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841 - Bab 850

852 Bab

제841화

곱상한 외모의 중년 사내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노부인에게 공손히 청했다.“노부인, 소인이 공자를 대신해 출전하겠습니다.”“안 됩니다.”“안 돼!”뜻밖에 범현창과 노부인 모두 그의 출전을 반대했다.노부인이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범현창이 눈살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아저씨, 이 일의 발단은 저이니 손목 하나 잘려도 상관없습니다. 아저씨께서 저를 대신하여 나서실 필요는 없어요.”말을 마친 그는 곧장 앞으로 나섰다.“섭정왕 전하, 어떤 식으로 겨루실 겁니까?”북진연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규칙은 간단해. 결투에서 진 쪽이 손목을 자르는 거지.”그는 곧이어 한마디 덧붙였다.“내가 어린애를 괴롭힌다고 얘기할 것 같으니 한쪽 손만 사용해서 너와 결투하도록 하겠다.”그 말을 들은 범현창의 두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일전에 북진연의 실력을 잘 몰라서 그를 도발한 거였지만 그가 검을 던져 사촌동생의 머리를 박살낸 이후로 그는 자신이 북진연의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적어도 힘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었다.그러나 북진연이 만약 한손만 이용해서 싸운다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다.그런 생각을 하니 범현창의 얼굴에 다시 자신감이 돌아왔다.“섭정왕께서 제게 양보까지 해주시는데 제가 어찌 마다하겠습니까?”“좋아. 이따가 너무 빨리 항복하진 말라고.”북진연은 한껏 그를 비웃어준 뒤, 온사에게 말했다.“돌아가서 쉬고 있어. 곧 끝날 테니.”“예, 조심하십시오, 전하.”비록 북진연이 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걱정되어 한 말이었다.북진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걱정 말고 자리로 가. 위에 내가 직접 우린 차도 있으니 그걸 마시고. 이따가 끝나면 내가 새로 우려주지.”“예, 전하.”그렇게 온사는 자리로 돌아갔다.아니나다를까, 탁자 위에 따뜻한 차가 놓여 있었다.한 모금 맛본 그녀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이 차는… 여기 차가 아닌 것 같은데?”뒤에 있던 흑기군이 작게 말했다.“성녀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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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시작하자마자 범현창이 중상을 입고 쓰러질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분명 둘이 동시에 공격을 시전했는데 북진연의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일족의 자랑이던 범현창이 초라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졌다.북진연의 검은 그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섭정왕, 그만하세요!”노부인이 다급한 비명을 지르자, 북진연은 짜증스럽게 대꾸했다.“뭐가 그렇게 급해? 목숨을 취하지는 않겠다고 했으니 죽이진 않을 것이다.”어차피 항복을 외치지 않는 한, 그는 마음대로 상대를 괴롭힐 수 있었다.북진연의 속내를 읽은 노부인은 다급히 범현창에게 소리쳤다.“현창아, 어서 항복해!”패배를 인정하면 한쪽 손을 잃을지라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더 처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그러나 북진연은 상대에게 항복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넌 참 간도 큰 녀석이야. 내 앞에서 건방을 떨고 날 도발한 자는 네가 처음이었으니. 지난번에 날 도발한 자의 말로가 어땠는지 알려줄까?”북진연은 천천히 범현창의 어깨에 박힌 검을 뽑았다.순식간에 범현창은 극심한 고통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바닥을 뒹굴며 생각했다.‘할머니께서 뭐라고 하셨지? 패배를 인정하라고?’그러나 이대로 패배를 인정한다면 앞으로 일족 앞에서 체면이 엉망이 될 것이다. 그는 일족의 적장손이고 앞으로 가주가 될 사람이었다.패배를 인정하더라도 적어도 북진연에게도 상처를 내고 인정해야 했다.‘그래, 그거야!’범현창은 이를 악물고 기어일어나 자신의 앞에 선 북진연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죽어!’쾅!그러나 검이 북진연에게 닿기도 전에 그는 북진연의 발길에 차여 허공으로 떠올랐다. 범현창은 끈 떨어진 연처럼 허공을 날아 지면으로 추락하더니 울컥하고 피를 토했다.피에는 살점인지 뭔지 모를 덩어리도 섞여 있었다.그 광경을 목격한 범씨 노부인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발길 한번에 범현창의 오장육부가 손상된 것이다.‘왜지? 왜 나보다 빠르고 힘도 나보다 센 거지?’