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Bab 231 - Bab 240

315 Bab

제231화

이렇게 생각한 비서는 다시 일에 매진했다. 윤해준은 눈치 빠른 비서를 보며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비서가 눈치는 빠르네.’안에서 일하던 안다혜는 비서나 다른 직원이 노크했다고 생각해 바로 이렇게 말했다.“들어와요.”이에 윤해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자리에 앉은 비서와 이지영이 눈빛을 주고받으며 윤해준이 이 시간에 안다혜를 찾아온 것에 의문을 품었다. 윤해준이 안다혜를 먼저 찾아온 건 오랜만이라 신기했기 때문이다.한편, 안으로 들어간 윤해준의 눈에 고개를 숙인 채 뭔가를 열심히 쓰는 안다혜가 보였다.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쓰는지 윤해준이 들어와도 눈길조차 주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무슨 일 있으면 그냥 얘기해요.”기척을 듣고 누군가 사무실에 들어왔다고 생각해 이렇게 말한 것이다. 윤해준은 안다혜가 언제쯤 그를 발견하는지 알고 싶어 일부러 소리를 내지 않았다.안다혜는 한참 기다려도 아무 소리가 없자 살짝 답답했다. 들어온 지 꽤 됐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이상하게 여긴 안다혜가 고개를 드는데 눈앞에 보이는 잘생긴 얼굴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여기는 어쩐 일이에요?”이 말에 윤해준이 눈썹을 추켜세웠다. 안다혜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오면서 상상했지만 그중에 이런 반응은 없었다.“왜?”윤해준이 안다혜에게로 걸어가 두 팔로 그녀를 빈틈없이 가뒀다. 뒤에서 보면 마치 안다혜를 품에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내가 찾아온 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안다혜가 몸을 뒤로 젖히며 최대한 거리를 두려 했다.“아니요. 그냥 갑자기 찾아온 게 이상해서요.”안다혜의 말투에서 거리감이 느껴졌다.“할 일도 많을 텐데 태안 그룹에는 갑자기 무슨 일로 온 거예요?”안다혜는 자연스럽게 풍산 그룹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날 보였던 윤해준의 차가운 태도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데 일말의 체면도 남겨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이것만 생각하면 안다혜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역시 하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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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윤해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다혜에게로 걸어갔다. 안다혜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을 때 그녀는 이미 의자와 남자 사이에 갇힌 상태였다. 도망갈 틈이 없는 안다혜는 마치 도마에 올려진 생선처럼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어쩔 수 없이 손을 내밀어 윤해준의 가슴을 밀어낸 안다혜가 입을 열었다.“뭐 하자는 거예요?”“여기 사무실이에요. 진정해요.”윤해준이 커다란 손으로 안다혜의 손을 감싸자 원래도 작은 몸집이 더 가냘파 보였다.“윤 여사님, 내가 왜 왔는지는 윤 여사님이 더 잘 알지 않아?”안다혜는 그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내가 뭘 알아야 해요?”윤해준이 안다혜의 귓가에 입김을 불어 넣었다.“그거야 당연히 우리 다정이가 보고 싶어서지.”“다정아, 우리 너무 오랫동안...”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해준은 자연스럽게 안다혜의 허리를 감싸며 바닥에 넘어지지 않게 보호했다. 남자가 큰 손으로 여자의 허리를 감싸고 힘을 주자 두 사람의 거리는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오늘 안다혜는 달라붙는 오피스룩을 입고 있어 말캉한 가슴이 그대로 딱딱한 윤해준의 가슴에 닿았다.그 말캉함을 느낀 순간 윤해준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지금은 윤해준의 몸이 안다혜를 더 원했다.“이... 이거 놔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안다혜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여기 사무실이에요. 설마...”안다혜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여기서 그럴 생각이라면 눈앞에 선 남자가 그동안 알고 지내던 윤해준이 맞는지 의심해 봐야 할 것 같았다.“그래. 네가 생각하는 그대로야.”이 말에 안다혜의 눈동자가 커지는데 윤해준은 놀랄 틈도 주지 않고 안다혜를 번쩍 안아 들었다. 사실 그는 들어올 때부터 이미 이 사무실에 분명 휴게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안될 것도 없었다.하지만 안다혜는 이를 원하지 않았다.‘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설마 전에 풍산 그룹에서 쌀쌀맞게 굴었던 걸 보상해 주려고 그러는 건가?’