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apítulo 1421 - Capítulo 1430

1431 Capítulos

제1421화

문지기에게 이런 엄청난 굴욕을 당하다니, 눈이 뒤집힌 능운은 펄쩍 뛰면서 욕설을 퍼부었다.“빌어먹을 영감탱이! 네가 뭐라고 감히 소족장인 내게 무릎을 꿇어라 말아야? 너희 성녀가 무슨 신이라도 되냐? 고작 야수를 치료했다고 내가 무릎을 꿇어야 하냐? 그럴 자격이 있어?! 지금 당장 나오라고 해! 아니면 오늘 절대 가지 않을 거야!”정작 족장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차갑게 충도인을 노려보고 있었다.‘방자한 놈! 외부인 따위가 선지에서 큰소리를 쳐? 아무리 성녀 대인의 하인이라도 우리 백수족을 모욕할 수 없다! 능운의 말이 맞아. 외부인을 잘 관리해야겠다. 아니면 이것들이 제멋대로 날뛰어서 백수족을 어지럽힐 것 같구나.’촤아악!기성은 두터운 손바닥으로 자기 얼굴을 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제 다 망쳤어.”성녀가 백수족에 나타난 것이 축복인데 어쩌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을까?족장과 소족장이 계속 소란을 피운다면 성녀 대인은 정말 백수족을 구하지 않을 것이다.아직 두 성녀 중에서 누가 진짜인지 확인하지 않았지만, 왠지 백수족에 나타난 성녀가 결코 가짜가 아니라고 확신했다.적어도 야수를 치료한 것만 봐도 이미 능력을 증명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기성은 백수족이 란사와 대립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그가 막 나서서 말리려는 찰나, 소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대사제. 여기서 뭐 하세요?”고개를 돌려 보았더니 교청주였다.“너는 왜 저기 있지 않고 여기 있느냐?”기성이 되묻자, 그녀는 입을 가리고 웃으면서 대답했다.“무서워서 어디 가겠어요. 족장님과 소족장을 보세요. 성녀 대인이 나오면 겁먹고 도망치겠어요. 저는 성녀 대인이 마음에 들어서 저들처럼 무례하게 대하고 싶지 않아요.”이렇게 말했지만 기성은 별로 계집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네가 성녀 대인을 좋아해?”“그럼요.”교청주는 손가락으로 어깨로 드리운 머리카락 끝을 휘감으며 빙그레 웃었다.“성녀 대인이 제 야수를 치료했어요. 이 은혜는 생명을 구해준 은혜와 똑같아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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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2화

윙윙윙!스스슥!충도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맹독 지네와 살인벌들이 앞다투어 족장과 소족장 일행을 향해 돌진했다.“건방진 놈!”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모욕을 받은 적이 없는 족장은 드디어 분노하고 말았다.“일개 하인 따위가 감히 백수족 구역에서 멋대로 날뛰다니, 네놈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력을 보여주거라!”역시 족장은 백수족에서 권세가 드높기에 애송이 능운에 비교할 수 없었다.“근뢰, 근풍. 당장 저놈을 포박하라!”깡마른 두 부하가 족장의 양쪽에서 각자 패기 넘치는 황금 독수리를 거느리고 동굴 입구를 지키는 충도인에게 돌진했다.“가거라. 저놈들을 봐주지 않고 혼내거라!”아무리 흙으로 만든 인형이라도 성질이 있거늘, 상대방이 뻔뻔하게 성녀 전하의 호의를 무시한다면 충도인도 더는 자비를 베풀 이유가 없었다.진짜 화난 그는 맹독 지네와 살인벌에게 사정을 봐주지 말고 공격하라고 명령했다.물론 진짜 목표는 고작 황금 독수리를 거느리고 돌진하는 근뢰와 근풍이 아니라, 족장과 소족장이었다.‘내가 오늘 너희 부자를 참수시킬 것이다.’여럿이 몰려와서 한 사람을 괴롭힌다고 무서워할 사람이 아니었다.그에게 고충이 아무리 많아도 십여 명, 수십 명은 상대할 수 있지만, 나중에 몇 백 명씩 상대하라면 생각만 해도 짜증이 밀려왔다.그들과 끝이 없는 싸움을 하기보다 차라리 지금 족장을 해치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충도인은 박식하지 않지만 ‘도둑도 우두머리를 먼저 잡으라’는 도리는 알고 있었다.