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말을 멈추던 강연찬이 한 마디 덧붙였다.“이 대표님,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설 그룹 상황 좀 쭉 지켜봐 주세요. 도울 일 있으면 바로 알려주시고요.”“네, 도련님.”이 대표는 공손한 말투로 대답한 후 자리를 떴다.병원 VIP 병실.배서준은 침대에 앉아 배건 그룹에서 보내온 서류를 진지한 표정으로 훑어보고 있었다.창백하기만 하던 그의 안색도 다시 혈기를 되찾았고, 컨디션도 전보다 많이 좋아져 있었다.“서준아, 아직 다 낫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퇴원을 한다고 그래?”윤화진은 침대 옆에서 사과를 깎아주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하지만 배서준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정말 괜찮아요, 엄마. 의사 선생님이 퇴원해도 된다고 하셨어요.”“그래도...”윤화진이 계속해서 잔소리를 이어나가려고 하자 배서준이 말을 잘랐다.“엄마, 제 몸은 제가 잘 알아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배서준의 말투에는 약간의 짜증도 섞여 있었다.윤화진은 한숨을 푹 내쉬며 깎아놓은 사과를 배서준에게 내밀었다.“사과라도 좀 먹어.”배서준은 사과를 받아 한 입 베어 물면서도 시선은 여전히 서류에서 뗄 줄 몰랐다.“서준아, 요즘... 설아랑은 연락 안 해?”윤화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말에 배서준이 동작을 멈추고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안 해요.”“그렇구나.”윤화진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그녀는 아들이 여전히 남설아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병원에서 그 난리까지 친 이후로 배서준은 더 이상 서유라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윤화진은 차라리 배서준이 서유라와 완전히 끝내기를 내심 바랐다.“엄마, 서류 보니까 설아가 요즘 해외 업체랑 손잡고 스마트 가전 프로젝트 진행 중인 것 같던데요?”배서준이 말을 꺼냈다.그 말에 윤화진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응, 나도 얘기 들었어. 꽤 잘 되고 있다던데.”배서준의 눈이 반짝였다.“그래요?”그는 서류를 내려놓으며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가능한 한 빨리 퇴원 절차 좀 밟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