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401 - Chapter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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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났다.넷째 날이 되었을 때, 진국공부에서 또 사람을 보내왔다.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똑같았다.그들은 굳이 사방을 수색하지는 않았다. 온권승은 아들이 이곳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다만 아직 증거가 없으니 대놓고 찾아와서 난동을 부릴 수도 없었다.그러나 대부분 인력은 산기슭을 배회하고 있었다.그들은 산 위의 상항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러나 온사가 산을 내려오지 않으니 그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옥패 공간, 온사는 평소처럼 오늘 분의 식량을 온자신에게 건네고는 의자에 앉아 조용히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배고파… 배고파서 죽을 것 같아….”온자월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장장 4일 동안 그는 물 한 방울, 밥 한 톨 입에 대지 못했다.이대로 간다면 굶어 죽는 건 시간문제였다.“형님… 제발… 한 입만….”쌍둥이 동생의 애절한 간청에 온자신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형님… 제발 한 입만… 나 정말 죽을 것 같아!”온자월은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온자신이 든 밥 그릇만 주시하고 있었다. 간절한 그 모습은 3일전 당당하던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다 드셨나요?”곧이어 온사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동생이 경고하고 있었다.이를 눈치챈 온자신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남은 밥을 단숨에 먹어치운 후, 그릇을 온사에게 건넸다.“이제 좀 결심이 드시나요?”그릇을 받아든 온사는 온자월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물었다.“내기, 어떻게 하실 건가요?”“안 해! 안 한다고! 절대 못해!”격분한 온자월이 소리쳤다.“차라리 이럴 바엔 나를 굶어 죽여! 내 여기서 죽는 한이 있어도 석해 장원은 절대 네게 넘겨주지 않아!”온사는 미쳐 날뛰는 그의 모습을 차분히 바라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너무도 순순히 사라지는 그 모습에 온자월이 오히려 당황했다. 두려움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목숨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데 누군들 두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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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말도 안 되는 소리! 경성을 벗어나지 않았다면 백 리 밖이라고 해도 줄곧 못 찾을 리가 없어!”“형님, 거짓말하지 마. 온사를 돕고 싶은 마음은 알겠어. 내 손에서 석해 산장을 빼앗아 온사에게 주려는 거지? 그렇지만 그건 외조부께서 내게 물려주신 내 장원이야. 온사가 달라고 한다고 내가 꼭 줘야 해?”“우리가 먼저 그 애의 귀운 장원과 봉운루를 빼앗았으니까!”온자월은 머리를 감싸더니 고통스럽게 말했다.“잊었니? 애초에 우리가 온사의 손에서 귀운 장원과 봉운루를 빼앗았지 않니. 막내의 갖고 싶다는 말 한마디 때문에!”온자월은 굳은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온자신은 힘겹게 말을 이었다.“네 형님으로서 너와 넷째가 예전에 했던 일은 추궁하지 않으마. 형님으로서 마지막으로 권고하는 거야. 네가 어찌 생각하든 나는 이미 결정을 내렸어.”온자신도 자신 앞으로 된 장원이 있었다.온사가 그것을 어디에 쓰려는지도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동생이 원한다면 기꺼이 내어줄 것이다.그렇게 조금씩 지난날의 잘못에 대한 보상을 해줄 것이다.온자신의 결연한 표정을 보고도 온자월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둘째 형님이 자신을 돕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었다.온자신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철창밖을 바라보았다.‘아버지, 저희를 찾고 계신가요?’한편, 진국공부 저택에서는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아무리 찾아도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온권승은 홧김에 상 위에 놓인 물건들을 모두 집어서 바닥에 던졌다.벌써 나흘이 지났다.그리고 나흘째 되는 날에야 아들 둘이나 사라진 것을 눈치챘다.‘둘째마저 사라졌을 줄이야!’게다가 심복들의 말에 의하면 사라진지 족히 한 달은 되는 것 같다고 했다.온권승은 수월관 대문 앞에서 온옥지를 죽이라고 명령하던 온사의 모습이 떠올랐다. 만약 온사가 마음먹고 죽일 생각이라면 두 아들은 살아서 돌아오기 힘들 것이다.