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1291 - Chapter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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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1화

솔직히 백월유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신왕의 하녀가 거짓말을 할지 누가 알겠어요. 왕녀는 신왕께서 가장 아끼시는 딸이니, 어쩌면 없는 상처를 있는 것처럼 말할 수 있어요. 그러니 우리 쪽 사람도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백월유는 란사가 이미 후수를 둔 것을 알아차렸다.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어젯밤에 바야와 바낙로의 상처는 깔끔하게 처리되었다.그렇지 않다면 바낙로와 바야가 당당하게 상처를 내놓으며 검사하라고 했을 것이다.상황을 지켜보다가 자신이 유리한 것을 확신한 백월유는 이제 더 이상 바야에게 발뺌할 기회를 쥐지 않았다.특히 바야는 독해서 없던 상처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심지어 지금 상황에서 칼로 자신을 찔러서라도 지지 않으려고 애를 쓸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눈을 부릅뜨고 모든 과정을 직접 살펴보면서, 절대 수작을 부릴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안 돼요. 충녀가 따라오는 건 불안해서 싫어요.”‘괘씸한 년! 아주 거머리처럼 들러붙네!’백월유가 끈질기게 달라붙자 바야는 이를 악물고 가차 없이 거절했다.그러자 백월유가 냉소를 터트렸다.“왕녀를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상처만 확인하겠다는데 뭐가 불안해요?”바야도 똑같이 냉소를 터트렸다.“이유를 몰라요? 예전부터 나를 미워했잖아요. 게다가 내가 암살당할 뻔했는데 경계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해요?”백월유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솔직히 바야도 신왕의 하녀만 보내면 란사와 백월유가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백월유를 제외한 다른 사람을 훑어보다가 은발 사내 은북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오늘도 미모가 열일하는 그는 정말 아름다웠다.특히 은발과 준수한 얼굴을 볼 때마다 마음이 간질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다.만약 이런 자리가 아니라면 기꺼이 저 사내를 장막에 들여서 자기 몸의 상처를 확인하라고 할 것이다.북진연은 그녀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느꼈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더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혐오하는 기색으로 흘겨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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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화

바야를 따라 그녀의 장막에 도착하고 문발을 연 순간, 란사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리고는 손수건을 꺼내 입과 코를 가렸다.장막 안에 진한 향을 피웠는데 독한 냄새에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란사도 향초를 좋아하지만 이렇게 지독한 냄새가 아니라 은은한 향을 좋아했다.대부분 대명인은 그녀처럼 은은한 향을 좋아하지 이처럼 진한 향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반대로 이족들이 진한 향을 좋아하지만 바야처럼 역겨울 정도로 냄새가 진한 것은 좋아하는 사람 또한 극히 적었다.이것은 바야의 취향이 독특하거나 고의적으로 진한 향을 피웠다고 볼 수 있었다.란사가 여광으로 뒤에서 따라오는 신왕의 하녀를 힐끗 돌아보았는데, 그녀도 상당히 놀랐는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신왕의 하녀마저 바야가 이 정도로 향을 피울 줄 몰랐다는 표정을 짓는 것을 보니 후자가 틀림없었다.