범현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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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분노한 범씨 노부인이 소리쳤다.“섭정왕 전하! 아이가 이미 패배를 인정했는데 이러시면 안 됩니다!”“누가 그랬지? 난 들은 적 없는데?”북진연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졌다는 말을 내뱉은 적이 없지 않느냐?”“말했는데 전하께서 말을 못하게 막았지 않습니까!”범청봉의 고함에 북진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했다.“난 이자의 입을 틀어막은 적이 없는데 그게 무슨 소리지? 네가 이 아이를 설득해 보려무나. 빨리 말하라고 말이지.”노부인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지만 지금은 북진연과 입씨름을 할 때가 아니었다. “현창아, 어서!”“현창아, 어서 졌다고 말해!”“형님!”범현창도 당장 말하고 싶지만 극심한 고통에 말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멀쩡한 다리를 차가운 검날이 겨누고 있었다.그는 만약 이때 입을 연다면 그의 입을 틀어막고자 북진연의 검이 순식간에 자신의 남은 한쪽 다리마저 잘라버릴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그러나 말을 안 해도 이대로 가다가는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을 판이었다.그의 어깨와 잘린 허벅지에서 피가 쉴 새 없이 흐르고 있었다.범현창은 그제야 북진연이 피를 좀 봐야겠다는 말이 절대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어떡하지? 대체 어떡해야 살 수 있지?’그리고 이때,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진 노부인이 소리쳤다.“월공, 시작하거라!”명령이 떨어진 순간, 중년 사내가 발을 구르더니 연무장에 뛰어들어 북진연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북진연이 더 빨랐다.“죽으려고 작정했구나!”북진연은 검을 들어 공격을 막아낸 후, 잠시 안도하던 범현창을 찔렀다.“제가 졌… 악!”범현창의 처참한 비명이 다시 울려퍼졌다.그것은 두 다리를 모두 잃은 사내의 처절한 울부짖음이었다.북진연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놈의 사타구니에 검을 휘둘렀다.“이 망할 자식이!”“다 같이 덤벼!”일족의 사람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범청봉을 필두로 장내의 일족들이 우르르 검을 들고 북진연을 향해 달려들었다.그와 동시에 누군가가 가만히 있는 온사를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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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범씨 노부인은 드디어 본모습을 드러냈다.노파는 지팡이를 짚고 우뚝 서서 광기 어린 눈으로 연무장 중앙에 서 있는 북진연을 노려보았다.범청봉 일당은 살인벌의 소리를 들은 직후에 연무장에서 철수했다.북진연의 검에 부상을 입은 월공은 중상을 입은 범현창을 끌고 연무장을 나갔다.연무장 중앙에는 북진연과 흑기군, 그리고 그를 도와주고자 달려온 온사만 남게 되었다.노부인은 싸늘한 목소리로 협박했다.“이곳에서 죽기 싫으면 당장 항복하고 내게 용서를 구하거라.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그 나이 들어서 악귀가 되었구나.”북진연은 냉소를 지으며 욕설을 내뱉었다.살면서 그를 협박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를 위협할 수 있는 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고 곧 관짝에 들어갈 노인네 따위에 목숨을 구걸할 생각은 없었다.노부인의 표정이 음침하게 굳더니 온사를 향해 피식 비웃음을 터뜨렸다.“섭정왕, 너 자신은 그렇다 쳐도 네 옆에 있는 성녀를 위해 다시 고민해 보는 게 좋을 텐데?”“오늘 너희들은 살아서 이곳 범가성을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섭정왕이야 워낙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니 그렇다 쳐도 연모하는 이마저 이곳에서 죽게 만들 생각이냐?”연모하는 이라는 말에 온사는 순간 당황했다.‘설마 나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그녀는 조용히 북진연을 바라보았다.그녀의 시선을 느낀 북진연은 표정 하나 안 바꾸고 침착하게 말했다.“너희 따위가 우릴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아?”“성녀는 섭정왕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은 사람인가 보군.”노부인은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노파는 고개를 돌려 온사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듣기로 성녀가 진국공 가문에서 쫓겨난 이유가 섭정왕과 밀정이 들켜서라던데, 사내를 위해 존귀한 신분까지 버렸는데 그 사내는 너를 지켜주지도 못하게 생겼으니. 저런 무책임한 사내를 차라리 버리는 게 낫지 않겠어?”온사는 기가 차서 헛웃음만 나왔다.