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굿바이 쓰레기: Bab 961 - Bab 966

966 Bab

제961화

소씨 가문의 옛 저택 서재 안에는 숨 막히는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다.평소엔 비교적 온화하던 소만석이 이번엔 탁자를 거세게 내리쳤다. 탁자 위의 찻잔이 덩달아 흔들리며 차가 조금 튀었다.“사람이 어디 갔어?”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서 있는 집사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무척 날카로웠다.“어떻게 멀쩡한 사람 하나를 이렇게 허투루 놓칠 수가 있어? 전부 쓸모없는 것들!”집사의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 목소리마저 떨렸다.“회, 회장님... 아가씨께서 그냥 바람 좀 쐬고 오신다고 하셔서... 누가 이런 일을 예상했겠습니까...”“바람 좀 쐬러?”소만석의 가슴이 거칠게 들썩였다.“무슨 낯으로 산책해? 배씨 가문의 일은 아직도 해결이 안 됐는데, 얘는 이제 잠적까지 해? 대단하네, 아주!”옆에 있는 소미란의 어머니는 눈가가 벌겋게 부어 있었고 휴대폰을 쥔 손이 파르르 떨렸다.통화 버튼을 누를 때마다 들려오는 건 차가운 기계음뿐이었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 미란이가... 설마 순간적으로 나쁜 마음을 먹고 엉뚱한 일을 벌인 건 아니겠죠?”어머니의 목소리가 울먹였다. 며칠간 딸의 상태를 지켜본 터라 더 불안했다.강씨 가문에서 결혼을 거부하고 배서준까지 그렇게 차갑게 돌아섰으니 딸이 무너진 건 분명했다.소만석은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그 아이가? 간이 몇 개라도 그런 짓은 못 해. 정말 배짱이 있었다면 그렇게 창피한 일은 안 했겠지.”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 깊은 곳에는 걱정이 스쳤다.소미란은 그의 하나뿐인 딸이었다. 애지중지 키운 딸아이가 이런 수모를 겪은 건 처음이었다.바로 그때, 누군가 서재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회장님, 사모님.”젊은 비서가 반쯤 몸을 들이며 어딘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밖에... 변호사 두 분이 와 있는데요. 동아 대출 쪽에서 왔다고 합니다. 회장님을 뵙고 싶다고 하네요.”“동아 대출?”소만석은 미간을 찌푸렸다.“난 그쪽 회사랑 거래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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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소만석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눈빛은 싸늘하기만 했다.그는 탁자 위 전화를 집어 들어 번호를 눌렀다.“유씨, 가진 인맥 전부 동원해서 미란이를 찾아와. 반드시 살아 있는 모습으로! 죽고 싶다고? 아직 그럴 자격도 없어!”전화를 끊자마자 그는 변호사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이 일은 내가 처리하겠어. 미란이가 진 빚은 소씨 가문에서 갚을게.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 당분간 이 사실이 외부에 새 나가선 안 돼.”천 변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물론 저희도 원만히 해결되길 바랍니다. 다만 계약서 규정에 따라 기한 내 상환이 되지 않으면 저희는 담보물을 처분할 권리가 있습니다.”소만석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알고 있어.”소미란은 소씨 가문의 경호원들에게 붙잡혀 결국 외진 호텔에서 끌려왔다.자신은 완벽히 숨어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의 인맥은 자신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넓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그녀는 곧장 옛 저택으로 끌려와 한때 명품으로 가득 차 있던 자기 방에 밀어 넣어졌다.그러나 기다린 것은 부모의 위로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니라 문밖에서 들려온 차가운 잠금 소리였다.문은 밖에서 잠겼고 창문에는 안쪽에서 걸쇠가 내려졌다.“아빠! 엄마! 나 좀 내보내 줘요! 왜 날 가둬요!”소미란은 문짝을 두드리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나 밖에서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기운이 빠진 그녀는 문에 기대앉아 방 안을 둘러봤다.예전엔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던 것들이었는데 지금은 모두 자신을 비웃는 것처럼 보였다.이 중에 무엇 하나 위로가 될 수 있을까.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이 ‘딸깍’ 소리를 내며 열렸다.어머니가 간단한 밥상을 올린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엄마!”미란은 구세주를 만난 듯 달려가 엄마 팔을 붙잡았다.“엄마, 아빠한테 나 좀 풀어 달라고 말씀 좀 해줘요. 정말 잘못했어요. 진짜로 잘못했어요!”