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Bab 981 - Bab 990

1070 Bab

제981화

이육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품 속에서 작은 약병을 하나 꺼냈다.“이 의원에게 받은 약이다. 보혈에 좋고 기운을 돋운다 하더구나. 너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그는 약병을 작은 받침대에 조용히 내려두었다.용강한은 고개를 깊이 숙이며 정중히 감사를 표했다.“폐하 감사합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이육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을 이었다.“부디 이번 혈충의 화가 하루속히 거두어지기를 바란다. 그리되면 이 빙섬충과 형화충은 몸에 지니고 다니도록 하거라.”용강한이 무언가 더 말하려 했으나, 이육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도술보다 중요한 것은 네 목숨이다. 살아 있는 것, 그 자체가 귀하다. 너도 알고 있겠지. 나와 황후가 바라는 건 단 하나, 네가 무사하다는 것뿐이다.”그 목소리는 따뜻했으나, 황제로서의 현실과 무게가 실려 있었다.한 사람을 아끼면서도, 결국은 그를 나라를 위해 써야만 하는 처지를 누가 이해할 수 있으랴.“만일 지금 네가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해도, 나는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이육진은 단단한 눈빛으로 용강한을 바라보며 말했다.용강한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폐하, 신이 해온 모든 일은 신 스스로 선택한 길입니다.”“그것이 황후 마마를 위한 것이든, 폐하를 위한 것이든, 백성들을 위한 것이든… 신은 그저, 기꺼이 감당했을 뿐입니다.”그는 담담히 입꼬리를 올렸다.“그러니 폐하께서 신을 향해 빚이라 생각하시진 마시옵소서. 신은 한 번도 그렇게 여긴 적 없습니다.”이육진은 한동안 말이 없더니, 조용히 말을 이었다.“그렇다 해도, 네 말만 믿고 수년 간의 정을 가볍게 넘길 순 없다.”“너는 나에게, 연아에게 그저 신하가 아니다. 오래도록 함께해온 소중한 벗이다.”용강한은 눈을 떨구며 낮게 말했다.“신이… 쓸데없는 걱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이육진은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지나치게 마음을 썼구나. 나도, 연아도, 너의 충심 때문만이 아니라, 너라는 사람 그 자체를 염려하는 것이다.”“연아는 진심으로 너를
Baca selengkapnya

제982화

소우연은 결국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정연아, 그런 생각은 이제 그만하거라. 폐하께서 나에게 그리해주신 건, 정말 특별한 경우였단다.”곁에 앉아 있던 우옥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맞습니다.”그녀는 잠시 말끝을 고르다가, 조용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아이를 가졌을 땐 서운한 게 참 많았습니다.”“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장군께선 필요한 건 꼭 먼저 챙겨두고, 제가 편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이 애썼어요. 부인도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지금 궁에서 부족한 거 하나라도 있나요? 그런데도 주 대인께서는 늘 시간 내서, 이런저런 마음 담긴 것들 챙겨주시잖아요.”“그게 사랑이고, 진심이지 뭐겠어요.”정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문득 주진우가 멀뚱히 자신을 바라보던, 어딘지 모르게 미련해 보이던 그 얼굴이 떠올랐다.입가에 미소가 스며들었다.“제가 괜한 생각을 한 걸까요?”소우연은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분명이 그럴 거야. 의서에도 나와 있지. 아이 가진 여인들은 괜히 마음이 민감해져서 별생각 다 하게 된다고. 그러니까 네 마음부터 잘 다독여야 한다. 알겠니?”정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중얼거렸다.“예, 마마. 앞으로는 제 마음을 잘 다스려야겠어요.”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고, 화제는 자연스럽게 바뀌었다.정연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요즘 주 대인과 위 장군, 임 장군까지 다들 혈충 때문에 궁 밖을 오가신다 들었어요. 어떤 상황인지 아세요?”소우연은 어깨를 으쓱했다.“나도 잘 모른다. 어젯밤엔 폐하 얼굴조차 못 봤을 정도야.”정연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주 대인께서 저더러 같이 궁에 가자고 하셨던 거군요.”우옥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장군께서도 지금 경성 밖에 있고 초운이도 궁 안에 있으니, 이렇게 궁 안에서 마마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게 저한테는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에요.”소우연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이런 자리에선 굳이 격식 안 차려도 된다. 정연이처럼 편하게 있거라
Baca selengkapnya