“범 노부인, 대체 어디서 그런 헛소문을 듣고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지 모르겠으나 그거로 우릴 협박하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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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온사는 유성을 허공에 던지고 동시에 공간 안의 독충을 소환하고는 등 뒤에 있는 북진연에게 소리쳤다.“섭정왕 전하, 저를 엄호해 주십시오!”“괜찮겠어?”“숫자가 많아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그래. 넌 안심하고 네가 할 일을 하거라. 네 안전은 내가 지키겠다.”말을 마친 북진연은 검을 들고 허공에서 공격해 오는 벌들을 동강내기 시작했다.무수히 많은 살인벌의 사체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는 왼손으로 단도 하나를 꺼내 온사에게 접근하는 살인벌들을 모조리 쳐냈다.흑기군들도 그에 뒤처지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그들이 북진연을 따라 이곳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정예군의 실력이 증명되었기 때문이었다.그들과 북진연이 있으니 온사는 안심하고 독충들을 소환하여 살인벌 무리의 여왕벌을 찾을 수 있었다.온사는 처음부터 벌들의 여왕벌을 제거할 생각이었다. 여왕벌을 제거하기로 한 이유는 살인벌이 약충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녀석들이 갑자기 나타나 그들만 공격하고 범씨 일족 사람들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들에게 살인벌의 추격을 피할 수 있는 뭔가가 있거나 누군가가 살인벌들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온사는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약충이 아니라면 일반 벌레를 조종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하나, 녀석들의 수장이 조종이 가능한 약충으로 변했기 때문이었다.온사는 여왕벌은 이미 약충이 되었다고 판단하고 살인벌들을 물리치려면 먼저 여왕벌을 찾아내서 죽여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다.여왕벌이 사라진 살인벌은 더 이상 통제를 받지 않으니 일반 말벌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유성이 손쉽게 녀석들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존재감이 강력한 충왕은 짧은 시간 안에 수장을 잃은 살인벌 무리를 장악하고 조종할 수 있었다.그러나 말로는 쉬워도 실제로 조작하기에는 그리 쉽지 않았다.살인벌의 숫자가 너무 많으니 그녀를 지키는 유성의 부담도 컸다.주인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여왕벌이 사망한 순간에 재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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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온사는 두 눈을 감고 의지로 모든 독지네를 조종하여 독가루가 있는 곳을 뚫게 했다.독가루는 앞장선 지네의 몸에 묻어 뒤에 있는 독충들을 위해 잠시 길을 터줄 수 있었다. 그렇게 독지네 수십 마리를 희생하여 드디어 독충무리가 그 방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는 손실이 꽤 컸기에 온사도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날 수 있는 독충들을 조련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지 않으면 독가루만 뿌려지면 그녀의 독충들은 힘을 잃게 되었다. 마침 조련할 수 있는 대상이 눈앞에 있었다.“안으로 밀고 들어가!”온사의 지령을 전달받은 독충들은 재빨리 그 저택을 포위하고 안으로 뚫고 들어갔다.“어떻게 된 거지? 벌레가 왜 이리 많아?”“섭정왕의 부하 중에 약충 소환사가 있습니다. 분명 그 녀석이 온 걸 거예요. 이것들은 녀석의 약충들입니다!”“망할, 묘청 넌 그자가 없다고 단언하지 않았어?”“몇 사람 오지도 않았고 그들 중에는 소환사가 없다고 했잖아!”갑자기 나타난 벌레군단 때문에 방 안에 있던 소환사들이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그만!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야! 모든 건 일이 끝난 후에 얘기해! 너희 두 사람은 여왕벌을 잘 지키고 나와 묘청은 나가서 그 후배를 처리해야겠어!”누군가가 나서서 당황한 무리들을 안정시키고 온사를 상대할 계획을 짰다. 그러나 온사는 그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어차피 범씨 일족이 육성한 소환사이니 저들 중에 무고한 자들은 없었다. 그러니 다 죽일 생각이었다.온사는 의식으로 멀리 있는 독충들에게 지령을 내렸다.저택 안은 점점 혼돈의 도가니에 빠졌다.“망할, 저것들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어!”“숫자가 너무 많아! 우리의 약충으로는 막기도 힘들어! 이제 어떡하지?”“충왕을 소환해! 충왕으로 놈들을 뭉개 버려!”“충왕은 장로께서 데려가셨잖아!”“뭐? 그럼 어떡하라고!”“악!”저택 안에서 처참한 비명이 울려퍼지더니 곧이어 누군가가 독충들의 공격에 당해 쓰러졌다.“살려줘! 빨리 나부터 살려줘!”