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쌍둥이의 백일, 전남편은 눈이 붉어졌다: Bab 21 - Bab 30

100 Bab

제21화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참지 못하고 구은호에게 내 지도교수인 정지호 교수님의 근황을 물었다.예전에 학업을 포기하고 사업을 선택했을 때, 교수님의 그 실망스러운 눈빛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서 나는 지금까지도 교수님께 감히 연락조차 하지 못하고 지냈다.다만, 명절이 되면 단체 문자로 간단한 안부 인사를 보낼 뿐이었다.정지호 교수님은 정말 나에게 많은 애정을 쏟아주셨다. 이 세상에서, 할머니를 제외하고 나에게 그렇게까지 잘해준 두 번째 사람이라 할 수 있었다. 원래 교수님의 위치에서는 대학원생을 직접 지도할 필요가 없지만, 나를 위해 예외적으로 다시 대학원생을 받기로 하셨었다.하지만 나는 대학원에 합격하고도 진학을 포기했다. 그저 창업 초기의 심사언이 너무 바빠서 스스로를 돌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주 위장 통증을 호소하던 심사언을 곁에서 그저 보살피고 싶었다.최근에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었다. 그때 정지호 교수님께서 나를 얼마나 간절히 설득하셨는지도 기억났다.교수님은 남자로서 남자를 가장 잘 안다고 하셨다. 그래서 한 남자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학업을 포기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거라고, 오히려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사랑이 부족한 증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사랑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 결국 남는 것은 상처뿐이라고,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거라고 조언까지 해주셨다.나는 그때 교수님께 뭐라고 답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심사언을 향한 그 강렬한 사랑의 감정과 그와 관련된 많은 일들이 기억에서 희미해졌다. 아마도 극도의 상처를 받은 내 무의식이 나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를 향한 사랑을 잊어야만 내가 계속 살아갈 수 있었을 테니까.하지만, 결국 교수님이 맞았다. 교수님은 이미 내 미래를 내다보고 계셨다. 그래서 내가 끝까지 심사언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겠다고 고집했을 때, 교수님께선 크게 실망하시며 다시는 나를 보고 싶지 않으니 찾아오지 말라고 하셨다. 그 이후로 나는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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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고이설, 이 천박한 X! 감히 네가 여기 나타나다니!”여자가 소리치며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젠장!’나는 급히 몸을 피하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한 커다란 몸이 나와 그녀 사이를 가로막으며 그녀의 공격을 대신 받아냈다.나를 구해준 사람은 구은호였다.그는 강한 충격에 눈살을 찌푸렸고, 그 모습을 본 내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다.‘감히 내 앞에서 사람을 때리다니?’나를 때리지 못한 여자, 왕여정은 더욱 화가 난 듯 구은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넌 누구야? 왜 고이설처럼 천박한 X을 감싸? 혹시 내연남이야?”“좋아, 고이설! 이제야 네가 왜 그렇게 달라졌는지 알겠어! 바람났네! 이 사실을 우리 오빠한테 말해서 널 집에서 쫓아내게 할 거야!”심사언의 이모인 이현주의 딸, 왕여정. 그녀 역시 자신의 어머니만큼이나 무례하고 입만 열면 욕설을 퍼붓는 인간이었다.나는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차갑게 말했다.“누가 바람을 피웠는지는 우리 둘 다 잘 알고 있지 않나? 말하기 전에 입부터 씻고 오는 게 좋을 거야.”왕여정은 심사언, 소아연과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랐고, 특히 소아연의 광적인 팬이었다. 그러니 나 같은 사촌 올케를 좋아할 리 없었다.그녀가 나에게 한 막말과 나를 난처하게 만든 행동들은 어머니 이현주보다 한술 더 떴다.왕여정은 원래 어머니 이현주에게서 ‘고이설이 요즘 미쳐서 사언 오빠에게까지 대들고 있다’는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는데, 지금 내 태도를 보고 나니, 그녀는 자기 엄마의 말에 확신을 가졌다.‘예전의 고이설이라면 나에게 그저 비위를 맞추려 했겠지.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고분고분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날 위협하다니?’“고이설, 분명히 말해두는데,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이젠 끝장이야!”“너, 아연 언니를 일부러 물에 빠뜨렸지? 언니를 죽일 뻔했어! 우리가 이미 경찰에 신고했으니까 감옥 갈 준비나 해!”‘뭐라고? 신고?’