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진의 눈은 따갑고 흐릿했으나, 방금 벌어진 모든 일을 분명히 보고 있었다. 귀 또한 완전히 닫히진 않아, 그들이 나누는 말들이 어렴풋이 들려왔다. 그 덕에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이 은자유와 심초운을 낳았을 리는 없다는 것을 말이다.그는 소우연에게 죄를 지은 것이 아니었다.그러나 바로 직전, 소우연은 용강한의 품에 그렇게도 깊이 기대어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감히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어 보였으니…‘허, 참으로 우습구나. 운영전에서 함께 지냈던 그 며칠 동안,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단 말인가?’그 순간…“커흑…!”이육진이 갑자기 핏덩이를 울컥 쏟아냈다. 소우연은 혼비백산한 얼굴로 그를 붙잡았다.“이육진! 이육진, 정신 차려보세요. 괜찮으신 건가요?”괜찮을 리가 있겠는가. 다만 아직 숨이 끊어지진 않았을 뿐이었다.소우연은 겁에 질린 채 그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괜찮을 거예요. 제가 당신의 눈도 고치고, 전부 다 낫게 해드릴게요.”전생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 생에서도 반드시 그를 살려내겠다고. 그녀는 그렇게 절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이육진의 가슴속에서는 미어지는 듯한 고통과 억눌러온 울화가 한꺼번에 치밀어 올랐다. 그는 피가 맺힌 눈을 질끈 감은 채 소우연의 품에 몸을 맡겼고, 이내 그대로 의식을 놓아버렸다.소우연은 근심 어린 눈빛으로 용강한을 올려다보았다.“사부님, 어찌하면 좋겠습니까?”용강한은 몸을 굽혀 이육진의 상태를 살폈다. 혼돈에게 입은 상처는 매우 깊었지만, 다행히도 제때 도착한 덕에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다.‘이 녀석, 반은 진짜 병이고 반은 꾀병이로구나.’소우연은 걱정이 앞선 나머지, 자신의 의술조차 믿지 못하고 혹시라도 이육진에게 변고가 생길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하지만 용강한은 잘 알고 있었다. 소우연의 마음속에서 이육진이 차지하는 자리가 얼마나 큰지 말이다.그는 여느 때처럼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돌아가자.”“네.”소우연이 대답하자, 용강한은 정신술을 펼쳤다. 피로 얼룩졌던 이육진의 몰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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