제983화

“그런 말 마라. 그럴 리가 없어.”우옥명은 살며시 웃으며 심초운의 등을 토닥였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연이 입꼬리를 올렸다.“정말 아니라 생각되시면, 제가 맥 한번 짚어드릴까요?”“제가 초운이를 낳고 몸을 많이 다쳐서요. 아이는 더 못 가질 거예요.”정연은 나긋하게 말했다.“그건 맥을 짚어보면 알 수 있답니다.”우옥명이 망설이자, 정연은 조용히 다가가 조심스럽게 손을 건넸다.이쯤 되었으면 거절할 수 없었다. 결국 우옥명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이영과 심초운은 그 곁에서 숨죽인 채 바라보았고, 함향은 궁녀들과 함께 젖은 수건을 가져와 아이들의 손을 정갈히 닦아주었다.정연이 맥을 짚던 손끝이 살짝 멈췄다.그녀의 눈이 커졌다.“정말로 태기가 느껴져요.”놀란 정연은 얼른 소우연을 돌아봤다.“마마, 한 번만 봐주시겠어요?”“그래.”소우연은 조용히 다가와 맥을 짚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갔다.“그래, 맥을 보니 확실히 태기가 느껴지는구나. 쌍둥이일 가능성도 있겠어. 초운이 말대로라면, 남매일지도 모르지.”“제가 아이를 가졌다고요…?”우옥명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소우연은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정말 잘된 일이구나.”우옥명의 눈가가 붉어졌다.“사실 부군한테 늘 미안했거든요. 그 집안도 아이가 드물어서…”“쌍둥이라니,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은 없지요.”정연이 기쁨에 찬 목소리로 덧붙였다.궁 안의 분위기는 어느새 한껏 환해진 듯했다.생각해보면 황가도 자식이 귀했다.마음같아선 소우연도 이육진에게 아이 둘은 더 안겨주고 싶었다.하지만 정작 이육진이 원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마마! 음식을 드시면 안됩니다! 황후 마마…!”멀리서 간석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젓가락을 들고 있던 소우연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무슨 일이냐?”정연이 귀를 기울이다가 고개를 저었다.“뭐라고 하는지 잘 못 들었습니다.”모두 젓가락을 들지 않은 채 그대로 기다렸다. 잠시 후, 간석이 숨을
Baca selengkapnya

제984화

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심초운을 바라보았다.“초운아, 너도 마찬가지야. 방금 송이랑 당안이 낸 음식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심초운은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며 예를 올렸다.“예, 마마. 명심하겠습니다.”정연과 우옥명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둘 다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정연이 낮게 중얼였다.“아까 도련님께서, 심 부인 뱃속에 동생이 있다고 해서 잠깐 늦어진 거잖아요… 안 그랬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어요.”생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졌다.소우연도 문득 몸을 움찔했다. 마치 오싹한 기운이 척추를 타고 흐르는 듯했다.한 시진이 지나서야, 모두 뜨거운 국물에 고기와 채소를 듬뿍 넣은 전골을 먹을 수 있었다. 커다란 솥 안에선 국물이 끓어오르며 보글보글 기분 좋은 소리를 냈다.식사를 마치고 나서, 소우연이 정연을 불렀다.“졍안아, 오늘 밤은 네가 영이 옆에 있어주렴.”정연은 곧 눈치를 챘다.황후가 직접 아이 곁을 지키지 않는다는 건, 분명 다른 용무가 있다는 뜻이었다.“마마, 걱정 마십시오. 공주마마는 제가 잘 보살피겠습니다.”“그래.”곧이어 소우연은 함향과 영화궁의 태감 몇 명을 데리고 문덕전으로 향했다.어전 앞에는 간석과 호위무사들이 빽빽하게 서 있었다.“아이고, 황후 마마, 어쩐 일이십니까?”소우연이 물었다.“안에는 누가 있느냐?”“좌승상, 어사대부, 그리고 주 대인, 임 장군, 위 장군까지 다 안에 계십니다.”좌승상과 어사대부라니, 이 정도면 중신들이 총집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소우연은 섣불리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간석과 함께 문밖에 서서 기다리기로 했다.간석이 조심스레 말했다.“마마, 이만 돌아가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해드리겠습니다.”소우연은 미간을 찌푸렸다.기다릴 수 있었으면, 진작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으리라.“그 약을 탄 자에 대해 조사 결과가 나온 게 있느냐?”“아직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그 자가 갑자기 벙어리처럼 말문이 막혀버리더이다.”“그럼 글이라도 쓰게
Baca selengkapnya

