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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굿바이 쓰레기: Kabanata 661 - Kabanata 670

772 Kabanata

제661화

그 말을 들은 남설아가 비웃으며 말했다.“배 대표님, 대표님은 정말 그 일이 말 한마디면 다 끝나는 거라고 생각하시나 봐요?”배서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지금 당장 용서해달라는 말은 안 할게. 날 원망해도 좋아.”배서준의 목소리에는 아픔이 서려 있었다.“그냥 나한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안 될까?”남설아는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배서준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대표님은 아직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네요.”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을 이어나갔다.“내가 지금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부터 대표니 위치도 정확히 알길 바랄게요.”“우리 사이는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수틀리면 언제든 대표님을 회사에서 쫓아낼 수도 있고요.”“그리고 대표님이 말하는 그 보상이라는 게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가벼운 사과로 모든 걸 퉁칠 생각은 하지 않길 바랄게요.”남설아는 배서준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에는 단 한 점의 온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미안하다는 그 말 한마디로, 내가 우리 나은이의 죽음을 잊을 것 같아요? 대표님이 서유라와 함께 저질렀던 그 짓들을, 배건 그룹이 날 어떻게 짓밟았는지 다 잊어주길 바라요?”배서준의 표정이 어둡게 굳었다. 남설아가 이렇게까지 직설적이고 단호하게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난 이제 정말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서유라도 우리 집에서 내쫓았고, 앞으로 여긴 언제든 너만 원한다면 돌아올 수 있는 곳이야.”배서준이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남설아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뭐든지 한다고요?”그녀가 조롱 섞인 목소리로 되물었다.“대표님, 대표님이 말한 그 뭐든지 다 하겠다는 게 또다시 날 이용하겠다는 말은 아니죠? 아니면 배건 그룹 자금 끌어다가 대표님 욕심이라도 채우겠다는 말인가요?”배서준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의 말이 정곡을 찔러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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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이쪽은 최진혁 씨야. 스마트 가전 분야에선 전문가고, 이쪽은 유성진 박사님이야. 인공 지능 분야에서는 항상 깊이 있는 연구를 해오신 분이지...”송우민은 팀원들을 한 명씩 소개해주며 자랑스러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남설아는 엘리트로만 이루어진 기술팀을 바라보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함을 느꼈다.“고마워, 우민아. 늘 이렇게 타이밍 맞춰서 도와주네.”그녀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송우민은 남설아의 곁으로 다가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기술적인 부분은 다 이 사람들한테 맡기면 돼. 넌 큰 그림만 그려.”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술팀 직원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었다.“이설 그룹에 합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 여러분과 함께라면 저희 스마트 가전 프로젝트는 반드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의 기술적인 세부 사항을 논의해보죠.”곧이어 남설아는 기술팀과 함께 열띤 토론을 시작했다. 사무실은 이윽고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분위기로 가득 찼다.한편, 화승 그룹의 강연찬 역시 이설 그룹의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그는 화승 그룹의 기술부를 통해 익명으로 이설 그룹에 핵심적인 기술적 지원을 제공했다.화승 그룹의 기술팀 직원들은 이설 그룹이 스마트 가전 분야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분석해주고 전문적인 해결책과 구체적인 기술 가이드를 제공해 주었다.그 지원은 가뭄 속의 단비처럼 이설 그룹이 마주한 급한 문제들을 말끔히 해결해 주었고, 프로젝트 역시 순조롭게 진행시켰다.강연찬은 이 모든 걸 조용히 지켜보며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은 채 몰래 남설아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저 그녀가 조금이라도 덜 힘들고, 더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었다.그 반면, 배서준은 자신과 배건 그룹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에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남설아의 과감한 조정은 배건 그룹을 아예 새롭게 바꿔놓았고, 그와 동시에 많은 고위직 임원들의 이득을 건드렸다.