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Bab 401 - Bab 410

542 Bab

제401화

“휴….”평서왕은 한숨을 내쉬었다.황제는 활을 내시에게 건네며 그에게 물었다.“왜 한숨을 쉬고 그러느냐?”평서왕이 답했다.“별건 아니고요, 며칠 전에 제가 수양딸을 한 명 들였지 않습니까. 그런데 글쎄….”“고작 수양딸 가지고, 한 명이 아니라 열을 들여도 먹여 살리기엔 부족함이 없지 않느냐.”“그렇긴 한데, 민수가 걱정입니다.”“세자가 왜?”“세자가 최근에 제게 그 양녀와 부녀 관계를 청산하라고 떼를 쓰지 않겠습니까. 워낙 얌전하고 순한 아이라 왕비가 꽤 아꼈는데… 참으로 황당할 따름이지요.”황제는 더 궁금증이 일었다.“그런 일이 있었어?”평서왕은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제가 무능해서 이런 사소한 일도 제대로 처리 못한 거지요.”말을 마친 평서왕은 백의 소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황제도 그의 시선을 따라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가렸던 흰 천이 나부끼자 황제의 눈에 20년 동안 그리워했던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서… 설마?’‘아니야, 평서왕비가 되어 민수까지 낳았는데 저리 앳될 수가 없어.’평서왕은 아령에게 시선을 빼앗긴 황제의 눈치를 힐끗 살피고는 계속해서 말했다.“폐하, 차라리 민수에게 괜찮은 혼처나 점찍어 주시지요. 세자비를 들이면 저 아이도 마음잡고 지내지 않겠습니까.”“그것도 좋은 방법이지.”황제는 백의 소녀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바람이 또 불어서 모자 아래의 얼굴을 더 똑똑히 보고 싶었다.“평현 대장군네 적녀가 올해 열여섯이니 민수 짝으로 딱인데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그래.”황제는 뒤늦게 말귀를 알아듣고 다시 물었다.“누구라고?”“평현 대장군의 적녀 이여설이요.”평현 대장군은 이육진을 배신한 장군이자 이육진과는 가장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이었다.하지만 꽤나 능력자였다. 그가 변방을 지킨 5년이래 외래의 침범도 많았지만 매번 성을 잘 지켜낸 명장이었다.“형님, 왕비도 평현 대장군의 적녀가 참하고 예의 바르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더라고요.”“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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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한편, 소우연은 태자빈의 자리로 돌아갔다.그녀도 이육진을 배웅할 때, 알게 모르게 존재감을 과시하는 백의 소녀를 보았다.가녀린 몸매로 보아 아령이 분명했다.그런데 모자가 떨어지고 드러난 완벽한 얼굴은 그녀가 아는 아령의 얼굴이 아니었다.정연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녀 역시 백의 소녀를 아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드러난 얼굴은 완전히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마마….”정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우연과 시선을 교환했다. 체형으로 보아 아무리 봐도 그녀는 아령이었다.백의 소녀는 모자를 집어 들어 다시 머리에 쓰고 시종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를 떠났다.관람대 위에서 황제는 시선으로 소녀를 배웅했다.평서왕 이남진이 말했다.“형님, 저 아이 참으로 아정이를 닮았지요? 그래서 수양딸로 받은 겁니다. 민수가 저 애를 좋아할 줄 알았으면 양녀로 들이지도 않았겠지요. 세자가 양동생을 첩으로 들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첩으로 들여?”정신을 차린 황제가 물었다.“세자는 아직 혼인 전이라고 했지?”평서왕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저 아이는 출신이 별로라 세자비로는 적합하지 않지요.”“하긴 그렇겠네.”여인의 모습이 사라지자 황제의 얼굴도 음침하게 굳었다.그는 초조하게 관람대를 왔다 갔다 하더니 가슴이 갑갑한지 비틀거렸다.가까이에 있던 수현은 바로 달려가서 그를 부축했다.“폐… 폐하, 궁으로 모실까요?”그는 황제가 화를 내기 직전에 다급히 말을 이었다.“예, 소인 명을 받들겠습니다.”이남진은 일어나서 황제에게 예를 취하고는 미소를 지었다.황제가 아령을 보고 당황할 거라고 이미 예상했다.아령이 이민수의 아이를 회임한 채로 황제의 후궁이 된다면 이육진은 더 이상 황제의 유일한 아들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이육진을 한번 폐인으로 만들었으니 다시 만들 수도 있었다.황제가 다급히 자리를 뜨자 모두가 당황한 사이, 평서왕만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황제는 물론이고 그가 아령을 처음 봤을 때도 왕비를 똑 닮은 얼굴에 적잖이 당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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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진우는 어쩔 수 없이 정연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정연도 소우연의 곁을 지키며 귀족들이 분분히 자리를 뜨는 장면을 지켜보았다.