제985화

‘어째서 그게 쓸데없는 걱정이란 말씀이신지…’소우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괜히 걱정했던 건 맞지만, 어쨌든 이곳까지 온 이상 그냥 돌아갈 순 없었다.그래서 결국 발걸음을 옮겼다.어전 안은 이미 여러 신하들로 가득 차 있었다.조정 내 중신이라 불릴 만한 인물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그 기세에 소우연도 마음이 다소 흔들렸다.하지만 이육진은 그녀와 용강한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성큼 다가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황후 마마를 뵙습니다.”신하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올렸다.간석도 재빨리 의자를 가져와 소우연의 옆에 놓았다.소우연은 급히 손을 들어 말했다.“모두 고개를 드시오.”“감사합니다, 황후 마마.”우렁찬 합창처럼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소우연은 문득, 이육진이 황제에 즉위하고 자신이 후궁으로 책봉되던 날이 떠올랐다.이육진은 그녀를 곁에 앉힌 뒤 곧장 용강한을 향해 물었다.“용 대인, 그 자가 입을 열었느냐?”용강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드디어 실토했습니다.”그 자는 이미 주술에 걸려 있었고, 고충과 관련된 일이라면 입을 열지 못했다.하지만 '염가'에 대한 질문을 하자, 말은 안 했지만 얼굴에 드러난 반응이 가장 명확한 대답이 되었다.“이번 일은 염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염가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경성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선황 폐하의 옛날 지지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누군가가 몰래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용강한은 말을 마치며 방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과연 이 말에 누가 동요하는지 살피려는 눈빛이었다.신하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웅성댔다.그중 한 명이 물었다.“용 대인 말씀은, 조정 내 누군가가 염가를 비호하고 있다는 뜻입니까? 허면, 염가는 어찌하여 황후 마마와 공주마마께 독을 먹이려 한 것입니까?”“독이 아니라 고충이었습니다.”용강한의 단호한 말에 어전 안은 다시 한 번 술렁였다.최근 주진우, 위진규, 임세안이 함께 아이들 실종 사
Baca selengkapnya

제986화

“폐하께선 반드시 진상을 밝혀주시리라 믿습니다. 신은 절대 반역 같은 일은 저지르지 않았습니다.”좌승상이 가장 먼저 무릎을 꿇었다.이어 어사대부를 비롯한 신하들도 줄줄이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폐하께선 과연 명찰하십니다!”이육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목소리를 높였다.“감히 염가에 정보를 넘긴 자가 있다면, 구족을 멸하겠다!”이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숨소리조차 사라졌다.“모두 수고했다. 이제 물러들 가거라.”이육진의 지시에 신하들은 일제히 예를 올리고 물러났다.용강한만은 자리를 지켰다. 그는 곧 이육진에게 태감의 실체를 보고했다.“그 태감이 넣은 것은 분명 고충이었습니다.”만약 미리 알아두지 못해 소우연과 공주가 오늘의 음식을 입에 댔다면, 자신도 이토록 담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소우연은 손을 움켜쥐며 이를 악물었다.“감히... 이제는 궁 안까지 손을 뻗친단 말입니까?”“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용강한이 차분하게 말했다.“그 자는 단지 돈을 받고 움직인 것일 뿐, 궁 내부에 그들의 세력이 깊숙이 들어온 건 아니라고 봅니다.”“그렇다면 그나마 다행이네요.”소우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이육진이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고충과 염가는 결코 무관하지 않다. 허나, 정작 우리를 겨냥해 선제공격을 가한 자는 누구일까?”용강한은 생각에 잠긴 듯 미간을 좁히고 간석을 바라보았다.“간 총관,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간석은 불시에 이름이 불리자 화들짝 놀라며 엎드렸다.“아이고, 용 대인! 소인은...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폐하를 배신할 일 따윈 절대 없습니다!”“폐하를 배신했다는 말이 아니라, 그저 의심 가는 자가 있는지 묻는 것이다.”간석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저었다.“그 태감의 반응으로 미루어보건대, 그를 조종한 자는 익숙한 인물일 가능성이 큽니다.”용강한은 담담하게 말했다.“궁에 오기 전, 이미 그 태감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지시해두었습니다.”간석이 황급히 나서며 말했다.“그럼 제가 직접 감시하겠습
Baca selengkapnya

