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1451 - Chapter 1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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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1화

활활 불타오르는 마음으로 심초운을 반기던 이영이 심초운을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물었다.“혹 오는 길에 어디 아팠던 것이냐?”“아닙니다.”“그런데 왜 이렇게 기운 없어 보이는 게야?”예전의 심초운이라면 지금보다 훨씬 격하게 반응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옷을 벗기도 전부터 가쁜 숨을 몰아쉬다니.이에 심초운이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먼 길을 오느라 조금 피로했던 것 같습니다.”“오라버니와 함께 진주에서 고생이 많았다. 그러지 말고 이틀 정도 쉬는 게 어떻겠느냐?”이영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했다.한편, 심초운은 자신이 역풍을 맞아 몸이 허약해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진 상태였다.더군다나 심초운은 이영이 너무도 그리웠으며 60일 넘게 매일 그녀 생각으로 매우 괴로웠다.“전 그리 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역참에서 깨끗하게 씻고 왔습니다. 어제 객줏집에서도 씻었고요…”심초운은 말을 하면서 이영이 입고 있는 용포를 조심스럽게 벗겼다.고급스러운 비단과 왕관을 보고 있으니 심초운은 그제야 자신이 경성으로, 그리고 이영 곁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실감났다.“난 네가 더러워서…읍!”그렇게 두 시간 뒤, 이영과 심초운은 몸을 깨끗이 씻고 나왔다.이때, 심초운이 기침을 두어 번 하자 화들짝 놀란 이영이 윗몸을 벌떡 일으켰다.“너 정말 괜찮은 것이냐?”“괜찮습니다.”심초운은 괜찮다고 하지만 분명 괜찮지 않은 모습이었다. 조금 전에 침상에서도 나중에는 이영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도 했다.이런 생각에 이영이 침상에서 내려와 큰소리로 말했다.“송이야, 어의를 부르거라.”“정말 괜찮습니다.”심초운의 말에도 이영은 옷을 주섬주섬 입고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한편, 방에서 들리는 기척에 송이가 문을 열려고 하던 그때, 옷을 껴입고 나오던 황제를 보게 되었다. 이에 송이가 재빨리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소인 바로 다녀오겠습니다.”옷을 정갈하게 차려 입고 나온 심초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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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2화

“그럼 일단 혼약을 맺고 나중에 주익선이 월성국을 되찾고 나서 진이가 그자와 진정으로 혼인을 하고 싶다면 그때 혼사를 진행하는 게 좋겠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말했다.“그때가 되면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도 경성으로 돌아오실 겁니다. 그리고 임 장군도 경성으로 복귀하게 되겠지요. 그럼 그땐 변경 지역에 누구를 보내는 게 좋을까요? 폐하께서는 혹 생각해두신 분이 계십니까?”이에 이영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꾸했다.“변경 지역에 가면 고생길이 열릴 게 뻔한데 누가 선뜻 나서서 그곳에 가려고 하겠느냐…”이영은 누구를 보내든 곤란한 건 마찬가지였다. 사막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반드시 세력이라는 게 생기게 된다.첫 한두 해 정도는 괜찮지만 십 년, 이십 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그렇다고 사막에 병사들을 주둔시키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 지역 백성들을 혹사시키고 물자를 낭비할 뿐만 아니라 사막 사람의 생계까지 신경 써야 하기에 실로 골치가 아파질 것이다.30분 뒤.이 원사가 약상자를 들고 궁에 찾아왔다. 그는 심초운을 위해 꼼꼼하게 진맥을 하다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이건… 예전에 용강한 대감께서 역풍을 맞았을 때의 증상과 매우 흡사한데?’“어떠냐?”이영의 물음에 이 원사가 대답했다.“소신 다시 한번 진맥해 보겠습니다.”한편, 이 원사에 손을 맡긴 심초운은 연달아 몇 번이나 헛기침을 뱉었고 뭔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이 원사가 고개를 들어 심초운을 쳐다보았다.심초운은 이 원사의 눈을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슬쩍 숙였다. 그러고는 갑자기 다시 고개를 번쩍 들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눈치였다.이에 이 원사는 말문이 턱 막혔다.‘내 예상이 맞았네. 심풍군 이자가 용강한 대감에게서 인뢰술을 배워 황제 폐하의 마음을 얻었다고 하더니, 지금 이건 분명 역풍을 맞은 거야.’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이 원사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고개를 살짝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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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3화

