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2561 - Chapter 2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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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1화

소우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채비를 하자, 용강한 역시 그녀를 부축하며 바래다주려 했다.“이 대인, 잠시만요.”양세봉이 갑자기 일어나 손짓을 하며 용강한을 만류했다.용강한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이 양세봉과 그의 관계는 고작 몇 번 얼굴을 마주친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대인, 저 혼자 돌아가겠습니다. 양 장군께서 대인께 볼일이 있으신 듯하네요.”소우연은 용강한의 손을 밀어내고, 스스로 비틀거리지 않게 중심을 잡았다.용강한은 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보호하려다 그녀가 넘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서야 마음을 놓았다. 어쩔 수 없이 멀찍이 떨어져 있던 화랑과 령이를 향해 소리쳤다.“령이야, 너희가 부인을 모셔다드려라.”령이가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살짝 몸을 굽혀 절하며 말했다.“제가 당장 마님을 모셔다드리겠습니다.”화랑도 령이의 뒤를 바짝 따랐다. 다만 남녀유별인지라 소우연을 직접 부축하지는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강한은 소우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술에 취했어도 정신은 멀쩡하니, 령이의 부축을 받고 가면 아무 일 없을 겁니다.”그녀도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한 것은 아니었다.“그럼 내가 이따가 다시 가마.”용강한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네.”이내 소우연은 령이와 함께 자신의 막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막사라고는 하지만, 그저 자그마한 목조 가건물에 불과했다.하지만 그 건물 옆으로는 제법 널찍한 마당이 있었고, 마당 안에는 약재를 잔뜩 쌓아둘 수 있는 목조 창고가 여러 채 있었다.“마님, 이곳은 꽤 널찍해 보입니다.령이는 소우연을 부축하며, 마님이 술에서 좀 깨도록 말을 많이 붙이려 애썼다.화랑도 뒤에서 맞장구를 쳤다.“그러게 말입니다. 이 마당에는 약재가 수도 없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이 말을 하면서도 화랑의 머릿속에는 용음촌 생각이 맴돌았다. 그곳에 약초를 심고 나면 군영에서 몽땅 사들여 가는 게 아닐까?“이곳도 명색이 군영이니, 약재 창고는 당연히 넉넉해야겠지.”소우연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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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2화

소우연의 이 따귀 한 대에 소항, 소 대장, 아갑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경악했다. 한참 뒤, 소 대장은 소항의 매서운 눈빛을 받고서야 소우연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왕, 왕 부인, 노여움을 푸십시오.”“이곳은 군영입니다. 대왕께서 저를 의관장으로 임명하셨으니, 소 대인께서도 저를 동료로 대우하여 칭하셔야지, 왕 부인이라 부르시면 안 되지요.”소 대장은 입을 달싹였으나, 소항이 소우연을 제지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게다가 대왕이 왕수미를 몹시 마음에 들어 한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이내 두 손을 모아 읍하며 사죄했다.“왕 대인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소우연은 령이에게 몸을 기댄 채 소항을 바라보았다.“대왕께서 이 시간에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이제 그녀는 어엿한 의관장이 되었으니, 소항이라 한들 제 말을 쉽사리 뒤집을 수는 없을 터였다.설령 그렇다 쳐도, 용강한의 말처럼 그녀가 정말 참지 못하고 소항과 얼굴을 붉히게 된다면, 이깟 영남 쯤은 상운국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었다. 월왕인 진이가 두 달도 안 돼 군대를 이끌고 밀고 내려올 테니까!소항은 옅은 미소를 머금더니 소 대장를 힐끗 쳐다보며 화랑과 령이 두 사람을 데려가라는 눈치를 주었다.소 대장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화랑과 령이를 향해 말했다.“대왕께서 왕 대인과 상의하실 일이 있으시니, 너희는 가서 차를 내오너라.”화랑이 막 입을 떼려다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소항의 두 눈을 보고는, 기필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인께 알려야겠다는 생각만 다졌다.부부는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목숨을 바치는 한이 있더라도 소항 같은 잡놈에게 마님이 당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소우연은 두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것 하나만은 알았다. 소항이나 소 대장 같은 자들의 눈에 화랑과 령이는 그저 자신들의 정보원일 뿐이며, 언제든 맘대로 죽이고 살릴 수 있는 하찮은 목숨이라는 것을 말이다!“가서 차를 내오거라.”소우연이 령이에게 말했다.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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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3화

