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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031 - チャプター 1040

1058 チャプター

제1031화

심서아는 승낙한다는 의미로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한문수는 기분이 좋아져서 입꼬리를 올렸고 침실로 향하는 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기분 좋은 일이 있으면 사람이 생기가 돋는다는 말처럼 지금 한문수의 표정만 봐도 활력이 넘쳤다.두 사람은 뜻한 바를 이뤘지만, 서진우 쪽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그는 앞에 놓인 밥상을 바닥에 엎어 버렸다.심서아의 짜증 섞인 반응을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처음에는 답답한 마음이었지만 이제는 분노가 치밀어올랐다.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긴 건지 알수 없었다. 분명 모든 게 잘 진행되고 있었고 심서아는 늘 자기편이었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마다 심서아를 제일 먼저 찾을 수 있었는데 말이다.그런데 이제 그녀의 마음은 완벽하게 자신에게서 떠난 듯했다.서진우는 벌떡 일어나 꽂혀 있던 주삿바늘을 뽑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막 침대에서 내려오려는 순간, 머리가 찌릿하게 아팠다.그는 머리를 감싸 쥔 채 다시 침대 위로 주저앉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또렷하던 정신이 한순간에 흐릿해졌다.서진우는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 위에서 몸부림쳤다. 지금 머릿속에서 두 개의 자아가 서로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안다혜는 손에 무언가를 들고 문 앞에 서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저 사람 이제 곧 회복하는 건가요?”윤해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어차피 경미한 뇌진탕이었으니까.”안다혜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고 더 말하지 않았다.서진우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든 돌아오든 그녀는 아무 상관도 없었다.애초에 이 일은 서진우의 잘못이었다. 지금 이렇게 물건을 들고 와 준 것만 해도 인간적으로 할 건 다 한 셈이었다.안다혜는 서진우가 크게 문제없어 보이자 물건만 두고 떠나려 했다.윤해준이 의아한 듯 물었다.“문 앞까지 왔는데 안 들어갈 거야?”안다혜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깨어났다는 걸 확인하면 돼요. 저는 다시는 이 사람과 그 무슨 일로도 얽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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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어쨌든 부탁받은 상황이니 더 캐물을 수가 없었다.간병인이 안으로 들어갔을 때 서진우는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침대 위에서 이리저리 뒤척이고 있었다.그녀는 서둘러 달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진우 씨, 왜 그러세요? 좀 전까지만 해도 별일 없으셨잖아요. 어디 아프세요?”간병인은 다급한 말투로 물었다.서진우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월급은 물론이고 이후에 보너스는 더 받을 수 없게 된다.지금 가장 중요한 건 서진우 상태부터 빨리 확인하는 일이었다.서진우는 힘겹게 말했다.“의사... 의사 좀 불러...”그제야 간병인은 정신을 차리고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내려놓은 뒤 밖으로 뛰어나가 의사를 찾았다.여기서 지체하면 더 위험해진다.고통에 정신을 잃기 직전이던 서진우는 간병인이 바닥에 내려놓은 물건을 보았다.고급 보양식이었는데 이는 간병인이 살 수 있는 수준의 음식이 아니었다.‘누가 병문안을 온 걸까?’얼마 지나지 않아 간병인은 의사와 함께 돌아왔다.의사는 서진우의 상태를 보자마자 다가가 진정제 주사를 놓았고 그제야 그는 조금 진정되었다.잠시 후, 서진우의 상태가 안정된 것을 확인한 의사는 다소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지금은 어떠세요? 좀 나아지셨나요?”서진우는 한참 숨을 고른 뒤 입을 열었다.“의사 선생님, 다 기억났습니다.”의사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럼 경미한 뇌진탕 때문에 생긴 기억상실이 무슨 자극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그걸 계기로 회복된 것 같네요.”“자극이요?”서진우는 그 말을 중얼거리면서 되뇌었다.지금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안다혜가 자신을 때려 경미한 뇌진탕이 왔던 그 일뿐이었고 그 밖에는 특별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심서아 쪽은 직접 가서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확인할 생각이었다.그는 심서아가 이대로 자신을 떠나도록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두 사람은 계속 묶여 있어야 했다. 같은 배를 타고 함께하기로 한 이상 반드시 끝까지 같이 가야 한다.