“네, 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이영과 혼인하는 게 심초운의 유일한 바람이었고 이 바람이 이루어졌는데 그가 뭘 더 바라겠는가?심초운은 그저 이영의 황제의 위엄이 점점 강해져서 여황제를 무시하고 가소롭게 여기는 남자들에게 이 세상의 음과 양은 처음부터 공평하고 공정한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길 바랐다.“제가 진주로 가기 전에 폐하께서 저에게 한 가지 약속을 들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이영도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래, 네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이천 형님을 황실 여학으로 보내주십시오.”이는 심초운이 경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둔 소원이었다. 심연희에게 참 인연이 이천 단 한 사람밖에 없다면 이 ‘참 인연’이 꽃을 피우고 결과를 맺을 수 있을지 확인해보아야 하지 않을까!“그건… 심연희 낭자가 여학에 있다는 건 알고 있느냐?”“알고 있습니다.”“그런데 내가 오라버니를 여학에 보내면 의도가 너무 뻔해 보이지 않겠느냐? 오라버니께서 내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있는데 내가 어떤 핑계로 오라버니를 여학에 보내는 게 좋겠느냐?”이에 심초운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형님께서는 가실 겁니다. 여학에 보내는 이유는 간단하지요. 형님은 상운국의 황족입니다. 그리고 아바마마 슬하의 유일한 황자이기도 하지요. 남자인 형님께서 여학에서 수업을 가르치고 여인들에게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와 입학 입사 그리고 입상을 해야 한다고 지지하고 호소하시면 백성들은 더욱 확실하게 깨달을 겁니다. 상운국은 여전히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상운국이지만 더 이상 예전의 낡아 빠진 사상만 고집하는 그런 상운국이 아니라 새로운 면모로 발전되고 있는 상운국이라는 것을 말입니다!”한편, 심초운의 말에 이영은 가슴이 북받쳤다.“이래서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널 그토록 중히 여기셨구나.”“전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친히 고르시고 키워준 사위이지 않습니까?”이에 이영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네가 없는 동안 난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성격도 괴팍해지는 것 같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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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화