평서왕은 황제를 배웅한 후에 자리에 앉아 급변한 날씨를 느긋하게 감상했다.소우연은 평서왕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자가 황권을 얼마나 갈망하는지 눈에 뻔히 보였다.황제가 돌아가자마자 그는 상석을 차지하고 앉아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곧이어 그와 소우연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소우연은 정연을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관람대로 가서 태자 전하를 기다릴 것이니 좀 부축해 주렴.”수렵 대회가 시작하기 전에 그녀와 이육진의 자리는 황제의 좌측, 그러니까 황제와 평서왕의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정연은 소우연을 부축해서 관람대를 향해 걸었다.먹구름과 광풍이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소우연은 관람대에 있는 평서왕 쪽을 향해 걸어가다가 하마터면 바람에 휩쓸려 넘어질 뻔했다.평서왕은 그런 소우연을 바라보면서도 태자비가 뭘 하려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거만하게 그녀를 힐끗 보고는 더 이상 그녀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힘겹게 자리로 돌아간 소우연은 평서왕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숙부님.”평서왕은 그런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수비군은 모두 멀리 떨어져 있고 다른 궁인들도 황제를 따라 궁으로 돌아갔기에 그는 경멸의 표정을 아예 감추지도 않았다.소우연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로 가서 앉았다.평서왕은 인상을 찌푸리고 자신보다 위쪽에 앉은 여인에게 물었다.“곧 비가 올 텐데 태자빈께선 비를 피하러 가지 않고 왜 돌아오셨나요?”소우연은 멀리서 바람에 흔들리는 우산들을 보며 담담히 말했다.“지나가는 비바람일 뿐입니다.”“강풍과 먹구름이 같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비바람일 리 없지요. 태자빈처럼 연약하신 분은 비바람을 견디기 힘드실 겁니다.”“괜한 걱정이십니다, 숙부님.”그녀는 담담하지만 기죽지 않은 어조로 전방만 주시하며 답했다.평서왕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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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이육진이 고개를 들고 관람대를 바라보자 자리에서 일어선 평서왕이 웃으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오늘 수확이 꽤 괜찮아 보입니다, 태자.”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이민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버지, 저도 오늘 잘했어요.”평서왕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고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태자보다 더 많이 잡은 것 같구나. 잘했어.”아까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다 비슷비슷해 보였지만 지금 보니 이민수의 수확이 압도적으로 많았다.이육진은 웃으며 말했다.“하긴, 폭풍우 속에서 한 시진 동안 사냥했는데도 세자는 꽤 많은 걸 잡았더군요. 어떤 녀석들은 죽은 지 몇 시진은 지난 것 같고요.”그러자 이민수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심소균이 웃으며 말했다.“누가 아니래요? 준비를 꽤 충분히 했나 보지요.”무장 출신인 그마저도 산토끼 한 마리를 잡았을 뿐이고 태자도 꿩 몇 마리와 산토끼, 그리고 멧돼지 한 마리가 전부였다.그에 비해 이민수는 여우에 야생 사슴, 멧돼지와 구렁이까지 포획했다.“수렵은 능력 말고 운도 중요하지. 날씨가 급변한 게 운으로 작용했어. 심 장군은 너무 억울해하지 말게.”평서왕은 고개를 돌려 이민수에게 말했다.“가자. 오늘 수확한 것들을 네 어머니한테 주면 분명 좋아할 거야.”이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예, 아버지.”두 부자는 이육진에게 간단한 예를 행하고는 현장을 떠났다.이육진은 다가가서 흠뻑 젖은 소우연을 품에 안으며 걱정스레 물었다.“비를 피해 있지 않고 어찌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소?”“기다렸습니다.”그녀는 평서왕이 홀로 높은 곳에 선 기분을 만끽하는 게 싫었다.심소균 일행도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소우연은 오늘 있었던 일을 이육진에게 얘기했다.“아령이 맞을 거요.”이육진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한때는 그 여자가 평서 왕비를 닮았다는 소문이 돌더니 나중에는 부인을 닮았다는 소문이 돌았지.”“그 여자는 뛰어난 변장술을 갖고 있으니 놀랄 일도 아니죠. 그런데 그 여자를 보고 보인 아바마마의 반응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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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이육진은 그날 아령의 모습을 본 적 없지만 소우연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아바마마께서 잊지 못한 여인이 누구일까요?”