안다혜가 사색에서 빠져나오기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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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지금 이 순간 안다혜는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앞에 있는 남자만 눈에 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윤해준의 외모는 정말 안다혜의 이상형 그 자체였다. 만약 상대를 다른 사람으로 바꾼다면 절대 이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윤해준도 안다혜의 변화를 느끼고 더 열정적으로 관계를 이어갔다. 그렇게 두 사람이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데 갑작스러운 전화벨 소리가 야릇한 분위기를 방해했다.윤해준이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자 눈동자가 맑아진 안다혜가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전화 왔어요.”윤해준이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신경 쓸 거 없어.”전화는 한참 울리다가 다시 잠잠해졌다. 윤해준이 한시름 놓고 관계를 이어가려는데 전화가 다시 울리는 바람에 흥이 반쯤 떨어졌다. 윤해준은 좋은 시간을 방해한 전화가 매우 언짢았지만 화면에 뜬 이름을 보고 결국 전화를 받았다.“그래. 알았어. 다음에 시간 되면 알려줄게.”곁에 누운 안다혜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유라였다.‘난 도대체 뭐지? 잠자리마저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으면 그 뒤엔? 이런 일이 과연 없을까?’이것만 생각하면 안다혜는 너무 끔찍했다. 안다혜가 생각에 잠겨 있는데 윤해준이 통화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래. 일단 알았어. 너무 걱정하지 마.”대충 위로를 건넨 윤해준이 전화를 끊어버리고 하던 걸 계속하려는데 흥을 완전히 잃은 안다혜가 그 손을 뿌리치고는 언짢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윤해준의 잘생긴 얼굴을 마주한 순간 생각나는 건 도발로 가득한 한유라의 얼굴이었다. 안다혜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진정하려 했지만 서글퍼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왜 아직도 슬픈 거지? 진작 알고 있었잖아. 근데 왜 또 상처받은 거냐고.’안다혜는 그런 자신이 너무 미웠다. 윤해준도 방금 한 행동이 적절치 않음을 느끼고 입을 열어 해명하려 했지만 조용히 옷을 챙겨입은 안다혜가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나 피곤해요. 먼저 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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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하지만 지금 안다혜는 마음속의 무언가가 변해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윤해준을 볼 때마다 그렇게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사람은 늘 그렇듯 감정을 조절할 수 없어 점점 더 많은 걸 원하게 된다.‘해준 오빠에게는 이미 첫사랑이 있어. 넌 그저 도구일 뿐이야. 왜 혼자 착각해서 허황한 꿈을 꾸는 거야?’안다혜는 이렇게 자신을 세뇌하는 수밖에 없었다. 감정이라는 건 원래 큰 도박이나 다름없는데 먼저 진심을 쏟은 사람이 지기 마련이었다.‘서진우를 겪고도 몰라?’이렇게 생각한 안다혜는 당장이라도 두 눈을 찌르고 싶었다. 불편한 생각이 자꾸만 머리를 파고들었지만 억지로 꾹꾹 눌러 담은 그녀는 모든 심혈을 앞에 놓인 서류에 쏟기로 했다. 부지를 사들이려면 아직 멀었는데 사사로운 감정 따위에 묶여있을 수는 없었다.옷을 챙겨입고 나온 윤해준의 눈에 열심히 서류를 확인하는 안다혜가 보였다. 테가 없는 안경을 쓴 그녀는 표정이 진지했고 별다른 감정 기복 없이 진지해 보였다.입술을 꽉 앙다문 윤해준은 안다혜와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아무런 수확도 없이 돌아갈 수는 없었다.“다정아, 아까는...”들리는 목소리에도 안다혜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잘라버렸다.“윤해준 씨, 다른 용건 없으면 이만 돌아가요.”“다정아, 그러지 마. 우리 요즘 너무 대화가 없었어.”윤해준 씨라는 호칭이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예전의 안다혜라면 절대 그를 이렇게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이 말에 안다혜가 결국 시선을 컴퓨터에서 떼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윤해준을 쏘아봤다.“윤해준 씨, 같은 얘기 반복하고 싶지 않아요. 그럴 시간도 없고요. 아까 있었던 일은 서로 원해서 한 거고 합법적이니까 더는 꺼내지 말았으면 해요.”“다른 일은 더 알고 싶지 않고요. 보다시피 할 일이 산더미라.”안다혜가 이렇게 말하더니 시선을 다시 컴퓨터 화면으로 돌렸다. 윤해준은 확고한 안다혜의 태도에 더는 귀찮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안다혜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얘기를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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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애매모호한 윤해준의 한마디에 구미가 확 당긴 직원들은 윤해준을 보는 눈빛마저 야릇해졌다. 그리고 비서는 대뜸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남자의 말에서 여우 냄새가 확 느껴졌기 때문이다.