란사는 유성에게 하녀를 주시하다가 수상한 것이 있으면 알려주라고 일렀다.바야가 수작을 부린다면 기꺼이 맞춰줄 것이다.솔직히 어떤 수작을 부릴지 무척이나 궁금했다.란사는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가린 채 장막에 들어가자마자 재촉했다.“바야 왕녀, 여기까지 왔으니 빨리 상처를 확인할게요. 신왕 쪽에서 기다리겠어요.”“조급해 마세요.”바야가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막 본왕녀의 장막에 들어섰는데 적어도 성녀께 차 한 잔이라도 대접해 드려야지요. 아니면 실례가 아닐까요?”란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거절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말고 바로 시작하죠.”두 여인의 신경전에 신왕이 파견한 하녀는 한마디도 끼어들지 못했다.어차피 하녀는 형식적으로 확인하러 왔을 뿐이니, 이따가 바야 왕녀의 몸에 상처가 있는 것만 확인하고 증언만 하면 되었다.그러니 두 여인이 욕을 하든 싸우든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란사가 계속 거절하자 바야가 인내심이 바닥났는지 비웃기 시작했다.“이토록 호의를 거절하다니 본왕녀가 해칠까 봐 겁이 나세요?”신왕이 있는 자리라면 란사도 그녀에게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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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란사가 한숨을 내쉬었다.“방금 말했잖아요. 왕녀가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고요.”그러고는 뒤에 조용히 서 있는 하녀를 힐끗 보았다.“게다가 신왕께서 보낸 하녀도 있는데 왕녀가 대놓고 나를 매수하는 건 좀 아닌 거 같아요.”신왕을 언급하자 바야가 낄낄 웃었다.‘이것 봐. 쓸데없는 생각은 개뿔. 분명 내가 말한 조건에 마음이 흔들렸어.’어쨌든 란사는 흑석성에 온 지 얼마 안 되었고 지금까지 바도엘의 왕부에서 잠시 지냈을 뿐이지만, 분명 음탕한 연놈이 무엇을 약조했기에 성녀가 그들의 편을 들어줬다고 확신했다.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란사를 매수하면 자연스럽게 조력자를 얻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본래 떠보려고 한 소리였는데 이제 보니 안 될 것도 없어 보였다.바야는 란사가 두 배 조건에 흔들렸다고 확신했다.아니면 이득을 내세울 때 갑자기 신왕의 하녀를 언급하지 않았다.이것은 남에게 들통나지 않게 말을 삼가라는 뜻일 것이다.그렇게 생각한 바야가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걱정 마세요. 저 계집은 우리가 했던 말을 함부로 퍼트리지 않아요.”“그런가요?”란사가 눈썹을 치켜 올렸다.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걸 보니 이 하녀는 바야가 신왕의 곁에 보낸 첩자라는 생각이 들었다.“이제 약조했으니 이따가 본왕녀의 편에 서서 증언하셔야 합니다.”성녀의 증언만 있다면 모든 책임을 바도엘과 백월유에게 덮어씌울 수 있다.그러면 바도엘을 후계자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있고, 백월유 그년을 호되게 혼낼 수 있을 것이다.그때 란사도 조건을 내세웠다.“증언이요? 물론이죠. 하지만 바야 왕녀가 상처를 보여줘야 합니다. 정말 상처가 있다면 내가 반드시 왕녀 편에서 증언할게요.”갑자기 바야가 미간을 찌푸렸다.“이미 내 편에 서겠다고 약조했으니 굳이 확인할 필요가 있나요? 그냥 말만 해주면 돼요.”“아무리 그래도 확인해야 증언할 수 있어요.”란사가 태연하게 웃으면서 끝까지 요구했다.“뭘 확인해요? 그냥 아무 말이나 지어내서 부왕한테 확실히 상처가 있다고 말하면 되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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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4화