이육진이 그걸 알고 있을 리 만무했다.이때, 안으로 들어온 간석이 말했다.“태자 전하, 태자빈 마마, 용 대인께서 뵙자고 하십니다.”어제 일에 대하여 이육진은 진규를 통해 용강한에게 전했기에 그도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다.날씨가 차가워져서인지 용강한은 큰 망토를 두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안으로 들어서자 방 안 공기마저 한결 차가워진 것 같았다.자리에 앉은 후, 이육진은 소우연과 했던 얘기를 용강한에게 들려주었다.용강한은 따뜻한 차 한잔으로 목을 축인 후에 입을 열었다.“폐하께서는 오랜 시간 덕빈마마를 총애하셨다고 다들 알고 있지만 끝까지 황후로 책봉하진 않으셨지요. 심지어 태자 전하께는 앞으로 즉위하더라도 절대 덕빈마마를 태후로 책봉하지 말라고까지 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총애입니까? 이건 벌이죠!”이육진과 소우연은 할 말을 잃었다.용강한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말했다.“오늘 전까지는 평서왕부가 왜 대놓고 태자 전하와 경쟁해서 이길 확신이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뻔하지 않습니까?”“소문에 아령은 평서왕비와 닮은 외모 때문에 평서왕 부부가 그 처자를 수양딸로 들였다는 소문이 있었지요. 제가 비록 수렵장에 가지는 않았지만 아령이라는 여자, 아마 평서왕비와 거의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과거 덕빈마마와 평서왕비는 혼인 전에 절친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나중에 둘 중 한명은 평서왕과 혼인했고 한명은 폐하의 비빈이 되었지요.”용강한은 여기까지만 말하고 입을 닫았다.아령이 만약 정말 그렇게 평서왕비를 닮았다면 그래서 황제가 그녀를 보고 넋을 놓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만약 아령이 후궁이 된다면 제 추측이 확신이 되는 거겠지요.”용강한이 말했다.소우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하지만 전에 아령은 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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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아바마마께서… 정말 평생 어마마마를 미워하셨단 말인가?”한참 후, 이육진이 중얼거리듯 말했다.비록 진작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지만 사실이 눈앞에 닥치자 그는 받아들이기 힘겨웠다.어릴 때부터 황제는 황자인 그를 잘 대해주었고 그 역시 황후 인장이 어마마마께 있으니 어마마마가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다고 믿었다.하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었다.지금 생각해 보면 만약 황제가 덕빈에게 진심이었다면 황후 책봉을 지금까지 미루었을 리 없었다. 그리고 그에게 즉위하더라도 덕빈을 황후로 책봉하지 말라는 약속을 받아내지도 않았을 것이다.소우연은 손을 뻗어 이육진의 손을 조용히 다독여 주었다.용강한은 목청을 가다듬고 그에게 말했다.“적어도 지금은 이민수가 믿고 있는 구석이 뭔지는 알아냈지 않소.”“이민수가 가진 패를 알았으니 이제…”소우연은 고개를 돌려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아바마마께선 정말 평서 왕비를 닮은 여인 한명 때문에 심지를 잃고 혈육도 신뢰하지 않게 될까요?”용강한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말했다.“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령이 입궐하게 된다면 조금씩 폐하와 태자 전하 사이의 신뢰와 믿음을 무너뜨리겠지요.”용강한이 돌아간 후, 이육진은 한참 멍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소우연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그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괜찮소, 아바마마는 그 정도로 어리석은 분이 아니오.”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계속해서 말했다.“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부인과 나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를 지지하는 자들을 위해서 끝까지 싸울 것이오.”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저는 전하를 믿습니다. 내일 입궐하여 어마마마를 한번 뵙고 싶습니다.”이육진은 놀란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어마마마가 무섭지 않소?”비록 소우연이 대놓고 뭐라고 한 적은 없지만 매번 입궐할 때마다 그녀가 덕빈을 어려워한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다.“무섭지 않습니다….”