“망할, 도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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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악!”“조심해!”“살인벌들이 왜 우릴 공격하지?”살인벌 무리에 혼란이 찾아온 즉시 범씨 일족도 공격을 받았다.그리고 이때 그들의 귓가에 귀를 찌르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저게 뭐지?”고개를 돌자 온사의 머리 위에 금빛의 나비가 상공을 날며 울음소리를 내고 있는 게 보였다.일족이 의아해하는 사이, 연무장에서 온사 일행을 공격하던 살인벌들이 갑자기 공격을 멈추었다.“저것들이 왜 갑자기 공격을 멈추었지?”“묘청 쪽에 일이 생긴 건가?”“뭔가 이상해! 우릴 공격하는 무리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어!”“망할, 저 나비가 충왕인 거야! 저게 살인벌들을 조종하고 있어!”한숨을 돌린 범현창이 이를 갈며 말했다.“방금 전에 성녀의 머리 위에 있는 나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저 여자가 섭정왕의 뒤에 숨어 있는 소환사가 틀림없어요!”“뭐?”범청봉 일당은 경악한 비명을 질렀다.북진연이 꽁꽁 숨겨두었던 소환사가 온사였을 줄이야.“내가 저 계집을 너무 얕잡아보았구나.”노부인은 월공의 호위 덕분에 살인벌의 공격에도 끄떡없었다.그러나 온사가 곧 모든 살인벌들을 장악할 거란 생각에 미치자 급기야 명령을 내렸다.“아직 모든 벌을 장악하지 못한 틈을 타서 저년을 죽여 버려!”일족은 그제야 온사의 위험성을 알아차렸다.만약 그녀가 모든 살인벌을 조종하는데 성공한다면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죽은 목숨이었다.그들이 북진연을 위해 준비한 살인벌이 자신들을 죽일 살인병기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청봉아, 어서!”“예!”범청봉은 즉시 연무장을 향해 달려들었다.살인벌 계획에 약간의 차질이 있었지만 그들이 대비를 안 해둔 건 아니었다.“범가군, 즉시 출동하라!”범청봉의 호령과 함께 연무장 주변에 있던 무리가 달려나왔다. 갑옷으로 무장한 놈들은 검을 들고 범자로 수놓인 깃발을 들고 있었다.북진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자들을 노려보았다. 연무장 근처에 있는 놈달만 족히 500명이고 범가성 내부에 얼마나 더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범씨 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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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노부인은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뭘 멍하니 서 있어? 청봉아, 당장 저들을 쓸어버려!”“예!”범청봉은 즉시 백 명이 넘는 선봉대를 이끌고 온사와 북진연에게 달려들었다.좁은 연무장 공간 안에 놈들은 북진연 일행을 겹겹이 포위했다.그러나 오랜 기간 전장터에서 단련된 흑기군에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달려드는 범가군을 재빨리 쳐내기 시작했다.순식간에 연무장에는 수십 명의 시체가 쌓이게 되었다.산처럼 쌓인 시체를 보자 범가군은 등골이 오싹했다. 범씨 일족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고작 몇 명이서 이 짧은 시간 안에 수십 명을 해치우고도 저들은 여전히 멀쩡해 보였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노부인은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분명 피를 흘리며 훈련을 받은 자들이고 정예군으로 키웠는데 북진연과 흑기군 몇 명에게 처참하게 당했으니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어머니!”온사의 일도 거의 마무리에 진입하고 있었다. 허공을 나는 살인벌들이 일족을 공격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범청봉은 다급히 노부인을 불렀다.노부인은 이를 갈며 소리쳤다.“다 같이 달려들어서 놈들을 모조리 죽여 버려!”범현창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할머니, 다 같이 달려들면 마지막에 몇 명 안 남을 수도 있어요!”노부인의 눈가에 진한 살기가 요동쳤다.“오늘 저들을 이곳에 묻지 못한다면 죽는 건 우리야!”섭정왕이든 성녀든 모조리 죽여야 그들이 살 수 있었다.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었으니 일족에게 퇴로는 없었다.어머니의 말을 알아들은 범청봉은 주저없이 북진연의 뒤에 있는 온사를 향해 달려들었다.“죽고 싶어서 안달이구나!”분노한 북진연은 단칼에 범청봉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성동격서 작전을 시도하려던 범청봉은 너무 빠른 북진연의 반응에 겁을 먹고 검을 들어 공격을 막았다.챙그랑!검날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범청봉의 검이 두 동강이 났다.“망할!”범청봉은 안색이 급변하며 뒤로 물러섰다.“어딜 도망쳐?”북진연은 분노의 고함을 지르며 장검을 휘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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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다 같이 공격해!”