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hapter 251 -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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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그런 말을 했다는 건 속으로 깨고소해 하며 대체할 기회를 엿본다는 의미였다. 이렇게 된 이상 안다혜도 더는 체면을 봐줄 생각이 없었다. 이런 사람은 좋게 대할수록 무서워한다고 생각하기에 차라리 정면 돌파하는 편이 나았다. 그래야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님을 똑똑히 알려줄 수 있다.안다혜는 신호등이 카운트다운 되는 걸 보며 윤해준의 잘생긴 얼굴을 떠올렸다. 그러자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아직도 한유라가 좋아한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건가? 아니면 뻔히 알면서도 집에 머물게 하는 건가?’안다혜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가끔 윤해준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이제는 윤해준이 이런 쪽에 둔감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각자 일상을 살아갔고 가끔 집에서 마주쳐도 누구 하나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대부분 안다혜가 옆으로 몸을 비켜서며 윤해준을 피하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다 가끔 안씨 저택에서 며칠 자고 올 때도 있었다.김미진도 안다혜의 이상행동을 감지했다. 아무 일도 없이 친정에서 자고 가는 건 반쪽과 무슨 일이 생겼다는 의미였다. 안소현도 그렇게 생각해 식사 도중에 물었다.“다혜야, 혹시 매부한테 화난 거 있어?”젓가락을 든 안다혜가 멈칫했다. 김미진도 이 말에 시선을 안다혜에게로 돌렸다. 김미진은 안소현이 바로 이렇게 묻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김미진도 궁금했다.안다혜가 두 사람 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프로젝트를 따낸 후로 김미진의 태도도 조금은 변했다. 딸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잠깐 넋을 잃었다가 반응한 안다혜가 말했다.“언니, 잊은 건 아니지? 접때 파티에서 형부가 언니를 어떻게 대했는지?”“소리가 워낙 커서 파티에 있는 사람들 모두 들었을걸?”순간 안소현의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이내 정상으로 돌아왔다.“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야? 네가 걱정돼서 물은 건데 꼭 그렇게 말해야겠어?”“걱정해 준 건 고마운데 나를 걱정할 시간에 형부와 더 잘해봐.”안다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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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결국 타협할 수밖에 없었던 안소현이 그제야 고개를 숙였다.“알겠어요. 잘 처리할게요.”안다혜는 다소 의외였다. 늘 안소현의 편을 들던 김미진이 이번에는 안다혜가 보는 앞에서 안소현에게 훈수를 두었기 때문이다.김미진의 태도가 바뀐 이유는 단 하나, 안소현이 회사의 이익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익을 우선시하는 동물이라 그 무엇도 이익과 바꿀 수는 없었다. 안다혜는 이제 확신할 수 있었다. 누군가 정말 김미진의 이익을 건드린다면 그게 누구든 내칠 수 있다는 걸 말이다.안다혜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김미진에게 말했다.“엄마, 다 먹었으니까 이만 올라가 볼게요.”“그래. 올라가서 쉬어. 몸이 제일 중요하지.”안다혜가 입술을 앙다물고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소현은 아무 타격도 없는 안다혜를 보며 화가 치밀어올랐다.‘이년이 점점 오만해지네?’김미진도 안소현의 눈동자에 차오른 원망을 보아내고 의문을 품었다.‘소현이 예전에도 이랬나?’겉과 속이 다른 게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김미진이 한마디 했다.“소현아. 동생이라고 해도 다혜 일에 그 정도로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너는 너에게 닥친 일만 잘하면 돼.”그러더니 안소현을 향해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말을 알아듣게 잘했으니 안소현이 알아듣기만을 바랐다. 둘이 사이좋게 지내지 못해도 그런 척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안소현이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말인지 알겠어요.”주먹을 불끈 쥔 안소현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 안다혜가 해외 프로젝트를 따낸 후로 김미진이 안다혜를 다르게 보고 있다는 걸 잘 알았다. 김미진은 어쩔 수 없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안다혜의 편을 들 수밖에 없었다. 안소현과 안다혜를 비기면 안소현이 더 많은 가치를 발하고 있는 건 확실했다. 이런 상황에 안소현은 일단 몸을 사리고 기회를 노려야 했다. 해외 프로젝트가 가져다준 후광이 조금 가신 뒤에 손을 써도 늦지는 않을 것 같았다. 