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이 돌아서서 동굴 안쪽과 입구를 지키는 충도인을 쳐다보았다.속으로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지만 억지로 참고 얼굴이 퉁퉁 부은 못난 아들과 함께 기성을 따라갔다.족장 일행이 떠난 뒤, 교청주는 잠시 망설이는 것 같더니 충도인의 따가운 시선에 곧바로 돌아섰다.모두가 떠나자 동굴 밖이 조용해졌다.충도인은 상큼한 공기를 만끽하며 만족하는 미소를 지었다.“충도인, 들어오세요!”“네, 성녀 전하!”란사가 부르는 소리에 충도인은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동굴로 들어갔다.“성녀 전하께 문안드립니다. 무슨 분부라도 있습니까?”그는 간사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한 뒤에 지극정성을 다해 차를 따라주었다.란사는 돌탁자 위에 약병을 올려놓으며 말했다.“백색 옥병은 충도인의 해독약이고, 나머지는 맹독 지네의 해독약이에요. 그리고 맹독 지네를 키우는 독처방과 약처방이 전부 여기 있으니까 가져가서 혼자 만들어 보세요. 그러다 정 안 되면 다시 찾아와요.”순간 충도인의 눈이 번쩍 뜨였다.‘성녀 전하께서 맹독 지네를 온전히 내게 맡기려는구나!’맹독 지네를 가지긴 했지만 독처방과 약처방은 성녀에게 있어서, 충도인은 부려 먹는 자격만 있었다.이제 독처방과 약처방이 모두 있으니 맹독 지네는 완전히 그의 소유물이 되었다.충도인은 너무 기뻐서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네, 열심히 만들어 보겠습니다. 참, 성녀 전하, 방금 왜 야수 두 마리를 돌려보냈습니까?”문뜩 방금 일이 떠올라 란사에게 물었다.“전하, 두 야수 중에서 하나는 백수족 소족장의 야수이고 다른 하나는 어느 장로 딸의 야수랍니다. 이 두 야수를 손에 넣으면 백수족은 절대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겁니다.”란사는 차를 마시면서 그를 흘겨보았다.“난 여기에 독판치러 온 게 아니에요.”‘반란이라니, 여기는 백수족의 구역인데 외부인인 나를 공격하면 했지 무슨 반란을 일으키겠어?’충도인이 머쓱하게 웃더니 다시 그녀의 찻잔에 차를 가득 채웠다.“백수족에 배은망덕한 놈들이 많아서 하는 말입니다. 성녀 전하께서 지극정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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