족장을 잡은 뒤에 소족장을 죽인다면 백수족의 부하들은 더는 날뛰지 못할 거고, 성녀 전하가 출관할 때 족장을 제압한 것을 보고 자신을 크게 탓하지 않을 것이다.그런 생각에 충도인은 단호하게 결심했다.“아버지!”“족장님! 어서 피하세요!”“어서 족장님을 보호하라!”“썩을 영감! 어디 감히!”맹독 지네의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기성을 포함한 모든 백수족이 반응하기 전에 쏜살같이 족장의 앞으로 돌진하더니 번쩍 뛰어올라 그의 목을 휘감았다.목에 차가운 촉감이 느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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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충도인이 코웃음을 쳤다.살인벌의 속도는 맹독 지네보다 빠르지 못해도 잠깐 사이에 칼을 휘두르는 백수족 부하들을 충분히 쓰러트리고 최종 목표로 달려가 포위했다.윙윙윙.살인벌에 포위된 능운이 당황하더니 무의식적으로 돌아서서 도망치려 했다.그러자 살인벌들이 신호를 받은 것처럼 즉시 달려들어 능운의 머리를 공격했다.“아아아악! 저리가! 날 쏘지 마!”능운은 벌들의 맹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소족장, 빨리 도망쳐요!”“어서 소족장을 보호해!”“누가 불 좀 가져와서 벌을 쫓아내!”일행이 횃불을 찾아오기 전에 누군가 나서서 이 상황을 제지했다.“멈추시오!”결국 기성이 차마 볼 수 없어서 나서고 말았다.“충도인, 제발 족장과 소족장을 용서해 주시오.”그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다가가 중독된 부하들이 울부짖는 장면을 안쓰럽게 쳐다보고는, 충도인에게 공수하며 정중하게 사과했다.“소족장이 먼저 잘못했소. 내가 제때에 막지 못해서 이 지경으로 일을 크게 키웠소. 하지만 걱정 마시오. 내가 맹세하리다. 오늘 내로 반드시 해결하고 성녀 대인이 나올 때면 직접 무릎을 꿇고 사죄하겠소.”“그러니 진정하고 공격을 멈춰 주시오. 여기서 상황이 더 악화되면 성녀 대인께도 귀찮은 일들이 일어날 거요.”기성은 간절하게 부탁하면서 조심스럽게 일깨워주었다.사실 충도인은 누구의 말도 들어주지 않으려고 결심했었지만 생각보다 기성이란 사람은 백수족 소족장보다 양심은 있어 보였다.그는 콧방귀를 뀌며 손을 들어 살인벌에게 공격을 멈추라 지시하고는 돌아서서 기성을 쳐다보았다.“대사제의 말은 방귀처럼 냄새만 고약하군. 사흘 동안 누구도 성녀 대인을 방해하지 못하게 막겠다고, 자네가 그러지 않았소? 그런데 사흘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성녀 전하가 속 시끄럽게 방해했소.”“…”“그리고 성녀 전하께 반드시 해명하겠다면서 결국 소족장 뒤를 이어서 족장까지 출동해서 이 늙은이를 괴롭히는 거요? 아니면 우리 성녀 전하를 우습게 보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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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기쁨도 잠시, 충도인이 여광으로 뒤를 힐끗 보다가 이내 불안한 듯 목소리가 떨렸다.성녀 전하는 단지 입구만 지키라고 부탁했는데 이틀 남짓한 시간에 이렇게 많은 문제를 일으킬 줄이야.이것은 다 대사제인 기성이 자기 부족도 제대로 통제 못한 탓이었다.‘쓸모없는 영감탱이! 생각할수록 열받네!’백수족의 족장과 능운 일행은 충도인이 재빨리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방금 기세가 드높게 전부 죽이겠다고 큰소리치던 사람이 성녀의 한마디에 당황하며 스스로 사죄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자신들과 성녀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달라서, 족장과 소족장 일행은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한 란사에게 순간 경외감을 느꼈다.‘성녀 대인은 대체 어떤 사람이야?’전에는 두 사람이 외부에서 온 것만 알고 신분에 대해 묻지 않았는데, 이제 보니 외부에서도 신분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나중에 자세히 조사해 봐야겠어.’