배서준은 점점 불안해졌다. 그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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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배서준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아무 말도 못 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가슴 속에서부터 밀려오는 분노는 여전히 가실 줄을 몰랐다. 결국, 그는 자리를 뜨는 천기준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런 졸개 같은 놈!”“배 대표, 뒤에서 남 욕이나 하는 건 못 배운 사람들이나 하는 짓 아닌가?”그 순간, 등 뒤에서 누군가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배서준은 깜짝 놀란 듯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송우민이 어두운 표정으로 그의 뒤에 다가와 서 있었다.“송우민?”배서준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남 말 엿듣는 게 취미야?”그 말에 송우민이 피식 웃으며 배서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뭐래, 대놓고 들은 건데, 엿들었다니.”그는 날 선 눈빛으로 배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오히려 그쪽이 남 대표 비서를 대놓고 무시하는 것 같던데?”그러자 배서준이 코웃음을 치며 천기준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배신이나 때린 졸개 같은 놈한테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나 보지?”그 순간, 송우민의 표정이 차갑게 얼어붙더니 경고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지금은 남 대표 밑에서 일하는 비서지. 너처럼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남 험담이나 하는 거, 무례하다고 생각 안 해?”배서준은 마치 웃긴 얘기라도 들었다는 듯 고개를 뒤로 젖혀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 속에는 살벌한 냉기가 서려 있었다.“무례? 송우민, 왜 이제 와서 점잖은 척이야? 내가 네 속내를 모를 줄 알아?”그는 조롱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남설아한테 갑자기 들러붙는 거, 걔 권력이랑 얼굴 때문에 그러는 거잖아. 넌 지금 네가 기회 제대로 잡은 것 같아서 신나지?”그 말에 송우민의 표정도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책상에 두 손을 짚고는 몸을 숙이며 위압적으로 배서준에게 다가갔다.“배서준, 말조심해.”그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에는 엄청난 분노가 여실히 담겨 있었다.“난 남설아한테 아무 사심도 안 품고 협업 중인 거야. 다 너처럼 추잡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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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예상치 못한 남설아의 반응에 배서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버렸다. 마치 사람들 앞에서 뺨이라도 맞은 듯, 체면이 밑바닥까지 철저히 짓밟힌 느낌이었다.“설아야, 나는...”무어라 변명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목소리에는 이미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그리고 남설아도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배 대표님, 지금 시대가 변했어요. 입만 살아서는 아무 쓸모없다고요.”그녀의 말에는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이런 쓸데없는 일이 신경 쓸 시간 있으면 본인 능력이나 키우는 데 쓰죠. 안 그러다가는 얼마 못 가서 뒷방 늙은이 신세나 될 테니까.”남설아의 공개적인 질타에 배서준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렸다가 이내 빨갛게 달아올랐다. 창피함과 분노라는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며 송우민에 대한 증오 역시 더욱 깊어져만 갔다.하지만 지금 그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배서준은 이를 꽉 깨문 채 힘겹게 분노를 억눌렀다.“설아야, 내가 미안해. 그러니까 제발 화 좀 풀어.”남설아는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배서준을 바라보다가 말없이 등을 돌렸다.“송 대표, 괜히 험한 꼴 보여줬네. 돌아가서 마저 일 봐.”송우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 섞인 눈빛으로 배서준을 잠깐 바라보다가 이내 남설아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배서준은 홀로 복도에 남겨진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고, 온몸에서는 섬뜩할 정도의 분노가 뿜어져 나왔다.“남설아, 송우민...”그는 이를 꽉 깨문 채 살기 어린 목소리로 두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렸다.“진짜 두고 보자...”낡은 월세방 구석, 서유라는 구석에서 몸을 웅크린 채 공허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앉아 있었다.배씨 가문에서 쫓겨난 뒤로 그녀는 철저한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정신도 반쯤은 무너진 상태였고 죽지 못해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었다.