섬뜩한 생각이었지만 서진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애초에 심서아가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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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그러니 이건 분명 안다혜 쪽에서 감시하고 있다는 뜻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사람이 그에게 붙어 있을 리가 없다.다만...서진우의 시선은 멍하니 서 있는 간병인에게로 향했다.이 사람에 대해서는 서진우도 단번에 파악하기는 어려웠다.‘도대체 어느 쪽 사람이지? 그러니까, 누가 보낸 사람일까?’간병인은 자신을 훑어보는 서진우의 시선을 마주하자 속으로 덜컥 겁이 났다.자신은 그냥 돈 벌러 온 건데 왜 이렇게 복잡한 건지, 어쩐지 급여가 유난히 높다고 했더니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이 남자는 정신 상태가 이렇게 불안정하니 자신의 후임으로 오는 사람도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사람들이 다 돌아가자 방에는 간병인만 남았고 서진우는 아무렇지 않게 그녀에게 일을 시켰다.“오후에 퇴원하니까 짐을 빨리 정리해 줘요.”간병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돈을 받은 이상 해야 할 일은 해야 했다.얼른 이 사람을 보내 버리면 다른 일도 받을 수 있고 시간도 덜 잡아먹힐 테니까 마침 잘됐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기분이 홀가분해졌다.간병인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지금 정리할게요.”서진우는 화장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고 그러다 바닥에 놓인 보양식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이거 어디서 난 거예요?”이불을 정리하던 간병인의 손이 멈칫했다.서진우가 정말 물어볼 줄은 몰랐다. 사실 서진우가 묻지 않으면 그냥 가져다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제 그럴 수는 없게 됐다.“되게 예쁜 여자가 갖다줬어요.”서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이름이 뭐예요?”간병인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그건 저도 몰라요. 제가 물어봤는데 얘기하지 않으셨어요. 누가 보낸 건 중요하지 않으니 전달만 하라고 했어요.”간병인은 워낙 솔직한 사람이어서 물어보면 사실 그대로 다 말했다.기억을 되찾은 서진우는 어딘가 섬뜩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고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인 듯했다.서진우는 미간을 더 깊게 찌푸렸다.“어떻게 생겼는지는 기억해요?”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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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서진우의 목소리가 더 차가워졌다.“버리라고 했잖아요. 못 알아들었어요?”그 한마디에 간병인은 서진우가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화내지 마세요. 지금 바로 버릴게요.”간병인은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또 이 도련님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알 길이 없었다.저렇게 격렬한 반응을 보이며 멀쩡한 보양식을 버리라니, 아까까지는 괜찮더니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의아했지만, 감히 서진우의 뜻을 거스를 수가 없었다.자신은 그저 병간호하는 사람일 뿐이고 선택권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서진우가 저 보양식을 원치 않는다면 그녀는 버릴 수밖에 없었다.서진우는 간병인이 나가는 뒷모습을 보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다.안다혜가 좋은 뜻으로 보내왔을 리가 없었다. 비웃으러 온 게 뻔한데 그런 걸 어떻게 받겠는가.그에게는 체면을 지킬 필요가 있었다.서진우는 이제 모든 걸 기억해 냈다. 그러니 더는 바보처럼 굴지 않을 것이다.한편 간병인은 쓰레기통 앞까지 와서 그 값비싼 보양식을 내려다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멀쩡한 걸 이렇게 버리기엔 너무 아까웠다.서진우는 곧 퇴원할 테고 앞으로 엮일 일도 없을 것이니 자신이 챙겨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결국 간병인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보양식을 숨겨 두었고 이 사실을 서진우에게 말할 생각도 없었다. 그 뒤로 간병인은 기분 좋게 서진우의 짐을 정리해 주었고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을 찍어 심서아에게 보냈다. 그것으로 자신의 임무는 끝이라는 뜻이었다.서진우도 그걸 보고 별말 하지 않았다.간병인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 걸 그는 이해한다.서진우는 이제 회사로 돌아가 상황을 수습해야 했다.안다혜가 깨어난 건, 그들 회사에 큰 위협이었으니 더는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그리고 심서아 쪽도 마음이 불안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설명할 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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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서진우는 생각하면 할수록 속이 쓰렸다. 예전의 심서아와 비교하면 지금의 그녀는 정말 너무 달라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서진우는 현관문 앞에 서서 비밀번호를 눌렀지만 몇 번을 입력해도 계속 비밀번호가 틀렸다는 안내만 떴다.