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진경이 우경아를 보고 단번에 떠오른 생각은 예쁜 여자라는 거다. 큰 키에 작고 섬세한 얼굴, 풍성한 머리카락을 가진 그녀처럼 얼굴 하나만으로 큰 임팩트를 주는 사람이 드물었다.“어느 학생 학부모든 감히 선생님을 때렸으니 학교 측에 알릴 거예요!”허시연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우씨 성이 흔한 것도 아닌데 그녀가 가르치는 학생 중에는 없었다.우경아와 강민아의 얼굴을 몇 번이나 번갈아 살펴보니, 우경아가 지나치게 젊지만 않았어도 강민아의 엄마라고 해도 믿을 만큼 둘은 닮았다.반진경은 퉁퉁 부은 얼굴을 감싼 채 우경아를 향해 아부 섞인 미소를 지었다. 마치 볼에 견과류를 가득 채운 다람쥐처럼 보였다.“우 대표님, 전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우경아의 매서운 눈동자가 싸늘해지자 그녀는 흠칫 몸을 떨더니 스스로 본인 뺨을 때렸다.“제가 잘못했어요. 홧김에 말실수했네요. 우 대표님, 부디 너그럽게 용서해 주세요!”허시연은 책장을 넘기는 것보다 빠르게 변하는 반진경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눈으로 우경아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반진경에게 물었다.“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인가요?”반진경은 꽉 깨문 잇새로 작게 말했다.“당신 월급을 주는 은행이 우씨 가문 거야.”이 한마디에 허시연은 얼굴 전체가 창백해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국내 5대 은행 중 하나가 우씨 가문 소유라면 눈앞에 있는 이 여자는 부신 그룹보다 더 건드려선 안 되는 존재가 아닌가.순간 허시연의 이마에서 굵직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왜 나한테 사과하지?”우경아는 반진경에게 이렇게 말하며 강민아를 돌아보았다.반진경은 입가에 비릿한 피 맛과 함께 온몸의 뼈가 삐걱거리는 것이 느껴졌다.강민아가 반씨 가문으로 시집온 순간부터 강민아의 신분을 우습게 여긴 그녀였다. 강성진의 비열하고 역겨운 얼굴과 도민영의 멍청한 모습, 남자 무리에 섞인 강나현의 우스운 꼴을 봤었다. 게다가 강민아가 오랜 시간 시골 마을에 살면서 부신 그룹의 후원을 받아 겨우 대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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