“계속 그따위로 말할 거면 당장 여기서 나가!”“부왕!”신왕이 바도엘의 편을 들어 자신을 꾸짖자, 바도엘은 찍소리도 못하고 주먹만 꽉 쥐었다.바야는 멍청하고 눈치도 없는 오라버니에게 기대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성녀, 너무 무례하군요. 오라버니와 나는 왕실의 사람인데 아무런 근거도 없이 함부로 모함하고, 부왕의 앞에서 새빨간 거짓말을 하겠어요?”“하, 그럴지도 모르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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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바야는 마침내 란사의 목적을 알아차렸다.‘상처는 왜 보자는 거야? 나와 오라버니는 일방적으로 얻어맞아서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 그러니 몸에 당연히 상처가… 응? 아니야!’그때 갑자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어젯밤에 정말 거짓말을 보태지 않고 죽도록 맞았는데 지금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무의식적으로 옆구리를 만졌는데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않았다.여기를 너무 맞아서 결국 고통을 참지 못하고 기절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런데 지금은 아무리 옆구리를 꼬집어도 아프지 않았다.‘이건 꿈이 아니야!’옆구리를 꼬집을수록 그녀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어느 정도 아프지만 어젯밤에 맞았던 것과 비교되지도 않고, 오히려 손가락에 힘을 줄 때마다 조금의 통증만 느낄 뿐이었다.이 느낌은 절대 꿈이 아니었다.‘젠장! 상처가 벌써 아문 거 아니야?’바야는 무의식적으로 바낙로를 보며 다시 확인했다.걸상에 앉아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부들부들 떠는 모습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마침 란사가 활력이 넘친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그러네, 나와 오라버니는 죽을 뻔했던 사람 같지 않게 정말 활력이 넘치고 있잖아!’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성녀와 백월유가 어젯밤에 두 사람을 장막에 돌려보내기 전에 혹시 상처를 치료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정말 그렇다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그것을 알아챈 바야는 한참이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너무 화가 나서 울분이 차오르는 바람에 하마터면 숨을 쉬지 못하고 기절할 뻔했다.너무나 얄미워서 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은 분명 두 사람을 노리기 위해 특별히 짠 판이었다.바야와 바낙로는 그런 줄도 모르고 상대방의 함정에 빠져든 것이었다.뒤늦게야 상황 파악된 그녀는 눈알만 빠르게 굴리며 이 상황을 만회할 방법을 찾았다.“안 될 것도 없죠. 나와 오라버니는 정말 일방적으로 맞았거든요. 하지만 바낙로 오라버니는 눈이 불편해서 굳이 상처를 볼 필요가 없어요. 보고 싶으면 내 몸에 상처가 있는지 보세요. 그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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