나는 아직 소아연에게 당한 일도 다 해결하기 전인데, 정작 이 모든 사건의 시작점이었던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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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나는 심사언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그가 너무 손에 힘을 주고 있어서 함부로 뿌리칠 수 없었다. 그래서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놔. 난 사과 안 해.”심사언이 눈썹을 찌푸렸다.“사과하지 않겠다니? 감옥 갈 각오라도 한 거야?” 그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사고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왕여정이 경찰을 부르겠다고 떠들어대는 걸 듣고는 내가 소아연을 물에 빠뜨렸다고 믿게 되었다.“당신이 이번에도 아연이를 거의 죽게 할 뻔한 거 알고 있어?”“내가 그렇게까지 당신한테 아연이와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약속했는데, 왜 아직도 아연이를 미워하는 거야? 왜 아연이를 물에 빠뜨렸어?”“고이설, 제발 이렇게까지 바닥을 보이진 말자. 아연이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순 없어?”또다시, 일기 속에 기록된 그대로였다. 심사언은 언제나처럼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고, 내 잘못이라고 단정 짓고, 나를 가혹하게 몰아붙였다.‘정말 지긋지긋해. 내 가족들도 항상 그랬어. 소아연이 우리 집에 온 이후로, 무슨 일만 있으면 다 내 잘못이고, 나더러 독하다고 했어. 나는 소아연을 용납하지 않는 나쁜 사람일 뿐이었다고.’‘이제는 정말 지쳤어. 저 사람들과 다시는 얽히고 싶지 않아.’구은호는 내 손목이 심사언에게 강하게 잡혀 있는 걸 보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를 구해주려는 듯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나는 그를 말렸다.그는 이미 학계에서 대단한 인물이었지만, 이 사회는 결국 자본이 지배하는 곳이라 심사언에게 구은호 같은 사람을 무너뜨리는 일은 너무 쉬운 일이었다.‘구 교수님의 은혜를 이렇게 저버릴 수는 없지.’나는 심사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차분히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좋아, 사과할게. 그러니까 일단 놔줘. 아프잖아.”내가 아프다고 말하자, 심사언은 순간적으로 움찔하며 손을 놓았다. 내 하얀 손목에는 이미 남자의 손아귀에 눌린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 그걸 본 그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심사언과 함께 가려던 순간,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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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는 그저 동생 얼굴이 좋아 보여서 칭찬한 건데요?”“칭찬도 못 해요?”부모님은 내 태도에 더욱 격분했다.“양설아,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변한 거야!”“아연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방금도 우리한테 신고하지 말라고, 너를 용서해달라고 부탁하더라. 그런데 너는 그런 동생을 이런 식으로 비꼬아야겠어?”“양심이라는 게 있긴 하니? 왜 그렇게 아연이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야?”엄마는 화가 나서 그릇을 내려놓고 당장이라도 나를 때릴 기세였다.“너는 아연이를 위험에 빠뜨리고도 사과 한마디 없었고, 결국 동생이 병원 신세까지 지게 했어. 할머니 생신 때도 아연이를 모욕하더니, 이번엔 물에 빠뜨리기까지 했지. 너, 이렇게 악독한 짓을 하고도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는 거야?” “양설아...”엄마가 더 말하려 했지만, 아빠가 단호하게 끊었다.“더는 말해봐야 소용없어. 경찰에 신고해서 당장 잡아가게 하자고. 더 이상 우리가 가르칠 수 없는 지경이야. 경찰이 알아서 교육하게 내버려둬야 해.”“감옥에서 몇 년 썩고 나면 정신 차리겠지.”“아빠, 그러지 마세요. 언니가 저를 물에 빠뜨린 건 단순히 감정적인 실수였어요. 저를 해치려는 의도는 없었어요.”아빠는 소아연의 말을 듣고 나를 더욱 혐오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봐라, 아연이는 지금 이 상황에서도 널 감싸주고 있어! 네 생각만 하잖아.”“그런데 넌?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감옥에서 썩게 될 줄 알아!”‘아빠가 정말 나를 감옥에 보낼 생각을 하는 건 아닐 거야. 그저 그 말을 이용해서 내가 소아연 앞에 무릎 꿇게 만들려는 거지.’ ‘하지만 아빠가 나를 감옥에 보내고 싶지 않은 건 나에 대한 애정 때문이 아니야. 단지 감옥에 간 딸을 둔 아버지가 되는 게 싫을 뿐이지.’소아연은 아빠가 나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자, 다시 한번 자신의 너그러움을 보여주려 했다.하지만 그 순간, 심사언이 말했다.“당신, 너무 신경 쓰지 마. 장인어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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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아빠가 가장 먼저 그 일을 떠올리고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나에게 소아연을 위한 지분을 요구했다.