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1271 - Chapter 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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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1화

“유전병이라니 무슨 소리예요?”백월유는 의아한 눈빛으로 무슨 사연이 있어 보이는 부군을 쳐다보았다.“한 사람에게 꽂히면 정신을 못 차리는 병이요. 부왕은 잘 모르겠지만, 알다시피 애초에 내가 당신한테 반했을 때도 정신이 온전치 못했잖아요.”처음에 어리둥절하던 백월유는 그제야 무슨 말인지 깨달았는지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려서 작은 주먹으로 툭 하고 그의 가슴을 쳤다.“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그 나이에 부끄럽지도 않아요? 같이 산 세월이 얼마인데 낯간지럽게, 얼른 가서 은북을 도와줘요!”“하하하, 바야는 내가 나서기 곤란해서 왕비가 고생해야겠어요.”바도엘은 말을 돌려서 부인이 나서길 부탁했다.잠시 생각하던 백월유가 창가에 다가가더니 가리개를 젖히고 고개를 내밀었다. 바야의 호위무사가 아직도 북진연을 귀찮게 하는 걸 보고 바로 나서서 물었다.“무슨 일이냐? 명색이 왕녀인 바야 전하께서 성녀의 호위무사한테 무슨 볼일이 있어? 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부끄러운 줄도 몰라? 정말 무슨 일이 있다면 이 왕비가 직접 가서 살필 것이다.”그녀는 말하다가 정말 바야에게 찾아갈 기세로 마차에서 내리기까지 했다.갑자기 불청객이 끼어들자 바야의 호위무사가 당황하기 시작했다.하필이면 바야 왕녀와 앙숙인 바도엘의 왕비 충녀라니, 바야가 원하는 사람을 데려가지 못할망정 충녀를 데려간다면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 것이다.호위무사는 재빨리 북진연에게 떨어져서 마차에서 내려오는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말렸다.“아닙니다, 충녀께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은북 공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돌아가서 바야 전하께 전하면 그만입니다.”호위무사는 백월유가 따라올까 두려운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백월유는 그가 멀리 가는 것을 지켜보고서야 북진연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갔어요. 바야가 또 사람을 보내서 귀찮게 굴면 바로 날 불러요.”“고맙습니다.”북진연이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이어서 모든 사람이 떠날 채비를 마치자 신왕이 명령을 내렸다.병사들은 가운데 마차 행렬을 호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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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2화

탁!화려한 마차 안에서 호위무사의 보고를 듣던 바야가 탁상을 세게 내리치며 화를 냈다.“백월유, 그년이 감히 내가 부끄럽다고 했어? 언제부터 이 왕녀가 남총을 들이는 것에 참견했다고, 쓸데없이 끼어들어?”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올라 결국 마차 안의 물건을 닥치는 대로 부숴버렸다.우당탕하는 소리가 연이어 들리자 앞뒤에서 호송하던 호위무사와 남총들은 감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한참 뒤에 바야가 화풀이를 끝냈는지 남총 두 명을 불러 부서진 물건들을 치우라 일렀다.왕녀가 화를 조금 가라앉히자 호위무사는 그제야 벌벌 떨며 입을 열었다.“왕녀, 소인이 다시 가서 은북 공자를 모셔올까요?”“됐어. 호의를 모르는 놈, 그리 성녀에게 충성하겠다면 때를 봐서 손 좀 봐줘야겠어.”바야는 아주 도도한 성격이라 어떤 사내가 마음에 들어 남총으로 들이고 싶다면 바로 부하들에게 안배하거나 심지어 빼앗았다.이번에 그녀가 먼저 체면을 내려놓고 초대한 것은 은북의 잘난 얼굴 때문이었다.그런데 일개 호위무사 따위가 왕녀의 초대를 거절하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왕녀, 고정하십시오. 