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호위무사의 주먹이 란사의 몸을 내리칠 무렵에, 장막에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 그를 걷어차서 날려버렸다.바야가 재빨리 피하지 않았다면 호위무사와 함께 나가떨어져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넌 누구냐?”바야는 두려운 마음에 한 걸음 물러서서 란사 곁에 나타난 불청객을 노려보았다.정확하게 말하자면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었다.“감히 본왕녀의 장막에 침입해? 죽고 싶으냐?”바야가 언성을 높여 호통을 치자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다.“바야 왕녀, 고정하세요.”바야가 어리둥절한 사이에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 손을 뻗어 바닥에 쓰러진 란사를 일으켜 세웠다.란사가 태연하게 일어나더니 옷에 묻은 먼지를 가볍게 털어버리고는 곧바로 서서 바야와 눈을 마주쳤다.“조금만 더 연기하려고 했는데 왕녀의 독향이 너무 자극적이라 참을 수가 없네요. 그러니까 속전 속결하시죠?”“당신… 미인향에 중독되지 않았어요?”바야는 도무지 믿을 수 없어 눈을 휘둥그레 떴다.신왕의 하녀는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쓰러져 있는데, 란사는 독향을 맡고도 멀쩡했다.눈앞의 여인이 무슨 방법을 쓴 것이 분명했다.“독향의 이름이 미인향이었군요. 이름은 좋은데 안타깝게 약효와 걸맞지 않군요.”추월의 뒤에 서서 턱을 만지며 말하는 모습은 마치 소리 없는 수호신이나 살신처럼 보였다.“음, 취어초, 합환나무 껍질, 안심향, 섬수까지 쯧쯧, 난잡하게 배합한 독이군. 누가 만들었는지 참 저질이야.”란사가 독향을 배합한 재료를 하나도 빠짐없이 말하자, 바야의 안색이 점점 일그러졌다.‘널 살려두면 안 되겠어.’그녀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다.눈앞의 대명 성녀는 분명 나약해 보였는데 실력이 뛰어난 독술사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이 독향은 바야가 직접 배합한 것이라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효과는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그렇기 때문에 방금 독향을 피웠을 때 란사가 꼼짝없이 당했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은 멀쩡한 것을 떠나 한마디로 가볍게 재료를 폭로했다.이것으로 보아 바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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