온자신은 어쩌면 불행을 면할지 몰라도 몇 번이고 온사를 찾아가 그녀의 심기를 어지럽힌 온자월이라면 남아 있는 인내심이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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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온사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저로서는 후작의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군요.”충용 후작은 흠칫하더니 곧장 정정했다.“제가 실언을 했군요. 진국공께서는 어찌 하면 두 아이를 용서해 주실 것인지 여쭤보라고 하셨습니다.”온사는 그가 왜 왔는지 알고 있었다. 즉, 온권승은 두 아들이 이곳에 있다고 확신한다는 뜻이었다.하지만 증거 없는 말을 함부로 뱉을 수는 없는 법.“란씨 가문의 장원은 참으로 운치가 좋은 곳이지요. 제가 가진 귀운 산장처럼 말입니다.”온사는 충용 후작을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후작 나리께서도 전에 그렇게 말씀하셨지 않습니까?”충용 후작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예, 참으로 좋은 곳이지요.”곧이어 소식은 온권승에게 전해졌다.그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전에는 몰랐는데 그 불효녀가 이리도 욕심이 많은 년이었을 줄이야!”충용 후작은 차로 목을 축이고는 담담히 물었다.“나리께서 그 아이의 귀운 산장과 봉운루를 빼앗아서 온모에게 줬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입니까?”“그래서 다 가져갔잖아!”온권승은 짜증이 치밀었다.충용 후작도 점점 그에 대한 불만이 커져갔다.가져갔다는 표현보다는 자신의 것을 돌려받았다고 하는 게 맞았다. 하물며 외조부께 선물 받은 건데 아비와 오라비들이 그걸 빼앗아 사생아에게 줬으니 얼마나 원한이 사무쳤을까!충용 후작은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싸늘한 표정으로 일어섰다.“분부하신 일은 잘 완성했으니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온권승은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음침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문이 닫히자마자 찻잔이 바닥에 떨어져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청봉 장원과 석해 산장 계약 문서를 가져오너라!”“예.”다음 날 아침.온자월 형제 이름으로 된 땅과 약초밭을 훼손한 배상금 오만냥 은표가 수월관에 도착했다.온사는 말없이 그것을 받아 챙기고 옥패 공간으로 진입했다.“쿨럭… 아버지, 아버지… 이제 오셨습니까?”철창 안 온자월은 온몸에 힘이 빠지고 점점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발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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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무우야, 나는 그냥 내 발로 나가면….”“안 됩니다.”퍽!온사의 매정한 몽둥이가 온자신의 머리를 강타했고 온자신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그녀는 두 사람의 눈을 가리고 손발을 묶었다.그러고는 두 사람을 끌고 공간을 나갔다.“추월아.”온사의 부름을 들은 추월이 곧장 방 안으로 들어왔다.“이것들을 모두 온자신의 오두막에 가져가서 던져놔.”“예.”그날 오후, 온권승은 드디어 온사에게서 소식을 받았다.“당장 가서 그 녀석들을 끌고 와!”온자신과 온자월이 정신을 차렸을 때, 그들은 이미 진국공부에 돌아와 있었다.“아버지….”온자월은 눈을 뜨자마자 온권승을 보고 기쁨에 겨워 소리쳤다.그러나 그 순간!짝!“멍청한 자식!”온권승의 손바닥이 그의 얼굴을 강타했다.“또 한번 사고 치면 온자신 그 불효자식처럼 집안에서 쫓겨날 줄 알아!”온권승은 완전히 진노한 상태였기에 힘조절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미 굶주림으로 지친 온자월은 거의 혼절 직ㄱ전이었다.“아버지, 이러지 마세요! 셋째 오라버니는… 단지 저를 위해 대신 화풀이를 해주신 것뿐이잖아요. 때리실 거면 저를 때리세요.”온모는 현재 온자월과 온옥지만이라도 영원한 자기 편으로 붙잡아 두어야 하는 입장이니 간절한 표정으로 애원했다. 역시나 그녀가 예상한 대로 온자월은 배고파서 거의 혼절 직전인 몸을 끌고 다급히 간청했다.“막내 잘못이 아닙니다. 아버지도 아시지 않습니까. 저는 처음부터 온사 그 계집애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년이 우리 진국공부 대문에 똥까지 퍼부었는데 당연히 혼내줘야 마땅하지 않습니까!”“혼을 내? 능력 없어서 오히려 납치를 당하고 소리 소문 없이 시체도 못 남기고 죽었을 주제에 혼을 내?”온권승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온자월은 본능적으로 반박하려다가 갑자기 안색이 돌변하더니 배를 끌어안고 주저앉았다.“자월아!”“셋째 오라버니!”“어떻게 된 거야! 당장 의원 불러!”