멀리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교청주는 한 손으로 턱을 만지며 무릎을 꿇은 충도인을 힐끗 보며 이런을 생각했다.“당신은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했으니 죄가 없어요. 일어나세요.”동굴 안에서 들려오는 란사의 말에 충도인은 긴장된 마음이 금세 풀렸다.“성녀 전하, 감사합니다!”그가 고개를 숙여 절을 올리고 서둘러 일어날 때 란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당신은 지네와 살인벌을 거두고 나머지 일은 대사제가 처리하도록 맡기세요.”충도인은 대사제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난 대사제를 믿어요. 이번에 잘 처리할 거예요, 맞죠?”감격한 기성은 전보다 더 공손하게 대답했다.“성녀 대인, 걱정 마십시오.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란사가 믿는다면 충도인도 더는 말할 것이 없었다.그는 손을 휘저어 맹독 지네와 살인벌을 전부 소환했다.마침내 구조된 족장과 능운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고 창백한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그런데 부자가 고개를 들어 동굴 쪽을 한참이나 쳐다보아도 성녀는 밖에 나오지 않았다.족장이 목을 감싸고 천천히 일어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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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5화

란사가 빙그레 웃었다.“내가 편애한다고 생각하지 마. 너희 주인이 보고 싶다고 해서, 나도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내는 거야.”당황한 표범과 여우는 급기야 애교를 부리며 부탁했다.솔직히 야수들에게 원래 주인이 있기에 떠나기 아쉬운 것은 아니었다.그저 천성적으로 그녀를 좋아하고 친해지고 싶었던 것이고, 진짜로 떠나기 싫은 이유는 바로 옥패 공간에서 매일 실컷 먹었던 영기와 영수였다.이것은 야수에게 있어 진정한 보양식이니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접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하지만 란사의 태도가 완강하니 어쩔 수 없었다.그녀는 빙그레 웃으면서 두 야수의 머리를 살며시 밀어내고는 양손으로 귀를 어루만졌다.“명심해. 여기서 보고 들었던 일은 다 잊어버려야 해.”그때 유성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 위에서 날아와, 표범과 여우의 머리에 앉더니 날개를 퍼덕이면서 반짝이는 비닐가루를 뿌렸다.그 순간 야수의 눈빛이 흐릿하다가 이내 정상으로 돌아왔다.그리고 나서 두 야수는 재차 뒤를 돌아보면서 밖으로 나갔다.표범과 여우가 동굴 입구에 나타나자 얻어맞고 바닥에 쓰러진 능운이 너무 좋아서 펄쩍 뛰었다.몸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야수를 불렀다.“대장군! 어서 와!”능운은 자신의 야수 표범에게 특별히 ‘대장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이제 됐다. 대장군이 돌아오면 성녀가 동굴에서 무엇을 했는지 전부 알아낼 거야. 그때면 그 여인을 이용해서 온갖 이득을 착취해야지!'동시에 멀리서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던 교청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녀가 손을 뻗어 붉은 여우를 소환하는데 왠지 그다지 기뻐하는 것 같지 않았다.‘어떻게 된 거야?’ ‘왜 다른 야수는 돌려보내지 않고 나와 능운의 야수만 풀어줬지?’ ‘설마 내 속셈이 들통난 건가?’ ‘다른 야수는 지금 뭐 하고 있어?’ ‘돌려보낼 거면 같이 돌려보내야 하는 거 아니야?’‘고작 반나절이 남았는데 다른 야수를 남겨둘 필요가 있을까?’교청주는 지금 란사가 무슨 의도로 두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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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6화