‘이렇게 말하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잖아.’상황을 묻기도 전에 윤해준을 태운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바람에 비서는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저 윤해준이 한 말대로 안다혜가 푹 쉴 수 있게 방해하지 않았다.다만 안에 있는 안다혜는 더 이상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달리 방법이 없었던 안다혜는 목표를 클라이언트에게 뒀다. 그들을 초대해 만날 수만 있다면 친분이 쌓이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러면 앞으로 일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안다혜는 이런 마인드가 있어 클라이언트와의 만남을 매우 중시했다. 그렇게 여러 친구를 수소문한 끝에 요한의 연락처를 알아낼 수 있었다.다만 요한은 처음에 안다혜의 연락처를 추가하지 않으려 했다. 해외에 이미 회사를 두고 있는 그는 태안이라는 그룹을 들어본 적조차 없었다. 안다혜도 태안 그룹이 이런 단점이 있다는 걸 잘 알았다. 민성에서는 입지를 다졌을지 모르지만 해외로 나가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안다혜가 해외 업무를 확장하려는 이유도 외국에 태안 그룹의 이름을 알고 싶어서였다.안다혜는 요한에게 보낼 문자를 마음속으로 되뇌며 여러 번 뜯어고쳤다.[안녕하세요. 요한 씨. 해외에서 이뤄낸 전설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너무 대단하세요.]요한도 따라서 인사치레했다.[무슨 그런 말씀을. 별것도 아닌데 과찬입니다.][요한 씨의 이야기를 듣고 오래전부터 한번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요즘 민성에서 파티를 열려고 하는데 염치를 무릅쓰고 초대해도 될까요?]내용을 확인한 요한의 구릿빛 얼굴에서 망설임이 느껴졌다. 늘 해외에서 사업해 온 그는 국내 시장을 개척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태안 그룹을 후보에 넣은 적은 없었다. 안다혜가 직접 연락하지 않았다면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을 것이다. 그러니 판돈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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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태안 그룹의 비전은 이제 예전과 비기 수도 없이 좋아졌기 때문이다.모든 자료를 정리한 안다혜는 그대로 요한에게 보내며 한마디 덧붙였다.[요한 씨,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예요.]밥을 먹던 요한은 안다혜의 문자를 무시하고 싶었지만 상대가 보낸 말이 너무 매혹적이라 마음이 간질간질해졌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파일을 클릭한 상태였다.안다혜는 상대가 파일을 읽었다는 알림이 뜨자 이미 반쯤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반 시간쯤 지나 요한이 문자를 보내왔다.[안다혜 씨, 비서가 그날 시간이 있다고 하네요. 걱정하지 말아요. 제시간에 도착할게요.]요한이 보내온 문자를 보고 안다혜의 입꼬리라 올라갔다. 상대가 무조건 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안다혜는 일부러 10여 분쯤 기다렸다가 답장했다. 가끔은 밀당이 필요한 순간이 있었다. 상대에게 그녀가 어떻게든 일을 성사시키려 한다는 인상을 주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가 있으므로 잠시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도 일종의 방법이었다.이건 안다혜가 태안 그룹으로 오고 나서 알게 된 중요한 이치였다. 그렇게 한참 지나서야 안다혜가 느긋하게 답장했다.[네. 알겠어요. 조금 이따 장소 보내드릴게요.]요한이 알겠다는 의미가 담긴 손 모양 이모티콘을 바로 보내왔다. 두 사람의 우호적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다만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아는 사람은 요한과 안다혜, 둘뿐이었다.문자를 마친 안다혜는 파티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요한을 초대하긴 했지만 요한만 초대할 수는 없어 민성의 유명한 사업가들은 다 초대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태안 그룹과 협업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처음엔 김미진도 안다혜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그녀가 해주는 설명을 듣고 더는 뭐라 하지 않았다.“회장님, 파티를 준비하는 게 시간도 들고 힘도 든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우리 태안 그룹의 이름도 널리 알릴 수 있을 거예요.”안다혜가 잠깐 뜸을 들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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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안다혜가 어떻게 요한을 이 파티에 초대했는지 궁금해 선망과 의문으로 가득 찬 눈빛을 보냈다.김미진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프로젝트가 반려되어 포기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포기하기는커녕 사적으로 외국 회사의 총괄에게 연락한 것이다. 