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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021 - チャプター 1030

1058 チャプター

제1021화

허종혁은 꼭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허승호도 허리를 곧게 펴지 못하고 계속 굽힌 자세로 있었다. 그는 내내 자신의 체면이 남들의 발바닥 아래에서 짓밟히는 기분이었다.‘시간이 이렇게나 지났는데도 김미진은 아직 결정을 못 한 건가?’한 번 숙인 고개는 다시는 꼿꼿하게 들지 못할 것만 같았다. 이상하게도 이번만큼은 허승호의 마음속에서 이런 예감이 들었다...박선화도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 이 부귀영화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이토록 좋은 생활을 누린 게 이제 몇 년이나 됐다고, 호의호식에 익숙해진 생활을 버리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고생할 수는 없었다.안소현은 어떻게 할 예정인지 묻는 듯한 눈빛으로 김미진을 바라봤다.그녀는 김미진이 처음부터 노린 건 허종혁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김미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두 사람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그러다 바보처럼 서 있는 허종혁을 한 번 더 보고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됐어요. 이제 그만 하세요. 두 사람은 저한테 당연히 이런 태도를 보여야죠.”김미진의 말에 두 사람은 허리를 폈지만, 김미진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서로 눈치만 봤다.안소현은 속으로 여러 가지를 짐작했지만 그게 맞는지 확신이 없었다.김미진의 속내를 함부로 헤아리기도 조심스러웠다.어릴 때부터 김미진의 곁에서 살아온 안소현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남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는 걸 싫어했고 자기 리듬대로 움직이길 좋아했으며 자신의 생활 방식이 흔들리는 걸 특히 싫어했다.허승호는 잠시 망설이다가 못 참고 물었다.“그러니까 김 회장님의 말씀은...”김미진이 대답했다.“허씨 가문도, 허산 그룹도 살려 줄게요.”그 말을 들은 허승호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말은 곧 자신들에게 책임을 더 묻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닌가?“그럼 이번 일은 이대로 넘어가 주시는 겁니까?”허승호는 조심스럽게 물으며 노골적으로 아부하는 표정으로 김미진을 바라봤다.이 고비는 허산 그룹에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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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상황을 보니 결국 아들을 지켜낼 수 없게 된 모양이었다.허씨 가문 부부의 눈빛에는 갈등이 비쳤다.하나뿐인 아들이니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게 당연했다.특히 박선화에게는 열 달을 고이 품고 제 배 아파 낳은 자식인데 마음이 아프지 않을 리가 없었다.이대로 자식을 포기하라고 하면 부모로서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박선화는 멍청한 표정으로 굳어 있는 허종혁을 한 번 바라보았다. 차마 그 모습을 눈 뜨고 볼 수 없어 그녀는 결국 고개를 돌려버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박선화의 시선만으로도 허종혁은 알수 있었다.버려진 쪽은 자신이었다.허종혁은 바보 같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고 길게 드리운 앞머리 뒤로 감정을 숨겼다.자신이 버려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허승호와 박선화의 선택지에 자신이 1순위가 아니었기에 회사와 자신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그 결과가 뻔히 보였다.그들이 망설이는 듯 보이는 것이 오히려 허종혁에게는 더 위선적으로 느껴졌다. 왜 이전에는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웠다.안소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힘주었던 팔을 풀었다. 자신을 위해 김미진이 이렇게까지 냉정해질 수 있을 줄은 몰랐다.김미진이 마음을 굳게 먹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과소평가했던 모양이다.안소현은 김미진의 처사가 몹시 만족스러웠다.허종혁을 감옥으로 보내야 자신은 안심할 수 있었다. 그래야만 그 비밀도 평생 뱃속에 썩혀둘 수 있었다.허종혁이 정말로 미쳤든, 미친 척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감옥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그 뒤의 생사는 허종혁이 좌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게 될 것이다.그 생각에 안소현은 가슴이 더 들떴다. 그녀는 흥분을 감추기 위해 주먹을 세게 쥐었고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었다.여기엔 보는 사람이 많아서 흥분하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이면 이상한 낌새가 드러날 수도 있었다.사람들이 서로 눈치만 보는 동안에도 김미진은 전혀 조급해하지 않는 모습으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오히려 무척 태연했다.