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미혜와 경민준은 병실을 나와 한동안 말없이 복도를 걸었다. 사람이 거의 없는 곳에 다다르자, 연미혜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도 돼, 아무도 없어.”경민준이 살짝 고개를 돌려 연미혜를 바라봤다.“보다시피 할머니 병세가 아직 불안정하니까, 이혼 이야기는 조금만 더 미뤘으면 해.”연미혜는 굳이 경민준을 바라보지도, 당황하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도 않았다. 이미 예상했다는 듯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그녀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담담하게 대답했다.“알겠어.”“고마워.”그녀가 자리를 뜨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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