범씨 노부인의 분노한 고함 속에 월공이 장풍으로 북진연의 주의를 끌고 그의 발 아래에서 범청봉의 시신을 회수했다. 곧이어 모든 범가군이 우르르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연무장에 점점 더 많은 시체가 쌓이기 시작했다.북진연과 흑기군은 베고 또 베었다. 그들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고 검을 든 팔이 떨릴 때까지 적을 베었다.월공은 자신이 북진연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와의 정면 접전을 피하고 그들 중에 부상이 가장 심각한 흑기군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검이 흑기군의 복부를 관통했지만 그 병사는 월공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인했다.복부가 관통당한 순간, 그는 쓰러지지 않고 이를 악물고 월공의 검을 잡은 채, 다른 손으로 적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심각한 부상을 입은 병사의 움직임은 많이 느려져 있었다.“죽어!”월공은 발을 들어 그의 검을 쳐낸 후, 강제로 검을 뽑고 다시 그 병사의 목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제발 죽어!”그리고 이때, 은침 하나가 허공을 가르고 순식간에 월공의 머리를 관통했다.장검이 바닥에 떨어지고 월공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병사의 뒤를 바라보았다.그곳에는 은침을 든 온사와 이미 살인벌을 완전히 장악한 유성이 있었다. 월공은 잔뜩 억울한 표정을 하고 바닥에 쓰러졌다.“월공!”연이은 타격에 노부인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입에서 피를 토했다.월공을 죽인 온사는 즉시 령수를 꺼내 병사에게 먹이며 유성에게 지령을 내렸다.‘유성, 모조리 죽여 버려!’‘예, 주인님!’유성은 날개를 파닥이며 살인벌 무리에 명령을 내렸다.순식간에 살인벌 무리가 공격 대상을 특정하더니 오싹한 소리와 함께 일족을 향해 날아들었다.“악!”“살인벌이 공격하고 있어!”“당장 도망쳐! 도망쳐야 해!”“망할, 살인벌이 저들의 손에 넘어갔어!”“소환사! 묘청은? 여왕벌은?”“노부인, 우린 이제 어떡해야 합니까!”순식간에 일족의 당황한 비명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무수히 많은 살인벌 무리가 일족을 포위했다.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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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말을 마친 노부인은 품에서 신호탄을 꺼내 공중에 터뜨렸다.신호탄이 터지자 범가성 바깥 쪽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곧이어 어지러운 발소리가 들려왔다.결국 노부인은 성안의 모두를 소환한 것이다.그리고 이때, 온사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전하, 왔습니다!”북진연은 곧바로 그 말의 의미를 알아들었다.아니나 다를까, 갑옷으로 무장한 병사들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쳐들어오기 시작했다.“죽여!”“왕야와 성녀 전하를 구하자!”그 시각, 가녀리지만 날렵한 인영이 마치 표범처럼 범가군의 중심으로 뛰어들더니 십여 명의 목을 베고 온사의 앞에 착지하고 무릎을 꿇었다.“제가 늦었습니다, 사태!”“추월?”추월을 본 온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때마침 잘왔어, 어서 일어나!”온사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난 추월은 그녀가 괜찮은지 이곳저곳 훑어보고 상처가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다치지 않으셨다면 됐습니다.”“걱정 마, 다치지도 않았고 이번에 큰 수확이 있었어. 모든 건 섭정왕 전하 덕분이지. 전하께서 날 지켜주셔서 수확을 거둘 수 있었어.”추월이 오자 온사는 굳었던 표정을 풀고 경계를 내려놓았다.비록 섭정왕이 옆에 있어서 안전은 보장이 되었지만 함께 있을 때 가장 편한 사람이 추월이었다.같은 여인이기도 하고 추월은 그녀의 많은 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걸 모르는 북진연은 괜히 서운함을 느꼈다.사내도 부족해서 이제 여인까지 경계해야 한다니.그는 자신이 고작 그림자 호위에게 밀렸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게다가 그 호위는 자신이 직접 온사의 곁에 데려다주었으니 후회막급이었다.“사태를 돌봐주시고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하. 지원군은 데려왔으니 이제 마무리만 하시면 됩니다.”뒤돌아선 추월은 무표정한 얼굴로 할 말을 전달한 후, 조용히 온사의 뒤로 물러났다.북진연은 왜 아직도 거기 서 있느냐는 듯한 추월의 눈빛에 자존심이 상했다.대체 이들은 섭정왕을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그는 귀경한 이후로 자신의 위세가 작아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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