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두 사람 사이에 분명 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심사언을 너무도 사랑했다. 너무 사랑해서,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아무리 심사언과 소아연 두 사람의 사이가 수상해 보여도, 심사언이 ‘우리 사이엔 아무것도 없어’라고 말하면,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싶었다. 그래서 더 심사언을 붙잡고, 그 남자를 더 애타게 쫓아다니고, 그 남자를 기쁘게 하려고, 그 남자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썼다. 하지만 심사언과 소아연 사이에서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나는 쫓기는 새처럼 불안에 떨었다. 이번엔 내가 정말 심사언을 잃어버리게 되지는 않을까? 이번엔 그 남자, 정말 내게 돌아오지 않는 걸까?’ 심사언이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결국 울면서 그에게 묻고 또 물었다. “자기야, 나 사랑해?” “정말 사랑해?” 그렇게 두려움에 몸서리치던 내가, 평소엔 그렇게도 아픔을 무서워하던 내가, 결국 손목까지 그어가며 심사언이 소아연 곁을 떠나 내게 돌아오기만을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그런 내 아픔과 두려움도, 심사언의 눈에는 그저 ‘내가 또다시 피우는 소란’일 뿐이었다. 그는 내 손목의 상처를 보고도 단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나를 걱정하기는커녕, 더더욱 나를 귀찮아하고 혐오했다. 내 다이어리 속의 내 모습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심사언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왜 나에게는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다’라고 단언하면서도, 소아연에게는 연인처럼 구는 걸까?하지만 이제는 알겠다. 심사언이 그렇게 행동한 건, 두 사람이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어서가 아니라, 그가 그저 그 관계를 표면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그저 지금의 혼인을 끝내고 재산을 반으로 나누는 이혼이 아니었다. 그가 진짜 원하는 건, 나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 즉, 나를 정신적으로 철저히 무너뜨려 미치게 만들고, 결국엔 불의의 사고라도 나게 만들어 내가 그의 아내가 아닌, 그의 ‘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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