한편, 주 두독 관저에서.이진과 주익선은 나란히 저택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주진우는 궁에 있었고 정연은 여학에 있었다.이때, 손을 꼭 잡고 저택 안으로 들어온 주익선과 이진을 본 주건이 잔뜩 들뜬 표정으로 한걸음에 달려가 두 사람을 반겼다.그러고는 이내 감격스러운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이에 주익선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왜 우는 게야?”“도련님께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내가? 내가 왜 힘들어?”주건이 코를 훌쩍이며 대답했다.“전에 도련님께서 소인을 중도에 관저로 돌려보내시지 않았습니까? 소인은 소인마저 없으면 도련님께서 더 외로울까 봐 많이 걱정했습니다.”이에 주익선뿐만 아니라 곁에 서있던 이진도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주익선이 왜 더 외로워질 거라고 생각한 거야?”“저희 도련님께서 공주마마를 많이 좋아하시니까요. 하지만 신분 차이로 저희 도련님께서 연모하는 마음을 마마께 얘기도 못 드리고 혼자 끙끙 앓을까 봐 걱정했습니다.”주건의 말에 주익선은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턱 막혔다. 그가 그렇게 나약한 사람은 아닐 텐데?한편, 이진은 고개를 돌려 진지한 표정으로 주익선을 쳐다보았다.“너 말이야. 나한테 고백을 하지 못하고 날 얻지 못했다면 끙끙 앓았을 것이냐?”“그럼요! 당연하지요!”주익선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주건이 확신에 찬 표정으로 대답했다.이진이 주익선을 더욱 물끄러미 쳐다보았고 주익선은 주건을 힐끗 흘겨보았다.‘그 입 좀 다물어. 그게 날 도와주는 거야! 설마 내가 진이와 혼인을 못한다고 죽기야 하겠어? 뭐… 물론 진이와 혼인을 못하면 평생 살아있는 시체처럼 살긴 하겠지.’주익선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욱신거렸다.한편, 이진은 여전히 주익선을 빤히 쳐다보았다.자신의 저택에서 편하게 행동해도 절대 외부에 소문이 퍼질 걱정이 없기에 주익선은 이진의 어깨를 감싸더니 그녀를 데리고 뒷마당으로 향해 가면서 그녀의 귓가에 대고 귓속말을 전했다.“당연하지.”“안 믿어.”“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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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5화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태후마마께서는 십 년도 넘게 무술을 연마하셨기에 평범한 여인들처럼 그리 약한 사람은 아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정연과 이진 그리고 주익선이 담소를 나누고 있던 그때, 진우도 궁에서 급하게 돌아왔다.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는 정연과 이진 그리고 주익선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 가족처럼 보였으며 이에 진우는 들뜬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공주마마께 인사를 올립니다.”가까이 다가간 진우가 예를 갖춰 인사를 올렸고 이진이 급하게 손을 내둘렀다.“이렇게까지 예를 갖추실 필요는 없습니다.”분명 그녀가 한참 어른인 진우에게 먼저 인사를 올리고 싶었는데 말이다.“진우 아저씨, 그간 강녕하셨습니까?”진우는 이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정말 진녕공주를 집에 데리고 오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심지어 주익선은 우연한 기회에, 아니, 진호범의 도움으로 소장군이 될 줄은 더더욱 예상치도 못했다.주익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이진이 있기에 마음 편히 할 수는 없었다.한편, 정연은 부엌에 저녁 식사를 일찍 준비하라고 했다. 일찍 먹어야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이진을 궁으로 안전하게 돌려보낼 수 있으니까.그렇게 주 두독 관저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야 주익선이 이진을 궁으로 바래다주었다.어느새 궁문 앞에 도착하자 이진이 주익선에게 말했다.“내일 누이께서 친히 널 장군으로 책봉하실 거야.”“그래.”“이따가 누이한테 찾아가 우리 둘에 관해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괜찮겠어?”“응, 난 좋아.”“그래, 그럼 내일 봐.”“내일 봐.”마차 가림막을 내려놓은 이진은 이제 곧 누이를 만난다는 생각에 기쁘고 들뜨기도 하면서 마음 한편에 달달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누이가 혼인을 하사하고 나서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경성으로 돌아오시면 난 바로 주익선과 혼사를 치를 거야!’…이진이 궐 안으로 들어왔을 때, 날은 이미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었다.이진은 바로 이영을 찾아갔고 탁자 앞에 앉아 다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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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6화

이영의 대답에 이진은 안도의 한숨을 살짝 내쉬었다.“그럼 누이께 부탁드립니다.”“부탁은 무슨. 그럼 진이 넌 지금 혼사를 치르고 싶은 것이냐 아니면…”이영이 물었다.“당연히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경성으로 돌아오시면 그때 혼사를 치러야죠.”“그래, 알겠다. 내일 아침 조정에서 난 진주 전란을 진압한 모든 공신들에게 상을 내릴 것이다. 그리고 지금 월성국에서 조금씩 반란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그곳에 사람을 보내야 하는데…”말을 하던 소우연이 이진을 힐끔 쳐다보았다.“난 주익선을 보낼 생각이다.”“네?”이제 겨우 경성으로 돌아왔는데 또 전쟁을 치르러 남쪽에 가야 한단 말인가?“주익선이 너의 부마가 되려면 진주 전란을 진압한 공만으로는 부족하다.”“관직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이진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이에 이영이 대꾸했다.“네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고 해도 주익선은 너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지 않느냐? 그리고 우리 상운국에는 주익선처럼 젊고 패기가 넘치는 장군이 꼭 필요하다.”나라에서 필요한 장군이라고 하는데 이진도 더 이상 반박할 수가 없었다.하지만 주익선은 겨우 한 번의 전란을 겪어본 게 전부였다.“그럼 주장으로 진규 장군님도 보내시는 겁니까?”도리대로라면 참전 경험이 많은 진규를 주장으로 보내는 게 맞지만 그리 크지도 않은 월성국을 제압하려고 진규까지 보낼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그럼 저도 주익선과 함께 갈 수 있게 허락해주십시오.”“너도 같이 가겠다고?”이진이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대답했다.“어차피 궁에 있어도 매일 누이와 초운 오라버니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지켜보는 것 외에 할 일이 없지 않습니까? 그게 아바마마와 어마마마 곁에 남는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월성국을 확실하게 진압하고 주익선과 함께 경성으로 돌아오면 되지 않습니까? 초운 오라버니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진의 물음에 심초운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래, 네 말도 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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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7화