란사는 일부러 한숨을 내쉬며 유감스럽다는 듯 말했다.“확실히 말씀드렸는데 왜 믿지 않으세요?”“본왕녀는 믿지 않아요. 그러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세요. 대체 얼마를 원하세요? 조건이 맞다면 본왕녀도 생각해 볼게요.”바야가 돌아앉아 여전히 도도하게 턱을 쳐들고는 란사가 가격을 부르길 기다렸다.마치 란사가 금은보화에 눈이 멀어 엄청난 숫자를 제시해도 바로 매수할 것처럼 말이다.란사가 가볍게 웃었다.“조건이요? 아쉽게도 우리 사이에 조건을 논할 사이는 아니군요.”그녀의 싸늘한 말투에 바야가 뒤를 돌아보았다.“그게 무슨 뜻이에요?”정말 뚜껑이 열릴 직전이었다.“설마 본왕녀가 성녀의 요구를 못 들어줄 것 같아서 그래요?”란사가 확실하게 말해도 바야는 여전히 믿지 않았다.심지어 란사가 자기 편에 서지 않은 것은 자신의 능력을 얕잡아 봤다고 착각했다.이렇게 된 이상, 란사는 더는 말을 돌리지 않고 신왕의 하녀가 보는 앞에서 직설적으로 말했다.“백초유를 기억하세요?”왕년에 바야와 사이가 각별히 좋았으니 모를 리가 없었다.심지어 그녀를 도와 백월유에게 독을 먹여 고충술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그것은 바야의 삶에서 가장 만족스럽고 잘했다고 여기는 일이었다.왜냐면 신왕마저 감쪽같이 속였기 때문이었다.물론 나중에 눈치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증좌도 없으니 왕녀인 그녀를 어찌하지 못한다고 자신했다.게다가 지금은 주모자인 백초유가 죽은 마당에 백월유가 아무리 왕비가 되고 충녀의 자리를 되찾아도 여전히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여겼다.“당연히 기억하죠. 본왕녀의 절친인데 잊을 리가 없어요. 그건 왜 물으세요? 설마 성녀도 아는 사이에요?”바야가 여유롭게 자세를 바꾸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그러다 란사가 무뚝뚝하게 자기를 쳐다보는 것을 보고 무언가 간과했다는 것을 느꼈다.“아는 사이냐고요?”란사가 냉소를 터트렸다.“당연히 알죠. 내 손으로 직접 죽였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너무 일찍 죽었더라고요.”예상하지 못한 대답에 바야가 눈을 휘둥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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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란사가 눈썹을 치켜 세우며 당당하게 대답했다.“아니요. 후회할 일은 없습니다.”장막 안은 란사의 거절로 인해 분위기가 극도로 싸늘해졌다.신왕이 파견한 하녀는 이미 고개를 숙이고 옆으로 물러나 있었다.바야의 싸늘한 눈빛과 란사의 담담한 눈빛이 부딪치면서 당장이라도 싸울 것처럼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쿵!바로 그때 하녀의 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지면서 바닥에 쓰러졌다.그 모습을 본 바야가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이제 시간이 됐네.”지금쯤 란사의 몸에서도 약효가 발생했다는 것을 감지하고 도도하게 말했다.“좋게 말할 때 듣지 않더니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었네요.”“너…”란사가 휘청거리며 머리를 짚더니 떨리는 손가락으로 바야를 가리켰다.그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풀썩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바야는 쓰러진 그녀를 보고서야 마음이 편해졌다.“피곤해 죽겠네. 네가 이용 가치가 없었다면 진작에 죽여버렸을 거야. 감히 본왕녀의 호의를 거절해?”그녀는 란사의 곁에 다가가 불쾌하고 경멸하는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그때 뒤에서 호위무사 한 명이 나타났다.“왕녀, 고정하십시오. 나중에 복수할 기회가 올 겁니다.”호위무사가 공손하게 귀띔해 주었다.“그 정도는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다행히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손을 흔들어 호위무사에게 지시했다.“서두르자. 부왕이 너무 오래 기다리면 안 돼.”“네.”명을 받은 호위무사는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 바야가 내민 팔을 벨 자세를 취했다.하지만 섬뜩한 칼날을 본 순간, 바야는 너무 억울하고 화가 치밀어올라 참을 수가 없었다.“잠깐만!”호위무사가 동작을 멈췄다.그녀는 바닥에 쓰러진 란사를 보고 결국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본왕녀의 팔을 베기 전에 먼저 저 계집을 혼내야겠어!”어젯밤에 놈들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온몸의 뼈가 부서지는 것 같았다.이렇게 큰 고통을 받고 죽을 뻔했는데, 결국은 이 계집과 백월유가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려서 하룻밤 사이에 상처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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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화