지금 선택권은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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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허종혁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예상했던 결말이었는데 자신은 대체 뭘 기대했던 걸까?허승호와 박선화, 이 두 사람은 돈을 목숨보다 더 중하게 여겼다. 그런 사람들이 부귀영화를 포기하면서까지 아들을 택할 리가 없었다.돈만 있으면 아들은 얼마든지 더 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말이다.허종혁은 마음 한구석이 서늘하게 식었고 표정도 씁쓸하게 가라앉았다. 지금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자신도 설명하기 어려웠다.이제야 알았다. 다 큰 어른이 되었어도 부모의 눈에는 아들의 목숨이 눈앞의 이익만도 못했다.그렇다면 부모에게 자신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그저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장난감에 불과했다.김미진의 얼굴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었다.애초에 답이 뻔한 문제였기에 이 선택이 조금도 의외가 아니었다. 돈이 없이는 못 사는 사람들이니 더 고민할 것도 없었을 것이다.안소현도 속으로 안도하고 있었다. 허종혁만 감옥에 간다면 더는 끙끙 앓을 필요가 없어지고 숨통이 트일 것이다.김미진이 차갑게 말했다.“앞으로 태안 그룹과 허산 그룹, 두 회사는 추가로 협력하는 일이 없을 겁니다. 알아서들 하세요. 그리고 허종혁은... ”허종혁의 이름에 허씨 가문 부부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들은 뒤를 돌아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나뿐인 아들을 포기하는 일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경찰을 부르겠습니다.”김미진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려 했다.그때 박선화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며칠만 더 시간을 주실 수 있을까요?”박선화는 김미진을 바라보며 애원했고 오만했던 기색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김미진은 안소현을 바라보았고 안소현은 그녀를 향해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박선화의 부탁을 받아줘도 된다는 의미였다.김미진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박선화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딱딱하게 말했다.“제 딸을 봐서 해주는 겁니다. 3일 줄 테니 처리할 건 얼른 처리하세요. 허산 그룹은 제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거 잘 아실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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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이대로 그들의 뜻대로 흘러가게 두면 이번 생은 끝장이다.허종혁은 절대 이렇게 순순히 끝낼 수는 없었다.그리고 안소현, 그 못된 여자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이 지경이 됐는데도 안소현은 그를 한 번 더 밟고 기어이 감옥에 처넣으려 하고 있다.자신은 이 꼴이 되었는데 그녀는 끝까지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허종혁은 깊게 숨을 들이켰고 가슴이 싸늘하게 식는 기분이었다.특히 안소현의 그 어두운 면을 직접 보고 나니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남아 있던 기대가 완전히 사라졌다.저 여자는 애초에 믿을 사람이 아니었다.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분명 예전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왜 그렇게 자신을 미워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그때 허종혁의 머릿속에 이연서가 떠올랐다.이대로 앉아서 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반드시 빠져나가야 했다.지금 감옥에 들어가게 되면 그 안에서 끝장나리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자기 부모도 애초에 자신을 구할 생각이 없어 보였기에 믿을 수 없었다.이대로 감옥에 끌려가면 십중팔구 흉한 꼴을 당할 게 뻔했다. 죽게 될 결말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 제 발로 그곳에 들어갈 사람은 없었다.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면 자기 남은 인생을 위해 발버둥 쳐야 했다. 결말이 정해진 막다른 길이라면 스스로 틈을 만들어서라도 다시 길을 개척해야 했다.그는 절대 운명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허종혁은 이미 마음속으로 결심을 굳혔고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이번에는 자신을 위해 살 것이다.‘안소현, 이 못된 여자, 두고 봐.’박선화는 허종혁이 바보처럼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았다.그녀는 곧장 달려가 허종혁을 끌어안고 눈물범벅이 되어 말했다.“가여운 내 아들, 엄마 아빠가 정말 미안해. 엄마 아빠를 원망하려거든 마음껏 원망해.”허종혁은 그 모습에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당연히 당신들 탓이지. 아들이 바보가 됐는데도 결국 당신들은 회사 이익이 먼저였어.’