무사 나부랭이 때문에 화를 낼 가치가 없습니다. 화풀이하고 싶으시면 소인이 가서 왕녀의 호의를 무시한 대가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오겠습니다.”호위무사가 잘 보이려고 입에 바른 소리를 했더니, 바야가 싸늘하게 쳐다보면서 채찍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촤아악!채찍에 맞은 호위무사의 얼굴에 흉한 핏자국 한 줄기가 생겼다.“건방진 놈! 본왕녀가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네가 뭐라고 나 대신 혼낸다는 것이냐?!”비위를 맞추기는커녕 호되게 맞은 호위무사는 고개를 푹 떨구고 다시는 멋대로 굴지 않았다.그래도 울화통이 가시지 않은 바야는 뒤로 남총의 품에 누우면서 지시를 내렸다.“그놈이 도망치지 않게 잘 감시해.”적당한 시기가 오면 은북이 기댈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대명의 성녀가 아무리 신통한 능력을 가졌어도 이제 백족 부락의 손아귀에 들어온 이상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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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3화

사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악담라가 바도엘을 부른 것이었다.바도엘은 무슨 일로 사숙이 불렀는지 궁금했었는데, 마차에 올라타자마자 이런 얘기를 듣고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사숙, 혹시 제 도움이 필요합니까?”악담라의 마차도 작지 않지만 그의 요구대로 꼭두각시를 싣는 것 외에 아무런 장신구도 걸어놓지 않았다.가장 안쪽에 앉은 악담라가 천천히 눈을 뜨며 말했다.“사형과 약조한 것이 있습니다. 삼남매 중에서 한 사람을 골라 시체 통제술을 전수하라고요. 그래서 바도엘 전하를 선택했습니다.”그 말에 바도엘이 깜짝 놀라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직접 듣고도 믿기지 않았는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다시 확인했다.“저… 저를 선택하셨다고요? 사숙, 정말… 정말 저를 선택한 겁니까?”모두가 알다시피 삼남매 중에서 바도엘의 고충술 실력이 가장 형편없어서 악담라가 선택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다.게다가 형과 누이와도 사이가 좋지 않고 부왕의 자리를 물려받을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고충술 실력이 없다고 시체 통제술 능력까지 없는 건 아닙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것인데 시도해 보지도 않고 못한다고 어떻게 장담합니까?”악담라는 그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는 듯 빙그레 웃으면서 설득했다.듣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바도엘은 그래도 악담라가 자신을 선택하여 시체 통제술을 전수하겠다는 것이 불가사의했다.“사숙, 그게 저는…”“너무 부담 가질 필요 없습니다. 지금 시체 통제술을 배운다고 해서 사형이 바로 후계자로 삼지 않을 테니까요.”악담라는 그가 다시 거절하기 전에 말을 끊고는 조건을 내세웠다.“그럼 며칠만 배우다가 정 못 하겠다 싶으면 내가 사형한테 얘기할게요. 그럼 힘들게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이러는 게 어떻습니까?”“사숙께 민폐가 되지 않을까요?”바도엘이 머뭇거리며 말하자 악담라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전혀요. 난 전하의 사숙이니 편하게 생각하세요. 정말 배우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까? 지금 전하의 신분은 높은 자리에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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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4화