“무슨 소리입니까?”소우연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소씨 가문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가문인 적이 없었다. 그녀의 기억 속 소씨 가문에는 좋은 사람이라곤 단 한 명도 없었다!크게 심호흡을 한 소우연이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역시 쓸모없는 족속이군요. 그저 여자를 이용해 기회를 얻어내려 하거나, 자기가 갖지 못하는 여자를 탐내기나 하고!”“수미, 너!”“왜죠? 전하께선 감히 생각하고 행동까지 하시면서, 저는 말도 못 합니까?”소우연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소우연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소항이 갑자기 실소를 터뜨리며 그녀를 가리켰다.“간도 크구나. 감히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한 자는 아직 없었다.”“그러십니까? 그럼 상운국의 부대와도 겨뤄 볼 생각이신가 봅니다.”“!!!”멀쩡히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상운국은 왜 들먹이는 거란 말인가?“상운국의 여황제라 봐야 그저 계집에 불과하지. 듣자 하니 나이도 한참 어리다던데!”소항이 혀를 찼다. 만약 언젠가 하늘의 때와 땅의 이로움이 모두 자신을 향한다면, 그는 그 건방진 여황제를 땅에 엎드리게 하여 신하를 자처하게 만들 것이고, 그때가 되면 파격적으로 그녀를 취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니, 그건 아직 너무 먼 이야기였다.소항은 소우연을 빤히 바라보았다.“수미, 과인이 이토록 한 여인을 갈망한 것은 난생처음이오. 당신만 허락한다면, 훗날 이 대인은 물론 그대의 딸과 사위, 소 대인까지 모두 과인이 영화를 누리게 해주겠소.”참으로 뻔뻔한 허풍이었다!소우연은 피식 웃으며 소항을 향해 손짓했다.소항은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혹시 그녀의 마음이 움직인 걸까?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영 그래 보이지 않았다!그럼에도 소항은 화사한 미소를 머금은 채 두 뺨을 붉히고 몽롱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마치 귀신에 홀린 듯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승낙하는 거…”짝!소우연이 손을 치켜들어 소항의 뺨을 호되게 후려쳤다.“아까부터 제가 치고 싶었던 건 바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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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4화

마음에 두지 않겠다고?소우연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더 이상 소항과 헛소리를 나눌 기분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비틀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소항은 점점 멀어지는 발소리를 듣고는, 이내 아무런 기척도 들려오지 않자 문가에 잠시 서 있다가 머쓱해져서 발길을 돌렸다.다른 한편, 향 하나가 타들어 갈 시간 전.화랑과 령이 두 사람은 소 대장과 아갑에게 끌려간 후, 소 대장에게 한바탕 조롱과 질타를 당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땅에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렸다.“소 대인, 통촉해 주십시오. 저희는 그저 이 대인의 분부대로 마님을 잘 보살피려 했을 뿐, 결코 대왕 전하께 불경을 저지르려던 것이 아닙니다.”소 대장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아갑은 검을 품에 안은 채 소 대장 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마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 모든 것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표정이었다.“너희들, 설마 자신들이 어떤 신분인지 까맣게 잊은 게냐? 따지고 보면, 올 초부터 너희 둘이 쓸만한 소식을 단 하나라도 전해온 적이 있더냐?”소 대장은 화랑과 령이를 쏘아보며 물었다.화랑이 다급히 대답했다.“이 대인과 마님께서는 모든 것이 정상적이옵고, 오로지 대왕 전하께 충성을 다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소인들이 실로 보고드릴 만한 거리가 없었습니다.”“그러냐?”“예, 그렇습니다.”“그럼 아까 대왕께서 왕 대인과 이야기를 나누려 하셨을 때, 너희 둘이 충심으로 주인을 호위하는 꼴이더구나. 허나 너희들의 마음과 모시는 주인마저 그 노비 문서와 함께 진짜로 바뀌어 버린 게냐? 너희 둘이 이 대인을 따르는 건 좋다만, 너희 부모와 자식들은 어쩔 셈이냐? 대왕께서 너희가 이씨 가문에서 일을 잘 해내면 훗날 반드시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하신 말씀을 잊기라도 한 게냐? 헌데 지금 너희 둘의 충심을 보아하니…”소 대장은 미간을 찌푸렸다. 화랑과 령이 부부를 보면 볼수록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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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5화