지금 김미진의 마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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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요 며칠 회사 전체가 대표의 기분이 별로라는 걸 알고 있었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숨조차 편히 쉴 수가 없었고 회의 내내 불똥이 튈까 봐 안절부절못했다.복주에서 돌아온 오정우도 윤해준 앞에서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비서로서 다른 건 몰라도 지금 이 상황이 심각한지 아닌지는 알 수 있었다.윤해준의 성격에 컨디션 난조를 겪는다면 무조건 안다혜와 관련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윤해준이 일에만 전념하고 있으니 오정우도 먼저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부부 사이는 두 사람이 알아서 하는 게 맞지 다른 그 누구도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오정우가 예상한 대로 윤해준은 열심히 업무에 전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잠깐 틈이 나서 서류를 볼 때면 사색이 자꾸만 머나먼 곳으로 향했다.‘다혜는 지금쯤 뭐 하고 있을까?’이런 생각이 들 때면 서류를 잡고 있는 윤해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머리가 복잡해 입을 앙다물어봐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너무 매정하네. 벌써 며칠째 집에 안 들어오는 거야.’안다혜가 집에 들어오지 않으니 집에 한유라밖에 없어 윤해준도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며칠이 지나도 변함없는 상황에 윤해준은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냉전을 이어가다간 원래도 깊지 않은 감정에 금이 갈 것 같았다.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던 윤해준이 결국 핸드폰을 들어 안다혜의 연락처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대화창을 열었다.[다혜야, 오늘은 집에 들어올 거야?]윤해준은 문자를 더 보내고 싶어 썼다 지우기를 여러 번 반복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보내지 못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대화창을 지켜보던 안다혜에게 들키고 말았다.안다혜는 윤해준이 이렇게 부드럽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인지 몰랐다. 예전에는 늘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고 있었으니 말이다. 다른 건 몰라도 윤해준의 체면은 밖에서 돈보다 더 잘 통했고 안다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한창 바쁠 때 문자를 받은 안다혜는 내용을 확인하고 윤해준이 조바심을 느끼고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 그게 아니면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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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안다혜가 집에 없어도 윤해준은 한유라와 대화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한유라가 주방으로 따라 들어가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내가 도와줄까?”“필요 없어. 나가.”윤해준은 고개도 들지 않고 하던 일에 집중했다. 한유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심한 듯 물었다.“어머. 오빠. 오빠가 해준 요리 먹어본 지도 한참 됐네?”“나 요리해 주려고?”윤해준이 드디어 고개를 들었지만 눈빛이 살벌했다.“남으면. 이건 내 일이니까 신경 쓰지 마.”윤해준은 안다혜가 좋아하는 팬케이크를 만들려고 반죽을 만들었다. 팬케이크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메뉴라 윤해준은 돌아온 후로 줄곧 주방에 박혀 있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모자랐다.한유라는 윤해준의 말을 듣고도 모른 척 떠나지 않고 주방에 남아 진지한 윤해준을 지켜봤다. 반죽에 집중한 남자의 오뚝한 콧날과 섹시한 입술은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었다. 고작 옆모습 하나에 심장이 벌렁거리는 한유라였지만 이 모든 게 다른 여자를 위한 거라고 생각하면 이내 마음이 불편해졌다.하늘의 별과도 같은 윤해준이 안다혜를 위해 기꺼이 먼지가 되기를 자처하며 요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한유라는 아무리 화가 나도 윤해준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 윤해준이 비굴하게 안다혜를 달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밤새 분주히 돌아친 윤해준은 드디어 팬케이크를 다 만들었다. 시간을 확인한 그는 이제 안다혜도 퇴근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 문자를 한 통 더 보냈다.한참을 기다려도 안다혜는 답장이 없었다. 윤해준의 눈동자를 가득 채웠던 불빛이 서서히 꺼지기 시작했지만 안다혜가 돌아오면 바로 먹이고 싶어 식감에 영향 주지 않게 잘 보호했다.한유라는 조심스러운 윤해준을 보며 마음이 괴로워져 이렇게 말했다.“오빠, 새언니 왜 아직도 안와?”“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더 늦으면 맛없을 거 같아.”