족장이 돌아서서 동굴 안쪽과 입구를 지키는 충도인을 쳐다보았다.속으로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지만 억지로 참고 얼굴이 퉁퉁 부은 못난 아들과 함께 기성을 따라갔다.족장 일행이 떠난 뒤, 교청주는 잠시 망설이는 것 같더니 충도인의 따가운 시선에 곧바로 돌아섰다.모두가 떠나자 동굴 밖이 조용해졌다.충도인은 상큼한 공기를 만끽하며 만족하는 미소를 지었다.“충도인, 들어오세요!”“네, 성녀 전하!”란사가 부르는 소리에 충도인은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동굴로 들어갔다.“성녀 전하께 문안드립니다. 무슨 분부라도 있습니까?”그는 간사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한 뒤에 지극정성을 다해 차를 따라주었다.란사는 돌탁자 위에 약병을 올려놓으며 말했다.“백색 옥병은 충도인의 해독약이고, 나머지는 맹독 지네의 해독약이에요. 그리고 맹독 지네를 키우는 독처방과 약처방이 전부 여기 있으니까 가져가서 혼자 만들어 보세요. 그러다 정 안 되면 다시 찾아와요.”순간 충도인의 눈이 번쩍 뜨였다.‘성녀 전하께서 맹독 지네를 온전히 내게 맡기려는구나!’맹독 지네를 가지긴 했지만 독처방과 약처방은 성녀에게 있어서, 충도인은 부려 먹는 자격만 있었다.이제 독처방과 약처방이 모두 있으니 맹독 지네는 완전히 그의 소유물이 되었다.충도인은 너무 기뻐서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네, 열심히 만들어 보겠습니다. 참, 성녀 전하, 방금 왜 야수 두 마리를 돌려보냈습니까?”문뜩 방금 일이 떠올라 란사에게 물었다.“전하, 두 야수 중에서 하나는 백수족 소족장의 야수이고 다른 하나는 어느 장로 딸의 야수랍니다. 이 두 야수를 손에 넣으면 백수족은 절대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겁니다.”란사는 차를 마시면서 그를 흘겨보았다.“난 여기에 독판치러 온 게 아니에요.”‘반란이라니, 여기는 백수족의 구역인데 외부인인 나를 공격하면 했지 무슨 반란을 일으키겠어?’충도인이 머쓱하게 웃더니 다시 그녀의 찻잔에 차를 가득 채웠다.“백수족에 배은망덕한 놈들이 많아서 하는 말입니다. 성녀 전하께서 지극정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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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7화

란사의 명령을 받은 충도인은 벌써부터 흥분되기 시작했다.지금 그는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처럼 당장 찾아가 한 바탕 싸우고 싶었다.며칠 전에 수많은 사람을 중독시켰지만 목숨은 앗아가지 않았다.평소 외부에서 죽인다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바로 죽이는 충도인의 성격에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원래부터 악인으로 유명했으니, 악인이 뒤끝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는 건 수치로 여겼다.만약 성녀 전하의 체면을 보지 않았다면 진작에 그놈들을 모조리 죽였을 것이다.이제 성녀가 명령을 내려서 더는 걱정할 것이 없었다.충도인은 돌아서서 동굴 밖으로 나갔다.그는 옥병 마개를 열어 안에 있는 해독제를 입에 털어 넣고는 꿀꺽 삼켰다.그리고 잔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치켜들고 괴상한 미소를 지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오늘 저녁에 제 발로 찾아오면 내 큰 보배와 작은 보배들이 너희 피를 실컷 마시게 할 것이다.’밤이 드리우자 동굴 밖에서 충도인은 두 눈을 부릅뜨고 보초를 서고, 동굴 안에서 란사는 편히 잠들지 못했다.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성녀 대인…”“제… 제발… 살려… 주세요.”“너무 고통… 고통스러워요. 성녀 대인… 제발… 제발… 살…”“성녀… 대인… 어디… 계십니까?”“선부가… 선부가 여기 있습니다… 성녀… 대인…”이 소리들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지만 고통과 절망이 가득한 감정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란사를 억눌렀다.