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남편이라는 존재가 생겨버린 탓인지, 나는 아무리 침대에 누워있어도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가장 친한 친구 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실, 나는 일부러 연락하지 않았다. 내가 크게 다쳤다는 걸 알면, 걱정할 게 뻔하니까. 그래서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지안이도 그동안 나에게 연락을 해 오지 않았다. 그 덕분에 나는 내 상태를 숨길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전화를 걸어 연결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억울함이 밀려왔다. “야, 내가 연락 안 하면, 너는 나한테 평생 연락 안 할 작정이야?”두 달이 넘도록 단 한 통의 전화도 없었다. 그것도 모자라 문자 한 통, 카톡 하나조차 없었으니, 나도 진짜 배신감이 들었다. 나는 지안이 어딘가 산속 연구소에서 연구하느라 연락이 안 됐다든가, 핸드폰이 고장 나서 연락을 못 했다든가, 그런 급한 해명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는 한동안 침묵하더니... [고이설, 우리 절교한 거, 잊었어?] ‘뭐?’ 나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무슨 소리야?’아까 내게 남편이 있다는 소식보다 더 황당하고 충격젹이었다. 지안,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심지어 내 목숨을 버릴지언정, 절대 잃을 수 없는 친구였다. 그런 우리가 절교라니? “우리가 절교했다고?” 나는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지안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우린 절교했어. 심사언 때문이지.]‘심사언?’ 이 이름이 나오는 순간, 내 온몸이 본능적으로 굳어졌다. 그리고 지안은 계속 여러 가지 충격적인 사실을 나한테 알려주었다.[네 결혼이 애정 없는 사업적 결혼이라고? 아니, 전혀 아니야. 넌 심사언을 목숨처럼 사랑했어.][그리고 심사언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했고, 아무런 자존심도 없었어. 연애 감성 끝판왕? 그딴 말로도 설명이 안 돼.] [심지어 심사언이 네 동생 소아연을 사랑하고,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 남자가 네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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