전생의 일은 만약 소씨 가문이 신부를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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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당연히 거절당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오랜만에 만난 덕빈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사람들을 내보낸 후, 소우연은 격식을 갖춰 덕빈에게 예를 행했다.“어마마마, 전하께서는 몇번이고 어마마마를 뵈러 오시려 했는데 공무가 다망하여 줄곧 걸음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하 대신 문안드리러 왔어요.”덕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난 괜찮아.”그녀는 아련한 눈빛으로 소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좋네. 자넨 나보다 운이 좋아.”“어마마마….”소우연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덕빈을 바라보았다.“넌 아마 모르겠구나. 어젯밤에 궁에 너 또래의 소녀가 들어왔는데 얼굴이 아정이를 꼭 닮았더구나.”“아정이요?”“평서 왕비의 이름이 아정이란다. 소싯적 우린 이웃사촌이라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냈었지.”덕빈은 소우연이 묻기도 전에 가장 궁금했던 것을 털어놓았다.“이리 가까이 오렴.”덕빈이 소우연을 향해 손짓했다.소우연은 저도 모르게 몸이 굳었다. 비록 이번 생의 덕빈은 그녀에게 해를 가하지 않았지만 무의식은 덕빈을 두려워하고 있었다.소우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덕빈의 옆으로 다가가서 앉았다. 고개를 들고 덕빈을 바라보니 최근 들어 많이 초췌해 보였다.덕빈은 손을 뻗어 소우연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소우연은 전생에 소씨 가문을 증오하던 덕빈과 분노한 얼굴로 사람을 시켜 그녀의 손발을 자르게 하던 모습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었다.덕빈은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주 소중한 것을 다루듯이 그녀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앞으로 진이를 잘 부탁한다. 그 아이가 널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내 눈엔 보여.”“이씨 성을 가진 남자들은 매정하고도 일편단심인데 다행히 진이는 네게 일편단심이니 아무 걱정 말고 진이만 잘 내조해 주렴.”소우연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세요, 어마마마.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그래.”덕빈의 부드러운 말투와 줄곧 잡고 있는 손이 소우연은 살짝 부담스러웠다.하지만 덕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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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소우연은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그건 폐하의 선택이었잖아요. 저와 전하는 폐하께서 어마마마께 적의를 갖고 계신다고 생각하는데요….”소우연은 뒷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덕빈이 웃으며 말했다.“심지어 나중에 진이가 황위에 오르더라도 난 태후로 책봉하지 말라고 했다지?”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덕빈의 말을 들어보면 그녀는 그저 필요에 의한 정략 혼인 상대이지 않은가. 왜 그런 덕빈에게 이리도 모질게 대하는 것일까?덕빈은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때의 폐하는 정말 눈부신 분이셨지. 지금의 진이처럼 아주 뛰어난 분이고 뭇 여인들의 연모의 대상이었어. 나도 예외는 아니었고.”“신혼밤에 폐하께선 내게 명확히 말씀하셨어. 나와 아정이가 절친인 걸 알고 있으니 아정이를 측실로 들이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말이야.”덕빈은 여전히 우아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래서 내가 물었어. 아정이의 의견은 물어봤냐고, 그 아이가 측실의 자리를 허락했냐고? 아정이처럼 자존심 강한 애가 측실이 되길 원할 리 없지 않니. 난 그 애와 오랜 친구라서 그 애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어.”“그런데 폐하는 그것을 반박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아정이를 질투해서 둘의 혼인을 막는다고 생각하셨어.”“내가 왕비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정이와 만난 적 있는데 만나자마자 아정이가 울며 나한테 말하더라. 평서왕과 곧 혼인한다고….”평서왕 얘기가 나오자 덕빈의 입가에 미소가 진해졌다.“그 애가 그러더라. 평서왕이 나를 연모하고 있다고.”소우연은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다. 평서왕과, 덕빈, 그리고 평서왕비와 황제, 이 네 사람은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참으로 웃기지 않니. 그래서 우리 둘은 서로를 안고 눈물을 흘렸어. 그러다가 마침 아정이를 데리러 온 평서왕과 마주쳤고 폐하도 급급히 아정이를 만나러 오셨지.”“그날 이후로 아정이는 폐하께 서신 한 통을 보내 자신의 유일한 절친을 잘 대해달라고 부탁했어. 