제987화

“귀 좀 내밀어 주시겠습니까, 폐하?”“……”소우연이 고개를 갸웃했다.“왜 저만 빼고 말씀하시나요? 어째서 두 분만 그렇게 비밀스럽게…”“제가 듣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나요?”이육진도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이내 용강한에게 홀린 듯 자리에서 일어나 용강한 곁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말해보아라.”용강한은 고개를 살짝 돌려 이육진의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그가 말을 이어갈수록, 이육진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고, 끝내는 잿빛이 되다 못해 철같이 굳어졌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소우연은 호기심을 억누르기 힘들었다.‘오라버니는 늘 나를 생각해 주시는 분인데, 어쩐지 이번 일만은 나한테 숨기시네…’“역겹구나!”이육진이 탁자를 손바닥으로 탁 쳤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 몸을 약간 떨기도 했다.용강한은 차분하게 말했다.“그러니 모든 일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염금성, 그자가 바로 이 일의 핵심 열쇠입니다.”“오늘 일부러 정보를 흘린 것이니, 절대 빠져나가진 못할 것이다.”이육진이 굳은 어조로 말했다.용강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이육진의 은위들이 이 일에 관해 자신에게 보고를 했기 때문이다. 지금쯤이면 임세안, 위진규, 주진우 셋이서 황실 수비군을 이끌고 염가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을 터였다.“콜록, 콜록…”용강한이 기침을 몇 차례 더 터뜨렸다.소우연은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오라버니, 안색이 더 창백해지신 것 같아요. 예전에도 희긴 하셨지만, 요즘은 정말 그 은빛 머리카락처럼 빛이 날 정도예요.”“태자빈 마마의 걱정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웃으며 답했다.“요 며칠 몸이 좀 허해져서 그렇지, 크게 염려하실 정도는 아닙니다.”“추워진 날씨에 빙섬충과 형화충을 지니고 계시다 해도, 겉옷은 꼭 더 챙기셔야 합니다.”“명심하겠습니다.”용강한과 소우연의 이런 다정한 대화를 지켜보던 이육진은 말없이 질투를 삼켰다.그는 괜히 소우연의 손을 살짝 쥐며 마음의 위로를 얻고자 했다.반 시진이
Baca selengkapnya

제988화

“일리가 있구나.”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간석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그 강이라는 자를 잡아들여 직접 심문해보는 게 어떻겠습니까?”이육진이 손을 들어 저지했다.“지금은 때가 아니다. 지금은 진우 일행이 염가를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그는 눈빛을 바짝 세우며 말을 이었다.“그 외의 자들, 특히 오늘 모였던 대신들이 돌아가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잘 지켜보아야 하겠지.”“염가와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자라면 오늘 밤은 그야말로 불면의 밤이 될 것이다. 불안에 시달리다 보면 무심코 실수하게 마련이고, 그 실수가 결국 꼬리를 드러내게 된다.”“강이는 당장 건드리지 말고, 수현이 머무는 집만 조용히 감시하거라.”잠시 말을 멈췄던 이육진은 이내 다시금 진중하게 입을 열었다.“수현은 선황께 충성심이 지극했던 자다. 내 그가 감히 국체를 해할 일은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소우연과 용강한, 간석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공감했다.수현은 거의 황궁을 자신의 집처럼 여기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배신을 꾀한다니, 선뜻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늦은 밤, 창문 사이로 찬바람이 스며들었다.용강한이 입을 가리고 기침을 몇 차례 했다.그 기침 소리에 소우연의 미간이 절로 좁혀졌다. 시선도 그에게로 자연스레 쏠렸다.“오라버니, 저에게 손 좀 보여주세요.”그녀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용강한은 급히 손을 저었다.“마마, 괜찮습니다. 염려 마십시오.”그러나 괜찮다고 할 수 없었다.소우연은 그의 손등 위, 새로 생긴 상처를 보았다. 또다시 스스로를 다쳐가며 고충을 기른 것이다.그 고충은 염만이 준 것이었다.지금 어전 안엔 외부인이 없었다. 소우연은 작게 물었다.“오라버니, 염만이 준 고충 말입니다. 몸에는 아무런 해가 없는 게 맞나요?”용강한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그 고충은 그저 제 도술을 일부 억제할 뿐, 제게 해를 끼치진 않았습니다.”“그런데도 전 괜히 마음이 불편하네요.”“염만은 처음부터 우리의 신임
Baca selengkapnya