온권승은 그제야 온자월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다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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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온모는 오래전부터 오씨 사형제의 장원을 노리고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 기회가 없어 아직 거기까지 손을 뻗지 못했을 뿐이었다.‘온사 그년, 내 귀운 산장과 봉운루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감히 오라버니들의 장원까지 넘봐?’그녀는 절대 온사의 뜻대로 일이 이루어지게 둘 수 없었다.그러다 문득 온권승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아버지, 왜 그러십니까?”온모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안색이 너무 안 좋으세요.”온권승은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석해 산장과 청봉 장원은 이미 온사에게 넘어갔어.”“뭐라고요?”“다시 말씀해 주세요!”온자월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가 너무 급히 일어난 탓에 현기증을 느끼며 털썩 주저앉았다.온모의 두 눈도 분노로 휘둥그레졌다. 온자월이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혹독한 고문을 견디는 동안, 잘난 아버지가 결국 배신을 때린 것이다!온자월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아버지, 농담이시죠? 그 석해 산장은 제 이름으로 된 제 장원이잖아요!”‘아버지께서 어찌 그걸 온사에게 넘겨줄 수 있지? 그럼 그 동안의 굶주림은 대체 뭐가 되는 거야!’“네 것인데 뭐 어쩌라고! 모든 일의 시작은 다 네가 나서서 문제를 일으킨 탓이 아니더냐!”온권승 역시 성난 목소리로 호통쳤다.“네가 분수를 지켰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란 말이다! 내가 너희들을 집에 데려왔을 때, 너랑 둘째는 거의 죽기 직전이었어!”과장된 말은 아니었다. 온자신은 그나마 괜찮지만 온자월은 정말 위험한 상태였다.“만약 우리가 조금만 늦었다면 넌 이미 저승길에 올랐어!”온자월의 얼굴이 창백해졌다.하지만 그들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온사는 이미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후였다.온모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언니가 그렇게까지 장원을 원하실 줄은 말랐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제 금고를 털어서라도 하나 마련해 드렸을 텐데….”큰 충격을 받은 온자월도 분노에 치를 떨었다.쾅!그가 탁자를 내리치자 위에 놓였던 그릇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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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아버지!”온자월의 목소리에는 실망과 분노가 가득 서려 있었다.“아버지도 둘째 형님처럼 온사의 편에 서기로 하신 겁니까?”“네가 지금 어디 있는지부터 잘 생각하고 말하거라!”온권승은 못마땅한 얼굴로 아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내가 진정 온사의 편에 서기로 했으면, 땅까지 내어주며 그년의 손에서 너희를 되찾아오려 했겠어? 차라리 거기서 죽게 내버려 뒀겠지!”“그런데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왜 온사를 찾아가는 걸 막아요? 제가 장원을 되찾지 못하게 하려고 이러시는 거잖습니까!”온자월의 목소리에는 분노보다 서운함이 더 담겨 있었다.“그건 외조부께서 제게 물려주신 장원입니다! 어찌 그걸….”“네가 하는 건 없고 사고만 쳐대니까 이 사단이 난 것 아니더냐! 너와 넷째가 지금까지 진국공부의 위상에 얼마나 큰 손상을 끼쳤는지 굳이 내가 말해야 알아? 귀운 산장 약초밭을 훼손한 게 너희 둘의 짓이라는 것쯤은 나도 알아!”온권승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장원 하나 잃고 끝난 것을 다행으로 알아! 다음에 또 무슨 변을 당할지 누가 장담할 수 있겠어? 온사가 정말 널 못 죽일 것 같으냐?”그는 차갑게 뒤돌아서 방을 나섰다.“넷째가 피까지 보았는데도 교훈을 얻지 못하였으니… 석해 산장은 잊고 그 동안 방에서 반성 좀 하고 있거라.”이번 금족의 범위는 처소가 아니라 아예 방을 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온권승은 온모를 밖으로 끌고 가고는 호위들에게 엄명을 내렸다.“내 명령 없이는 누구도 이 뜰에 출입하지 못하게 하거라. 특히나 셋째의 외출은 절대 허락해선 안 된다!”“명을 받들겠습니다.”문밖에서 호위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제야 온자월은 호위가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아버지! 이럴 수는 없습니다!"목놓아 소리쳤지만 온권승은 이미 등을 돌린 뒤였다.뒤에 남은 온모는 방안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를 악물고 따라 나왔다.‘이대로 가다가는 안 되겠어!’귀운 산장과 봉운루에서 시작하여 온자신과 온자월의 장원까지 모두 온사에게 빼앗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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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셋째 형님께서 나처럼 집에만 조용히 머물렀더라면 벌을 받지도 않았을 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형님은 너무 쉽게 감정에 휩쓸려. 