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 영감은 한때 란씨 가문의 총괄 집사로서 눈치가 꽤 빠른 편이었다. 그날 수월관으로 돌아가는 길, 란 영감은 온사에게 물건 하나를 건넸다.“아가씨, 저는 란씨 가문에서 태어나서 일평생 란씨 가문의 은혜를 입으며 자랐습니다. 그러니 죽어서도 가문을 위해 뭔가를 하다 죽고 싶어요. 그러니 이걸 꼭 받아주시고 저에게 아가씨를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십시오.”온사를 만나기 전, 그는 그저 그렇고 그런 인생 이대로 살다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온사가 찾아온 이후로 그는 가문을 위해 새롭게 살아 보기로 결심했다.온사는 란 영감이 건넨 계약서를 바라보며 재차 물었다.“아저씨,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신가요?”란 영감은 귀운 산장을 한참 뒤돌아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온사를 바라보며 정중한 표정으로 말했다.“예, 제가 스스로 고민하고 내린 결정입니다. 저는 평생 란씨 가문에만 충성하기로 한 사람입니다. 큰 공자와 다른 공자들도 큰 아가씨의 아이이긴 하지만 란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죠. 하지만 아가씨는 다릅니다.”굳이 선택할 필요도 없었다.처음부터 선택지는 하나였다.온사는 그가 내민 계약서를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제 신변에는 사람이 몇 없으니 앞으로 아저씨가 잘 보살펴 주세요.”란 영감은 그녀가 계약서를 받는 걸 보고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걱정 마세요, 아가씨. 앞으로 제가 아가씨를 위해 궂은 일은 다 도맡아 하겠습니다.”이제 온사는 그의 유일한 주인이 되었다.상한아는 부러운 표정으로 란 집사를 바라보았다.‘정말 좋겠네. 성녀 전하의 사람이 되었으니. 전하께서 내 계약서도 받아주셨다면 내가 성녀 전하 신변의 유일한 시종이 되는 것인데!’상심을 느낀 상한아는 손수건을 꽉 쥐고 원망 섞인 눈으로 란 집사를 바라보았다.란 집사도 시선을 느끼고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온사는 그렇게 귀운 산장을 떠났다.하지만 이대로 사건을 마무리지을 생각은 없었다.그녀의 복수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귀운 산장에 든 도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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