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계에는 해와 달이 없으니 시간의 흐름조차 알 길이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족 제자 하나가 달려와 마족과 인계의 결계 부근에서 심상치 않은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했다.그 소식을 들은 이육진과 심초운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들은 동시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외쳤다. “분명 형님일 것이다!”“맞습니다, 분명 용 대인이실 거예요!”두 사람은 곧장 마족의 결계가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그곳에는 이미 수만 명의 마족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있었다. 그들은 결계 너머에서 일정한 리듬에 맞춰 뿜어져 나오는, 전설 속에서나 듣던 강렬한 햇빛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나가기만 해봐라, 내 반드시 인간 수만 명을 잡아다 요기를 할 테니!”“옳소! 인간의 피에 몇 가지 양념만 곁들이면 그야말로 천하진미라고 들었소!”“그뿐인가. 인계에는 온갖 먹거리가 가득하다지? 물속에서 헤엄치는 것, 나무에 열리는 것, 땅 위를 달리는 것까지 못 먹는 게 없다더군!”“반드시 이 귀신 소굴 같은 곳을 나가고야 말겠다!”마족 자제들은 당장이라도 결계를 뚫고 나갈 기세로 주먹을 불끈 쥐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던 심초운이 이육진에게 슬쩍 다가가 귓속말을 건넸다. “폐하, 이 마족 놈들을 절대로 밖으로 내보내서는 안 됩니다.”이육진이라고 그 소름 끼치는 소리를 못 들었을 리 없었다. 그들이 왜 이 빛 한 점 들지 않는 유명계에 봉인되어 있었는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들의 마음은 태생부터 검게 물들어 있었다. 만약 이들을 인계로 내보낸다면, 세상은 그야말로 생지옥이 될 것이 뻔했다.“기 장로!”“예, 마존이시여. 부르셨습니까.”이육진이 서슬 퍼런 눈빛으로 기 장로를 쏘아본 뒤, 뒤편에 늘어선 마족들을 훑으며 서늘하게 명령했다. “모든 마족 자제들은 당장 여기서 물러가라!”“예? 그게 무슨…”기 장로는 결계를 부수려다 오히려 결계의 반동에 상처 입어 만신창이가 된 마족들을 바라보며 지레짐작했다. “아, 알겠습니다! 마존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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