어머니는 헝클어진 머리와 핏발 선 눈, 불안이 가득한 딸의 얼굴을 보며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그녀는 쟁반을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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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아니에요! 두 분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고요!”소미란은 날카롭게 소리쳤다.“전부 남설아 때문이에요! 그 여자가 내 모든 걸 빼앗아 갔어요! 그 여자만 없었으면 연찬이 날 외면할 리도 없고, 배서준이 나한테 그렇게 했을 리도 없어요! 전부 다 그 여자 때문이에요!”소미란의 어머니는 그런 딸의 뉘우침 없는 모습을 보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엔 딸에 대한 마지막 기대마저 사라져 버린 듯한 무거운 기운이 담겨 있었다.“네가 한 짓은 소씨 가문의 큰딸로서 체면을 완전히 깎아내린 거고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선조차 버린 거야.”어머니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네 수작이 남들에게 전혀 들키지 않을 거로 생각했어? 강연찬이나 배서준이 바보라서 네 장단에 맞춰줄 거라 믿었어?”“나는...”소미란은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어머니의 눈 속에 비친 실망이 칼처럼 가슴을 찔렀다.“배서준이 벌써 네 아버지한테 전화했어.”어머니는 한 단어씩 또렷하게 내뱉었다. 그 말 하나하나가 소미란의 가슴 위로 돌덩이처럼 떨어졌다.“배서준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네가 계속 이 난리를 치면, 배건 그룹이 소명 그룹이 투자받을 당시의 계약 내용을 폭로하겠다고 했어. 계약서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알아? 소명 그룹이 배건 그룹의 부채 30%를 떠안는다는 거여. 그리고 한 조항 더, 한쪽의 잘못으로 협력이 깨지면 잘못한 쪽이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것. 미란아, 이 구덩이는 네가 직접 판 거야!”“아니에요! 내가 아니라고요!”소미란은 날카롭게 반박했지만, 흥분에 목소리가 뒤틀려 있었다.“배서준이 나한테 약속했어요! 자금만 준비되면, 남설아를 처리해 주겠다고요! 전부 다 남설아 그 여자 때문이에요! 그 여자가 연찬이를 빼앗고 내 인생을 망쳤어요!”소미란의 어머니는 딸을 똑바로 바라봤다. 한때 자랑스러워하던 예쁜 얼굴은 지금 분노와 집착으로 일그러져 있었다.그녀는 지친 듯 고개를 저었다. 차가운 눈빛 속 실망이 서서히 소미란의 기세를 꺾어 내렸다.“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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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네 아버지는 이미 사방이 불바다야.”소미란의 어머니는 코끝을 훌쩍이며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소씨 가문이 너 하나 때문에 진짜로 무너질 순 없어. 스스로 잘 생각해.”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더 이상 딸을 쳐다보지 않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두꺼운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닫히더니 이어 잠기는 소리가 소미란의 귀에 또렷하게 울렸다. 그 소리는 마치 마지막 희망까지 잠가 버린 것 같았다.소미란은 그대로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았다.한때 자신을 뿌듯하게 만들었던 방 안의 값비싼 물건들이 지금은 모두 그녀의 어리석음과 초라함을 비웃는 듯 보였다.소씨 가문의 옛 저택 안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숨 막혔다.다음 날 오후, 집사가 강연찬이 찾아왔다고 알렸을 때, 소만석은 혼자 서재에 앉아 있었다.재떨이에는 이미 꽁초가 가득 쌓여 있었고 그는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듯 눈 밑이 깊게 꺼져 있었다. 평소 깔끔히 손질하던 머리도 흐트러져 있었다.“들여보내.”소만석의 목소리는 심하게 쉬어 있었다.강연찬이 천천히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그는 짙은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단정하고 빳빳한 원단이 그의 곧은 체격을 더 돋보이게 했다.그 뒤에는 표정이 굳은 남자가 따라왔는데 변호사로 보였다.강연찬의 시선이 소만석에게 향했다. 그 깊은 눈동자에는 특별한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지만 묘한 압박감을 주었다.“회장님.”그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단호했다. 곧이어 그는 뒤에 서 있던 변호사에게 눈짓했다.변호사가 붉은빛 대형 책상 위에 서류 한 묶음을 내려놓았다.소미란의 아버지의 시선이 그 서류로 향했다.표지에 적힌 ‘기술 특허 비교 보고서’라는 굵은 글자가 그의 심장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그는 손을 뻗어 힘겹게 서류를 넘겼다. 안에는 빽빽한 기술 도면과 데이터 분석이 담겨 있었다.한쪽에는 화승 그룹이 수년 전 등록한 특허가, 다른 한쪽에는 소명 그룹이 자랑하던 핵심 기술 자료가 있었다. 