그는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졌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서진우는 심서아가 예전에 가사도우미가 출입하기가 편하도록 간단한 비밀번호를 설정하려 한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혹시나 해서 가장 단순한 비밀번호도 입력해 봤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그제야 서진우는 깨달았다. 심서아는 이제 그와 완벽하게 관계를 끊겠다는 뜻이었다.서진우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 집도 자신이 심서아에게 준 것이고 그동안 쏟아부은 것들이 얼만데 절대 쉽게 포기할 수 없다.심서아는 서진우의 여자다.‘내가 못 가진다면 다른 사람도 가질 생각하지 마!’서진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심서아가 감히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려 하다니, 어떻게 감히?집도 사 주고, 자유롭게 살게 해주고, 심지어 사업까지 지원해 줬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을 배신하냐는 말이다.물론 아직 심서아가 확실하게 배신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느낄 수 있었다.자신을 대하는 심서아의 감정은 예전 같지 않았다.두 사람의 관계는 진작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다.그런데도 서진우는 자신이 해준 것들을 떠올리며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서진우는 곧장 심서아에게 연락하려고 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설명을 들어야 했고 심서아가 뭐라고 하든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결심을 굳힌 그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그때 심서아는 한문수와 함께 출국하는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서진우의 번호가 뜨자 그녀는 귀찮은 눈빛이었다. 예전에는 아직 서진우에게 이용 가치가 남아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랐다.그녀에게는 한문수가 있었고 진심으로 그에게 의지하고 있었다.그러니 이제 서진우는 치워버려도 되는 존재였다. 그가 예전에 저질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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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화

심서아는 자신에게 의지하는 한문수를 느끼며 마음이 뭉클했다.그녀는 몸을 기대었고 두 사람은 서로 바짝 맞닿았다. 공기마저 달콤했다.이윽고 심서아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하죠. 저 이미 결정했어요. 저는 당신이랑 끝까지 함께 하고 싶어요. 이미 결정했으니 쉽게 바꾸지 않을 거예요.”한문수는 가슴이 터질 듯 기뻤다.그는 고개를 숙여 심서아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한문수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약속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정말 잘해 줄게. 앞으로 어디를 가든 꼭 너랑 함께 할 거야.”심서아도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믿어요, 문수 씨. 저는 당신이랑 함께 있으면서 행복을 느껴요.”심서아는 고개를 들고 반짝이는 눈으로 한문수를 바라봤다. 청순한 분위기를 가진 그 얼굴이 자신만을 바라보는 모습에 한문수는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릴 것 같았다.두 사람은 서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워진 몸의 거리만큼 두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한편 그들이 달콤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서진우의 마음은 더는 견딜 수 없이 불안했다.그는 전화 한 통으로 심서아를 달래서 다시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녀가 필요한 게 있으면 사 주면 그만이라고 여겼다.하지만...지금 이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다. 심서아에게 사과할 말까지 다 준비해 놨는데 그녀가 아예 전화를 받지 않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서진우는 화면이 꺼진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표정이 점점 더 굳었고 휴대폰을 꽉 쥐더니 이를 악물며 말했다.“감히 전화를 안 받아? 심서아, 두고 보자.”서진우의 눈빛이 한층 더 서늘해졌다.차에 올라탄 그는 신호등을 연달아 무시하며 도로를 질주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마치 무언가가 휘몰아치고 난 후처럼 생각이 텅 비어버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서진우의 차는 도시의 빽빽한 차량 사이를 가로지르며 빠르게 달렸다.그의 목적지는 분명했다. 바로 심서아의 작업실로 가서 그녀가 정말 거기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만약 거기 있다면 일이 훨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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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우여름은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사회 초년생이었다.