‘그 10%의 지분이 수천억 원이 아니라 단돈 만 원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가려 하네.’‘도대체 언제부터 내가 가진 돈을 쉽게 빼앗을 수 있다고 착각한 거지?’소아연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그녀의 손이 이불을 꽉 움켜쥐는 걸 놓치지 않았다.‘소아연이 단순히 화가 나서 충동적으로 나를 물에 밀어 빠뜨린 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었어. 내가 너무 순진했구나.’‘소아연은 처음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거야. 어제 내가 수영장 근처에 가지 않았다면, 어떻게든 유도해서 물가로 가게 했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썼을 거야. 어쨌든 내가 자기를 해치려 한 것처럼 꾸며서, 부모님이 나에게 더 강하게 지분을 요구하게 한 거야.’‘정말 대단해. 분명 소아연이 나를 해치려 했는데, 상황이 완벽하게 뒤집어져 버렸어.’‘나에게 사과하게 해서 굴욕을 주고, 지분을 빼앗고, 심사언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게 만들고, 심사언은 이제 나를 악랄한 존재로 믿게 됐어.’‘한 번에 네 가지를 이루다니...’‘보통 사람들은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성사시키기도 어려운데, 소아연은 한꺼번에 네 가지를 해내는구나.’나는 가벼운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빠, 아연이한테 지분을 주는 건 무리예요. 할머니는 제가 연애에 빠져 지낸다고 싫어하셔서, 제게 지분을 주면 결국 제 남편에게 가는 거랑 다름없다고 생각하시거든요.” “게다가 남편이 저한테 잘해주지도 않으니, 그 지분은 그냥 허공으로 날아간다고 여기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예 저에게 주실 생각도 없으세요. 그러니 아연이에게 준다는 건 더더욱 불가능해요.”“차라리 아빠가 자살 소동이라도 벌이면, 할머니가 조금은 마음 아파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아빠가 원하시는 대로 아연이한테 지분이 갈 수 있지 않겠어요?” 나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아빠의 얼굴이 순간 시커멓게 변했다. 그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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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병실의 분위기가 미묘해질 즈음, 왕여정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소아연이 눈을 들어 왕여정을 바라봤다.단 한 번의 눈맞춤으로 왕여정은 즉시 상황을 파악하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아연 언니, 걱정하지 마! 내가 경찰에 신고했어!! 곧 경찰이 와서 고이설을 잡아갈 거야!”심사언이 얼굴을 찌푸리며 한층 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여정아, 또 무슨 짓이야? 누가 너한테 신고하라고 했어? 그리고 다시는 새언니 모욕하는 말 하지 마.”‘심사언도 참 이상하지. 나한테 그렇게 행동하면서, 때로는 나를 걱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잖아.’“오빠, 새언니가 아연 언니를 죽이려 했는데, 오빠는 아직도 새언니를 감싸는 거야?” 왕여정이 나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내가 직접 봤어! 새언니가 아연 언니를 세게 밀어서 물에 빠뜨렸어! 저런 악독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해!”“헛소리하지 마!”심사언이 차가운 얼굴로 왕여정을 꾸짖었지만, 소아연은 나를 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고이설, 네가 나한테서 네 지분을 지키려 한다고? 좋아, 그렇다면 넌 감옥에서 썩게 될 거야.’‘심사언이 지금은 널 감싸는 것 같지? 하지만 내가 진짜로 널 감옥에 처넣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아빠, 엄마, 심지어 심사언도 다 내 편에 설 거야.’‘그리고 증인도 있으니까, 이제 넌 끝났어.’이런 소아연의 이런 태도는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소아연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녀 뜻대로 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었다.나는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들어 흔들었다.그녀는 단숨에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를 바라봤다.‘설마... 물에 빠지고도 녹음 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지?’ 나는 소아연의 놀라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예전의 나는 정말 멍청했어. 매번 당하기만 했지, 반격할 생각도 하지 않았고, 가족들이 나를 믿지 않는다는 사실에 상처만 받았어. 하지만 이제는 달라.’