이진이 상운국의 여왕야 신분으로 출정하여 승리를 거둔다면 상운국 여인들이 자신들의 응당한 권리를 쟁취하는 데에 이정표가 될 것이다.“누이, 전 월왕으로 정했습니다!”이진이 벅찬 가슴을 부여잡으며 말했다.월왕이라!이 얼마나 기막힌 호칭이란 말인가! 상운국의 통치를 따르지 않는 월성국을 월왕이 제압하다!“좋아! 월왕으로 결정하자!”“누이, 내일 아침 저도 조정에 참석할 겁니다.”“그래!”“내일 조정에서 제가 출정하겠다고 주동적으로 나서겠습니다!”“진아, 생각을 참 잘하였다! 나중에 네 곁에 검오를 붙여주마. 검오가 널 지켜줄 것이다.”“네!”이진은 전장이 얼마나 잔혹하고 섬뜩한 곳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주익선이 전쟁으로 공을 세워야 하고 그녀의 신분이 누이의 정령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이진은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황족 공주로써 우대를 받았으면 당연히 이 나라의 백성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누이, 전 이만 가볼게요.”“어디 가려는 것이냐?”“출궁하여 주익선을 찾으러 가야겠습니다. 이 일을 확실하게 얘기해 줘야 할 것 같아서요.”물론 이진은 주익선이 여왕야의 부하로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지만 그래도 미리 언질은 줘야 한다.이진은 분명 자신감이 넘치는데 왜 한편으로는 마음이 조금 무겁기도 한 걸까?“그래, 가보거라.”이영은 동생 이진이 어떤 심정인지 잘 알 수 있었다. 이는 이영도 마찬가지였다.이영은 여황제로서 심초운 앞에 설 때마다 늘 조심스러웠고 혹시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다.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이영은 검오에게 앞으로 이진을 따라다니면서 이진의 안위를 지키라고 명했다.이에 검오가 고개를 숙여 간단하게 대답한 뒤, 바로 돌아서서 이진을 따라 궁을 나섰다.한편, 심초운은 이영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주익선이 이 얘기를 들으면 매우 기뻐할 겁니다.”이영이 심초운을 바라보자 심초운이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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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8화

정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눈치를 보자 이진이 말했다.“아주머니,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그래.”고개를 끄덕이던 정연이 주익선을 힐끔 쳐다보았다. 조금 전, 이진이 저택을 떠나고 나서 정연은 주익선에게 이런저런 당부를 했다. 진녕공주에게 예를 갖춰야 하고 절대 선을 함부로 넘지 말아야 한다고 말이다.한편, 주익선의 방으로 들어가 방 문을 굳게 닫자마자 홱 돌아선 이진은 주익선을 와락 끌어안았다.화들짝 놀란 주익선은 뒷걸음질을 치다가 방 문에 등을 기대고 물었다.“진아, 갑자기 왜 이래?”숨을 크게 들이마신 이진이 주익선 몸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를 맡으며 대꾸했다.“오늘 누이한테 우리 혼사에 대해 얘기했어.”“혹시 폐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 거야?”주익선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목소리마저 미세하게 떨렸다.‘그럴 리가 없는데? 태상황과 태후 마마께서도 허락하셨는데 폐하께서 동의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아니.”“그럼?”다시 한번 숨을 크게 들이마신 이진이 주익선을 밀어내고는 촛불 앞에 서서 말했다.“누이께서 월성국에 관한 얘기를 해주셨어. 월성국에 너를 보낼 생각이라고 말이야.”이에 주익선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실 전에 경성으로 돌아오기 전에 진호범은 주익선에게 살짝 얘기해 준 적이 있었다. 높은 관직을 얻으려면 전장에 나가 승리를 거두어 나라에 공을 세워야 한다고 말이다.그는 무장의 길을 선택했으니 당연히 황제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난 가고 싶어.”“하, 하지만 말이야…”“진아, 너 갑자기 왜 말까지 더듬어? 할말 있으면 편하게 해.”조금 전에 이진이 주익선을 끌어안았을 때에도 평소보다 훨씬 힘을 더욱 꽉 주었으며 주익선은 하마터면 숨 막혀 기절할 뻔했다.한편,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이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난 예전부터 누이가 어떤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 어떤 천하를 이루려고 하는지 잘 알고 있었어. 그리고 도문군 누이께서 뭘 위해 저렇게 목숨까지 걸었는지도 잘 알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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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9화