하루 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그녀는 앞에 있는 게 누구든 두려워하지 않는 패기가 있었다.우여름은 서진우를 알아봤지만, 굳이 아는 체하지는 않았다.심서아가 누구와 만나든 그건 사생활이고 자신은 심서아가 고용하는 직원일 뿐이니 이런 일에 끼어들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우여름은 어깨를 툭툭 털고는 서진우를 보며 말했다.“지금 그쪽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제가 무엇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지금 이 작업실은 제가 관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서진우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왜 네가 관리하고 있어? 전 책임자는 뭐하고? 심서아는? 왜 갑자기 작업실을 넘긴 거야?”서진우는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심서아가 패션 디자인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이 작업실은 그녀가 직접 경영하는 곳인데 쉽게 포기할 리가 없었다.그렇다면 이유는 더 좋은 길을 찾았거나 더 강력한 뒷배가 생겼거나 둘 중 하나였다.그러니까 지금 상황으로 알 수 있는 건 그녀가 자신과의 미래를 생각해 본 적조차 없다는 의미였다.“다른 건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하셨잖아요.”우여름은 점점 짜증이 올라왔다. 서진우를 상대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게 썩 내키지 않았다.솔직히 말하면 이 남자가 심서아와 관계가 있던 사람이라는 걸 몰랐다면 오늘 작업실에 들이지도 않고 진작에 내쫓았을 것이다.그런데도 우여름이 이렇게까지 상대해주는 것은 옛정을 생각해서였다. 그리고 이 남자가 조금 불쌍하다고도 느껴졌다.몸도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심서아를 찾아 헤매고 있으니 말이다.우여름은 서진우의 머리에 감긴 붕대를 보고 다쳤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정말 의외라고 느꼈다.하지만 의외라고 해서 서진우가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았다.서진우는 심서아를 찾지 못했는데도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차분하게 다른 것들에 관해 물었다.이 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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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이런 의문들은 퇴원한 뒤로 줄곧 서진우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만약 심서아가 정말 헤어지고 각자의 길을 가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자신이 그동안 해 온 모든 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서진우는 천천히 주먹을 꽉 쥐었다가 차를 몰아 떠났다. 이 작업실에 심서아가 없다면 여기에 더 머물 이유가 없었다.그는 심서아가 이 작업실을 놓으려 한다는 건 당분간은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과 다름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여기서 기다려 봐야 소용없고 만날 수도 없을 것이다.서진우는 회사로 돌아갔다. 그쪽에도 처리할 일이 산더미였다.휴대폰을 확인하니 입원해 있던 며칠 동안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여러 통 와 있었다.처음엔 대충 넘겼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진우는 지쳐 버렸다.전부 회사 얘기였다.아버지가 먼저 연락해 오는 건 아들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오직 회사 일 때문이었다.서진우는 속에서 불만이 차올랐다.서진우는 아버지한테서 부성애를 느껴 본 적이 거의 없었다.어릴 때는 다른 아이들이 아버지 손에 이끌려 등하교하는 모습을 부러워하곤 했지만 커서는 많은 걸 깨달았다.아버지가 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얻어내면 됐다.기대지 않아도 자기가 원하는 건 얻어낼 수 있다. 그런 생각이 서진우를 지금처럼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만들어 버렸다.서진우가 떠난 뒤, 우여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심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아까 서진우에게 했던 말들은 전부 겉치레에 불과했다.목적은 시간을 끄는 것, 그리고 서진우가 지나치게 의심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었다.무엇보다도 우여름은 심서아에게 시간을 벌어줘야 했다. 출국하기 전까지는 어떤 변수도 생기면 안 됐다.전화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연결되었고 심서아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렸다.“여름아, 무슨 일이야?”우여름은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방금 서진우가 찾아왔던 일을 빠짐없이 심서아에게 보고했다.“응. 잘했어.”심서아는 우여름의 처리가 마음에 들었다.