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조용히 이번 추가 투자금의 출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남설아는 천기준을 통해 해외 본사의 최신 재무 보고서와 주주 명단을 손에 넣고 자세히 검토해보았다.그와 동시에 남설아는 자신의 인맥들도 동원해 해외 본사의 내부 상황을 간접적으로 탐색해 나갔다.조사 결과, 해당 회사의 재무 상태 역시 안정적이었고, 이번 추가 투자 역시 겉보기엔 충분히 타당해 보였다.하지만 남설아는 여전히 어딘가 모르게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설마, 설마 정말 그 사람이야?”남설아는 낮게 중얼거리며 미간을 찌푸렸다.어두컴컴하고 답답한 반지하 월세방.곰팡이 냄새와 싸구려 향수 냄새가 한데 뒤엉켜 코를 찔렀다.벽지는 군데군데 벗겨져 회색빛의 시멘트까지 드러났고, 색도 알아보기 힘든 옷가지 몇 벌이 침대 옆에 아무렇게나 걸쳐져 있었다.“끼익—”낡은 나무문이 삐걱거리며 열리더니 문틈 사이로 서도현의 실루엣이 보였다.신상 명품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그의 모습은 이 초라한 방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그 순간, 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던 여자가 갑자기 들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벌떡 일으켰다. 산발로 풀어헤친 머리카락을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었고, 그녀의 눈빛은 놀라움과 경계심으로만 가득 찼다.하지만 문 앞에 선 인물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순간, 긴장으로 잔뜩 굳어있던 서유라의 몸이 사르르 풀렸다.“도현아, 정말 너 맞아?”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서도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코를 틀어막으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누나,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누가 누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거야?”그의 비난 섞인 목소리에는 안쓰러운 감정도 함께 담겨 있었다.그는 천천히 서유라의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레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매끄럽던 피부는 어느새 누렇게 변해 있었고, 깊게 꺼진 눈두덩이와 바싹 말라 갈라진 입술, 그리고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몸은 한때 잘나가던 사교계 여인의 것이 전혀 아니었다.“이게 대체 뭐야,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고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