제989화

용강한이 가볍게 고개를 숙인 후, 간석과 함께 물러났다.이육진은 책상에서 몸을 일으켜 소우연에게 다가오더니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연아.”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고개를 숙여 턱을 그녀의 어깨에 기댔다.소우연이 고개를 돌리며 그를 바라봤다.“왜 그러십니까?”“너, 용강한에게 너무 잘해주는 것 아니냐.”그 말엔 질투가 엿보였다.소우연은 가볍게 웃었다.“폐하께는 더 잘하지 않습니까? 함께 아이도 낳았고, 오랜 세월 같은 이불을 덮고 지내지 않았습니까.”“연아…”이육진은 소우연의 말을 끊으며 입술을 굳혔다.“설마 그런 걸로 나를 안심시키려는 건 아니겠지? 아니면... 혹시 너도 그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냐?”“폐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소우연은 분노가 치밀어 손으로 그의 팔을 탁 때렸다.“지금이 어떤 때입니까? 그런 농담은 삼가셔야지요. 오라버니는 병중임에도 불구하고, 혈충 문제를 해결하느라 애쓰고 계시는데요.”“알았다, 알았어! 그만하마.”이육진은 급히 손을 들어 항복을 선언했다.소우연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오라버니가 또 야위셨더군요. 폐하는 모르셨습니까?”어찌 모르겠는가.용강한은 고충이 도술을 억누르는 걸 막기 위해, 때로는 태극구도 몸에 지니지 않았다.하지만 그 태극구에 담긴 고충이 정말 그에게 해가 없을지는, 염만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소우연은 피로가 스며든 어조로 말했다.“요 며칠 많이 피곤하셨으니, 일찍 쉬시지요.”“흠, 그런데 말이다. 지금 둘만 있는데 왜 나를 ‘부군’이 아니라 ‘폐하’라 부르느냐.”이육진은 그녀가 순간적으로 존칭을 쓴 걸 놓치지 않았다.가슴 한편이 허전해진 듯, 그는 조용히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연아, 내게 화내지 마라. 그러면 내 마음이 얼마나 무너지는지 아느냐.”소우연은 다시 한숨을 쉬며 그의 손을 살며시 잡아당겼다.아까 그녀는 그를 폐하라 불렀다.이육진은 이 사실이 맘에 들지 않은 것이다.사실 생각해보면, 사람이란 그 순간마
Baca selengkapnya

제990화

정연은 무언가 말하고 싶어 하다가도 결국 참았다.소우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궁 안 상황이 어땠는지 궁금한 것이냐?”정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마마 앞에서는 아무것도 숨길 수가 없네요.”“나라도 궁금했을 것이다.”소우연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주진우, 위진규, 그리고 임세안은 모두 염부 밖을 지키고 있다.”“역시 염가가 벌인 짓이군요?”“그래, 틀림없이 그들이 벌인 짓이겠지.”정연은 가슴을 움켜쥐며 말했다.“자꾸 가슴이 답답해요. 어서 이 일이 다 끝났으면 좋겠어요.”“내 생각도 같다.”어차피 정연과 우옥명은 요 며칠 궁 안에 머물며 외부로 새는 말도 없을 터라, 소우연은 지난밤의 일을 두 사람에게 모두 털어놓았다.물론 정연과 우옥명은 애초에 궁을 배반할 인물들이 아니었다.우옥명은 얼굴빛이 바래며 외쳤다.“정말 더럽고도 비열합니다! 짐승이나 다름없네요!”정연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제가 그날 관아에 갔을 땐, 정말 멀쩡한 여인은 단 하나도 없었어요.”“원래도 고단한 삶을 살았을 텐데, 어찌 그리 가혹한 장난을 당해야 하는 건지.”정연은 결국 눈물을 흘렸다.“그 여인들은 정말 아직 살아 있을까요?”소우연은 예전에 정중이 고충에 걸린 후 며칠 못 가 온몸이 터져 죽은 걸 떠올렸다.그 여인들도 어쩌면 혈충을 낳고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그만 울거라. 내가 괜히 이런 말을 전했구나. 아직 둘은 몸도 성치 않거늘…”소우연은 말을 흐리며 약간 후회했다.정연은 눈물을 닦고 마음을 다잡았다.“마마, 걱정 마십시오. 저는 약하지 않아요. 그저 그 여인들, 그리고 아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플 뿐입니다.”“그 아이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요?”우옥명은 심초운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그런 사악한 고술이라면, 아이들 역시 그 일환일 것이다.”어떤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염만과 그의 배후가 드러나야 비로소 진상이 밝혀질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979899100101
...
107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