한유라가 입을 삐쭉거렸다. 안다혜가 먹을 복이 없다면 한유라가 대신 먹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윤해준은 전혀 신경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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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안다혜가 핸드폰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반 시간이 훌쩍 지난 뒤였다.[언제 들어와?][네가 좋아하는 팬케이크 했어. 이제 그만 화 풀고 와서 먹어볼래?]안다혜는 의아한 표정으로 문자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두 문자는 20분의 간격을 띄우고 보내졌지만 마지막 문자를 보낸 건 반 시간 전이었다.사실 안다혜는 윤해준이 냉전을 이어가다가 첫사랑을 선택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요 며칠 안다혜도 현실을 마주하기 싫어 윤해준의 소식을 외면한 채 현실에서 도피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혼 서류를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도착한 문자를 보고 안다혜는 윤해준이 화난 게 아님을 알아챘다.‘게다가 먼저 자세를 숙이고 나를 달래고 있잖아.’입술을 꽉 앙다문 안다혜는 거절하려고 문자를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지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윤해준도 메시지 상태가 읽음으로 뜨자 눈빛이 초롱초롱해졌지만 한참 지나도 답장이 오지 않아 답답했다.‘문자를 읽었는데 왜 답장이 없는 거지?’이미 오래 기다린 윤해준은 인내심이 바닥난 상태라 안다혜가 핸드폰을 보고 있다는 게 확인되자 베란다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고민하던 안다혜는 갑자기 걸려 온 전화에 화들짝 놀랐다. 화면에 뜬 이름을 본 순간 망설여졌지만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 처음에는 말하는 사람이 없어 정적이 흘렀지만 윤해준이 먼저 침묵을 깼다.“내가 보낸 문자는 봤어?”안다혜의 말투에서 미안함이 묻어났다.“네. 아까는 바빠서 제때 확인을 못 했어요.”“괜찮아.”윤해준이 긴장했는지 침을 꿀꺽 삼키자 목젖이 아래위로 힘차게 움직였다.“저녁에... 들어올 거야?”이 말에 안다혜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아까도 그래서 문자를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한 것이다. 돌아가 윤해준을 마주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게 제일 큰 문제였다. 그렇다고 계속 피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들어갈게요.”안다혜는 고민 끝에 지금 상황에서 제일 좋은 결론을 내렸다.이 말에 윤해준의 눈동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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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순간 한유라는 기분이 잡쳤다. 윤해준의 기분이 좋아진 걸 봐서는 안다혜가 곧 돌아온다는 의미였다. 불만이 솟구쳐 올라온 한유라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안다혜 이 빌어먹을 년.’‘한번 돌아오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야지, 지금 다시 들어오는 건 뭔데? 사람 놀리는 게 재밌어?’한유라는 윤해준의 입꼬리에 걸린 미소가 너무 거슬렸다.‘아니. 오빠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안다혜가 놀리고 있는데도 웃음이 나오나?’행복에 눈이 먼 윤해준은 한유라의 눈빛을 보고도 못 본 척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오늘 저녁은 나가서 좀 돌아다녀.”이 말에 한유라는 벼락이라도 맞은 기분이었다.“지금 나보고 나가라는 소리야?”한유라가 손으로 코를 가리키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억울한 말투는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윤해준을 오랫동안 봐왔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한유라를 내쫓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것만 생각하면 한유라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지만 윤해준이 오히려 미간을 찌푸렸다.“너도 다 컸으니 내 곁에만 붙어있을 게 아니라 너의 생활이 있어야지.”한유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물을 글썽이며 윤해준을 바라봤다. 윤해준도 이제는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몰랐다.두 사람이 대치하는데 밖에서 차량 엔진 소리가 들렸다. 윤해준은 안다혜가 왔음을 직감했지만 지금 한유라를 내보내는 것도 이상했다.‘켕기는 게 있어서 내보냈다고 생각하면 오해가 더 깊어질 텐데. 어쩔 수 없지.’윤해준이 눈빛으로 한유라를 경고했다. 얌전히 있으라는 의미였다. 그런 눈빛에도 한유라는 입술을 꽉 앙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얌전하게 웃었다. 그제야 윤해준은 조금 시름이 놓였다.안다혜가 안으로 들어왔을 때 식탁을 마주하고 앉은 한유라와 식탁에 올려진 정교한 팬케이크가 눈에 들어왔다. 