폐하는 황후의 자리를 줄 테니 아정이에게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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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쿨럭쿨럭!덕빈은 한참이나 기침하더니 피곤한 어조로 소우연에게 말했다.“더 알고 싶은 게 있느냐?”“아직은 없습니다.”“사실 별거 아니야. 폐하께서는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주변을 보지 않는 분이시지….”소우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만 뻐금거렸다.밖에서 기 나인이 태자 전하의 도착을 알렸다.소우연이 다급히 일어나려 하자 덕빈은 그녀의 손을 잡더니 향낭 하나를 소우연에게 건넸다.“이걸 갖고 있다가….”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고 계속해서 말했다.“기회가 된다면 평서 왕비에게 전해주렴.”“어마마마….”‘친히 전해드리셔도 되는데….’하지만 생각을 해보면 황제가 이렇게까지 덕빈을 미워하는데 두 사람이 또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덕빈은 억지로 향낭을 소우연의 손에 쥐여주었다.안으로 들어선 이육진은 화기애애한 둘의 모습을 보고 다가가서 예를 행했다. 그런데 어쩐지 내전 분위기가 갑갑하게 느껴졌다.기 나인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마마, 오늘 태자 전하와 태자빈 마마께서 오랜만에 오셨는데 식사를 내오라 할까요?”덕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우연이 쥐여준 손수건을 만지작거리더니 웃으며 말했다.“어서 음식을 내오거라.”“예.”덕빈은 시중 들 나인들을 모두 물리고 셋이서 식탁 앞에 마주앉았다.“진아, 어릴 적에 나물을 많이 좋아했었지.”그녀는 이육진의 접시에 반찬들을 부지런히 챙겨주었다.이육진은 감격에 겨워 덕빈이 가장 좋아하는 국을 챙겨주고 소우연도 챙겨주었다.덕빈은 만족스럽게 국을 한 모금 마시고는 순수한 미소를 지었다.그 뒤로 이육진이 챙겨주는 반찬을 거부도 하지 않고 다 먹은 덕빈이 감개무량해서 말했다.“이렇게 마음껏 음식을 먹어본 게 참으로 오랜만이구나.”“어마마마, 너무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마세요. 드시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드세요.”이육진은 어떻게 덕빈을 위로해야 할지 몰라 이런 말 밖에 할 수 없었다.오늘 그는 조회에 나가서 어젯밤 아령이 후궁에 들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는 덕빈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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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어마마마, 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소우연을 덕빈이 눌러앉혔다.“너는 진이를 사랑해 주고 잘 대해줄 거지?”“그럼요.”“오늘 내가 했던 말 잘 새겨들었지?”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명심하겠습니다.”덕빈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우연이 진실을 알게 되었으니 돌아가서 아들에게 말할 것이고 대비를 할 것이다.자리로 돌아간 덕빈은 또 연거푸 기침을 했다.더 이상 자리를 이어갈 수 없겠다고 판단하자 덕빈이 말했다.“가끔은 살면서 부자 사이라고 해도 경계해야 할 때가 있어. 내 아들, 앞으로 갈 길이 멀어. 네 아바마마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너를 아끼지 않는단다.”“어마마마, 취하셨습니다.”이육진은 가슴이 철렁해서 주의를 주었다. 어쩐지 오늘의 덕빈의 모습은 그를 불안하게 했다.게다가 황제가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니….최근에 그가 고민한 적 있던 문제였지만 덕빈의 입을 통해 듣고 나니 가슴이 쓰렸다.덕빈은 계속 고개를 돌리며 떠나기를 아쉬워하는 부부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가, 가서 잘 살아.”젊은 부부가 떠나자 안으로 든 기 나인이 새빨개진 눈으로 덕빈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마마, 소인도 마마를 따라가겠습니다.”덕빈은 복통에 미간을 찌푸리고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녀의 손바닥에 묻은 피가 화려한 의복을 빨갛게 물들였다.“그럴 필요 없어. 어차피 그 사람이 미워하는 사람은 나 하나니까.”어젯밤, 평서 왕부에서 여인을 보내온 후로 덕빈은 고민에 잠겼다.그리고 그녀가 죽어야지 아정과 자신의 사이를 이간질한 적 없다는 말을 믿겠다던 황제의 말이 떠올랐다.“내가 죽어야 그 사람은 내가 황후의 자리를 바란 적 없단 걸 믿을 거야. 난 아정이에게 다른 사람과 혼인하라고 애걸한 적 없어.”눈물이 눈가를 타고 흐르고 이어지는 고통에 덕빈은 피를 토했다.“다 악연이야. 다….”기 나인은 주인을 끌어안고 통곡하다가 같이 피를 토했다. 둘은 서로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주며 처량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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