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넌 대체 정체가 뭐야?’‘몰라요?’‘너도 몰라?’‘예, 몰라요.’온사는 모른다는 유성의 답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상하네….”온사는 이 일을 일단 제쳐두고 추월에게서 창주성 상황에 관한 보고를 들었다.사람들이 드디어 동굴성을 나왔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오전이었다.“태울 건 태우고 챙길 건 다 챙겼으니 이제 이 동굴 입구만 남았다.”사람들을 이끌고 산 정상으로 올라간 북진연은 범씨 일족이 눈사태로 위장하려 숨기려 했던 동굴 장치를 발견했다. 그들이 떠난 이후, 정상에서 우뢰소리 비슷한 굉음이 들려왔다.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눈사태가 다시 동굴 입구를 막았다.“이제 돌아갈 시간이군.”아직 그들은 창주성으로 돌아가 할 일이 많았다.돌아가는 길, 온사는 북진연이 범가성에서 찾아낸 마차에 타고 잠깐 휴식을 취했다.“많이 피곤해 보이는구나.”북진연의 목소리가 마차 밖에서 들려왔다.그녀의 착각인지는 몰라도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무척 부드러웠다.“조금 노곤하긴 하네요.”온사는 하품을 하며 답했다.경성에서 출발하여 인강현으로 가서 임 태사 일행을 구하고 중도에 창주까지 오게 되었으며 재난 구제 활동까지 하느라 바쁘게 보냈으니 피로가 몰려왔다.지금까지 온사는 편하게 잠을 자본 적이 거의 없었다.“이제 급할 건 없으니 푹 자두거라.”온사는 의식이 흐릿해져 고개를 끄덕인 후에 마차벽에 기댄 채 눈을 감았다.마차 밖 북진연은 그녀가 편히 잘 수 있도록 대오에게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갈 것을 명했다.그들은 묵묵히 눈 덮인 길을 행군했다.만약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감히 고개 들고 그들을 직시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마치 강자만 모인 늑대무리와도 같았다. 사냥감이 없을 때는 침묵을 유지하고 사냥감이 나타나면 이빨을 드러내 그들의 강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는 무수히 많은 전투를 거쳐온 부대만이 줄 수 있는 느낌이었다.철창 안에 갇힌 범씨 일족은 그 모습을 보고 흑기군을 얕잡아본 자신들이 얼마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