방 안은 쓰레기로 가득 차 악취가 진동했다. 한때 눈부시게 빛났던 서유라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여자가 그곳에 앉아 있었다.서유라는 절망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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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남설아의 사업 진행은 너무 빨랐고, 배서준은 회사 일에서 손을 놓은 지 너무 오래되었다. 그 탓에 회사도 돌아와도 배서준은 새로운 사업에 접근해보기도 전에 이미 자리에서 완전히 밀려나 있었다.게다가 프로젝트팀 사람들은 그를 마치 전염병 환자 피하듯 상종하지 않았고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뒤처지기 싫었던 배서준은 고민 끝에 천기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컬러링이 울린 지 한참이나 지나서야 전화가 연결되었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무미건조한 천기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안녕하세요. 이설 그룹 대표실 전담 비서실입니다. 어디로 연결해드릴까요?”휴대폰을 쥔 배서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스스로도 낯설게 느껴질 정도의 부드럽고 정중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천 비서, 나야. 배서준.”그 말에 천기준은 잠시 말을 멈추다가 다시 예의 있고 딱딱한 목소리로 응답했다.“아, 배 대표님이셨군요. 무슨 용건으로 전화하셨나요?”배서준은 일부러 거리를 두려는 천기준의 태도도 모른 척하며 한껏 자세를 낮추었다.“천 비서, 다름이 아니라 요즘 회사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 가전 프로젝트에 조금 문제가 생겨서 말이야. 천 비서 도움이 필요하거든.”수화기 너머에서는 천기준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미소에는 묘하게 조롱기가 섞여 있었다. 모든 걸 듣고만 있던 배서준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배 대표님, 농담이시죠? 대표님은 배건 그룹 전 대표님이셨잖아요. 능력도 출중하시고, 경력도 풍부하신 분이 스마트 가전 프로젝트 정도는 저보다 훨씬 더 잘 아시겠죠. 저한테서 어떤 도움을 바라시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천기준의 목소리는 여전히 정중했지만 그 속에는 알 수 없는 묘한 뉘앙스가 숨어 있었다.배서준도 그 비꼬는 말투를 못 알아챌 리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진작 전화를 끊고 욕부터 퍼부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스마트 가전 프로젝트와 배건 그룹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굴욕 정도는 그저 참고 넘겨야만 했다.“천 비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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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그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자세를 한 번 더 낮추긴 했지만 목소리에는 억눌린 분노가 한껏 스며들어 있었다.“천 비서, 난 지금 조언을 구하려는 거지, 훈계를 들으려는 게 아니야. 도와주기 싫으면 그냥 싫다고 하지 그래? 굳이 이렇게 돌려 말하지 말고.”수화기 너머의 천기준이 다시 한번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말투는 조금 전보다 정중하게 바뀌어 있었다.“오해세요, 배 대표님. 제가 왜 도와드리고 싶지 않겠어요? 하지만 몇 가지는 대표님께서 직접 공부를 조금 하셔야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그 말에 배서준은 이를 꽉 깨물었다. 당장이라도 전화를 끊고 싶었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스마트 가전 프로젝트를 위해서, 배건 그룹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배서준은 이 모든 굴욕을 그저 견뎌내야만 했다.“좋아, 그럼 어디 한 번 얘기해 봐. 내가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배서준은 이를 꽉 깨문 채 겨우 쥐어짜 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한껏 굽히고 들어온 그의 자세가 마음에 들었는지 천기준의 말투도 조금은 부드러워졌다.“너무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어요, 배 대표님. 공부 방법은 많답니다. 이렇게 하죠. 제가 대표님께 과제를 조금씩 드릴게요. 먼저 그것들부터 공부하시다 보면 굳이 저한테까지 안 물어보셔도 알게 될 거예요.”“과제?”배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어딘가 불안한 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네, 과제요.”천기준의 말투에는 얄미울 정도로 옅은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곧 스마트 가전 프로젝트와 관련된 자료 몇 개를 대표님께 보내드릴 건데요. 전부 남 대표님께서 요즘 집중적으로 연구 중이신 문제들이에요. 배 대표님께서 그걸 한 번 깊게 분석해보신다면 의외의 수확이 있을지도 모르죠.”배서준의 속이 더 끓어올랐다. 천기준이 말하는 과제라는 건 누가 봐도 그를 조롱하기 위해 꺼낸 말이 분명했다.