점점 옛날의 둘째 형님처럼 변해가고 있네. 약간의 자극만 주면 무작정 달려드니까 그게 바로 온사의 함정이라는 것도 깨닫지 못한 거지.”온모는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러니까 아버지께서 화를 내신 건 오라버니들이 한 일 자체가 아니라, 셋째 오라버니께서 온사 언니의 도발에 넘어가서 오히려 목숨까지 잃을 뻔했기 때문이군요?”“목숨을 잃을 뻔했다고?”온옥지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 부분은 그도 몰랐던 사실이었다.온모의 설명을 들은 후,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온사 그년, 참으로 교활해 빠졌구나.”그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처음부터 그 애의 목표는 셋째 형님의 석해 산장이었네.”온모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렇지만 진짜로 셋째 오라버니를 굶겨 죽일 수도 있었잖아요? 셋째 오라버니 말로는 거의 나흘을 굶었다고 하던데….”온옥지의 입가에 비웃음이 떠올랐다.“감히 그렇게까지는 못했을 거야. 비록 둘째 형님이 가문을 떠났지만 아버지께서는 아직까지 족보에서 제명하지 않으셨어. 진국공부의 차남과 삼남을 죽인다면 성녀의 지위도 끝장이지.”“하물며….”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말을 이었다.“혈육을 죽일 정도로 간 큰 아이가 아니야.”수월관 대문 앞에서 죽을 뻔한 적도 있지만 온옥지는 그것을 단지 아버지를 협박하기 위한 술수라고 생각했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라고 여기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두 번 모두 온사가 진심으로 살의를 품었던 순간들이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다만 어머니와 란씨 가문의 유산을 되찾기 위해 참았을 뿐이었다.어쩌면 마지막 유산을 되찾는 그날이 그들의 목숨을 취하는 날이 될 것이라는 것도.온옥지는 눈치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너무 편면적으로만 추측하고 있었다.‘두 번이나 같은 술수에 넘어가다니.’미간을 찌푸리며 고민에 잠겼던 그는 문득 온모를 바라보며 물었다.“막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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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온옥지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하는 온모를 바라보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막내야, 걱정 마. 온사 그년의 하찮은 술수로는 절대 나를 당해낼 수 없어.”“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제가 너무 불안했나 봐요. 오라버니께서 얼마나 똑똑하신 분인데 무슨 일이 생기겠어요.”온모는 자존심 강한 온옥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진심 어린 걱정을 전한 후, 그녀는 바로 그의 자존심을 채워줄 아부의 말들을 늘어놓았다.온옥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걱정할 필요 없어. 하지만 녹수 산장 이야기는 진심이었어.”“전에는 온사 그 애가 이렇게까지 탐욕스러운 애인 줄은 몰랐는데. 어머니의 혼수까지 앗아가고 네 귀운 산장과 봉운루를 앗아간 것도 모자라, 이제 둘째 형님과 셋째 형님의 땅까지 넘보는 걸 보니 분명 내 것과 큰형님의 것도 노리고 있을 게야.”“그 애한테 다 빼앗기기 전에 차라리 네게 넘겨주는 게 낫지. 적어도 네가 기뻐한다면 그거로 충분히 값어치를 한 셈이니까.”온모는 가슴이 두근거렸다.‘병약한 자식이 이럴 땐 눈치가 있네.’적어도 눈치 빠른 것만큼은 다른 형제들보다 나은 것 같았다.온모는 간절한 마음을 억지로 누르며 놀란 척 말했다.“그… 그렇다면 오라버니의 뜻을 존중할게요. 하지만 이건 그냥 제가 잠시 맡아드리는 거예요. 나중에 필요하시면 언제든 돌려드릴게요.”‘흥, 내 손에 들어왔으면 내 거지. 나중에 후회한 들 뭐 어쩌겠어.’‘그때가 되면 진국공부의 모든 것이 내 것이 되어 있을 테니까!’온옥지는 그녀의 속마음도 모른 채,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고는 심복을 불러 녹수 산장의 땅문서를 가져오게 한 후, 모두 온모에게 건네주었다.온옥지의 처소를 떠난 온모믄 땅문서를 가지고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혹시 누가 볼까 두려워 안 보이는 곳에 깊숙이 숨겨두었다.“녹수 산장은 이미 손에 넣었고, 이제 큰 오라버니의 금옥 장원만 남았네.”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밖으로 나가 화분들을 살펴보았다.몇몇 화분에서는 이미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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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철컥.문이 안쪽에서 열리더니 온장온이 직접 문을 열고 나왔다.