화랑은 령이를 바라보며, 그녀가 한 말을 곱씹었다. 속으로 자신의 아내의 배포가 꽤나 커졌다고 생각했다. 상황의 이해득실을 분석하고 소 대장에게 그 이유를 이리도 또렷하게 따져 묻다니 말이다.소 대장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라고 어찌 골치가 아프지 않겠는가?대왕이 왕 대인에게 품은 집착은 이제 그조차도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이 일은 조만간 이휘와 소성진 두 사람의 귀에 들어갈 터였다. 그때가 되면, 소 대장은 이휘와 소성진 두 사람이 알아서 눈치껏 그녀를 바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뒷감당은 그들이 온전히 져야 할 테니까.소 대장이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 일은 너희가 더 이상 입에 올릴 것 없다. 앞으로 대왕께서 오시면 너희 둘은 알아서 물러가거라.”화랑이 뭐라 더 항변하려 했지만, 령이가 그의 옷깃을 슬며시 끌어당기며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대인 말씀대로 하십시오.”“그래야지.”소 대장이 말했다.화랑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애가 탔다. 사람이 이리 꼼짝없이 붙잡혀 있으니, 대체 어떻게 빠져나가 이 대인께 알린단 말인가?령이 역시 초조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녀는 소 대장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는 슬쩍 운을 뗐다. “두 분 차라도 드시겠습니까? 아니면 대왕께서 계신 곳에 한 번 가보시는 게 어떠신지요. 만에 하나 대왕 전하와 왕 대인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 뒷수습은 참으로 곤란해지실 텐데요.”소 대장이 눈썹을 찌푸렸다. “그렇지. 대왕께서 참으로 변하셨어.”그러면서 소 대장은 아갑을 쳐다보며 지시했다.“네가 가서 지키고 있거라. 아무도 대왕과 왕 대인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예.”아갑이 두 손을 모아 읍하고는 몸을 돌려 나갔다.령이가 소 대장에게 차를 올리는 동안 화랑은 틈을 타 몰래 빠져나가려 궁리했다. 하지만 도무지 기회가 나지 않아, 결국 뒷간에 간다는 핑계를 대고서야 간신히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모닥불 연회장.양세봉은 용강한을 붙들고 소우연이라는 이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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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6화

“무슨 말씀이십니까?”양세봉이 용강한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는 눈앞의 사내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영남에는 이휘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아내와 딸을 압송 관원에게 제물로 바쳤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막상 영남에 도착하고 나니, 그는 아내를 대왕에게 바치려 하지 않았다.대왕에게 아내를 바친다면, 앞으로 영남에서 틀림없이 훨씬 더 탄탄대로를 걸을 텐데 말이다.분명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은 명백한 거절이었고, 대왕이 자신을 시켜 그를 붙잡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제 부인을 찾으러 갈 생각은커녕 여기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이나 던지고 있지 않은가.담담한 표정에 여유롭고 침착한 태도였다.용강한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토록 여색에 눈이 멀어 남의 아내까지 강제로 빼앗으려 드는 자를, 양 장군께서는 정말 믿고 따르며 충성을 바치실 생각이십니까?”“이 대인…”양세봉은 긴장한 기색으로 막사 밖을 살폈다. 다행히 밖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고 있어, 이쪽을 주의 깊게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그런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혹여 다른 이의 귀에라도 들어간다면… 비록 이곳이 상운국만큼 강대하지는 않으나, 그분은 이 영남의 하늘이십니다.”양세봉이 말했다.“다들 그자를 그토록 맹신하는 것입니까?”“그분은 진 도사께서 친히 세우신 대왕이십니다. 오직 그분만이 대대로 죄인의 낙인을 짊어진 저희 후손들을 이끌고 영남을 벗어나게 해주실 수 있습니다. 훗날 저희 자손들이 몸에 새겨진 죄의 굴레를 벗고, 떳떳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실 분은 그분뿐입니다.”“진 도사라… 그는 상운국 전 감정의 사형이자 사문에서 쫓겨난 배신자에 불과합니다. 그런 자에게 무슨 재주와 자격이 있어 소항이 대왕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는 말입니까?”소항이라니!!!양세봉은 두 눈을 부릅떴다. 그가 감히 대왕의 이름을 직함도 없이 함부로 부르다니!양세봉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 날 곤란하게 하지 마십시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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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7화