하지만 지금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좋아, 알겠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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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밤이 되자 강연찬은 앨런과의 비밀 회동 장소로 정한 도심 한복판의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 도착했다.우아하게 꾸며진 레스토랑은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강연찬은 이미 창가 자리에 앉아 침착한 눈빛으로 앨런을 기다리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앨런이 시간 맞춰 도착했다. 그는 비즈니스적인 미소를 띤 채 천천히 강연찬을 향해 다가왔다.“연찬 씨,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더니 듣던 것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이시네요. 그 나이에 이렇게나 유능하실 줄은 몰랐습니다.”앨런은 유창한 한국어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의 공손한 말투에서는 상대를 떠보는 듯한 기색이 느껴졌다.강연찬은 자리에서 일어나 앨런과 악수를 하며 겸손한 목소리로 말했다.“과찬이십니다, 앨런 씨야말로 진정한 비즈니스 거물이시잖아요.”두 사람은 자리에 앉았고, 곧이어 웨이터가 식사를 갖다 주었다.강연찬은 돌려 말하지 않고 본론부터 꺼냈다.“앨런 씨, 이설 그룹의 스마트 가전 프로젝트 말입니다. 저도 꽤 관심 갖고 있습니다.”앨런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놀란 듯 되물었다.“오? 연찬 씨도 스마트 가전 분야에 관심이 있으셨나요?”“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우리 화승 그룹은 꾸준히 기술 혁신 분야를 주목해왔습니다. 스마트 가전은 분명 미래를 이끌어 나갈 핵심 산업일 테니까요. 저희가 그런 좋은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죠.”침착하면서도 단단한 강연찬의 목소리에서는 조금의 흠도 잡을 수 없었다.“무엇보다 설아 씨 기획안에 선도적이고 혁신적인 요소가 많았습니다. 저는 그 성장 가능성을 아주 높게 사고 있고요.”앨런은 미소를 짓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강연찬을 응시했다.“연찬 씨가 그렇게까지 설아 씨 프로젝트를 좋게 보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 그럼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실 건가요?”강연찬은 미소를 머금은 채 진심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화승 그룹의 명의로 설아 씨의 스마트 가전 프로젝트에 투자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앨런 씨가 기존에 투자했던 자금도 함께 병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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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강연찬 씨, 설아 씨를 향한 그 마음... 정말 감동적이네요.”앨런의 말투는 한결 부드러워지고 비즈니스적인 말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하지만 투자도 결국엔 사업입니다. 저는 이 투자가 장기적으로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가 궁금합니다.”하지만 그는 다시 화제를 돌리며 현실적인 이야기로 돌아왔다.강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 이해한다는 듯 대답했다.“앨런 씨 말씀이 맞죠.”“제가 설아 씨의 스마트 가전 프로젝트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단순한 감정 때문만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의 시장 가능성에 대해 깊은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이어서 강연찬은 본격적으로 스마트 가전 산업의 미래 전망성과 이설 그룹의 프로젝트가 가진 경쟁력에 대해 설명해주기 시작했다.“설아 씨의 제안은 단순한 기술 혁신에 그치는 게 아닙니다. 그 안에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와 따뜻한 감성도 함께 녹아 있는 겁니다.”“지금 스마트 가전 시장에 이런 방향성을 가진 제품은 드물 겁니다.”“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소비자들의 기대치 역시 높아지는 법입니다. 이제 스마트 가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겁니다. 그때가 되면 설아 씨의 프로젝트는 분명 업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겁니다. 확신할 수 있습니다.”강연찬은 시장 전망에 대해 조리 있게 분석했고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들며 치밀한 논리를 들이밀었다.그의 말을 경청하던 앨런은 수시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날카로운 투자 감각을 지닌 인물답게, 그 역시 강연찬의 분석이 허술한 말장난에 불과한 게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간파할 수 있었다.게다가 남설아와의 사전 미팅에서 받았던 인상, 그리고 지금 강연찬이 보여주는 진심까지 더해지자 앨런의 의심은 점차 사라져갔다.“연찬 씨, 연찬 씨의 분석이 아주 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앨런의 말투는 이전보다 훨씬 더 진지해졌다.“설아 씨의 프로젝트는 확실히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죠.”