최근 들어 그는 자신의 처소에서 시중들던 하인들 대부분을 물린 후, 충직한 하인 한 명만 신변에 두고 있었다.“둘째는 언제 돌아왔어? 그런데 셋째랑 둘이 무슨 변을 당했다는 거니?”온장온의 목소리는 예전의 온화함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냉담함만이 남아있었다.온모는 입술을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라버니, 정말 제가 이렇게까지 싫으신가요? 하지만 저는 이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어요….”“그런 소리는 이제 하지 마.”온장온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끊었다.“둘째랑 셋째 때문에 왔다며? 할 말 없으면 이만 돌아가. 내 친히 알아볼 터이니.”온모는 문을 닫으려는 온장온의 앞을 서둘러 막으며 말을 이었다.“말할게요! 그러니까 문은 닫지 마세요! 전에 대문 앞에 분변이 뿌려진 적 있었잖아요. 그게 셋째 오라버니께서 예전 일로 온사 언니가 경성을 떠나 있는 사이에 약초밭을 훼손해서 그런 거래요. 온사 언니는 복수한다고 사람을 시켜 우리 진국공부 대문에 분변을 뿌렸고요. 셋째 오라버니는 화를 못 참고 온사 언니를 찾아갔는데 글쎄 온사 언니가 둘째 오라버니랑 셋째 오라버니를 납치해서 가둬놓았다고 하네요. 그 뒤로는 저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셋째 오라버니는 거의 아사 직전에 집으로 돌아왔어요.”온모는 거짓까지 보태서 더 과장되게 말하고 싶었지만 이 일은 진국공부 전체가 다 아는 일이니 사실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약초밭 사건의 배후에는 너도 관련되어 있지 않니?”온모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온장온은 날카롭게 물었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어요?”온모는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큰 오라버니, 어떻게 저를 그런 식으로 의심하실 수 있나요? 제가 전에 잘못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뉘우치고 아버지 말씀도 잘 따르고 집에만 갇혀 있었는데 어찌 온사 언니의 약초밭을 훼손했겠어요.”하지만 온장온은 전혀 믿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는 싸늘한 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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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온장온의 말은 온모의 마음 속 깊이 감추고 있던 살의를 다시 끓어오르게 했다.손톱이 손바닥 살을 파고 들어 피가 낭자하게 맺혔다.온모는 간신히 감정을 추스리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오라버니….”그녀는 목메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오라버니 말씀 잘 기억할게요. 사실 저도 온사 언니가 사려 깊고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다른 오라버니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악한 사람은 절대 아니죠. 그래서 저도 매번 둘째 오라버니와 셋째 오라버니를 말렸지만… 나중에 제 신분이 까발려지면서 저도 자존심이 상했어요. 오라버니, 저는 줄곧 제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절대 일부러 한 일이 아니에요.”“오라버니, 어떻게 해야 저를 믿어주실 건가요?”“네가 내 어머니의 무덤을 파헤치고 시신을 훔쳐간 그날부터 우리 사이는 이미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어. 네 사람들이 멋대로 한 일이라고 변명하겠지만 내게는 딱히 의미 없는 변명이야.”온장온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막내야, 한때 여동생으로 너를 귀여워한 지난 날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너를 위해서 내 동생에게 상처를 준 일은 후회가 사무치는구나. 그러니 앞으로 내 처소로 찾아오지 말거라.”말을 마친 온장온은 차갑게 뒤돌아섰다.“잠시만요, 큰 오라버니!”이때, 온모가 뒤에서 그를 불렀다.그녀는 애원의 눈빛으로 온장온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오라버니의 마음을 아프게 한 건 알고 있어요. 찾아오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도요. 하지만 예전에 오라버니께서 제게 잘해주셨던 것을 떠올리면 죄책감에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직접 키운 화분을 가져왔어요. 앞으로 저는 자주 오라버니의 거처에 걸음할 수 없겠지만, 이 화분이 저를 대신해서 오라버니의 곁에 있게 해주세요. 네?”온장온의 시선이 화분에 닿았다.그 역시도 두 여동생과 이렇게까지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온사든 온모든 한때 그가 최선을 다해 아껴주었던 여동생이었다.그런데 지금에 와서 온사는 출가인이 되고 그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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