김미진은 그런 안다혜를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안다혜는 좌절을 당하면 포기하는 것보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믿고 시간을 들여 모든 사람에게 증명해 보였다. 그녀는 자기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끝까지 끌고 나가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희박한 희망이라도 절대 놓지 않는 안다혜를 보며 김미진은 시름이 놓였다.딸이 성취욕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인데 굳이 따질 필요는 없었다. 많은 일을 겪으면서 김미진도 생각이 바뀐 것이다.지금 이 순간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안다혜와 요한에게로 쏠려 있었다. 요한에게로 가까이 다가간 안다혜가 열심히 소개했다.“요한 씨, 민성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이제 민성에서 첫걸음을 떼신 거예요. 이 자리를 준비한 것도 요한 씨를 환영하기 위해서입니다. 제 성의가 충분히 전달되었기를 바랍니다.”요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고마워요. 걱정하지 마요. 태안 그룹과의 협업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게요.”요한은 한국어와 영어 모두 할 줄 알았기에 안다혜가 한국어로 말해도 다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안다혜는 영어를 할줄 알뿐더러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었지만 다른 게스트들도 있어 모두가 알아듣는 언어로 그녀가 해외 클라이언트를 초대하는 것에 성공했음을 알리고 싶었다.안다혜가 한국어로 말하자 요한도 따라서 한국어를 사용했다. 게다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한곳에 가면 그곳의 언어를 쓰는 게 맞았다. 파티에 참석한 다른 손님들은 안다혜와 요한의 대화를 듣고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실 전에는 안다혜가 왜 이런 파티를 열었는지 몰랐는데 이제는 열고도 남는다고 생각했다. 해외 유명 인사인 요한과 협업할 수 있다면 해외로 진군하는 첫걸음을 뗀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 파티가 무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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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허종혁은 그제야 미련 가득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리며 안소현을 다독였다.“그래. 다녀와. 나 여기서 꼼짝하지 않고 기다릴게.”안소현은 그제야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가방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에 비친 일그러진 얼굴을 본 순간 안소현은 화들짝 놀랐다.‘거울에 비친 사람 나 맞아?’‘난 그저 관심을 조금 받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잘못된 거야?’‘이 모든 건 다 안다혜 때문이야. 그년만 아니었으면 내가 왜 지금 이 꼴이 됐겠어? 난 그렇게 쉽게 질투하는 사람이 아닌데.’“해외 프로젝트가 그렇게 갖고 싶어?”안소현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네가 갖고 싶은 건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테니까.”안소현은 무서울 정도로 일그러진 표정을 감추며 느긋하게 유명 브랜드의 립스틱을 꺼내 발랐다. 화장실에서 나왔을 땐 다시 반짝반짝 빛나는 안소현으로 돌아갔다. 7센치나 되는 하이힐을 신어서 그런지 아우라마저 싹 달라졌다.허종혁은 살살 웃음을 짓는 안소현을 보며 의문이 들었다. 화장실에 다녀왔을 뿐인데 사람이 아예 달려졌기 때문이다.“왜 그래요?”안소현은 그런 허종혁의 눈빛이 살짝 웃겼는지 이렇게 물었다. 빠르게 반응한 허종혁이 대답했다.“아니. 오늘따라 너무 예쁜 것 같아서.”안소현은 그 말이 그저 웃겼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안다혜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하던 사람이 이런 말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우리가 만난 시간이 얼만데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고 그래요?”안소현이 부끄러운 척하며 말하자 허종혁의 의심도 말끔히 사라졌다.한편, 요한을 데리고 사람들 앞으로 다가간 안다혜가 이렇게 소개했다.“태안 그룹 파티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이 파티는 여러분들께 한 분을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분은 바로 제 옆에 서 계신 이너 그룹 총괄 요한입니다.”안다혜가 요한에게 손을 내밀자 후자도 이에 협조하며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요한이라고 합니다.”안다혜가 화제를 이어갔다.“여러분들도 요한 씨가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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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사적인 일을 끄집어낸 이유가 뭐야?”