“그리고 화승 그룹까지 함께 해준다면 이 프로젝트의 앞날은 훨씬 더 밝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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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그녀는 조용히 이번 추가 투자금의 출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남설아는 천기준을 통해 해외 본사의 최신 재무 보고서와 주주 명단을 손에 넣고 자세히 검토해보았다.그와 동시에 남설아는 자신의 인맥들도 동원해 해외 본사의 내부 상황을 간접적으로 탐색해 나갔다.조사 결과, 해당 회사의 재무 상태 역시 안정적이었고, 이번 추가 투자 역시 겉보기엔 충분히 타당해 보였다.하지만 남설아는 여전히 어딘가 모르게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설마, 설마 정말 그 사람이야?”남설아는 낮게 중얼거리며 미간을 찌푸렸다.어두컴컴하고 답답한 반지하 월세방.곰팡이 냄새와 싸구려 향수 냄새가 한데 뒤엉켜 코를 찔렀다.벽지는 군데군데 벗겨져 회색빛의 시멘트까지 드러났고, 색도 알아보기 힘든 옷가지 몇 벌이 침대 옆에 아무렇게나 걸쳐져 있었다.“끼익—”낡은 나무문이 삐걱거리며 열리더니 문틈 사이로 서도현의 실루엣이 보였다.신상 명품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그의 모습은 이 초라한 방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그 순간, 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던 여자가 갑자기 들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벌떡 일으켰다. 산발로 풀어헤친 머리카락을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었고, 그녀의 눈빛은 놀라움과 경계심으로만 가득 찼다.하지만 문 앞에 선 인물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순간, 긴장으로 잔뜩 굳어있던 서유라의 몸이 사르르 풀렸다.“도현아, 정말 너 맞아?”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서도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코를 틀어막으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누나,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누가 누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거야?”그의 비난 섞인 목소리에는 안쓰러운 감정도 함께 담겨 있었다.그는 천천히 서유라의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레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매끄럽던 피부는 어느새 누렇게 변해 있었고, 깊게 꺼진 눈두덩이와 바싹 말라 갈라진 입술, 그리고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몸은 한때 잘나가던 사교계 여인의 것이 전혀 아니었다.“이게 대체 뭐야,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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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서도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목소리를 한껏 낮춘 채 마을 꺼냈다.“누나, 내가 이번에 왜 돌아왔는지 알아? 어떤 형 따라서 같이 들어온 거거든.”“형님.”서유라는 의아한 눈빛으로 서도현을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형님?”서도현은 일부러 더 비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 형님 말이야, 진짜 대단한 사람이거든. 권력도 있고, 돈도 많은 데다가 인맥도 장난 아니야.”“그 형님만 우리 뒤를 봐준다면 배씨 가문 따위는 물론이고, 세상이 뒤집혀도 누나 건드릴 수 있는 놈은 한 명도 없을걸?”서도현의 입에서 나온 형님이라는 단어에 서유라의 눈빛에는 다시금 희망의 불씨가 피어올랐다.그녀는 다급히 서도현에게 다그치듯 물었다.“도현아, 그 형님이라는 분... 누구야? 진짜로... 진짜로 내 복수 도와줄 수 있는 거 맞아?”하지만 서도현은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누나, 정말 복수가 하고 싶어? 누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한테 꼭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어?”그 말에 서유라의 눈은 다시금 증오심으로 번뜩이더니 이를 꽉 깨문 채 대답했다.“당연하지! 꿈에서라도 복수를 해야겠어!”“배서준 그 빌어먹을 배신자 새끼한테는 어떻게든 복수해야겠어. 그리고 그 할망구도 나한테 무릎 꿇고 싹싹 빌게 만들 거야.”“그리고 남설아! 이게 다 그년 때문이야! 걔만 없었어도 내가 이렇게까지 망하는 일은 없었을 거라고!”서도햔은 한껏 일그러진 서유라의 표정을 바라보며 속으로 비웃었다.이제 뼛속 깊이 스며든 그녀의 분노는 되돌릴 수 없는 정도까지 와 버렸다.“누나, 걱정 마. 내 말만 들으면 꼭 복수할 수 있게 해줄게. 예전처럼 다시 잘나갈 수 있을 거야.”서도현이 확신에 찬 말투로 호언장담했다.서유라는 서도현을 바라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도현아, 그럼 난 뭘 하면 될까?”서도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누나는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냥 내 말만 잘 들어.”30분 뒤, 서도현은 서유라를 데리고 도심 한복판에 있는 고급 오피스텔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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