펑!호위무사의 주먹이 란사의 몸을 내리칠 무렵에, 장막에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 그를 걷어차서 날려버렸다.바야가 재빨리 피하지 않았다면 호위무사와 함께 나가떨어져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넌 누구냐?”바야는 두려운 마음에 한 걸음 물러서서 란사 곁에 나타난 불청객을 노려보았다.정확하게 말하자면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었다.“감히 본왕녀의 장막에 침입해? 죽고 싶으냐?”바야가 언성을 높여 호통을 치자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다.“바야 왕녀, 고정하세요.”바야가 어리둥절한 사이에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 손을 뻗어 바닥에 쓰러진 란사를 일으켜 세웠다.란사가 태연하게 일어나더니 옷에 묻은 먼지를 가볍게 털어버리고는 곧바로 서서 바야와 눈을 마주쳤다.“조금만 더 연기하려고 했는데 왕녀의 독향이 너무 자극적이라 참을 수가 없네요. 그러니까 속전 속결하시죠?”“당신… 미인향에 중독되지 않았어요?”바야는 도무지 믿을 수 없어 눈을 휘둥그레 떴다.신왕의 하녀는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쓰러져 있는데, 란사는 독향을 맡고도 멀쩡했다.눈앞의 여인이 무슨 방법을 쓴 것이 분명했다.“독향의 이름이 미인향이었군요. 이름은 좋은데 안타깝게 약효와 걸맞지 않군요.”추월의 뒤에 서서 턱을 만지며 말하는 모습은 마치 소리 없는 수호신이나 살신처럼 보였다.“음, 취어초, 합환나무 껍질, 안심향, 섬수까지 쯧쯧, 난잡하게 배합한 독이군. 누가 만들었는지 참 저질이야.”란사가 독향을 배합한 재료를 하나도 빠짐없이 말하자, 바야의 안색이 점점 일그러졌다.‘널 살려두면 안 되겠어.’그녀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다.눈앞의 대명 성녀는 분명 나약해 보였는데 실력이 뛰어난 독술사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이 독향은 바야가 직접 배합한 것이라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효과는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그렇기 때문에 방금 독향을 피웠을 때 란사가 꼼짝없이 당했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은 멀쩡한 것을 떠나 한마디로 가볍게 재료를 폭로했다.이것으로 보아 바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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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7화

바야가 순간 안색을 굳히며 경계했다.“뭐 하는 거야?”란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당연히 반격하는 거죠.”“성녀가 멀쩡한데 뭘 반격해요? 불쾌하다면 다시 본왕녀와 상의할 기회를 줄게요.”아직 자신의 장막에 있으니 상의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하지만 란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더는 상의할 것도 없어요.”그녀는 눈꺼풀을 천천히 젖히면서 잔뜩 긴장한 바야를 비웃듯 말 듯 쳐다보았다.“왕녀, 설마 내가 만만하다고 생각한 건 아니죠? 만약 그렇다면 똑똑히 말해 줄게요. 사람을 잘못 골랐어요.”란사가 턱을 올리고 눈썹을 치켜 올렸다.그때 가까스로 일어난 바야의 호위무사가 장막에 숨은 호위 두 명을 불러냈다.“왕녀 전하, 명령만 내려주시면 반드시 저 계집을 살려두지 않을 겁니다.”호위무사의 말에 바야는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흥, 좋아요. 죽음을 자초한다면 본왕녀가 황천길로 보내줄게요!”그녀가 호위무사들에게 명을 내렸다.“저년들을 잡아라! 검은옷은 죽이고 성녀는 목숨만 살려두거라!”“네!”“네!”