비주얼만 봤을 뿐인데도 안다혜의 마음에 쏙 들었다.안다혜는 도발이 담긴 한유라의 눈빛을 외면하고 예쁜 눈동자로 윤해준을 바라봤다.“직접 만든 거예요?”윤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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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그래도 안다혜는 눈썹만 추켜세울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마 둘이 내 앞에서 쇼하는 건가?’안다혜의 의심은 아직 채 가시지 않았지만 톡 까놓고 얘기하지 않고 조용히 두 사람이 하는 대화를 들었다.윤해준은 웃는 듯 마는 듯한 안다혜의 표정에 마음이 불안했다. 한유라도 오늘따라 아무 반응이 없는 안다혜가 이상했다.‘이렇게 티 나게 도발하는데 왜 덤덤하지?’안다혜는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팬케이크를 먹는 데만 집중했다. 한유라는 안다혜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이렇게 물었다.“새언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건 내 말에 동의한다는 거죠?”윤해준이 한유라를 쏘아봤다. 요즘 따라 한유라가 설쳐도 너무 설쳤기 때문이다. 분명 경고를 했는데도 전혀 효과가 없었다.윤해준이 긴장한 표정으로 안다혜를 바라봤다. 한유라의 말에 상처를 받으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했다.“다정아, 유라는 원래 아무 말이나 막하는 성격이야. 나쁜 뜻은 없으니까...”“신경 안 써요.”안다혜가 웃으며 말했다.“내가 왜 한유라 씨를 신경 쓰겠어요. 나를 불러들인 건 해준 오빠인데.”안다혜가 경멸에 찬 눈빛으로 한유라를 바라봤다.“말을 그렇게 많이 하면 뭐해요? 결국 이 팬케이크의 첫입은 내가 먹었는데.”“게다가 이 팬케이크는 한유라 씨의 해준 오빠가 나를 위해 만들어준 거예요. 한유라 씨는 내 덕을 좀 본 거고.”이렇게 말하더니 느긋하게 마지막 한입 남은 케이크를 입에 집어넣었다. 그 과정이 얼마나 우아하고 매끄러운지 보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이었다.한유라는 안다혜가 하는 말을 들으며 화가 치밀어올라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뭘 해야 할지 몰랐다.한유라는 트집을 잡고 싶어도 안다혜의 말이 맞아 부인할 수가 없었다. 이 팬케이크는 확실히 윤해준이 안다혜를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 게다가 첫입도 안다혜를 위해 남겨뒀으니 한유라도 할 말이 없었다. 특히 안다혜의 시선이 한유라의 자신감을 박살 내고 있었다.안다혜는 아무 말도 못 하는 한유라를 그저 웃으며 바라봤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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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오빠...”한유라는 뭐라고 더 말하고 싶었지만 윤해준이 차갑게 쏘아보자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윤해준이 정말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한유라는 윤해준 앞에서 지위라고 할 것도 없었고 오빠 한문수의 체면으로 겨우 버티고 있었다. 이제 두 사람의 사이는 예전과 비길 수도 없이 완전히 달라졌다.한유라도 이를 알고 일단 몸을 사리기로 했다.“알았어. 다음부터 안 그럴게.”한유라가 고개를 숙이며 결국 한걸음 물러섰다. 민성에 있으면서 윤해준과 얼굴을 붉히면 한문수가 뭐라 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윤해준은 그런 한유라를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이번이 마지막이야.”그러더니 방으로 돌아갔다. 한유라는 어질러진 테이블을 보며 한문수와 했던 내기가 떠올라 주먹을 불끈 쥐었다.‘난 절대 지지 않을 거야. 절대.’한유라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안다혜, 네가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내 경쟁상대가 되겠다면 각오해. 해준 오빠는 내게 오게 되어있어.’한유라의 눈동자가 이글이글 타올랐다.한편, 방으로 돌아온 윤해준은 욕실에서 전해진 물소리를 듣고 안다혜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지금 질투하는 건가?’윤해준의 눈동자에 알 수 없는 정서가 스쳤다.욕실, 샤워를 마친 안다혜는 자연스럽게 수도꼭지를 끄고 잠옷으로 갈아입으려는데 옷을 넣어두던 광주리가 텅 비어 있는 게 보였다.‘옷도 안 챙기고 뭐 한 거야?’안다혜는 머리가 지끈거려 관자놀이를 살살 문질렀다. 별수 없이 타올로 굴곡진 몸매를 대충 감싼 안다혜가 욕실 문을 열었다가 밖에 서 있는 윤해준을 보고 낮게 고함을 질렀다.“거기서 뭐 하는 거예요?”안다혜가 미간을 찌푸리고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밖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여기 있는 거야? 첫사랑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야 맞지.’안다혜와 한유라에 관해 얘기를 나누려던 윤해준은 훤히 드러난 여자의 뽀얀 살결과 홍조가 올라온 얼굴을 본 순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그... 다정아. 우리 얘기 좀 할까?”윤해준이 들끓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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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하지만 윤해준의 말투는 확신에 차 있었다.