허종혁은 자신이 미치거나 바보가 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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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결국 박선화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부귀영화는 남편과 아들을 통해 얻은 것이었다.그런데 이제 아들이 곧 사라질 상황이니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남편 말에 고분고분 따르는 것뿐이었다.이제는 그 말이 박선화의 머릿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자신의 부귀영화가 누구에게서 왔는지 알기 때문에 그만큼 더 놓치고 싶지 않았다.허종혁은 아무 저항도 하지 않고 박선화에게 이끌려 걸었다. 그 순간 그는 박선화가 지나치게 위선적이라고 느꼈다.분명 그녀 역시 허승호가 자신을 넘기는 데 동의해놓고 김미진에게는 또 시간을 달라며 애원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허종혁은 박선화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상관없었다.앞으로는 그저 자신을 위해 살기만 하면 됐다.박선화는 그를 위층으로 데려다준 뒤, 방 안에서 오랫동안 함께 앉아 있었다.그녀의 마음속에도 죄책감이 없진 않았지만, 그보다 더 큰 건 어쩔 수 없다는 무력감이었다.박선화는 허종혁의 손을 잡고 옆에 앉아 말했다.“종혁아, 다 엄마 아빠 잘못이야. 감옥에 가게 되면 꼭 몸조심하고 잘 지내야 해.”그녀는 몇 번이고 다짐하듯 말했다.“걱정하지 마. 나중에 내가 사람 시켜서 계속 물건도 보내줄게. 안에서 너무 힘들게 지내진 않게 해줄 거야.”허종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초점 없는 눈길로 어딘가만 바라볼 뿐이었다.그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박선화가 거듭 당부하는 표정을 마음에 새기는 건지, 아니면 20년을 넘게 살아온 이 집이 아쉬운 건지 알 수 없었다.허종혁은 속으로 비웃었다. 이제 와서야 자신이 얼마나 우스웠던지 깨달았다.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곳에 남을 만한 추억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예전에도 부모가 다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으나 그때는 어렸던 탓에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만 생각했다.그래서 줄곧 부모의 사이가 좋다고 믿어 왔지만, 오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퍼붓는 모진 말을 직접 보았다.원래 이 집은 늘 이랬고 변한 적이 없었다. 어머니는 이혼을 원치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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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박선화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저렇게 돼버렸는데 무슨 말을 하겠어요. 괜히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허승호는 박선화의 반응을 보자 그녀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알아차렸다.결국 그는 고개를 저었다.“그래? 그럼 됐어.”박선화가 더 캐물으려 하자 허승호가 고개를 저으며 의미심장하게 한마디 덧붙였다.“걱정하지 마. 우리 아들은 그렇게 쉽게 죽을 놈이 아니야.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꼭 있을 거야...”허승호는 침착하고 냉정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그는 왠지 모르게 허종혁을 믿고 있는 듯했다.박선화는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그저 평범한 가정주부일 뿐이었기에 할 수 없이 남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남편이 밖에서 가문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면 자신은 내조를 잘하면 된다.허승호의 말이 진짜든 거짓이든 박선화는 그것이 진짜이길 바랐다. 어찌 됐든 자신에겐 하나뿐인 아들이었다....김미진은 안소현을 데리고 떠났고 두 사람은 팔짱을 낀 채 차에 앉았다.안소현은 고개를 살짝 기울여 김미진의 어깨에 기대며 조용히 말했다.“엄마, 이제 다 끝나는 거죠?”안소현이 이런 말을 하자 김미진은 마음이 찡해졌다. 그녀는 손을 들어 안소현의 어깨를 감싸고 더 꼭 끌어안았다.“그래. 당연히 끝났지.”김미진은 애틋하게 말했다.“엄마도 알아. 많이 억울했지? 이제부터는 걱정하지 마. 엄마가 있잖아. 다시는 너한테 억울한 일 생기게 두지 않을 거야. 무슨 일이든 있으면 엄마한테 말해.”안소현은 감동한 표정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엄마.”그렇게 얌전하고 순한 안소현을 보며 김미진은 마음이 한결 놓였다.하지만 문득 그녀의 머릿속에 안다혜의 모습이 떠올랐다. 직접 보러 가지는 않았지만, 이 집사의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무너졌다.평소 그렇게 기세등등하고 생기 넘치던 딸이 한 달이나 처참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만약 이 일이 정말 안소현의 짓이라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지, 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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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김미진은 요즘은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 싶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안소현의 팔을 토닥이며 말했다.“착한 우리 딸, 네가 곁에 있으니 엄마는 마음이 놓이네. 