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 심초운이 나직하게 그녀를 불렀다. 어스름한 방 안이었으나 이영의 실루엣은 선명히 보였다. “누님, 제가 방금 잘못을 저질렀습니다.”이영은 심초운이 밖에서 너무 오래 머물기에, 혹여 소열을 때려죽이기라도 할까 걱정되어 몰래 뒤를 밟았던 터였다. ‘내가 나갔던 걸 눈치챈 건가?’“누님.” 이영은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몸을 돌려 그와 시선을 맞췄다.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는 게냐?” 심초운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실토했다. “방금 소열을 찾아갔었습니다.”“그를 찾아가서 무엇을 했느냐?” 이영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뗐다. 설령 알고 있다 한들, 심초운이 제멋대로 소열을 괴롭혔다고 나무라야 할지, 아니면 다른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기에 모른 척하는 편이 나았다. “그놈을 한바탕 두들겨 패 주었습니다.” “한 번 때려줬으면 됐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라.”“누님, 혹시 그자가 가여워 그러시는 겁니까?” 이영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오직 너 하나만 걱정된다. 손으로 때렸느냐, 아니면 발로 찼느냐? 손발이 아프진 않으냐?” 그제야 심초운의 엉켰던 마음이 눈 녹듯 풀렸다. “손발 다 썼습니다. 다만 지금은 마음만 아픕니다.” 이영은 하는 수 없다는 듯 그의 가슴팍을 부드럽게 문질러 주었다. “이제 좀 괜찮아?”“누님이 계속 문질러 주시면, 잠들 때쯤엔 다 나을 것 같습니다.” 이영이 눈을 흘기며 핀잔을 주려 하자, 심초운이 얼른 그녀의 손을 맞잡고 매만졌다. “누님, 농담입니다. 이제 정말 안 아파요.” 이영은 그의 손등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속삭였다. “그럼, 우리 이제 그만 쉴까?”“네.” 이번에 심초운은 이영을 품에 꼭 안았다. 이윽고 들려오는 그녀의 고른 숨소리에 그제야 그녀가 정말 잠들었음을 깨달았다. 심초운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이 밤은 너무나도 길고 애달팠다.……취미궁.소우연은 침궁을 나와 곧장 관성대로 몸을 날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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