처음에 이와 똑같이 생긴 상자가 10개나 있어서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출발한 첫날 밤 저녁에 누가 상자에 다가가 먹다 남은 음식을 부은 것을 숨은 독충들이 발견해서야 주시하게 되었다.저 검은 상자 안에 음식을 넣는 것을 보니 생물체가 들어있는 것이 틀림없었다.하지만 정확하게 동물인지 사람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상자 안에 든 생물체의 정체를 알고 싶어도 주변에 고충들이 감시하고 있어서 작은 날벌레 한 마리가 다가가도 바로 눈치를 챘다.이토록 삼엄한 경비라니 절대 보통 생물체가 아닐 것이다.그 때문에 란사는 바로 독충들에게 조사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신왕이 매우 중시하는 것이 확실했다.방금 그녀가 신왕의 심기를 건드리고 눈에 찍힌 이상 절대 경거망동하게 움직이면 안 되었다.그래서 일단 약삭빠른 독충들이 상자를 감시하다가 수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알려달라고 지시했다.계동에 도착하려면 며칠 걸려야 하니 상자 안의 생물체가 언젠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그때면 자연스럽게 정체를 알게 될 테니, 급하게 움직이지 않았다.그리고 수상한 상자 외에 신왕이 상처를 입은 뱀왕까지 데리고 왔다.란사는 마차 창가에 기대어 앉아 손으로 턱을 바치고 밖을 바라보면서 사색에 잠겼다.“무슨 생각해?”그때 사내의 중저음 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어왔다.란사가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대답했다.“뱀왕이 다쳤는데 왜 데려왔을까요?”신왕이 계동에 있는 미지의 것을 손에 넣으려고 밑천까지 내놓을 정도로 미친 것만 같았다.“지금쯤 군사 천 명만 쳐들어가도 흑석성을 정복하겠네요.”란사가 느릿느릿 말을 잊자 북진연이 피식 웃었다.“흑석성에 무슨 조치를 했겠지. 군대와 뱀왕이 없어도 고충사들이 있잖아.”흑석성을 정복하기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란사가 눈썹을 치켜 올렸다.“평범한 군사는 당연히 안 되죠. 만약 흑석군이라면 가능할지도.”“…”그 말에 북진연은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란사는 따져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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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어쨌든 초록뱀의 정체를 알아내기 전에 무작정 길들이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나한테서 좋은 건 다 먹고 자랐는데 대신 일 처리해주는 건 문제없잖아?’저녁이 오면 공간에서 초록뱀과 잘 상의해 볼 것이다.그런데 저녁이 오기 전에 누가 먼저 그녀를 초대했다.“성녀 전하, 신왕께서 앞으로 오시랍니다.”란사의 미소가 싸늘하게 식으면서 마차 옆에서 보고하는 신왕의 측근을 냉담하게 쳐다보았다.“또 무슨 일이에요?”그녀는 또 무슨 일이냐는 투로 짜증스럽게 물었다.불쾌하다는 것을 알았는지 석소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가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방금보다 단호한 말투를 보니 이번에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알았어요.”란사는 손목에 찬 소매 화살을 만지작거리며 눈꺼풀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저도 함께 가겠습니다.”물론 그녀 혼자 보낼 북진연이 아니었다.그가 따라나서자 석소가 언짢은 듯 말했다.“신왕께서 성녀 전하만 부르셨는데 호위무사가 따라와서 뭐 합니까?”란사가 날카롭게 쏘아보며 한마디 덧붙였다.“은북이 갈 수 없다면 나도 안 가겠어요.”이곳이 아무리 대명이 아니라도 일개 측근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석소의 안색이 순간 일그러지더니 한참 망설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신왕께서 오래 기다리셨으니 빨리 출발합시다.”란사는 북진연이 끌고 온 말을 타고 대열 앞에서 가장 큰 마차로 향했다.“신왕, 무슨 지시라도 있습니까?”신왕의 마차에 도착한 그녀는 바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물었다.“밖에 바람이 차가운데 들어오지 않습니까?”“괜찮습니다. 