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연의 이 따귀 한 대에 소항, 소 대장, 아갑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경악했다. 한참 뒤, 소 대장은 소항의 매서운 눈빛을 받고서야 소우연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왕, 왕 부인, 노여움을 푸십시오.”“이곳은 군영입니다. 대왕께서 저를 의관장으로 임명하셨으니, 소 대인께서도 저를 동료로 대우하여 칭하셔야지, 왕 부인이라 부르시면 안 되지요.”소 대장은 입을 달싹였으나, 소항이 소우연을 제지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게다가 대왕이 왕수미를 몹시 마음에 들어 한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이내 두 손을 모아 읍하며 사죄했다.“왕 대인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소우연은 령이에게 몸을 기댄 채 소항을 바라보았다.“대왕께서 이 시간에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이제 그녀는 어엿한 의관장이 되었으니, 소항이라 한들 제 말을 쉽사리 뒤집을 수는 없을 터였다.설령 그렇다 쳐도, 용강한의 말처럼 그녀가 정말 참지 못하고 소항과 얼굴을 붉히게 된다면, 이깟 영남 쯤은 상운국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었다. 월왕인 진이가 두 달도 안 돼 군대를 이끌고 밀고 내려올 테니까!소항은 옅은 미소를 머금더니 소 대장를 힐끗 쳐다보며 화랑과 령이 두 사람을 데려가라는 눈치를 주었다.소 대장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화랑과 령이를 향해 말했다.“대왕께서 왕 대인과 상의하실 일이 있으시니, 너희는 가서 차를 내오너라.”화랑이 막 입을 떼려다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소항의 두 눈을 보고는, 기필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인께 알려야겠다는 생각만 다졌다.부부는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목숨을 바치는 한이 있더라도 소항 같은 잡놈에게 마님이 당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소우연은 두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것 하나만은 알았다. 소항이나 소 대장 같은 자들의 눈에 화랑과 령이는 그저 자신들의 정보원일 뿐이며, 언제든 맘대로 죽이고 살릴 수 있는 하찮은 목숨이라는 것을 말이다!“가서 차를 내오거라.”소우연이 령이에게 말했다.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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