조만간 연회를 하나 열어서 허산 그룹 건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거야. 그때 너도 같이 가자.”안소현은 놀란 표정으로 기뻐하며 물었다.“엄마, 정말이에요?”예전 같았으면 김미진은 이런 연회에 한 번도 안소현을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안소현이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김미진이 가장 자주 하던 말은 집에서 쉬고 몸조리하라는 것이었고 그 외에는 별다른 당부가 없었다.반면 안다혜는 안소현만큼 말주변이 좋진 않아도 아는 분야가 워낙 넓었다.상대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늘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갈 수 있었기에 사람들은 안다혜와 대화하는 걸 더 좋아했다.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안소현의 존재를 거의 잊다시피 했다.그래서 이번 제안은 안소현에게도 정말 뜻밖이었다. 자신은 이미 김미진에게서 탈락한 존재인 줄 알았는데 다시 김미진의 선택을 받게 된 것이다.김미진은 안소현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죄책감으로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생각해보니 자신은 알게 모르게 두 딸 모두에게 미안한 일을 저지른 셈이었다.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두 사람을 제대로 보듬어 줄 것이고 앞으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됐다.“그럼, 당연히 진짜지.”김미진은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지나친 행동을 했었는지 깨닫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희 둘 다 내 딸이야. 앞으로는 어떤 일이 있든 네 마음도 헤아릴게.”안소현은 허종혁 때문에 이런 반전이 생길 줄은 정말 몰랐다. 그녀는 김미진의 품에 기대어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곧바로 들리는 말에 그녀의 얼굴은 그대로 굳었다.“그리고 다혜가 회사의 후계자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려고 해.”그 말에 안소현이 겨우 쌓아 올린 호감은 순식간에 무너졌다.그러면 결국 안다혜를 후계자로 공식 선언하는 연회에 참석하라는 의미였고 그렇게 되면 자신은 한없이 우스운 존재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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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자신을 힘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면 안다혜와 재산을 두고 다툴 일도 없어질 것이다.안소현의 눈빛이 서서히 섬뜩하게 변했다.김미진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그저 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그러나 안소현은 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고 마음속에 증오의 씨앗 하나를 깊이 묻어두었다.한편 김미진은 그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이런 처사가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큰딸이 몸이 약하니 매달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게 해주면 됐다. 그런 삶은 원한다고 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여겼다.하지만 김미진은 안소현의 야망을 알지 못했다. 안소현에게는 집에 가둬 두는 것이 차라리 죽이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그녀도 포부가 있는 사람이었고 이 정도로 만족할 사람이 아니었다. 평범함에 안주할 생각도, 이렇듯 평범한 삶을 받아들일 생각도 없었다.하지만 김미진은 그런 걸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이것이 최선이라고 믿었다.언제부터였는지 김미진은 이렇게 강압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그녀는 남들이 자신의 요구대로 움직이길 바랐다. 자기만의 리듬과 규칙이 있었고 사람들은 그 규칙에 맞춰 따라오길 원했다.그녀는 자신의 흐름이 깨지는 것을 싫어했고 지금껏 오랜 세월 동안, 예외는 안다혜 하나뿐이었다.몇 년 전의 그 내기 때문이었는데 다행히 안다혜는 처참하게 패배했다. 그것 역시 김미진의 계획안에 있는 일이었다.김미진은 그렇게 약속을 한 뒤,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잠깐 졸았다.요즘은 확실히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으나 결과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 허종혁만 감옥으로 보내면 끝나는 일이었다.하지만 안소현의 눈빛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한편, 서진우는 병원의 병상에 누워 있었고 간병인이 식사를 하나하나 탁자 위에 차리고 있었다.준비가 끝나자 서진우는 그제야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는 탁자 위의 익숙한 반찬들을 보자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그는 곧바로 간병인의 팔을 붙잡고 다그쳐 물었다.“이 음식들은 누가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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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하지만 서진우가 퇴원할 때까지 돌봐 주고 나면 또 한 번 목돈을 받을 수 있다.