이진을 위해 전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건 주익선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지 않은가!“월왕 저하.”주익선이 미소를 지으며 이진을 부르자 이진이 발그레한 표정으로 대꾸했다.“그, 그렇게 부르지 마.”“이렇게 부르고 싶어. 널 월왕 저하라고 부르는 첫 사람이 될 거야.”“네가 첫 사람 맞아.”“그리고 너의 첫 장군도 될 거야.”주익선은 여전히 그의 옷소매를 꼭 잡고 있는 이진의 손을 바라보며 말했고 이에 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월성국을 확실하게 진압하면 누이에게 널 출정대장군으로 책봉해달라고 얘기할 거야.”“그래.”젊은 두 남녀는 서로의 심장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이 서있었다.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이때, 이진이 갑자기 돌발질문을 던졌다.“나 네 입술 맛 좀 보면 안 돼?”주익선은 너무 놀라서 말문이 턱 막혔다. 그러고는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을 가까스로 부여잡고는 말까지 더듬었다.“안, 안 돼…”“왜?”그의 소중한 물건을 보고 싶다고 했을 때도 안 된다고 하더니 이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싶다는 말에도 안 된다고 하다니.이진은 토라진 듯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물었다.“누이와 초운 오라버니도 그때 당시 입을 맞췄는데 우린 왜 안 되는 거야?”“그건…”이진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주익선을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어디 얘기해 봐!”이에 주익선이 대답했다.“우린 나이가 너무 어려. 그리고 조금 전에 어머니께서 절대 진이 널 괴롭히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거든.”“네가 언제 날 괴롭혔는데?”“입맞추는 것도 괴롭히는 거야.”주익선의 대답에 이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니, 누이와 초운 오라버니는 되고,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도 되는데 대체 우린 왜 안 된다는 거지?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고 설레어서 미칠 것만 같은데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고?’“아이고!”이때, 이진이 갑자기 배를 부여잡더니 허리를 숙이고는 바닥에 쪼그리고 앉았다.“진아, 왜 그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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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0화

“나 너무 더워. 주, 주익선…”몸이 뜨거워진 이진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입술도 살짝 부어 있었다.“너 주머니에 있는 비수로 자꾸 날 툭툭 치지 마.”“비수?”주익선의 얼굴도 벌겋게 익어버렸다.“난 비수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그럼… 이진의 손이 점점 아래로 더듬거리자 주익선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건 비수가 아니었다. 얼굴에 이어 귀까지 빨개진 주익선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진아, 미안해.”한편, 이진은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갑자기 뒤로 물러서더니 미안하다는 말까지 하고. 그녀에게 입을 맞춘 게 미안하다는 건가?“괜, 괜찮아.”피식 웃으며 쑥스러운 듯 말을 하던 이진은 이내 직설적으로 말을 이어갔다.“느낌이 엄청 묘했어. 주익선, 너 꽤 맛있네?”맛있다고?주익선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진을 보며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그녀는 늘 이렇게 그가 대답을 할 수 없는 말, 그리고 감당하기 버거운 말만 했다.예를 들면 그의 소중이를 보여달라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면 조금 전에 갑자기 그에게 입을 맞춘 것처럼 말이다.그리고 심지어 그가 비수로 자신을 툭툭 쳤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오늘 이렇게 이진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을 맛보았으니 앞으로 어떻게 참아야 한단 말인가!“진아, 너 너무 나빠.”주익선의 말에 이진이 흠칫 놀란 표정이었다.“내가 뭐가 나빠? 왜 내가 나쁘다고 얘기하는 거야?”주익선은 너무도 순진한 이진을 보며 말문이 턱 막혔다. 그녀의 질문은 매번 치명적이었으며 감당할 수도 없었다.첫 입맞춤에 주익선은 이 미묘한 느낌과 촉감에 푹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자신의 모습이 선을 넘었다는 것을 인지한 주익선은 자세를 꼿꼿하게 바로잡고는 말을 바꿨다.“너 안 나빠. 너 좋아.”“조금 전에는 나쁘다고 했잖아.”“진이 너는 나빠도 내 눈에는 무조건 좋아 보여.”잠시 머뭇거리던 주익선은 말실수를 한 것 같아서 다시 말을 보탰다.“아니야. 넌 그냥 좋은 사람이야.”한편, 주익선의 반응에 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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