“그걸 내가 어떻게 믿어.”“못 믿을 건 뭔데요?”안다혜는 미간을 찌푸렸다. 윤해준에게 이렇게 유치한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키스해. 그러면 믿을게.”윤해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안다혜는 이 말이 윤해준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아 눈을 부릅떴다.‘이 남자 내가 알던 그 윤해준이 맞나?’“진심이에요...?”윤해준은 한껏 커진 안다혜의 예쁜 눈동자를 보며 살짝 민망해졌다. 다만 미인을 앞에 두고 수작을 부리지 않을 남자가 없다고 생각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심이지.”윤해준은 얼굴을 앞으로 들이밀기까지 했다. 손이 잡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안다혜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제대로 보지도 않고 윤해준에게 돌진해 입술도 아닌 입가에 입을 갖다 댔다.“됐죠? 이제 옷 입어야 하니까 이거 놔요.”윤해준은 입가에 살짝 머물렀다가 사라진 입술이 못내 아쉬웠다. 이건 키스가 아니라 간지럼을 태운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다급한 안다혜의 표정을 보며 더 장난했다가 안다혜가 화를 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천천히 손을 풀었다. 주도권을 얻은 안다혜가 얼른 가슴에 손을 올리고 윤해준과 거리를 벌리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이렇게 파렴치한 모습은 오늘 처음 봤네요.”이 말에 기분이 좋아진 윤해준이 입꼬리를 올렸다.“파렴치하면 어때서? 덕분에 와이프의 뽀뽀를 얻어냈잖아.”“아니...”안다혜는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라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윤해준 앞에서 말문이 막힌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마음대로 생각해요.”안다혜가 이렇게 말하고는 잠옷으로 갈아입으러 갔다. 긴 잠옷을 몸에 걸치고 나서야 안다혜는 비로소 안전감이 들었다. 윤해준은 그런 안다혜를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바바리맨이라도 된다는 건가? 전에는 몰랐는데 장난에 약하네.’윤해준이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며 옷을 챙겨 샤워하러 들어갔다. 다시 나왔을 때 안다혜는 이미 침대에 누워 쌔근쌔근 자고 있었다.침대맡으로 걸어간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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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게스트룸으로 돌아가는 걸 잊은 채 말이다. 그러니 아침에 이런 장면이 펼쳐질 수밖에 없었다.윤해준은 붉으락푸르락한 안다혜의 얼굴을 보며 눈동자에 장난기가 스쳤다.“이제 생각을 정리했나 보지?”말투에서 윤해준의 기분이 좋음을 알 수 있었다. 안다혜는 그런 윤해준의 눈빛을 일부러 피했다.“마... 말 안 할래요. 출근 준비해야 해요.”자신의 실수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걸 알았으니 안다혜는 민망할 수밖에 없었고 얼른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윤해준이 그런 안다혜를 보며 눈동자에 장난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다 기억났구나. 아니면 이런 표정일 리가 없지.’안다혜의 마음을 알았으니 윤해준도 더는 캐묻지 않고 냉정하게 생각할 시간을 줬다. 앞으로도 기회는 많은데 급해할 필요는 없었다.집을 나설 때가 되어서야 안다혜는 얼굴의 열기가 조금 내려가는 것 같았다. 숨을 크게 들이마신 안다혜는 이제 곧 출근 시간이라는 걸 발견하고 얼른 태안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내내 안다혜는 윤해준의 얼굴이 떠올랐고 어제 있었던 일이 영화처럼 눈앞에 재생되었다. 안다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머릿속을 가득 메운 생각을 떨쳐내려 애썼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공제받는 것도, 생각을 영향받는 것도 싫었다. 무슨 일이 있든 윤해준이 그녀의 업무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안다혜에게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회사였다.생각을 정리한 안다혜가 한결 또렷해진 눈빛으로 핸들을 꽉 잡았다. 회사에 도착하자 비서가 풍산 그룹 프로젝트의 최신 진척을 보여줬다.“대표님, 프로젝트 진척 보고서입니다. 한번 확인해 보세요.”안다혜가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를 받았다.“황건명 쪽은 어때요? 자재는 제대로 납품하고 있어요?”비서는 그 생각만 하면 웃음이 터졌다.“대표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번 일이 있고나서 황건명 대표가 과분할 정도의 존중을 보이고 있습니다.”“황건명이 어쩌고 있는데요?”흥미가 생긴 안다혜가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려 하자 비서가 기다렸다는 듯이 줄줄 읊기 시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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