밖에 다니는 것이 익숙해져서 이 정도 바람은 아무것도 아니에요.”“…”신왕의 지시가 있어서인지 지금 대열 이동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말을 탄 란사가 마차 밖에서 느릿느릿 보조를 맞추면서 가고, 북진연은 뒤를 따랐다.마차 안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다시 신왕의 목소리가 들렸다.“짐이 성녀를 지금까지 남긴 이유를 잘 알고 있겠죠?”알면서 뻔한 말을 하다니 란사는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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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신왕의 협박에 북진연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지만, 란사는 예상했던 일이라 여전히 태연했다.“곧 계동에 도착한대도 지금 속도로 이동한다면 적어도 사나흘은 걸릴 텐데요. 뭐가 그리 급하세요?”만약 말로 이동한다면 하루 반나절이면 계동에 도착했을 것이다.신왕이 무엇을 그리 많이 챙겼는지 짐을 실은 수레만 열 대가 넘으니 사람이 타는 마차는 말할 것도 없었다.짐도 많고 사람도 많은 행렬이 아무리 서둘러도 그리 빨리 도착할 수 없기에, 란사가 전혀 조급하지 않았던 것이었다.신왕은 무엇이 걱정되었는지 한참을 침묵하다 결국은 당장 피를 내놓으라 강요하지 않았다.그 대신 최후통첩을 내렸다.“계동에 도착하기 전에 짐은 반드시 성녀의 피를 봐야겠어요. 만약 성녀의 피가 아니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그때면 아무리 대명이라도 성녀를 지켜주지 못합니다.”한바탕 협박한 신왕은 그제야 란사를 돌려보냈다.그녀가 자기 마차로 돌아와서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북진연은 피를 주는 것 때문에 걱정하는 줄 알았다.“굳이 네 피를 뽑아서 줄 필요 없어. 정 안 되면 여기 사람들 모조리 죽이고 떠나면 돼.”서신을 보내서 고양 일행이 지금쯤 뒤에서 따라오고 있을 것이다.비록 머릿수는 많지 않지만 란사를 데리고 빠져나가기에 충분했다.란사는 무슨 말을 하나 싶어 어리둥절하다가 풋 하고 웃었다.“그런 거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피는 이미 준비했어요.”정말 계동에 안 갈 생각이라면 바로 떠나면 그만이었다.하지만 대명 황제의 어명이 있거니와 자신과 관련된 비밀을 더 확실히 알기 위해서라도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럼 무슨 생각해?”북진연은 아직도 생각에 잠긴 그녀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무슨 생각하냐면...”란사가 고개를 들어 그의 눈과 마주치고는 빙그레 웃었다.“오늘 저녁에 누굴 좀 정리할까 해서요.”지금까지 잘도 참았으니 슬슬 바낙로를 처리할 때가 되었다.그녀는 손가락으로 창턱을 탁탁 두드리며 말했다.“앞으로 그럴 시간이 없을 거 같으니,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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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화

”염려 마세요.”백월유가 기분 좋게 손을 흔들며 마차로 들어가고는 두 사람을 납치할 때를 기다렸다.드디어 밤이 깊어지고 장작불까지 꺼져서 주변은 아무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했다.장막에서 마침 두 시녀와 뜨거운 시간을 보낸 바도엘은 침대에 누워 있고, 시녀는 땀으로 젖은 그의 몸을 닦아주고 있었다.그리고 눈을 감은 붕대를 풀고 약을 발라주려고 하자, 바낙로가 갑자기 손을 들어 두터운 손바닥으로 시녀의 머리를 내리쳤다.“꺼져! 당장 가서 아다와 의원을 불러와!”“네.”시녀는 찍소리도 못 내고 다른 시녀를 따라 신속하게 물러갔다.잠시 후, 바산족 출신인 아다가 의원 한 명을 데리고 장막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친왕 전하, 분부가 있으십니까?”의원은 재빠르게 앞으로 다가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바낙로에게 약을 갈아주고, 아다는 한쪽 무릎을 꿇고 지시를 기다렸다.그의 목소리를 듣던 바낙로가 인상을 쓰며 따져 물었다.“본왕이 그 여인을 지켜보라 했는데 왜 아직도 소식이 없느냐?”