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어느 날부터 그는 더 이상 강민아에게 그런 행동을 바라지 않았고, 강민아가 살갑게 다가오는 행동도 거부하기 시작했다.강민아의 상실감에 휩싸인 표정을 뻔히 보면서도 모르는 척했다.한때 그토록 경멸했던 사람을 이젠 소유할 수가 없게 되었고, 그가 손수 버린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고개를 숙여 강민아를 향해 환하게 웃는 심은호의 얼굴을 보며 반하준은 가슴 속에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블랙홀이 생기는 것 같았다.억지로 시선을 돌리며 스스로 끊임없이 되뇌었다.그냥 브로치일 뿐이라고.강민아가 그에게도 브로치 여러 개를 선물했으니 전혀 질투가 나지 않는다.이미 그녀가 주는 브로치, 넥타이, 시계를 무수히 받았으니까.하지만 강민아가 건넨 선물을 어디에 뒀는지도 잊어버렸고, 그녀가 어떤 걸 줬는지도 도저히 기억나지 않았다.한 번도 신경 쓴 적이 없으니까.강민아가 잔뜩 기대하며 그에게 물건을 건넸지만 그는 받지도 않고 아내에게 아무 데나 놓으라고 했다.강민아가 준 선물을 열어보고 싫은 소리만 해댔던 게 떠올랐다.그녀가 준 것들은 한 번도 사용하지도, 착용하지도 않았다.반하준은 당장이라도 집에 달려가 강민아가 줬던 모든 걸 착용하고 심은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심은호는 예쁜 눈동자로 교활하게 웃으며 그를 돌아보았다.“예뻐?”자랑하는 거다.“민아 씨 안목이 참 훌륭해.”그는 손을 뻗어 강민아가 직접 달아준 브로치를 만지며 보물처럼 소중하게 여겼다.강민아는 심은호의 팔 안쪽으로 손을 넣어 최대한 자연스럽게 남자의 팔짱을 꼈다.심은호는 시선을 내려 어깨를 나란히 한 여자를 바라보았다. 옷 사이로 몸이 맞닿은 채 서로 체온을 나누고 있었다.“무시해요.”반하준을 언급하는 강민아의 목소리가 다소 매정하게 들렸다.그녀는 회사에 도착하고 나서야 강성진이 직접 반하준에게 초대장을 써서 건넸고, 도어맨이 강성진의 친필 사인을 보고 반하준을 들여보냈다는 걸 알았다.그제야 강성진도 강민아에게 자신이 반하준에게 초대장을 썼다는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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