화랑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인께서 마님을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시는데, 어찌하여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조급해하거나 걱정하지 않으시는 걸까?심지어 무방하다, 상관없다고 하시다니?소항이 정말 마님께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두렵지도 않으신 건가?그렇게 생각하며 화랑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정말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용강한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화랑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았지만, 딱히 아무런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다.만약 소우연에게 무슨 위험이라도 생기면, 그는 틀림없이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것은 그들이 환생한 이후 생겨난, 아주 특별하고도 기묘한 영적인 교감이었다.게다가 그녀는 그가 준 호신부까지 지니고 있지 않은가.마침내, 주종 두 사람은 소우연의 거처인 약선옥에 당도했다.오늘 군영에 막 도착했을 때, 양세봉이 우연을 굳이 약선옥에 묵게 하는 것을 보고 소항 그 자식이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지 단번에 알아챘었다.령이가 용강한과 화랑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는 서둘러 다가와 인사를 올렸다. “대왕 전하께선 이미 돌아갔고, 마님께서도 잠드신 것 같습니다.”용강한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도 물러가 쉬거라.”“예, 하오나 오늘 전하께서 마님을 바라보던 눈빛은 소인도 정말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대인, 부디 조심하셔야 합니다. 소인은 그자가 돌아서서 대인께 해를 가할까 봐 진심으로 걱정스럽습니다.”령이가 용강한을 보며 근심 어린 어조로 말했다.화랑 역시 내심 몹시 걱정하고 있던 터라, 령이의 말에 서둘러 덧붙였다. “그렇습니다, 대인. 그자가 어떻게든 수를 써서 대인을 다른 곳으로 빼돌릴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자는 날 다른 곳으로 보내려 하겠지.”“그럼…”“너희는 걱정할 것 없다. 내게 다 방도가 있으니.”화랑과 령이의 걱정은 진심이었지만 그저 걱정만 할 수 있을 뿐, 이 일을 해결할 만한 힘은 전혀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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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8화

“예?”소우연은 제 귀를 의심했다. 용강한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음부터는 아예 발로 걷어차 버려야겠어요!”소우연은 분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용강한은 그 어설프고도 사랑스러운 자태를 가만히 눈에 담았다. 붉게 달아오른 뺨에 샐쭉하게 내민 입술, 취기 탓에 말도 행동도 묘하게 한 박자씩 늦어지는 귀여운 모양새를 지켜보던 그가 천천히 입을 뗐다.“다들 영남의 막걸리는 사람을 취하게 하진 않으나 바람을 쐬면 안 된다고 하더구나. 이 술을 속칭 '영풍도'라고 불러야겠어.”“영풍, 영풍도요?”“그래, 영풍도. 네가 술을 마신 순간부터 이곳으로 돌아오는 내내 바람을 맞았으니, 그럴수록 더 빨리 취하게 되는 거란다.”소우연이 배시시 웃음을 터뜨렸다. “재밌네요, 정말 재밌어요.” 그녀가 용강한을 끌어당기자, 그는 그 여린 손길에 고분고분 몸을 내맡긴 채 그녀의 곁에 나란히 누웠다. 하얗고 고운 두 손이 그의 뺨을 다정히 감싸 쥐었고, 그를 담은 그녀의 눈망울은 마치 별빛이 내린 듯 아름답게 반짝였다.용강한의 목울대가 쉴 새 없이 일렁였다.그는 소우연을 사랑했다.그녀 역시 조금씩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했다. 언젠가 그녀가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자신을 마주할 때, 다정한 밀어를 나누는 그 순간조차 아주 작은 어색함조차 남지 않기를 바랬다.소우연은 여전히 그의 얼굴을 감싼 채, 곁에 누운 눈부시게 잘생긴 사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스르륵 그의 품속으로 푹 파고들며 기대었다.“오라버니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정말로요…”용강한의 입가에 짙고 다정한 미소가 번져 나갔다. “우리 우연이가 훨씬 더 좋은 사람이지. 네 마음이 고우니 내 모습도 그리 예쁘게 보이는 거란다.”이내 품에 안긴 여인의 숨소리가 새근새근 고르게 변해갔다. 용강한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한없이 다정해진 눈빛으로 하얀 뺨을 가볍게 꼬집고는,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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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9화

