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상한 외모의 중년 사내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노부인에게 공손히 청했다.“노부인, 소인이 공자를 대신해 출전하겠습니다.”“안 됩니다.”“안 돼!”뜻밖에 범현창과 노부인 모두 그의 출전을 반대했다.노부인이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범현창이 눈살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아저씨, 이 일의 발단은 저이니 손목 하나 잘려도 상관없습니다. 아저씨께서 저를 대신하여 나서실 필요는 없어요.”말을 마친 그는 곧장 앞으로 나섰다.“섭정왕 전하, 어떤 식으로 겨루실 겁니까?”북진연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규칙은 간단해. 결투에서 진 쪽이 손목을 자르는 거지.”그는 곧이어 한마디 덧붙였다.“내가 어린애를 괴롭힌다고 얘기할 것 같으니 한쪽 손만 사용해서 너와 결투하도록 하겠다.”그 말을 들은 범현창의 두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일전에 북진연의 실력을 잘 몰라서 그를 도발한 거였지만 그가 검을 던져 사촌동생의 머리를 박살낸 이후로 그는 자신이 북진연의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적어도 힘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었다.그러나 북진연이 만약 한손만 이용해서 싸운다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다.그런 생각을 하니 범현창의 얼굴에 다시 자신감이 돌아왔다.“섭정왕께서 제게 양보까지 해주시는데 제가 어찌 마다하겠습니까?”“좋아. 이따가 너무 빨리 항복하진 말라고.”북진연은 한껏 그를 비웃어준 뒤, 온사에게 말했다.“돌아가서 쉬고 있어. 곧 끝날 테니.”“예, 조심하십시오, 전하.”비록 북진연이 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걱정되어 한 말이었다.북진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걱정 말고 자리로 가. 위에 내가 직접 우린 차도 있으니 그걸 마시고. 이따가 끝나면 내가 새로 우려주지.”“예, 전하.”그렇게 온사는 자리로 돌아갔다.아니나다를까, 탁자 위에 따뜻한 차가 놓여 있었다.한 모금 맛본 그녀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이 차는… 여기 차가 아닌 것 같은데?”뒤에 있던 흑기군이 작게 말했다.“성녀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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