이 말에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안다혜를 바라보며 그 이유를 추측하다 결국 자랑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요한도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고는 안다혜의 목적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김미진은 파티 도중에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이미 자리를 떠난 상태였다. 안소현이 아무 겁도 없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안다혜의 트집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김미진이 있었다면 참았을지 모르지만 김미진이 간 이상 분노를 누를 의미를 느끼지 못했던 안소현이 어떻게든 훼방을 놓으려 든 것이다.요한도 안소현이 한 말을 듣고 안다혜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안다혜의 목적이 정말 그렇다면 이 협업을 다시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다. 장사하는 사람 중에 권모술수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너무 속이 보이게 행동하는 건 멍청한 거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멍청한 사람과 협업하면 앞으로 진척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안다혜는 요한의 눈빛을 본 순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챘다. 목적을 달성한 온 소현은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겨우 참아냈다.‘그래. 안다혜. 그냥 까밝힐 사람이 없었던 거야. 이제 속이 훤히 드러났으니 넌 아무것도 아니야.’허종혁은 그런 안소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까부터 안소현에게서 눈길을 뗀 적이 없는 그는 안소현이 이 말을 할 때 얼마나 오만했는지 똑똑히 확인했다.안다혜가 송구스러운 표정으로 요한을 바라봤다.“요한 씨, 제 말을 좀 들어보실래요?”요한은 진심이 담긴 안다혜의 눈빛에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했다.“한번 말해봐요.”외국에서 들어올 때 안다혜라는 사람을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절대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오는 길에 보여준 섬세함은 절대 거짓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안다혜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몸을 돌려 게스트들을 향해 섰다.“얘기가 나왔으니 속 시원하게 말할게요.”“오늘 이 파티를 열게 된 제일 중요한 목적은 바로 여러분들이 증인이 되어주셨으면 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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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안소현이 이렇게 말하자 요한이 다시 망설이기 시작했다.‘계약서 하나 체결하는 게 왜 이렇게 번거롭지?’사람들도 이제는 언짢은 표정으로 안소현을 바라봤다. 왜 매번 성사할라 하면 끼어들어서 일을 그르치는지 의문이었다.요한이 어두워진 표정으로 볼펜을 테이블에 던지더니 캐물었다.“안다혜 씨, 도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멀리서 온 사람을 이렇게 대해도 되는 거예요? 성의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내가 얼마나 큰 성의를 가지고 왔는데.”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데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태클을 거니 요한도 더는 봐주기 힘들었다. 사실 파티장에 온 사람 중에 요한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를 대하는 태도가 좋았다. 요한이 태안 그룹을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한 것도 다 그 이유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좀 달리 보였다. 게다가 제대로 조사하기도 전에 이렇게 많은 문제가 보이니 다시 한번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안다혜는 요한이 화내는 이유가 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차가운 눈빛으로 안소현을 쏘아보더니 먼저 요한을 달랬다.“일단 화 푸세요. 차근차근 설명해 드릴게요.”“이 아가씨가 드린 말씀이 다 가짜라는 증거는 얼마든지 보여드릴 수 있어요. 인터넷에 떠돌던 찌라시는 이미 해명한 상태라 더는 영향받지 않을 거예요.”“사실인가요?”요한이 언짢은 표정으로 안다혜를 바라봤다.“안다혜 씨. 내가 이 파티에 참석한 건 다 안다혜 씨의 체면을 생각해서예요.”“성의를 봐서 기회를 준 건데 안다혜 씨는요?”요한이 언성을 높였다.“내가 태안 그룹 체면을 봐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이너 그룹과 협업하고 싶어 하는 회사는 널리고 널렸어요.”“잘 알고 있습니다.”안다혜가 웃으며 아무런 차질도, 함부로 말하는 사람도 없을 거라고 거듭 약속했다. 그제야 만족한 요한이 다시 펜을 들었고 두 회사는 그렇게 협업을 이루게 되었다.안다혜가 태안 그룹을 관리한 후로 처음 국내라는 문턱을 넘어 세계로 나아간 것이다. 보디가드에 의해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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