소항이 말했다. “객잔으로 가자.”자신이 미친 짓을 하는 거라 해도 좋았다. 그는 그녀가 묵었던 그곳에도 혹여 그 따스하고 달콤한 향기가 아직 남아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반 시진 후, 마차가 마침내 객잔 문 앞에 멈춰 섰다.소 대장이 먼저 객잔 주인을 찾은 뒤, 소항을 모시고 이층으로 올라가 소우연과 이육진이 묵었던 방으로 들어갔다.“이곳에 다른 사람을 묵게 하진 않았겠지?”소항이 물었다.주인이 바닥에 납작 엎드려 무릎을 꿇고 공손히 대답했다.“예. 소인은 소 대장님의 분부를 받은 뒤로 매일 방을 깨끗이 청소해 두기만 했을 뿐, 다른 객은 단 한 명도 들인 적이 없습니다.”“그들 부부가 두 번 다 이 방에 묵었더냐?”“예, 대왕 전하. 틀림없습니다.”소항이 가볍게 손을 들어 올렸다.“물러가거라.”“예,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주인이 연신 허리를 조아리며 물러났다.주인은 명이 떨어지고 나서야 조심스레 방을 나섰다. 그는 내심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애초에 대왕이 소 대장을 시켜 이 방을 왕 부인 외의 다른 손님에게는 절대 내주지 말라 당부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그런데 이제는 대왕이 직접 이 방에 묵으러 오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어딘가 기이할 따름이었다.방문이 닫히자, 소 대장이 말했다.“그럼 세숫물을 떠오겠습니다.”“역시 넌 나를 가장 잘 아는구나.”“당치 않으십니다.”“나는 예전에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여인에게 이토록 떨림을 느껴본 적도 없었지. 헌데 유독 그녀에게만은, 왜 이리도 까닭 없이, 미친 듯이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지 모르겠구나.”소 대장은 입을 달싹였으나, 두 손을 모은 채 무어라 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소항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나서야 그는 억지로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소 대장은 재빨리 머리를 굴리며 조심스레 말했다.“혹여 왕 부인께서 먼저 전하를 꾀어낸 것은 아닙니까?”왕수미가 자신을 유혹했다고? 아니, 결단코 그런 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부터 그녀에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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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0화

“어떤 구실로 이휘에게 부인을 내어달라 하실 작정이십니까?”소항 역시 당장은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 소 대장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그 이휘란 자는 애초에 제 목숨을 부지하고자 왕 부인을 선뜻 내어주지 않았습니까? 지금 대왕께서 그에게 입신양명할 기회를 주시고 높은 벼슬과 넉넉한 녹봉까지 내려 거두어주셨으니, 대왕께서 이휘에게 베푸신 은혜가 저 못지않게 클 것입니다.”소 대장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소성진은 그의 목숨을 구해주었고, 과인은 그의 부귀영화를 보장해주었다. 이 두 가지는 어느 하나도 빠져선 안 될 요소다.”“그렇다면, 대왕께서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시는 편이 낫겠습니다.”소항이 손을 휘저었다. “너는 먼저 돌아가 왕후에게 과인은 군무가 바쁘다 전하거라.”“예.”소 대장은 두 손을 모아 읍하고는 물러났다.저 멀리 짙은 어둠이 깔린 지붕 위, 뒷짐을 진 채 서 있는 흰옷 차림의 사내가 있었다. 그는 소 대장이 객잔에서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소항이 어디에 묵으려는지도 똑똑히 확인했다.용강한이 손가락을 튕기자, 이내 하늘에 먹구름이 짙게 몰려들기 시작했다.곧이어 괴이한 돌풍이 일고, 천둥과 번개가 연달아 내리쳤다. 억수 같은 폭우가 쏟아지며 온 계주부를 집어삼킬 듯 뒤덮었다.그가 큼지막한 손을 한 번 휘두르자, 사발만 한 굵기의 버드나무 가지가 뿌리째 뽑혀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 주가 객줏집 지붕 위로 곤두박질쳤다. 객줏집 안에서 혼비백산한 비명이 연이어 터져 나오자, 그제야 용강한은 몸을 돌렸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칠흑 같은 밤하늘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객잔 안.아갑과 아을 등 호위들이 혹여 자객이라도 섞여 들어왔을까 노심초사하며 일제히 소항을 에워쌌다.소항은 머리카락 일부가 빗물에 젖은 채 객실 한구석에 서 있었다. 그는 지붕에 뻥 뚫린 커다란 구멍과 그 사이로 처박힌 굵직한 버드나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더욱 그를 경악게 한 것은, 눈 깜짝할 새 몰아치던 그 요사스러운 비바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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