“네!”호위무사 세 명이 즉시 칼을 뽑고 란사에게 돌진했다.셋이 동시에 공격하자 추월은 손으로 가볍게 란사를 뒤로 밀어냈다.“주인님, 옷에 피가 튀기지 않게 뒤로 물러서세요.”란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알았어.”그녀는 몇 걸음 물러서서 추월에게 충분한 공간을 주었다.그 순간 예리한 칼날이 번뜩였다.가장 왼쪽에 있던 호위무사 한 명은 아직 반응하기 전에 목이 베어버렸다.란사는 발치 앞에 튕긴 핏자국으로 보고 속으로 감탄했다.“역시 추월은 빈틈이 없어.”이어서 거의 압도적인 학살이 시작되었다.1대3이라고 해도, 호위무사 두 명은 단번에 제압당해 목을 베이고 말았다.마지막 남은 바야의 호위무사도 추월의 검을 피하지 못했다.추월은 검을 놈의 목에 겨누고 싸늘하게 윽박질렀다.“감히 내 주인을 욕보인 놈은 살려둘 수 없다!”“아니야. 멈춰!”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진 바야가 달려들어 막으려고 했지만, 추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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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그냥 간단하게 상처를 확인하는데 호위무사 세 명이 죽어 나갔다.신왕이 파견한 하녀가 정신을 차리고 장막 안에 쓰러진 시체를 보더니 화들짝 놀랐다.“왕… 왕녀 전하, 방… 방금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바야가 잔뜩 얼굴을 구기고 쌀쌀맞게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야. 와서 상처 검사해.”그녀는 설명하기도 귀찮았다.심지어 신왕의 하녀가 방금 무슨 연유로 의식을 잃었는지에 대해서도 해명하지 않았다.어쩔 수 없는 하녀는 눈을 내리깔고 있다가 란사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성녀 전하도 함께 확인하시겠습니까?”란사가 피식 웃었다.“난 방금 확인했네.”하녀는 더는 말하지 않고 조용히 바야 앞으로 다가갔다.“실례하겠습니다. 왕녀 전하.”하녀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바야의 옷을 벗겼더니, 그 속에 뽀얗고 매끄러운 살결이 드러났다.상처는커녕 멍이 든 흔적조차 없었다.하녀는 당황했지만 아무런 내색하지 않고 옷을 입혀 주었다.이어서 규칙에 따라 다른 부위도 검사하려고 하자, 바야가 냉소를 터트렸다.“하, 볼 것도 없어. 본왕녀는 다치지 않았어.”하녀가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이따가 신왕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흥.”바야가 코웃음을 치며 장막 입구로 다가가더니, 홱 돌아서서 란사에게 경고했다.“두고 봅시다.”란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도전장을 받아주었다.“얼마든지 기다릴게요.”신왕의 장막에 도착하자 그 사이에 몇 명이 늘어났다.온모 외에 악담라, 온권승, 그리고 창청람 남매가 온 것이었다.제일 먼저 들어간 바야는 그들을 보고도 못 본 척하고 가운에 떡하니 서 있고, 란사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하녀 뒤를 따라 들어갔다.하녀가 앞으로 다가가 신왕에게 보고하려고 하자, 바야가 갑자기 쿵 하고 무릎을 꿇었다.“부왕, 제가 죄를 저질렀습니다. 부디 벌을 내려주십시오.”바야는 사죄한 후 쿵쿵 소리가 날 정도로 바닥에 이마를 박으며 절을 올렸다.이번 판에서 완전히 패배했으니 발뺌하지 않고 스스로 죄를 인정하는 것을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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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화