그리고 그 상당 부분이 놀라울 만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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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소만석의 마음은 한층 더 무거워졌다.이 조건 하나만으로도 소명 그룹은 치명상을 입을 것이고 설령 살아남더라도 껍데기만 남을 게 뻔했다.“둘째.”강연찬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소미란 씨는 앞으로 설아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설아 앞에 나타나 방해하거나 조금이라도 해를 끼치는 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회장님, 제 말뜻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소만석은 잠시 숨이 멎는 듯했다.그제야 깨달았다. 강연찬이 내놓은 건 단순한 사업 조건이 아니라 사적인 절대명령이라는 것을 말이다.남설아를 위해서라면 강연찬은 정말로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을 사람이었다.“만약 회장님이 이걸 지키지 않거나, 제가 농담이라 생각하신다면.”강연찬의 목소리는 한층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저는 소명 그룹이 업계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만드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 저에겐 그럴 능력도, 결심도 있습니다.”소만석은 무력하게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그는 강연찬은 말로만 위협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승 그룹의 규모를 생각하면 소명 그룹은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한평생 계산적으로 살아왔지만 결국 딸의 경솔함과 자신의 한순간 오판으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몰린 것이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두 눈을 떴다. 그는 핏발이 선 눈으로 쉰 목소리를 짜내듯 말했다.“알겠어. 미란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말씀하신 대로 하시길 바랍니다.”강연찬은 여유로운 태도로 자리에서 일어나 소만석을 내려다봤다.“설아를 위해서라면 저는 절대 봐주지 않을 겁니다. 소미란이 또다시 어떤 행동을 한다면 그땐 단순히 소명 그룹 파산으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그 말만 남기고 강연찬은 변호사와 함께 서재를 나갔다. 한 번도 소만석을 다시 돌아보지 않았다.서재 안에는 소만석 혼자만이 남았다. 공기 속에는 절망이 짙게 깔려 있었다.그는 소씨 가문의 남은 재산을 지키려면 가슴을 도려내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강연찬이 소씨 가문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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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천기준이 보고했다.“소미란의 아버지는 아마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을 겁니다. 먼저 강연찬 쪽에서 특허 문제가 터졌고 이번엔 저희 폭로까지 겹쳤으니까요. 오늘 소명 그룹 주가는 장 시작과 동시에 곧장 하한가를 찍었습니다. 원래 소명 그룹과 협력하려던 회사 몇 곳에서도 저희 쪽으로 슬쩍 연락이 왔는데 분위기를 보니 전부 재검토하겠다는 뜻이더군요.”배서준이 코웃음을 쳤다.“좋아. 소씨 가문이라는 낡은 배는 너무 무거워. 난 절대 같이 가라앉을 생각 없어.”이렇게 되자 소미란은 배서준에게 완전히 버려진 카드가 되었고 소씨 가문의 신뢰도 역시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인터넷상에서는 소미란과 소씨 가문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진짜야? 소씨 가문 맏딸, 남자 뺏기도 실패하더니 이번엔 회사까지 훔치려 한 거야?”“집안 교육 수준이 참... 이런 사람을 후계자로 키웠다고? 소명 그룹이 몇 년째 휘청거리는 이유가 있었네. 뿌리부터 썩었구먼.”“꼴 좋다! 저런 인간은 가진 거 전부 잃어야 해!”소씨 가문으로 걸려 오는 전화는 불이 난 듯 쏟아졌다. 따져 묻는 목소리, 거래를 끊겠다는 차가운 통보가 뒤섞여 쉴 새 없이 이어졌다.소만석은 변명 한마디 할 틈도 없이 그 냉혹한 말들이 소씨 가문을 끝없는 어둠 속으로 밀어 넣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밤이 깊었다. 남설아의 휴대폰 화면이 고요한 공기 속에서 환하게 빛났다. 낯선 번호가 깜빡였다.그녀는 화면을 밀어 전화를 받았다.“저기... 남설아 씨 맞나요?”전화기 너머 남자의 목소리는 낮게 깔려 있었고 떨림이 고스란히 묻어났다.남설아는 담담히 대답했다.“네, 맞습니다.”“저... 저는 예전에 소미란... 아니, 소씨 가문 아가씨 부탁으로 남설아 씨 사진을 찍었던 사설탐정입니다.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소미란, 그 여자 진짜 위험한 인간입니다. 지금 강 대표님하고 배 대표님, 두 쪽에서 다 소씨 가문을 치고 있잖아요. 소씨 가문이 곧 무너질 판입니다. 저는 더 이상 그 여자한테 끌려 같이 망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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