그중에서도 유독 한 목소리는 다른 목소리와 다르게 슬프고 마음이 아팠다.그 목소리에 오랜 세월 동안 피폐해진 정신력과 강력한 집념, 절망에 가까운 기대가 담겨 있었다.마치 아득한 옛날 자취를 감췄던 하인이 마침내 주인의 기운을 느낀 순간, 오랫동안 억눌러 왔던 슬픔이 터져 나온 듯 처량했다.“성녀 전하… 전하…”뼈아픈 고독과 불멸의 충성이 만리를 뚫고 란사의 이름을 집요하게 불렀다.“전하… 어디 계십니까? 선부… 선부가 만년이나 찾았습니다.”‘누구야? 너 대체 누구야? 만년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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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이와 동시에 능운과 교청주는 방금 들은 소식 때문에 깜짝 놀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뭐라고? 방금 했던 말 다시 해봐!”능운은 옷을 걸칠 새도 없이 침대에서 벌떡 내려와 무릎 꿇고 보고하는 부하의 멱살을 확 잡아당기며 물었다.부하는 옷깃이 자기 목을 졸려도 소족장보다 더 흥분하면서 다시 말했다.“소족장, 성녀 대인한테 데려간 야수의 주인들이 완전히 시독을 제거했습니다!”“그럴 리가 없어! 그게 언제 적 일이야?”“방금 족내 의원이 그들의 몸을 검사해 봤는데 체내에 시독이 깔끔하게 제거됐답니다!”부하는 매우 확신하는 투로 말했다.오기 전에 몇 번이나 의원에게 확인했기에 이 놀라운 소식을 소족장에게 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말이냐? 그게 사실이란 말이야?”능운은 정말 믿기지 않았다.그동안 3대 부족은 체내의 부패시독을 제거할 방법을 수없이 시도해 봤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누군가가 정말로 시독을 제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자기처럼 성녀에게 야수를 보낸 동족이었다.이 순간 능운은 기쁘면서도 묘하게 기분이 들었다.“참, 그자들의 시독이 어떻게 제거되었는지 의원이 말했어?”부하가 곧바로 대답했다.“말로는 성녀 대인이 해독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먼저 그들의 야수를 치료한 다음 그들 체내의 시독을 야수에게 옮기고, 다시 야수를 치료하면 완전히 해독할 수 있답니다.”능운의 부하는 이 얘기를 전달하면 소족장이 분명 기뻐할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고개를 들고 보았더니 능운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진 것이었다.‘참, 소족장의 야수는 돌아왔지!’부하는 뒤늦게 깨달았다.‘낮에 대장군을 돌려받지 않았다면 지금쯤 소족장도 완전히 해독했을 텐데.’이런 생각이 든 부하는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원래 흥분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어색하게 변했다.소족장뿐만 아니라 교청주도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은 대사제의 말을 듣지 않고 악착같이 성녀 대인을 방해하는 바람에 야수를 돌려보냈는데, 오늘 저녁에 이런 소식을 듣게 됐다.‘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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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9화

이튿날 아침, 란사는 잠에서 막 깨어나 거슴츠레 뜬 눈으로 동굴 꼭대기를 바라보며 조용히 멍을 때렸다.‘엊저녁에… 꿈을 꾼 것 같았는데… 전혀 기억나지 않아.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어. 그것도 엄청 많은 목소리가 들렸는데…’분명 누군가 그녀를 불렀는데 왜 불렀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한참이나 누워서 지난밤 꿈을 회상했지만 여전히 기억나지 않았다.‘관두자. 그냥 꿈일 뿐이야. 언젠가 생각나겠지.’그녀는 머릿속 생각을 털어버리듯 좌우로 흔들면서 침대에서 내려왔다.그리고 손과 얼굴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는 동굴 밖으로 나갔다.