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는 점점 다른 이의 손을 빌리게 되었다.“전하, 많이 드셔야 합니다. 요즘 며칠 사이에 눈에 띄게 수척해지셨어요.”소우연은 정성껏 담은 반찬 그릇을 두 손으로 받쳐 이육진에게 건넸다.이육진은 길게 한숨을 쉬더니, 손을 휘저어 간석과 정연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물렸다.그렇게 방 안에는 이육진과 소우연 둘만 남게 되었다.소우연은 다시 조심스럽게 권했다.“전하께서 마음 아프신 건 알지만, 세상을 떠난 이는 이미 떠난 것입니다.”“어마마마께서 가장 바라시는 건 전하께서 잘 살아가는 것입니다.”“어마마마께서 하늘에서도 전하를 걱정하지 않게 해야지요.”이육진은 목이 메어왔다.그녀를 바라보며, 그는 조용히 고쳐 말했다.“어마마마께서는 우리 둘 다 잘 살아가길 바라셨다.”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는 전하 곁을 평생토록 지킬 것입니다.”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고기 한 점을 집어 그의 입가로 가져갔다."전에 전하께서 저를 먹여주셨으니, 오늘은 제가 전하를 먹여드리겠습니다. 괜찮지요?"그녀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걸 이육진은 알고 있었다.아무리 입맛이 없어도, 이육진은 입을 벌려 그녀가 준 고기를 삼켰다.그녀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는 가만히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리고 소우연의 머리에 살포시 입을 맞추었다.그 순간, 눈물이 한 방울 뚝 하고 떨어졌다.소우연은 깜짝 놀랐지만, 이내 곧 생각했다.그토록 억눌러왔던 슬픔을 이제라도 쏟아낼 수 있어 다행이라고.이육진은 재빨리 눈물을 닦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본격적으로 밥을 먹기 시작했다.잠시 후 간석이 사람들을 데리고 식기를 치우러 들어왔을 때, 밥을 꽤나 많이 드신 듯했다.그는 복 터진 사람처럼 연신 하늘에 감사하고 태자빈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그날 밤 이육진과 소우연은 태자부 안에서 등을 들고 한참을 거닐었다.두 시진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본채로 돌아와 세수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침상 위,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누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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