처음부터 우여름을 이곳에 남겨 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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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김미진은 연회까지 열어 허씨 가문과의 관계를 확실히 끊어내려는 생각이었다.지금은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허산 그룹의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계속 그들과 협업을 이어 갈 것이다.그렇게 되면 프로젝트들의 협업을 끝내는 게 허승호에게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다.김미진은 그걸 순순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위층에서 내려와 막 집을 나서려던 안소현은 소파에 앉아 걱정 가득한 얼굴을 한 김미진을 보았다.그녀는 다시 착한 딸인 척하며 김미진의 곁으로 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엄마, 무슨 일이세요? 표정이 왜 이렇게 심각하세요?”안소현은 후계자 문제로 김미진에게 큰 불만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직 힘이 부족했다. 그래서 참고 엎드릴 줄도 배워야 했다.때가 무르익었을 때 한 방에 끝내려면 지금은 숨을 죽여야 한다. 이런 이치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써먹을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안소현은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몇 번이고 다잡았다. 절대 이 일로 김미진에게 짜증을 내거나 맞서서는 안 된다.그러다간 연회에 갈 수 없게 된다.얼굴을 알릴 기회가 없으면 민성의 상류사회에 끼어들 수도 없고 그 도련님들과 새로운 인맥을 만들 수도 없게 된다.안소현은 손익을 따져 본 끝에 이미 계산을 끝냈다.그런데 김미진은 안소현이 말끔히 차려입은 걸 보고 오늘이 사흘째라는 걸 알고 함께 갈 준비를 한 줄로 착각했다.그래서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소현아, 나 허씨 가문에 한 번 다녀오려 해.”그리고 안소현을 바라보며 덧붙였다.“너 이미 준비를 마쳤네? 오늘이 딱 3일째인 거 알아서 그런 거야?”안소현은 난감했다.김미진이 이렇게 대놓고 물을 줄은 몰랐다.그녀는 그냥 바람이나 쐬려고 나가려던 것뿐인데 이렇게 김미진에게 붙잡혀 허씨 가문으로 끌려가게 생겼다.안소현은 김미진만 보지 않으면 후계자 문제도 덜 신경이 쓰일 거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아니었다.안소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김미진이 자신을 이 일에 꼭 끌어들이려 한다는 게 분명하니 도망치고 싶어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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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지금은 직접 손으로 사람을 감옥에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처음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안소현이 애초에 바랐던 건 그저 이 사건을 허종혁에게 확실히 뒤집어씌우는 것 정도였다.그 밖의 일까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그런데 김미진은 생각이 달랐다. 그녀는 허종혁이 감옥에 들어가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해야만 끝내겠다는 듯한 기세였다.안소현은 김미진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아직은 김미진의 말을 따라야 하는 처지였고 완벽히 독립할 능력도 없었다.게다가 김미진은 전반적으로 자신에게 잘해 주고 있으니 굳이 얼굴을 붉히며 관계를 깨뜨릴 필요도 없었다.출발하는 내내 차 안에서 두 사람은 거의 말이 없었다.집에 남은 이 집사는 차가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표정이 굳었다.그는 어떻게 김미진에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요즘 들어 큰아가씨가 너무 많이 변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예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심지어는 가끔 아예 숨길 생각조차 없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그 생각을 하자 이 집사는 오히려 씁쓸하게 웃음을 지었다.자기 딸들이 아니었지만, 큰아가씨와 둘째 아가씨를 비교할 때마다 그는 둘째 아가씨가 너무 가엾게 느껴졌다.일찍 시집을 간 데다가 언니의 남자 때문에 이렇게 망가져 버렸으니 말이다.그런데도 언니의 속셈마저 심상치 않다.이 집사는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상황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뿐이었다.이런 마음을 조금 해소할 방법은 둘째 아가씨에게 더 잘해 주고, 또 더 잘해 주는 것뿐이다.큰아가씨 쪽은 그저 맡은 일을 묵묵히 하면 된다.큰아가씨는 사모님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둘째 아가씨는 모든 걸 스스로 버텨야 한다.집에 돌아왔는데도 가족의 보살핌이 없다면 그 마음이 얼마나 더 아프겠는가....안소현과 김미진은 허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는데 이상하게도 대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그들은 김미진과 안소현을 맞이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안소현은 샤넬풍의 트위드 원피스를 입고 정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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