간병인이 여기서 버티는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그것 말고는 이 일을 계속하도록 어떻게 스스로를 설득하며 버텨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시간이 한참 지나고 서진우는 알아들었다는 듯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간병인은 시큰둥하게 말했다.“그럼 얼른 드세요. 다 드시고 나면 그냥 두세요. 제가 치울게요.”말을 마치고 간병인은 문을 나가 자기 일로 바빴다. 그저 성격이 들쑥날쑥한 사람 하나 상대하는 것뿐이었으니 돈을 위해서라면 참고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 외에는 중요하지 않았다.‘괜찮아. 돈보다 중요한 건 없어.’간병인은 머릿속으로 그렇게 스스로 세뇌하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역시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건 돈이었다.한편 서진우는 음식을 두어 입 먹고는 더는 입맛이 없었다. 요 며칠 병원에만 갇혀 지내며 움직이지도 못했으니 당연히 식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심서아가 보러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하고 아팠다. 그런데도 심서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간병인에게 시켜 보내게 했다는 건 대체 무슨 뜻인지 혼란스러웠다.서진우의 눈빛이 점점 깊어졌다.결국 그는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내 심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두 사람의 대화창은 예전에 서진우가 와서 돌봐 달라고 보냈던 메시지에 그대로 멈춰 있었다.그 이후 며칠 동안 서진우는 일부러 메시지를 보내지 않고 참아 왔다.그는 자신이 그 여자를 너무 오냐오냐해 줬기 때문에 심서아가 이렇게 버릇없이 구는 거로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 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자신은 여전히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고 심서아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해 간병인에게 시켜서 보내게 했다.그 생각에 서진우는 마음이 울컥했고 예전에 심서아를 의심했던 자신이 미안해졌다.전화를 거는 순간, 서진우는 심장이 이상하게 조여 왔다.통화 연결음이 들렸고 서진우는 그 소리가 고통스러웠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휴대폰 연결음이 유난히도 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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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잘 돌봐 주는 걸로 그들 사이에 남은 마지막 정을 지켜 주려는 셈이었다.하지만 서진우가 생각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그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네가 나 생각해서 그러는 거잖아. 어떻게 그게 별것 아니야. 왜 그렇게 가볍게 말하는 거야?” 예전의 심서아라면 벌써 애교를 부리며 달랬을 텐데 서진우는 지금 심서아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다.서진우가 더 말을 잇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심서아의 지치고 체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별일 없으면 끊을게. 병원에 있는 동안은 몸 잘 챙기고 필요한 거 있으면 간병인한테 말해.”그 말을 끝으로 심서아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서진우는 꺼진 화면의 휴대폰을 바라보며 한동안 가라앉지 않는 마음을 붙잡고 있었다.‘언제부터 심서아에게 특별 대우조차 받지 못하게 된 걸까?’물론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챙겨 보내긴 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그녀가 직접 와 주는 것에 비하면 비교도 되지 않았다.서진우는 답답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휴대폰을 켜 두 사람의 대화 기록을 훑어보며 대체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알 수 없었다.분명 예전엔 그렇게 가까운 사이였는데 지금은 모든 게 달라진 것만 같았다...한편 심서아는 한문수의 별장에 있었다.전화를 끊은 뒤, 그녀의 표정은 더 차갑게 변했다.방금 서진우가 전화를 건 의도는 너무도 뻔했다.심서아도 서진우는 자신을 그저 도구처럼 쓰고 있을 뿐이라는 걸 이제 알게 되었다.그 외에는 특별히 전화할 이유가 없었다.한문수는 심서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무슨 일인지 묻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심서아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아무리 사람이 달라진 것처럼 보이긴 해도 생각이 없는 건 똑같아요.”심서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팔을 뻗어 한문수의 목을 감았다.두 사람은 다정하게 몸을 붙였다.한문수도 자신이 심서아를 작업실에서 구해 준 뒤부터 그녀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더 자신에게 의지하였고 이제 심서아의 눈에는 자신만 담겨있었다.서진우의 얘기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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