나가자마자 입구를 지키던 충도인이 뭐가 못마땅한지 뿌루퉁해 있었다.란사가 나타나자 바로 표정을 싹 거두고 배시시 웃었다.“성녀 전하.”그는 상체를 숙여 인사하고는 어젯밤 상황을 보고했다.“어젯밤부터 아침까지 누구도 전하를 방해하러 오지 않았습니다.”“알겠어요.”란사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 말하려던 순간, 곁눈질로 동굴에서 멀지 않은 골목 어귀에 기성, 능운, 교청주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일행에 족장은 없었다.기성은 란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두 젊은이를 데리고 다가왔다.“성녀 대인, 족장과 백수족의 장로들이 뵙기를 청합니다.”백수족의 우두머리들이 이제야 제대로 마주 앉아 얘기할 마음이 생긴 모양이다.“대사제가 길을 안내하세요”“네.”기성이 공손하게 상체를 숙이며 대답했다.능운과 교청주도 뒤를 따랐지만, 란사가 모습을 드러낸 뒤로 줄곧 그녀만 주시했다.마치 그녀의 속내를 꿰뚫어 보기라고 할 것처럼 한 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정작 란사는 그러든 말든 무시해 버렸다.그녀가 이렇게까지 담담한 태도를 보이자, 두 사람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당장이라도 캐묻고 싶은 말이 산더미 같았지만, 기성이 매섭게 눈을 흘기며 돌아서는 바람에 입도 뻥끗하지 못했다.어쩌면 어제 단단히 교훈을 얻은 덕분인지 두 젊은이는 기성에게 반박하지 않고 조용히 뒤를 따랐다.그런데 왜 성녀 대인의 문지기 영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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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0화

란사가 발걸음을 멈추자 옆에서 기성이 손을 뻗으며 알려주었다.“성녀 대인의 자리는 저기입니다.”그가 가리키는 곳은 바로 정중앙 위에 놓인 두 돌의자 중 하나였다.보통 이러한 부족의 규칙에 따르면 상석에는 오로지 족장만 앉았다.지금 하나가 아닌 두 개가 있다는 것은 어젯밤에 추가한 것 같았다.족장의 위도 아래도 아닌 동등한 위치인 상석에 그녀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보아하니 어젯밤에 준 ‘선물’이 효과가 있었네.’마침내 그들은 란사를 ‘선지 성녀’로 받아들였다.평소에도 이런 격식을 차리지 않는 그녀라서 지금도 어찌하든 상관없었다.하지만 격식을 중요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백수족의 입장에서는 이 정도 예를 갖추지 않고서는 성녀님께 자신들의 성의를 보여 드릴 수 없다고 여겼다.게다가 성녀님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감히 어떤 요구도 꺼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물론 성녀 대인은 이런 격식이 눈에 차지 않겠지만 그들은 형식적이라도 보여줘야 했다.나중에 성녀 대인이 자기들의 요구를 받아 주길 바라면서 말이다.란사는 전방을 훑어보고는 태연하게 발을 들어 안으로 걸어갔다.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는 백수족 장로들을 스치고 계단을 올라 족장의 앞까지 도착했다.“성녀 대인, 자리에 앉으십시오.”오늘 족장은 어제처럼 권세를 부리지 않았다.사실 족장은 어제 란사의 동굴 밖에서 큰 충격을 받은 뒤에 울분을 참지 못했었다.그런데 바로 당일 저녁에 엄청난 소식을 들었을 때, 모든 불만과 분노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그래서 오늘 억지로 몸을 가누고 공손하게 성녀 대인을 맞이한 것이다.란사는 그를 물끄러미 보다가 빙그레 웃었다.“족장님이 드디어 깨달으신 모양이군요.”족장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성녀 대인께서 넓은 아량으로 봐준 덕분에 개과천선할 기회를 가졌습니다.”“족장님, 과찬이세요. 이제 자리에 앉읍시다.”어쨌든 일족의 족장이니 너무 몰아붙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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