아무것도 안 보이는 바낙로는 바야의 말에 갑자기 불안해졌다.“무슨 일이냐? 바야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전하께 아뢰옵니다. 바야 왕녀께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있습니다.”뒤에 있던 시종이 바야가 들어와서부터 한 행동을 그에게 설명했다.순간 바낙로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젠장! 바야가 내 뒤통수친 건 아니겠지? 역시 여인은 믿을 게 아니야. 안 되겠어. 바야가 더 이상 말하지 못하게 막아야 해.’바낙로가 초조한 마음으로 머리를 굴리다 좋은 수가 생각났는지 눈빛이 달라졌다.그가 벌떡 일어서서 바야를 향해 따지고 들었다.“바야! 지금 뭐 하는 것이냐! 전에 본왕한테 했던 말들이 다 거짓말이었어?”갑작스러운 바낙로의 발언에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바야가 돌아보며 코웃음을 쳤다.그동안 무식하고 미련하다 생각했던 큰오라버니가 오늘따라 머리가 빨리 돌아갈 줄이야.‘이렇게 빨리 나를 배신하려고?’본래 바낙로와 손을 잡고 란사와 백월유를 상대하려 했었다.여기서 이기면 모두에게 이득이 되고, 지면 함께 벌받겠다고 말이다.그러니 절대 바낙로 혼자 발뺌하게 둘 리가 없었다.바야가 고개를 돌려 정중앙에 앉은 신왕을 본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다.곧이어 그녀는 본래 하려던 말을 바꿔버렸다.“부왕,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사실 저와 큰오라버니는 엊저녁에 납치당하지 않았어요. 제가 의도적으로 충녀를 해치기 위해서 꾸며낸 것이니 잘못했습니다. 제가 앙심을 품어서 부왕과 큰오라버니한테까지 거짓말을 했습니다.”“이제 제가 다치지 않은 것이 밝혀지고 거짓말이 들통나게 되었습니다. 염치없지만 부왕께 사죄를 청하는 바입니다. 제발 벌을 내려주세요!”기나긴 사죄에 바낙로는 물론 란사도 바야가 모든 잘못을 떠앉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란사가 고개를 돌리고는 놀라는 동시에 감동한 바낙로와, 신왕의 눈가에 안도감이 스치는 것을 보고 바야가 왜 이러는지 바로 알아챘다.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전에는 그녀가 란사의 실력을 과소평가했기에 쉽게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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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북진연이 자신보다 더 살벌하게 말하자 란사는 피식 웃으면서 저도 모르게 살의를 감추었다.“그럼 북진연 전하께 잘 부탁드릴게요.”두 사람의 목소리가 작아서 누구도 알아듣지 못했다.하지만 두 사람이 워낙 가까이 붙어 있어서 말소리는 듣지 못해도 누군가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창청람은 란사가 장막에 들어서서부터 계속 그녀만 주시했다.살짝 넋이 나간 것이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그러다 북진연이 고개를 들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변을 훑어볼 때야 창청람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거두었다.현장 분위기가 너무 싸늘해서 세 사람의 작은 행동을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신왕은 무릎을 꿇은 딸을 보면서 속으로 결단력이 있고 자신이 한 일에 책임질 줄도 안다며 뿌듯하게 여겼다.란사를 끌어들이는데 실패했어도, 일을 벌여놓고 어떻게 수습할 줄도 모르고 남 탓만 하다가 일을 더 엉망으로 만드는 멍청한 큰아들보다 백 배는 나았다.신왕은 한심한 바낙로를 흘겨보았다.물론 바낙로는 눈이 잘 안 보여서 자신의 부왕이 얼마나 실망스러운 눈으로 보는지 알지 못했다.만약 눈치챘다면 자신이 후계자 경쟁에서 이미 탈락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바낙로는 모르지만 눈치 빠른 바야는 그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솔직하게 말하기 잘했어.’그녀는 속으로 기뻐하며 얌전히 무릎을 꿇고 앉아 신왕의 처분을 기다렸다.그런데 신왕은 그녀의 죄를 따지지 않고 한숨을 쉬며 란사 일행을 쳐다보았다.“짐이 자식들을 잘못 가르쳐서 충녀와 성녀께 억울한 누명을 씌울 뻔했소. 바야가 일시적인 감정으로 이런 거짓말을 꾸며내서 충녀와 성녀를 모함할 줄은 몰랐군. 다 짐이 오냐오냐하면서 키운 탓이다.”가식적인 말에 백월유가 미간을 찌푸렸다.‘일시적인 감정이라고? 웃기고 있네. 방금 전에 바도엘을 해칠 뻔했어!’요 며칠 바도엘은 신왕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밤마다 악담라를 찾아가 시체 통제술을 배웠다.그러니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오늘 바야와 바낙로가 이런 소란을 피운 목적은 그녀에게 복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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