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장소검을 찾아내야 한다.”소열이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 심려 마십시오. 소신이 반드시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이영은 고개를 끄덕였으나 더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만 소열이 차를 마실 때마다 입가가 아픈지 움찔거리는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초운이가 너에게 다시 손을 대는 일은 없을 것이다.”그러자 소열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형님께서 아우를 훈계하신 것인데, 당연히 달게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형님이라니. 이영은 입술을 달싹였다. 소열은 어쩜 저리도 처신이 빠른지, 어느새 심초운을 형님이라 부르고 있었다. 안 그래도 심초운의 속이 말이 아닐 텐데, 저 소리가 들리면 그야말로 심장에 칼을 꽂는 격이 될 터였다.이영이 소열에게 그런 호칭은 삼가라고 말하려던 찰나였다. 소열이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이, 이게 대체 무슨 짓이냐?”소열은 무릎을 걸어 이영에게 다가오더니 그녀의 다리를 꼭 껴안았다. “폐하, 저는 폐하께 인정받는 날이 오리라고는 감히 꿈조차 꾸지 못하였습니다. 부디 저를 가엾게 여기어 내치지 마십시오. 맹세컨대 평생 폐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며, 형님과 총애를 다투지도 않겠습니다. 그저 저를 실컷 부려 먹고 버리지만 말아 주시옵소서.”이영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소열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마치 예전 이야기책에서나 보던 여인들의 투기 섞인 애원 같지 않은가.“소열아, 이곳을 떠나게 되면…”“폐하, 제 진심입니다. 저는 그저 한 달에 단 한 번만이라도 폐하의 얼굴을 뵐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이영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결코 마음이 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일까, 눈물 섞인 소열의 목소리에 자꾸만 마음의 빗장이 느슨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헛웃음을 삼켰다. 이야기책 속의 숱한 사내들이 왜 여인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외실을 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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