‘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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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뭔가 더 말하려던 심사언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그는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어리광 부리는 아이를 대하는 듯한, 무력하면서도 묵인하는 시선으로 나를 한 번 바라보고는 자리를 떴다.그 눈빛이 나는 극도로 역겨웠다.사람들이 모두 떠난 것을 확인하자, 소아연이 제일 먼저 손을 뻗으며 말했다.“보자.”그녀는 내가 정말 녹화했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나는 아주 대범하게 어젯밤의 영상을 틀어 보여주었다.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연회장에서 소아연을 그토록 난처하게 만들었으니, 그녀가 가만있을 리 없다는 것을.그래서 나는 한적한 곳에서 쉬는 척하면서도 아연이 나를 찾으러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대담하게 공공장소에서 서슴없이 손을 쓸 줄은 몰랐다.나는 또 한 번 목숨을 잃을 뻔했다.영상 속에는 소아연이 내게 다가와 했던 말부터, 나를 밀어 함께 수영장에 빠지는 장면까지 모두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소아연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이 영상이 공개되면, 부모님도 소아연의 본모습을 알게 될 것이고, 이전처럼 그녀를 감싸지 않을 수도 있었다. 심지어 이 영상을 경찰에 넘긴다면 그녀가 감옥에 갈 수도 있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소아연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고이설, 내가 널 얕봤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넌 날 얕봤어.”“절벽에서 떨어졌을 때 머리를 심하게 다친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영리해졌어.”소아연은 분을 삼키며 이를 악물었다.그녀는 신중하게 장소를 선택했다.겉보기에 깊어 보이는 물속은 사실 암초가 가득한 곳이었고, 만약 내가 물속에 숨어있던 돌에 부딪히기라도 했다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쳤을 것이다.하지만, 나는 살아남았고...“이 영상을 가지고도 터뜨리지 않고 나랑 대화하는 이유가 뭐야? 원하는 게 뭐지?”소아연은 곧 정신을 차리고 원래의 냉정함을 되찾았다.“심사언이랑 빨리 이혼하게 도와줘.”‘죽을 만큼 미워하는 상대라도, 필요할 때는 협력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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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왕여정은 화가 나서 나를 향해 거칠게 욕을 퍼부었다.“고이설, 이 천박한 것! 넌 머리가 다친 게 아니라 심보가 시커멓게 썩은 거야!”“너는 우리 오빠가 아연 언니랑 절대 사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하는 거라고!”“세상에 너처럼 악독한 사람이 또 어디 있겠어?!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 높은 절벽에서 떨어지고도 안 죽다니!”‘뭐? 내가 뭐가 악독하다는 거야? 난 분명 비운의 연인을 도와주려는 마음이었는데?’‘그리고 심사언이랑 소아연이 절대 함께할 수 없다고? 아니, 그럼 그날 VIP 룸에서 거의 입 맞추려던 건 뭐였어? 소아연이 말하지 않았어? 심사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라고?’‘그렇게 사랑하는데 왜 절대 함께할 수 없다는 거야?’‘정말 함께할 수 없다면, 왜 매번 나와 심사언 사이를 방해하는 걸까?’‘가장 중요한 건, 심사언이 소아연을 정말 잘 대해 주고 있다는 거야. 명목상 연인은 아니지만, 연인이 하는 모든 걸 다 하고 있잖아. 그런데도 절대 함께할 수 없다니?’나는 입을 열어 그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그 순간 경찰이 병실 문을 두드렸다.소아연은 나를 압박하기 위해 왕여정에게 시켜 정말로 경찰에 나를 신고했다. 그녀는 어젯밤 우리가 있었던 장소가 외진 곳이라 CCTV가 없고, 왕여정이라는 증인까지 있으니 모든 상황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지분을 내놓게 만들면 이득이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날 감옥에 보내버리면 속이라도 시원할 테니까.하지만 그녀는 내가 이런 대응을 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순식간에 판세가 역전되자, 소아연은 내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다급히 경찰에게 해명했다.“경찰관님, 오해예요! 그냥 언니랑 장난치다가 물에 빠진 거예요. 그런데 여정이가 오해하고 신고한 거예요.”경찰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오해라면 왜 진작 해명하지 않았죠?”경찰의 말에, 따라 들어온 부모님이 재빨리 나섰다.“경찰관님, 아연이는 어젯밤 물에 빠지고 고열에 시달리다 이제 겨우 깨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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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심사언이 나를 악독하다고 생각하게 하고 싶다면, 네 몸을 희생하도록 해.”