“…”아다가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전하, 시간이 너무 촉박합니다. 대명 성녀의 옆에 은발 호위무사가 있고, 바도엘 친왕이 안배한 호위들도 있어서 지금 움직이면…”“그런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 이것만 대답해. 대체 언제면 움직일 것이냐?”아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만약 나중에 신왕께 들켜도 괜찮으시다면 오늘 저녁에 가능합니다.”“그럼 오늘 저녁에 시작해!”바낙로는 더는 인내심이 없었다.“오늘 저녁 반드시 내 침대에 그 여인을 데려와!”더 이상 그 여인을 품는 것을 지체할 수 없었다.‘대명의 성녀가 어때서? 아무리 고고한 척해도 결국 우리 백족의 손에 걸려들었잖아. 부왕이 그 여인으로 뭘 하려는지는 몰라도 분명 좋은 일은 아니야.’그러니 절대 성녀가 죽게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절세미인을 죽게 내버려둔다면 엄청난 손해이니 반드시 오늘 저녁에 굴복시킬 것이다.성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기 여인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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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8화

지금 바야의 심정은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늙은 승려가 바도엘을 선택할 거라 예상했지만, 확실히 후계자를 선택하기 전까지 허무맹랑한 소식이라 여겼다.며칠 전까지 아무런 낌새도 보이지 않더니 길을 떠나면서 바로 선택한 것이었다.심지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바도엘을 자기 마차에 불러서 직접 가르쳤다.‘대체 무슨 뜻이야? 이 왕녀가 안중에도 없다는 건가?’바야의 표정이 점점 흉악스럽게 변했다.평소 미색을 탐하여 수많은 남총을 들였지만, 그녀가 원하는 것은 지고지상의 왕위였다.일개 왕녀 따위에 만족하지 않고 백족 부락의 칭송을 한 몸에 받는 신왕이 되는 것이 진정한 목표였다.바야는 삼남매 중에서도 고충술 재능이 제일 뛰어나고, 부왕의 총애도 독차지해서 당연히 자신이 후계자가 될 줄 알았다.그런데 끝까지 부왕은 자신을 선택하지 않고 쓸모없는 바도엘에게 기회를 주었다.‘대체 나보다 나은 게 뭐야? 쓸모없는 것들은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백월유를 위해 남매는커녕 부왕과도 척을 치는 멍청이가 무슨 자격으로 신왕의 후계자가 된단 말이야?’아무리 바낙로가 호색해도 바도엘보다 백 배는 나았다.자신의 몫인 줄 알았던 후계자 자리가 바도엘에게 빼앗기자, 바야는 폭발할 것만 같았다.지금이라도 당장 바도엘에게 달려가 폐인으로 만들어주고 싶었다.물론 남매의 정을 봐서 죽이지 않겠지만 감히 자기 왕위를 빼앗는다면 절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할 것이다.그런 생각에 바야가 코웃음을 쳤다.바도엘이 백월유를 끔찍하게 좋아하니 이참에 그녀에게 어떤 상황에서 끼고 어떤 상황에서 빠질지 제대로 참교육시킬 것이다.“바도엘을 계속 감시하고 백월유한테 고충사를 파견해서 지켜보라고 해. 내일 저녁 바도엘이 나가면 당장 그 여인을 잡아 와. 알겠어?”“명을 받들겠습니다.”심복이 명을 받들고 즉시 나갔다.바야가 모든 준비를 마친 뒤에 남총의 시중을 받으며 씻으러 갔다.그리고 한밤중에 남총 한 명을 남기고 침대에 누웠다.시간이 흘러 자정이 되었을 무렵, 바야는 아직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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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장막이 열리자 백월유가 달빛을 받으며 바야의 장막으로 들어왔다.들어오자마자 아직도 침대 위에서 문란한 행위를 하는 바야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차마 더는 볼 수 없어서, 옆에 떨어진 옷으로 바야의 몸을 대충 감싸고는 밖으로 끌고 나갔다.일각 후, 어느 숲.바낙로와 바야가 눈을 떴을 때, 서로가 나무에 묶여 있는 모습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바낙로 오라버니!”“바야!”두 사람은 동시에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무슨 일이야? 여긴 어디야?”