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연은 그를 바라보며 한동안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말이 없으니, 동의한 것으로 여기마.”소우연이 반응할 틈도 없이 이육진은 가냘픈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갑작스레 맞닿은 온기에 소우연의 심장이 세차게 요동쳤다. 마치 누군가에게 들켜서는 안 될 짓을 하다가 들킨 것만 같은, 묘하게 죄스러운 기분이었다.그녀는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처음으로 느껴보는 그의 체취였다. 은은하고도 청량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자, 순간 세상의 모든 번잡함이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그 평온함도 잠시, 뇌리에 불현듯 사부님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사부님에게선 늘 마음을 정화해 주는 고결한 향이 났다. 소우연은 제 의지와 상관없이 사부님을, 용강한을 떠올리고 있었다.결국 소우연은 이육진을 밀어냈다.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으나, 이육진은 그녀의 눈동자에 맺힌 타인을 향한 그리움을 똑똑히 보았다.심장 한구석이 아릿하게 저려왔다.이육진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언젠가 자신과 소우연이 이런 가혹한 상황을 겪게 될 줄은! 이 모든 것이 진청산의 비열한 음모 때문이었다.이육진은 차마 더는 욕심을 낼 수 없었다. 지금 소우연이 자신의 포옹을 거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관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였으니까.두 사람은 그렇게 한동안 강줄기를 따라 더 걸었다.그러다 소우연이 갑자기 몸속에서부터 차오르는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 경악했다.“돌아가야겠어요. 지금 당장.”“연아, 안색이 좋지 않구나. 대체 어찌 된 일이냐?”소우연이 다급하게 이육진을 바라보며 물었다.“유명계에 얼음 침상이나 한옥상이 있나요?”이육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소우연의 상태를 보는 순간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녀가 전에도 말했던 그 지독한 열독, 바로 미독이었다.“겁내지 마라, 괜찮을 것이다.”그는 소우연을 품에 안았다. 두 사람의 모습이 강가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다음 순간 운영전 편전에 나타났다.“곧바로 얼음물을 준비시키도록 하마.”“음… 감사합니다.”이육진은 이미 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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