“하지만 나한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짓, 예를 들어 나를 밀어 물에 빠뜨리는 일 따위는 두 번 다시 하지 마.”“만약 그런 일이 또 발생하면, 참고만 있진 않을 거야. 이 영상을 바로 공개해서 네가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만들 테니까 두고 보라고.” 나는 소아연이 이혼을 빠르게 성사시키도록 돕게 하고 싶지만, 내 몸을 다쳐가면서까지 그렇게 할 생각은 없었다. 내 몸은 지금 너무나도 소중했다. 무엇을 위해서든, 더 이상 상처받아선 안 됐다.이 말을 마치고, 나는 얼굴이 굳어진 소아연이 뭔가 말하기 전에 자리를 떠났다.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잠시 눈을 붙이려던 찰나, 거실에 심사언이 나타났다.나는 곧바로 얼굴을 찌푸렸다.“어떻게 들어왔어?” ‘비밀번호를 바꿨는데, 어떻게 들어온 거지?’게다가 이번에는 예전의 어떤 비밀번호와도 연관 없는 숫자로 바꿨다. 비밀번호를 해킹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텐데?“배고프지? 어서 와서 밥 먹어. 당신이 좋아하는 새우 딤섬 사 왔어.”그는 내 질문은 무시한 채, 마치 우리가 다정한 부부인 것처럼 다가와 나를 식탁으로 불렀다. 마치 우리가 이혼을 논의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그 모습에 너무 짜증 나서, 나는 근처에 있던 장식품을 집어 그에게 던졌다.“내 집에서 나가!”“앞으로 또 내 허락 없이 내 집에 들어오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솔직히, 이혼을 빠르게 진행하고 싶지 않았다면, 나는 진작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었다.심사언은 가볍게 몸을 피한 후, 나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남자의 눈빛은 한결같이 무력하면서도 나를 달래는 듯했다.“그만 좀 화내. 어제 일은 내 잘못이야. 내가 사과할게. 그러니까 화 좀 풀어.”사실 그는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었다. 어제 내가 거의 죽을 뻔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그는 내가 수영할 줄 안다고 해서 방심했다. 하지만 익사하는 사람 중 대부분이 수영할 줄 아는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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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심사언은 원래 미안함과 부드러움이 섞인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내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굳어졌다.“당신, 또 일부러 묻는 거잖아.”‘내가 뭘 일부러 묻는 건데? 알았으면 묻지도 않았겠지?’‘내가 ‘남편’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얼마나 말을 섞고 싶지 않은지 정말 모르는 거야?’ 나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차분히 말했다.“심사언,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난 정말로 절벽에서 떨어진 후 일부 기억을 잃었어.”심사언은 비웃듯이 헛웃음을 지었다.“이젠 기억상실 설정까지?”“다른 건 다 기억하면서 딱 한 가지만 잊었다고?”나는 심사언에게 우리가 어떤 사이였는지 직접 조사하고 일기를 통해 알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 상대방의 태도를 보니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것이 뻔했다.그래서 더 이상 설명할 의욕조차 사라졌다.“좋아. 설령 당신 말대로 당신이랑 소아연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치자.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당신과의 결혼을 지속하고 싶지 않아.”“난 나와 다른 여자 사이에서 늘 그 여자를 먼저 선택하고, 날 버리는 남편 따윈 원하지 않거든.”“당신이 소아연과 어떤 감정이든, 난 이제 상관없어. 나를 내팽개치고 목숨까지 위협받게 하는 남편과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심사언, 솔직히 말해봐. 내가 당신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지? 그동안 내가 당신한테 얼마나 많은 걸 바쳤는지 알지?”“당신에게 능력이 있는 건 사실이야. 당신이 이룬 사업이 전부 당신의 실력 덕분이라는 것도 알아. 하지만 당신도 인정할 건 인정해. 당신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내가 투자한 자금이 없었다면 지금 같은 성공은 이루지도 못했을걸?”“이제 나는 당신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어. 당신도 날 사랑하지 않잖아. 우리... 이 결혼, 제발 끝내자. 부탁이야.” “재산 분할이 부담된다면 협의할 수도 있어. 지분 문제가 걱정된다면, 내가 가진 지분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당신에게 넘길 수도 있어. 그러니까 제발, 우리 깨끗하게 끝내자.”나는 진심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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