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진, 그는 분명 소우연이 사랑하는 사람이었지만, 모든 감정을 공감할 수는 없었다. 특히, 전생에 그녀가 겪었던 고통은 더 그랬다. 용강한은 유일하게 그녀의 비참한 전생에 대해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소씨 집안 사람들에게 차갑게 대하는 것도, 이민수의 죽음도, 모두 그들이 받아야 할 대가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가을밤, 아직 한참 모기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을 시기, 얼마 가지 않아 세 사람은 짧은 산책을 마치고 각자의 처소로 돌아갔다. 본채로 돌아온 소우연은 이육진 얼굴에 여전히 가시지 않은 불쾌함을 보고 살짝 긴장했다. ‘설마 괜한 오해를 산 건 아니겠지?’“부군, 무슨 생각을 그리 하고 계십니까?”소우연이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침상에 앉아 있는 이육진을 바라봤다.그러자 그가 의미심장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답했다.“연아, 용 감정에게 뭔가 좀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느냐?”“부족한 것이라뇨?”“부인 말이다.”그의 말을 들은 소우연은 잠시 놀란 듯 입을 벌렸다가, 곧 엄격한 흠천감의 규율을 떠올리곤 말했다.“그러고 보니, 확실히 옆에 부인이 있으면 오라버니를 돌봐 줄 수도 있고, 좋을 것 같긴 하네요. 하지만 분명 부군께서 전에 감정은 평생 혼인도 자식도 없을 운명이라고 하시지 않았나요?”“뭐, 그렇기는 하지만… 모든 것에 예외가 있지 않겠느냐?”이육진이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만일 훗날, 내가 황제의 자리에 올랐을 때, 그에게 혼인을 하사한다면 어떨 것 같으냐?”잠시 고만하던 소우연이 조심스레 대답했다.“오라버니께서도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혼자이길 바라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글쎄, 과연 그럴까?”소우연은 이육진이 봐도 대단한 여인이었다.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져도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한 존재였다. 그런 여자를 앞에 두고 아무리 용강한이라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남자라는 생물은 원래 그러했다. 아무리 영엄한 승려라도, 전적으로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걸 누구보다도 이육진이 잘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