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한유라는 뭐라고 더 말하고 싶었지만 윤해준이 차갑게 쏘아보자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윤해준이 정말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한유라는 윤해준 앞에서 지위라고 할 것도 없었고 오빠 한문수의 체면으로 겨우 버티고 있었다. 이제 두 사람의 사이는 예전과 비길 수도 없이 완전히 달라졌다.한유라도 이를 알고 일단 몸을 사리기로 했다.“알았어. 다음부터 안 그럴게.”한유라가 고개를 숙이며 결국 한걸음 물러섰다. 민성에 있으면서 윤해준과 얼굴을 붉히면 한문수가 뭐라 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윤해준은 그런 한유라를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이번이 마지막이야.”그러더니 방으로 돌아갔다. 한유라는 어질러진 테이블을 보며 한문수와 했던 내기가 떠올라 주먹을 불끈 쥐었다.‘난 절대 지지 않을 거야. 절대.’한유라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안다혜, 네가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내 경쟁상대가 되겠다면 각오해. 해준 오빠는 내게 오게 되어있어.’한유라의 눈동자가 이글이글 타올랐다.한편, 방으로 돌아온 윤해준은 욕실에서 전해진 물소리를 듣고 안다혜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지금 질투하는 건가?’윤해준의 눈동자에 알 수 없는 정서가 스쳤다.욕실, 샤워를 마친 안다혜는 자연스럽게 수도꼭지를 끄고 잠옷으로 갈아입으려는데 옷을 넣어두던 광주리가 텅 비어 있는 게 보였다.‘옷도 안 챙기고 뭐 한 거야?’안다혜는 머리가 지끈거려 관자놀이를 살살 문질렀다. 별수 없이 타올로 굴곡진 몸매를 대충 감싼 안다혜가 욕실 문을 열었다가 밖에 서 있는 윤해준을 보고 낮게 고함을 질렀다.“거기서 뭐 하는 거예요?”안다혜가 미간을 찌푸리고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밖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여기 있는 거야? 첫사랑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야 맞지.’안다혜와 한유라에 관해 얘기를 나누려던 윤해준은 훤히 드러난 여자의 뽀얀 살결과 홍조가 올라온 얼굴을 본 순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그... 다정아. 우리 얘기 좀 할까?”윤해준이 들끓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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