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 웃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안엔 분명한 분노가 번지고 있었다.“그만해, 제발.”그가 일부러 저런 짓을 벌이는 이유쯤은 이영도 잘 알고 있었다.아무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하지만 그래서 더 아팠다.그가 괜찮지 않다는걸,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조금만 방심하면 거칠게 기침을 쏟아냈다.“누님.”심초운이 조심스럽게 부르자, 이영은 그의 입술 위에 조용히 손가락을 얹었다.“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난 다 안다. 감추려 하지 말거라.”“날 안심시키겠다고 거짓말하지도 말고.”그녀는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그 눈빛은 어느 때보다도 깊고, 진지했다.“우린 그냥 스쳐 지나갈 사이가 아니지 않느냐. 평생을 함께할 사이지.”심초운은 무언가 말을 하려다 멈칫했다.그녀의 말과 눈빛이 가슴을 짓누르듯 다가왔다.그는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외삼촌께서 주술 부작용으로 얼마나 고생했는지 다 봤다.”“외삼촌은 그나마 도술 실력이 깊으셨지만, 넌 아니지 않느냐.”“그런 위험한 도술을… 다시는 절대로 쓰지 마라.”이영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눈빛엔 떨림 하나 없었다.그 진심이 가슴을 파고들자, 심초운은 조용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깊은 눈동자가 서서히 감정으로 물들어가며, 따스한 빛을 머금었다.“알겠습니다, 누님.”…..주도독부.주익선은 도독부로 돌아오자마자 목욕을 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잠들기 전, 그는 곁에 있는 주건을 불러 단단히 일렀다.“내일 아침까지 어떤 일이 있어도 날 깨우지 마라.”“어머니, 아버지가 오셔도… 절대.”주건은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그럼... 만약 도련님께 무슨 일이 생기면요?”“무슨 일이란 게 뭔데?”“그, 그 향 말입니다. 정 대인께서 주신 거라 해도…”“혹시 도련님께 안 맞으면 어쩝니까?”주익선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이 녀석… 아주머니 아들이 아니었으면, 진작 다른 놈으로 바꿨을 텐데.’“됐고, 이만 물러가거라.”“그럼 아침까지 아무도 들이지 않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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