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언은 나를 아내로 여기지 않으면서도, 부부 사이의 육체적인 관계만큼은 집착했다.이건 전형적인 쓰레기 같은 남자의 행동이었다. 그런데, 과거의 나는 그런 심사언의 행동을 사랑이라고 착각했다.‘정말로 나를 싫어하고, 지겨워했다면 나를 원하지 않았겠지.’‘이렇게까지 나를 갈망하는데, 분명 사랑하는 거겠지.’‘...’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안다. 남자는 사랑하지 않아도 여자를 가질 수 있다. 반면,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몸을 허락한다. 사랑이 끝나면, 손끝만 닿아도 역겨워진다.즉, 남자가 한 여자를 원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사랑한다는 뜻은 아니다....사고가 났고, 그 여파로 기억을 잃은 후, 나는 매일 수면제를 먹어야만 잠들 수 있었다.하지만 이 집에 돌아온 이후로는 감히 약을 먹을 수 없었고, 문을 걸어 잠그고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매일 새벽까지 눈을 감지 못한 채 버티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그날도 새벽 두 시가 넘어가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양을 세고 또 세다가, 간신히 의식이 나른해지고 몽롱해질 무렵이었다.그때, 코를 찌르는 듯한 강한 술 냄새가 방 안에 퍼졌다.나는 순간적으로 잠에서 깨어났고,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그러나 완전히 일어나기도 전에, 거대한 ‘그림자’가 덮쳐왔다.나는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침대에 몸이 파묻혔다. 비록 당황한 채 몸부림쳤지만, 상대방의 무게를 이겨낼 수 없었다.그래도 다행히 침대가 푹신해서 완전히 깔려 눕혀지지는 않았다. 심사언은 나를 껴안은 채 몸을 뒤집더니, 나를 품속에 가두었다.나는 공포와 분노로 온몸이 떨렸다.‘망할 놈! 전기충격기를 베개 밑에 둘걸! 침대 옆 협탁에 둔 게 실수였어!’그뿐만이 아니었다.‘대체 이놈은 도둑이야? 해커야? 어떻게 내가 비밀번호를 바꿔도 바로 해제하고, 문을 걸어 잠가도 소리 없이 들어오는 거야?’나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그러나 심사언은 나를 더욱 세게 끌어안으며, 술 냄새 풍기는 입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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