“누구 짓이야? 누가 우리를 여기에 묶었어?!”마침 찬바람이 쌩하고 불어 정신이 번쩍 든 남매는 그제야 묶여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두 사람은 젖 먹던 힘까지 다 써도 밧줄을 풀 수 없었다.수상한 것을 감지한 바야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누구야? 대체 누구 짓이야?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나와!”바야가 협박하면서 호통쳤다.그런데 자신을 나무에 묶은 장본인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지만, 한참을 불러도 아무런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그때 머릿속에 한 사람의 모습이 스쳐 가면서 다시 소리를 질렀다.“백월유! 네가 우리를 납치했어?! 미친년! 우릴 납치할 담은 있고 얼굴을 내밀 담은 없어?”“나와! 당장 나와! 비겁하게 숨어 있지 마! 이 왕녀가 너 따위를 무서워할 거 같아? 썩을 년, 당장 나와!”바야는 이렇게 거침없이 욕설을 퍼부으면 몰래 숨어 있는 사람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나타날 줄 알았다.그런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욕해도 아무 소용이 없고, 찬바람만 계속 쌩쌩 불었다.싸늘한 숲의 한기가 뼛속에 스며드는 것처럼 온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바낙로도 참지 못하고 울부짖었다.“네놈이 누군지 절대 나오지 말아라! 감히 우리를 납치하다니 네놈이 나타나면 바로 매장시킬 것이다!”그는 자신을 묶은 장본인을 욕하고 호위에 경솔한 부하들까지 싸잡아 욕을 퍼부었다.“쓸모없는 놈들! 본왕이 평소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줬더니 주인이 납치당했는데 한 놈도 찾으러 오지 않느냐! 멍청한 놈들! 다 죽어버려!”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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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0화

“누구야?!”그들이 나타난 순간, 바야와 바낙로는 인기척을 알아챘다.바낙로가 잘 보지 못해도 바야는 칠흑 같이 어두운 숲에서 희미하게 세 그림자를 보았다.“너희들 누구야? 어서 본왕녀를 풀어줘!”지금 란사와 백월유, 그리고 북진연은 검정옷을 입고 가면까지 써서, 바야가 그들의 정체를 알아보지 못했다.처음부터 나쁜 짓을 하러 왔으니 정체를 드러낼 리가 없었다.게다가 누구도 대꾸하지 않고 바야와 바낙로가 멋대로 협박하도록 내버려두었다.남매가 목이 터져라 욕할 때, 란사와 백월유가 시선을 마주치더니 각자 뒤에 숨긴 ‘무기’를 꺼냈다.그것은 팔뚝만큼 굵은 몽둥이였다.란사는 바낙로에게, 백월유는 바야에게 천천히 다가갔다.깜짝 놀란 남매는 팔뚝만큼 굵은 몽둥이가 천천히 다가와 자신의 몸을 내리치는 것을 지켜보았다.펑!펑!“아아악!”펑!“미쳤어? 아프잖… 악!”펑!펑!둔탁한 소리와 남매의 비명 소리가 온 숲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멀리서 장막 주변을 순찰하던 병사들이 이쪽 숲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방금 무슨 소리가 나는 거 같았는데, 너희도 들었어?”“우린 못 들었는데. 잘못 들은 거 아니야?”“내가 잘못 들었나 보다. 계속 순찰하자!”여기 숲이 장막과 꽤 거리가 있는데도, 란사 일행은 특별히 바야와 바낙로를 제일 안쪽으로 묶어두었다.그래서 남매가 아무리 짖어도 장막까지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지금 란사와 백월유는 전혀 사정을 봐주지 않고 잔인하게 몽둥이를 휘둘렀다.펑!“젠장! 악! 멈춰… 악! 그만 때… 그만 때려! 악!”“미친 것들아! 본왕녀가… 악! 아파! 아프다고! 내가 반드시 너희를 죽여버릴 거야. 악! 제발 내 손에 잡히지 마! 잡히는 날에… 푸악!”숲에는 여전히 바야와 바낙로의 비명 소리가 들렸고 간간히 욕설과 협박하는 소리도 들렸다.그러나 란사와 백월유는 듣는 척도 않고 몽둥이를 휘휘 휘둘러 계속 분풀이했다.나무에 묶인 남매는 도망칠 수도 없어 일방적으로 맞을 때마다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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